2년 후에 쓰는 여행기 - 쇼너와 레커의 태국 배낭여행(20)
1999년 3월 7일(일) 스노클링 투어와 가슴아픈 수박
시끄럽게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눈을 떴다.
여기와서도 단잠을 깨우는 자명종에 눈을 떠야 하다니…
지난 시절의 악몽(?)이 생각났다.
오늘은 스노클링 투어를 가는 날이다. 같이 일어나서 부지런히 내가 떠날 준비를 도와주는 레커를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오바질) 했지만 잘 안끼던 일회용 콘텍트 렌즈를 끼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별 상관안했다. 바쁠때는 왜 이렇게 렌즈가 잘 안끼워지는 것일까?
어찌어찌하여 렌즈를 끼우고 나서 레커에게 밥 잘 챙겨먹고 쥬부타고 재미나게 놀으라고 인사를 한 후, 약속된 장소로 나갔다.
스노클링 보트는 흔히보는 긴꼬리보트였다. 모인 인원은 7명쯤 되는데, 덩치 큰 서양여자 3명과 일본인 1명, 나, 그리고 다른 외국인 남자 2명이었다. 안내하는 대로 허름한 해변 창고같은 곳으로 들어가서 각자의 스노클 장비를 고르고 나니 바로 출발.
달리는 뱃전에서 보니 주위에도 온통 스노클링 투어를 떠나는 보트들이 경주라도 하듯이 달리고 있다. 스노클링도 낚시터처럼 명당이 있는 종류라서 그 노하우를 잘 아는 곳이 좋은 여행사라고 들었는데, 나에게는 그걸 판단할 능력이 없다. 그냥 운일 뿐이다. 줄잘서는 놈이 장땡이다.
첫번째 스노클링 포인트에 도착했는지 바닥이 훤히 보이는 곳에 배를 대더니 배 조조사(?)가 ‘투웬티 미니트’를 외친다. 그 소리를 듣자 마자 외국 남성동지들은 물안경과 스노클만 물고 그냥 물속으로 풍덩풍덩 뛰어든다.
‘우쒸~ 나는 수영 잘 못하는데 구명조끼를 입을까? 아니야… 그래도 물에는 뜨고 어느정도 수영도 하니 그냥 들어가자. 쪽팔린데…’
그리하야, 핀을 발에 끼우고 물안경을 끼고 스노클을 입에 물고 물에 들어갔다. 수심은 한 2~3미터 내외로 깊지 않은 곳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이 마야만 입구쯤 되는 것 같다.
물속세계는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그리고 스노클로 숨쉬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야~ 괜히 걱정했잖아. 별거 아니구만’
그냥 몸에 힘빼고 물에 둥둥떠서 구경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가져간 1회용 수중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몰려드는 고기떼에 감탄하다보니 예정된 20분이 다 지나고 다시 집합.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한다.
자신감을 얻은 나는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해서도 ‘문제없어!’를 외치며 물에 들어갔는데 그게 문제였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스노클로 물이 왈칵 몰려들어왔다. 물론 가이드북에는 그럴 경우 당황하지 말고 숨을 확 내뱉으면 된다고 써있지만… 어디 인생이 책대로 되는 법이 있던가? 입으로 짠물이 들어오자 숨이 콱 막혀버린 나는 일단 스노클을 뱉고, 몸을 일으켜버렸다. 그러자 나는 물속으로 꼬르륵 가라앉아버리는게 아닌가. 더욱 당황한 나는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발에낀 핀은 걸리적거리기만 했고, 2번째로 물에 가라앉는 순간 사람이 물에 3번만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 물에 빠져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욕나왔다. 아으~ 쓰바… 이런 개같은 경우가 있나…
그 순간, 바람과 같이 나타난 정의의 용사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같이 탔던 일본이이었다. 무지 익숙하게 내 등뒤로 다가와서 겨드랑이 밑에 두손을 넣고 물위로 확 쳐들어 주었다. 순간, 쪽팔림과 안도감에 정신을 차린 나는 다시 폭주 및 당황모드에서 정상모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나의 쪽팔림에는 아랑곳 않고 물속으로 잠수해서 불가사리와 해삼들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여주며 예쁘지 않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일본인 : 멋있죠?
쇼너 : 네… (어휴… 쪽팔려… 그때 나의 표정은 어떠했을까?)
정신을 좀 챙긴 후, 다시 보트로 돌아와서 그에게 고맙다고 얘기를 하고 말문을 트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미야타 다마끼. 일본인으로 무척 잘생겼다. 스노클링에 관한 책을 집필중이며 조사차 이 곳에 왔다고 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 사람이 개인 장비를 다 가지고 왔으며 SPF지수 75짜리 선블록을 바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구명조끼를 입는 것보다, 안입고 허우적거림이 더 쪽팔리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나는 다음부터는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스노클링을 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허우적 거리는 사이 렌즈 한쪽이 빠져버려 그 환상적인 풍경을 한쪽눈으로만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나는 심각한 근시이다) 그러나 한눈으로 본다고 감동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원근감이 없어져서 좀 어색하긴 했지만.
꼬 마이파이던가? 무인도에 내려서 점심(정말 무성의해보이는 볶음밥과 파인애플 한쪽, 미지근한 콜라 한캔)을 받아들고 다마끼와 같이 점심을 먹었다. 무성의한 만큼 맛도 별로였다. 여러가지 사소한 잡담을 하다가 다시 출발.
돌아오는 길에 2군데 이상의 스노클링 포인트를 들렀고 그 중에 한 곳은 이름이 샤크 포인트라고 들었다. 그 이름을 듣고 상어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한 바보가 바로 나다.
어쨌든 황홀한 물속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스노클링은 4시가 넘어서 끝났고, 외국인 여행자와의 대화에 목마르던(커플이 다니면 다른 여행자랑 접촉할 기회가 심하게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나는 그에게 저녁을 같이할 것을 제의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다. 6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얼른 방갈로로 돌아갔다.
레커는 방갈로에 없었다. 그래서 해변으로 나가봤더니 예의 그 랩스커트를 펴놓고 ,옆에는 에어 메트리스를 세워놓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쇼너 : 레커야 나왔어
레커 : 왔구나… 흑흑… 나 혼자 심심했어~~
쇼너 : 밥은 먹었니?
레커 : 혼자 먹기도 그렇고… 태국음식 입에도 안맞구 그래서 수박만 먹었어.
아닌게 아니라 레커 옆에 어제 먹다 남은 반통의 수박이 껍질만 뒹굴고 있다.
불쌍한 레커… 배고프면 절대 못참는 성격의 레커가 토끼처럼 수박만 갉아먹고 있었다니…
어쨌거나 스노클링에서 익사할뻔 했던 얘기를 하면서 미야타 다마끼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꽤나 관심을 보였다.
레커가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바람에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가니 다마끼는 이미 나와있었다. 뭘 먹을까 하다가 그냥 다시 씨푸드를 먹기로 했다. 어제 그 식당에서 먹다보니 그 옆식당이 더 좋은 것 같아 오늘은 그 옆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나나 레커나 일본어를 못하기는 마찬가지고(다마끼와의 이 만남을 계기로 레커는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여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왠만한 일본인과의 대화는 가능하다. 기특한지고), 그리하여 세명의 대화는 영어로 진행되었다.
나는 바라쿠다 스테이크를 시켰고, 레커와 다마끼도 간단한 식사를 시켰고 맥주를 곁들였다. 다마끼는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고, 한국에 대하여 아는바도 적지 않았다. 그의 부인이 한국을 무척 좋아해서 자신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고 특히, 한국의 불상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레커와 나는 한문과 영어를 총동원해서 석굴암과 운주사를 소개해주었다.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일본인은 한국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는 것과(무지라기 보다는 무관심에 가깝다) 한국인은 일본인에 대해서 일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본음식에 대해서 레커나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놀라와했다.
그렇게 즐거운 저녁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내가 하려고 했더니 그는 극구 사양하며 더치페이를 고집해서 결국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한일교류의 밤(?)은 끝이 났다.
그날 밤, 영어가 서툴러서 나를 통해서 말을 해야했던 레커는 방갈로로 돌아오는 길에 일본어로 일본인과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어를 공부하겠다는 결심을 나에게 얘기했고 현재 그 결심을 이루었다.
시끄럽게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눈을 떴다.
여기와서도 단잠을 깨우는 자명종에 눈을 떠야 하다니…
지난 시절의 악몽(?)이 생각났다.
오늘은 스노클링 투어를 가는 날이다. 같이 일어나서 부지런히 내가 떠날 준비를 도와주는 레커를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오바질) 했지만 잘 안끼던 일회용 콘텍트 렌즈를 끼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별 상관안했다. 바쁠때는 왜 이렇게 렌즈가 잘 안끼워지는 것일까?
어찌어찌하여 렌즈를 끼우고 나서 레커에게 밥 잘 챙겨먹고 쥬부타고 재미나게 놀으라고 인사를 한 후, 약속된 장소로 나갔다.
스노클링 보트는 흔히보는 긴꼬리보트였다. 모인 인원은 7명쯤 되는데, 덩치 큰 서양여자 3명과 일본인 1명, 나, 그리고 다른 외국인 남자 2명이었다. 안내하는 대로 허름한 해변 창고같은 곳으로 들어가서 각자의 스노클 장비를 고르고 나니 바로 출발.
달리는 뱃전에서 보니 주위에도 온통 스노클링 투어를 떠나는 보트들이 경주라도 하듯이 달리고 있다. 스노클링도 낚시터처럼 명당이 있는 종류라서 그 노하우를 잘 아는 곳이 좋은 여행사라고 들었는데, 나에게는 그걸 판단할 능력이 없다. 그냥 운일 뿐이다. 줄잘서는 놈이 장땡이다.
첫번째 스노클링 포인트에 도착했는지 바닥이 훤히 보이는 곳에 배를 대더니 배 조조사(?)가 ‘투웬티 미니트’를 외친다. 그 소리를 듣자 마자 외국 남성동지들은 물안경과 스노클만 물고 그냥 물속으로 풍덩풍덩 뛰어든다.
‘우쒸~ 나는 수영 잘 못하는데 구명조끼를 입을까? 아니야… 그래도 물에는 뜨고 어느정도 수영도 하니 그냥 들어가자. 쪽팔린데…’
그리하야, 핀을 발에 끼우고 물안경을 끼고 스노클을 입에 물고 물에 들어갔다. 수심은 한 2~3미터 내외로 깊지 않은 곳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이 마야만 입구쯤 되는 것 같다.
물속세계는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그리고 스노클로 숨쉬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야~ 괜히 걱정했잖아. 별거 아니구만’
그냥 몸에 힘빼고 물에 둥둥떠서 구경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가져간 1회용 수중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몰려드는 고기떼에 감탄하다보니 예정된 20분이 다 지나고 다시 집합.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한다.
자신감을 얻은 나는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해서도 ‘문제없어!’를 외치며 물에 들어갔는데 그게 문제였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스노클로 물이 왈칵 몰려들어왔다. 물론 가이드북에는 그럴 경우 당황하지 말고 숨을 확 내뱉으면 된다고 써있지만… 어디 인생이 책대로 되는 법이 있던가? 입으로 짠물이 들어오자 숨이 콱 막혀버린 나는 일단 스노클을 뱉고, 몸을 일으켜버렸다. 그러자 나는 물속으로 꼬르륵 가라앉아버리는게 아닌가. 더욱 당황한 나는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발에낀 핀은 걸리적거리기만 했고, 2번째로 물에 가라앉는 순간 사람이 물에 3번만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 물에 빠져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욕나왔다. 아으~ 쓰바… 이런 개같은 경우가 있나…
그 순간, 바람과 같이 나타난 정의의 용사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같이 탔던 일본이이었다. 무지 익숙하게 내 등뒤로 다가와서 겨드랑이 밑에 두손을 넣고 물위로 확 쳐들어 주었다. 순간, 쪽팔림과 안도감에 정신을 차린 나는 다시 폭주 및 당황모드에서 정상모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나의 쪽팔림에는 아랑곳 않고 물속으로 잠수해서 불가사리와 해삼들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여주며 예쁘지 않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일본인 : 멋있죠?
쇼너 : 네… (어휴… 쪽팔려… 그때 나의 표정은 어떠했을까?)
정신을 좀 챙긴 후, 다시 보트로 돌아와서 그에게 고맙다고 얘기를 하고 말문을 트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미야타 다마끼. 일본인으로 무척 잘생겼다. 스노클링에 관한 책을 집필중이며 조사차 이 곳에 왔다고 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 사람이 개인 장비를 다 가지고 왔으며 SPF지수 75짜리 선블록을 바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구명조끼를 입는 것보다, 안입고 허우적거림이 더 쪽팔리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나는 다음부터는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스노클링을 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허우적 거리는 사이 렌즈 한쪽이 빠져버려 그 환상적인 풍경을 한쪽눈으로만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나는 심각한 근시이다) 그러나 한눈으로 본다고 감동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원근감이 없어져서 좀 어색하긴 했지만.
꼬 마이파이던가? 무인도에 내려서 점심(정말 무성의해보이는 볶음밥과 파인애플 한쪽, 미지근한 콜라 한캔)을 받아들고 다마끼와 같이 점심을 먹었다. 무성의한 만큼 맛도 별로였다. 여러가지 사소한 잡담을 하다가 다시 출발.
돌아오는 길에 2군데 이상의 스노클링 포인트를 들렀고 그 중에 한 곳은 이름이 샤크 포인트라고 들었다. 그 이름을 듣고 상어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한 바보가 바로 나다.
어쨌든 황홀한 물속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스노클링은 4시가 넘어서 끝났고, 외국인 여행자와의 대화에 목마르던(커플이 다니면 다른 여행자랑 접촉할 기회가 심하게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나는 그에게 저녁을 같이할 것을 제의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다. 6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얼른 방갈로로 돌아갔다.
레커는 방갈로에 없었다. 그래서 해변으로 나가봤더니 예의 그 랩스커트를 펴놓고 ,옆에는 에어 메트리스를 세워놓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쇼너 : 레커야 나왔어
레커 : 왔구나… 흑흑… 나 혼자 심심했어~~
쇼너 : 밥은 먹었니?
레커 : 혼자 먹기도 그렇고… 태국음식 입에도 안맞구 그래서 수박만 먹었어.
아닌게 아니라 레커 옆에 어제 먹다 남은 반통의 수박이 껍질만 뒹굴고 있다.
불쌍한 레커… 배고프면 절대 못참는 성격의 레커가 토끼처럼 수박만 갉아먹고 있었다니…
어쨌거나 스노클링에서 익사할뻔 했던 얘기를 하면서 미야타 다마끼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꽤나 관심을 보였다.
레커가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바람에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가니 다마끼는 이미 나와있었다. 뭘 먹을까 하다가 그냥 다시 씨푸드를 먹기로 했다. 어제 그 식당에서 먹다보니 그 옆식당이 더 좋은 것 같아 오늘은 그 옆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나나 레커나 일본어를 못하기는 마찬가지고(다마끼와의 이 만남을 계기로 레커는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여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왠만한 일본인과의 대화는 가능하다. 기특한지고), 그리하여 세명의 대화는 영어로 진행되었다.
나는 바라쿠다 스테이크를 시켰고, 레커와 다마끼도 간단한 식사를 시켰고 맥주를 곁들였다. 다마끼는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고, 한국에 대하여 아는바도 적지 않았다. 그의 부인이 한국을 무척 좋아해서 자신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고 특히, 한국의 불상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레커와 나는 한문과 영어를 총동원해서 석굴암과 운주사를 소개해주었다.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일본인은 한국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는 것과(무지라기 보다는 무관심에 가깝다) 한국인은 일본인에 대해서 일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본음식에 대해서 레커나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놀라와했다.
그렇게 즐거운 저녁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내가 하려고 했더니 그는 극구 사양하며 더치페이를 고집해서 결국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한일교류의 밤(?)은 끝이 났다.
그날 밤, 영어가 서툴러서 나를 통해서 말을 해야했던 레커는 방갈로로 돌아오는 길에 일본어로 일본인과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어를 공부하겠다는 결심을 나에게 얘기했고 현재 그 결심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