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부부의 무작정 5박6일 태국여행기 3
헐헐~~ 괜히 쓰기 시작했다는 후회가 들고 있쑴다. 시간을 무쟈게 많이 잡아묵네여. 그래도 응분의 댓가는 치뤄야 하기에...
자아, 또오 떠나봅니다용~~
이 글은 30대 직장인 부부의 무작정 5박6일간(2002.4.2-7)의 태국 자유여행(순전히 돈과 시간 때문에 여행사 투어를 많이 활용했으므로 순수 자유여행은 아님)으로서, 순전히 글을 쓰는 사람의 주관성을 바탕으로 기술되었으며, 여행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추억에 남는 여행을 계획하고 또한 실제로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이니,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많은 이해를 사전에 구합니다. 또한 태사랑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정보를 주워담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응분(?)의 보답일 수도 있습니다.(글을 읽다가 졸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경어는 생략하고, 때로는 비어를 사용할 수도 있음을 사전에 밝히는 바임)
우~ 여행 둘째 날,
난 5시 45분, 마눌은 6시 15분(2시간의 시차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에서의 출근준비로 인해 몸에 밴 습관인지)에 눈을 떴다. 밖의 시끄러운 소음과 에어콘 팬 돌아가는 소리에도 굴복하지 않고 잘 잤다. 정말이지 멋진 부부지 않는가 ?
커튼을 제치고 창 밖을 보니, 어젯밤의 산만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길거리도 깨끗하게 청소를 한바탕 했는지 정돈되어 있다.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만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어떤 넘은 트렁크 위에 앉아서 기댄 채 잡담중인 것이 조금 이채롭다.
7시 반. 일찍부터 여행을 시작하자고 하며, 헬로태국을 옆에 끼고 숙소를 나선다. 가는 길에 노점에서 파인애플을 사서 먹었는데 맛있다. 무슨 가게들이 많이 모여있어 못된 그 호기심 때문에 기웃거리니 아마도 무슨 복권 파는 가게들인 것 같다. 확실한지는 모르지만.. 모양이 그렇다는 이야기.
왕궁 앞에 있는 넓은 광장이라는 싸남 루앙 쪽으로 가기 위해 길을 건너 갈려고 하는데, 황당하게도 횡단보도가 없다. 왔다갔다 헤매다가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도로주변에서 서성이는 게 보여 우리도 그냥 무작정 옆에서 어슬렁거린다. 차가 너무 많이 지나가 20여분을 그 자리에 서성이는데, 여엉 바보가 된 기분이다. 길 건너편에 외국인들도 우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기다리는 걸 보니 안심이 되는데, 다행히 어떤 선구자가 나서서 길을 건넌다. 덕분에 우리도 재빨리 건너고. 이렇게 몇 차례 길을 건너 광장 앞으로 갔는데, 중간에 경찰이 있었으나 아무 제재가 없다. 지금도 이게 그 동네의 올바른 길 건너기 방법인지 모르고 있다(이렇게 정보에 어두워서야 원...). 한심스럽게도...
아무튼 조금 넓은 광장을 지나다가 갑자기 마눌이 그늘로 가서 앉잔다. 게기면 삐지고, 삐지면 골치 아퍼지니깐, 아무말 못하고 그늘에 앉으니 가방에서 하얀 것을 꺼내 자기 얼굴과 내 얼굴에 퍼억 찍어 범벅을 한다. 썬크림이라나 뭐라나... 햇빛에 타면 주금께도 생기고 따갑고 뭐라 뭐라 하면서.. 난 이런걸 바르는게 싫다. 끈적거리는 그 느낌하곤.. 외모에 워낙 자신이 있는지라(*^ ^*)평소에 로션도 잘 안바르니깐.. 난 손도 안대고 마눌이 발라주고 있는데,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본다. 짜아식들!!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뛰어난 외모에 감동해 버리는구만.. 다 발랐다고 출발을 외쳤는디 마눌의 얼굴에 골고루 바르지 못한 로션 한뭉치가 남아있다. 푸하하 웃으면서 얼굴에 발라주는 아량을 베푸는 난 역시 훌륭한 남편이다.
강을 건너 얼른 새벽사원(왓아룬)부터 보겠다는 일념으로 광장의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배를 탈 수 있는 타파짠으로 간다. 왓아룬 하니깐 2밧이란다. 배가 와서 얼른 탔는데, 미심쩍어 배 안에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회사원 같은 넘에게 왓아룬이라고 말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뭔가를 더 물어볼까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마눌과 함께 인제 더 안물어볼게 긴장 풀어 라고 하면서 킥킥킥.... 그런데 그런 웃음도 잠깐. 왓아룬은 아래쪽에 멀리 보이고, 30초도 안 탔는데 배에서 내리란다. 아까 그 긴장하던 넘이 내리기 직전 우리에게 사십몇번인가 오십몇번인가 하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버스로 5분 정도 가면 왓아룬이란다. 하지만 우리 부부 기어코 배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배를 갈아타기로 했다. 젠장 강만 건넌 꼴이다.
매표소 앞에서 왓아룬 이라고 외치며 6밧에 또 표를 산다. 배 한척을 그냥 보내고(그건 왓아룬 안간다고 해서) 그 다음배를 탄다. 한번 더 주변사람에게 물어보고 확인한 후.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더위를 덜 느끼게 해줘서 기분 좋다. 밝은 표정의 마눌과 웃으며 이야기 하고 있는데, 여자 차장이 차표통을 움직이는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왓아룬 이라고 말했더니 뭐라뭐라하면서 배에서 내리란다. 갈아타라는 말인 것 같다. 이런 황당이 있나. 쫒겨나다시피 그 배에서 내려(아마 여기가 타띠안 인가보다) 선착장에 서 있는 검표원 같은 사람에게 물으니 뭐라뭐라 태국말로 하면서 손짓으로 그 자리에서 기다리란다. 아침인데도 뜨거운 햇볕 아래서 20여분을 또 기다리면서, 태사랑에 있는 수상버스 노선을 가지고 오지 않은게 여간 후회되는게 아니다.
강만 건너주는 배를 타고는 드디어 왓아룬에 도착한다. 기냥 들어가서 사진찍고.. 80미터가 넘는다는 왓아룬은 여간 정성을 들인게 아니다. 무슨 간장종지 같은 것도 붙여놓고, 타일을 잘라 붙인 것도 같고.. 굉장한 고생을 한 흔적이 느껴진다. 나오는 길에 왓아룬의 전경이 들어가도록 사진을 찍는데 필름이 윙하고 감긴다. 필름이 끝났다는 소리. 필름을 갈아끼울려고 하니, 이런... 필름을 숙소에서 안가지고 왔다. 왕궁도 이어서 가야 하는데, 여기는 필름값이 비싸다는데... 어휴. 왜 이렇게 꼬이냐...
2밧에 또 표를 사들고(아까 헤맬 때, 6밧짜리 표를 산 것은 운행하는 회사가 다른단다) 강을 건너 왓포로 간다. 가는길에 100밧에 필름을 하나 사고(그나마 싼 곳에서 산 것 같은데, 비싸기는 비싸다). 더워서 수박주스를 하나 사서 빨대로 쭈욱. 우와 살 것 같다. 근디 이건 무신 냄새가 쬐끔 난다. 어젯밤에 먹은 건 냄새가 안났는데. 하지만 참을만하다. 왓포를 둘러보고, 왕궁을 뒤로 들어가서 앞으로 나올라고 했더니, 문이 닫혀 있다. 앞쪽까지 걸어가야 하나보다. 왕궁 입구로 가는 길에 왕궁이 오늘 문을 닫았다고 하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넘들을 두넘이나 만났다. 한 넘은 약간 나이가 먹었는데, 한 넘은 이쁘장하게 생긴 젊은 넘이다. 어린 넘이 할 짓이 없어, 외국인 상대로 사기냐 ? 나쁜넘들 같으니라구.. 왕궁, 왓포, 왓아룬 순서로 여행을 해야 고생을 덜한다. 순전히 경험상 하는 이야기니 명심해야 한다.
왕궁에는 한국사람 무쟈게 많다. 거기서 찍은 사진들의 대부분은 한국사람이 찍어줬으니깐. 가족여행을 온 한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가는곳마다 한국사람 무지 많다고 투덜(?)댄다. 왕궁, 화려함을 제외하고는 그저 그렇다. 200밧이라는 입장료가 다른 곳에 비하면 너무 비싼 셈이다. 한바퀴 휘익 둘러보고는 그냥 숙소로 돌아가서 쉬기로 타협을 봤다. 무지 덥고 피곤하기도 했으니깐. 왕궁표에 붙어 있는 50밧 짜리 위만멕 궁전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나오는 길에 화장실에 들렀는데, 마눌이 왓아룬에서 내가 본 어중간한 변기는 발로 거기를 밟고 앉아서 일을 보는 용도로 쓰이는 것을 알아왔단다. 한국사람이 그랬다면서... 어쩐지 좌변기치고는 너무 낮더라니.. 그걸 모르고 깨끗한 화장실에 만약에 갔다면, 방바닥에 앉은 자세로 일을 보는 해프닝을 연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왕궁 입구에서 뚝뚝이를 타며 카오산 하니깐 40밧 부른다. 기냥 탔는데, 이 넘이 오미터 정도 가다가 갑자기 서더니 다른 좋은데가 있다고 하면서 거기로 가잔다. 우린 스케쥴이 있으니 잔말말고 가자고 했드만... 당했다. 내리란다. 무서운 넘들. 에라 모르겠다. 걸어가자. 툴툴대면서 숙소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왕궁 입구 건너편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가격이 거의 우리나라 수준이다. 먹을까 망설이다가, 그냥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 샤워 한판. 으... 시원하다.
반일투어로 오후에 악어농장을 어젯밤 예약해 두었기에,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점심을 홍익여행사 옆집인 미스터 렉 라면집(헬로태국에서 추천한 가게)에서 고모꾸 라면(55밧, 진짜 우동맛이다)과 야끼니꾸 세트(75밧, 난 맛이 별로였음)를 시켜 먹고는 만남의 광장에서 돌아갈 비행기 리컨펌 하고, 만남의광장 파타야에 전화를 걸어 오늘밤 간다고 이야기 하면서 가는 방법을 알아 둔 후, 기내가방(짐)을 맡기고서, 계획보다는 20분 늦게 반일투어를 떠난다. 우리 부부만 탔는데도 시원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그야말로 성능이 시원챦은 봉고로.
1시간 정도 가니깐 쌈프란 코끼리&악어농장이다. 그런데 여기 입장료가 350밧이다. 이게 뭐야.. 우리 반일짜리 투어비보다 입장료가 더 비싸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구만. 사전에 공부를 조금하고 떠났더니 좋구만... 악어입에 머리를 넣었다 빼는 악어쑈와 어설픈 마술쑈, 약간 멋진 코끼리 쑈를 보고 나온다. 코끼리 한번 타는데 50밧인데, 우리가 어차피 모레 깐짜나부리 트레킹 투어 때, 코끼리를 탈거니깐 여기서는 그냥 나온다. 아참, 악어쑈 하는 곳에 가오리 지갑 파는 곳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여기가 그다지 비싸지는 않다(물론 흥정해서). 짜뚜짝 시장에 비하면 물론 2배정도 비싸지만. 2시간 정도 후 차가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깐, 우리를 태우고 온 아저씨가 서성거리고 있다. 그 아저씨한테 우리가 밤에 파타야를 가기 위해 동부터미널에 갈려고 한다면서 얼마나 주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만, 자기는 밤에 다른 여행객들 때문에 바쁘다고 택시 타란다. 깨갱...
졸다가 5시가 조금 넘어 만남의 광장에 도착. 아저씨한테 우리만 타서 미안하기도 해서 팁으로 40밧 주며 빠빠이.. 창우에게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느냐고 물었드만 지같으면 안준단다. 굳이 주고 싶은 생각이 들면 우리 돈으로 만원정도 개념인 100밧을 주면 될 것 같단다. 난 어중간한 팁을 준 셈이다. 그 기사 아찌가 이상한 넘들이라고 생각 했을까 ?? 빨리 동부터미널에 가서 파타야 가면 알카자쇼 마지막 공연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창우의 말을 들으며(평소에 20분, 차가 막혀도 40분에 100밧 정도), 모레의 깐짜나부리트레킹 투어 예약하고는, 5시 25분에 택시를 잡아탄다.
에까마이(동부터미널)!!를 크게 외치며. 그런데 가도가도 안나온다. 차가 막히는 것 같더니, 고속도로(40밧 별도 지불)도 탄다. 세상에나... 동부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가 다 되었다. 한시간 반을 택시에서 시간을 죽인 셈이다. 요금도 193밧. 사람 뺑 돌게끔 만든다. 이넘들. 차 속에서 푸르락 파르락 하며 궁시렁대던 마눌, 터미널에서 갑자기 사라지더니 3분 정도 후에 경찰을 데리고 나타난다. 나쁜넘에 대한 항의를 시도해 보았으나, 그 경찰넘도 택시기사가 맞단다. 뒤에 있는 택시로 가서 카오산 물어보니깐 150밧 부른다. 우린 분명 바가지를 쓴거다. 나쁜넘들, 못된넘들. 퉤퉤... 하지만 난 정의와 의리 빼면 시체 아닌가.. 택시비 다 줬는데, 이게 이번 여행에서 제일 후회되는 짓이다(꺼림착한게 한가지 있다면, 서울에서처럼 정말로 차가 막혀서 택시기사가 나름대로 고생을 해서 갔는데 나온 요금이었을 수도 있다는거다. 만약에 그렇다면 우린 커다란 실례를 저지른 넘들이 된거고...)
파파야로 가는 표를 살려고 하는데, 갑자기 어떤 외국 여자가 와서 표를 물르는 바람에 우린 그 표를 받아들고 차로 가서 마지막으로 탄다. 사람들이 바깥쪽에서 많이 기다리는걸 보니 운좋게 좌석을 구했는가 보다. 버스 타기 직전 화장실을 가니깐 3밧이란다. 나원참...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파타야에 도착, 썽태우를 20밧씩 내고 Big-C 앞에서 내린다. 바로 근처여서 만남의광장 파타야를 찾기가 의외로 쉽다. 그 곳을 보고 호텔로 숙소를 옮길려고 했는데 냉장고와 티부이만 없을 뿐, 시설이 좋다. 그냥 여기서 자자. 입구 쇼파에 앉아있던 한국 여학생 둘이서 나이트 갈거냐고 묻길래 미안하지만 거절. 우리는 그 분야에 워낙에 쑥맥인지라. 동부터미널 택시사건을 이야기했더니, 그 여학생들도 150밧이 나와 싸움 끝에 100밧 주고 그냥 내렸단다. 한번 더 열 받는구만.
생각해 보니, 저녁을 안 먹었다. 10시 무렵 밖으로 나가서 피자헛에 간다. 태국에만 있다는 해물피자를 먹으러. Personal Pan Seafood Supreme 99밧, 리필 콜라 35밧, 닭날개 8조각과 치즈 스파게티 세트 99밧(원래는 127밧인가 되는데, 무슨 행사한다고 함). 무지 싼 가격으로 배 부르게 먹는다. 233밧 주고 나왔으니깐 피자헛에서 7,000원 정도에 뚱뚜둥 배 두드리며 나온다. 배부르니 단순하게도 기분이 좋아진다(역시 난 단순해).
피자헛 뒤쪽에 있는 상가 건물에 들어가 한바퀴 돌아보고, 여기서 나이키를 봤는데 가격이 거의 한국 수준인 것으로 봐서 무지막지하게 비싼거다. Lee나 노티카와 같은 유명 메이커들이 있는데, 세일을 하지만 가격이 만만챦다. 한국보다는 싼 것 같지만. 오늘은 쇼핑하는 날이 아니기에(짐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짜뚜짝시장을 시작으로 귀국 전날인 토요일에만 쇼핑계획을 세움), Big-C에서 빵과 베지밀 같이 생긴 것, 뭔지모르는 쥬스만 사들고 숙소로 돌아온다. 낼 아침 산호섬(꼬란)투어와 오후에 농눗오키드빌리지, 알카자쇼를 예약하고는 방으로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감기 들지 모르니, 에어콘 조절에 신경 쓰면서 새벽 1시에 드디어 잠을 청한다. 우와 피곤하다. 낼은 또 어떤 넘이 우리를 괴롭힐지...
의견 달아주믄, 캄사해서 더 잘쓸 수 있을 것도 같은디... 멋쟁이~
자아, 또오 떠나봅니다용~~
이 글은 30대 직장인 부부의 무작정 5박6일간(2002.4.2-7)의 태국 자유여행(순전히 돈과 시간 때문에 여행사 투어를 많이 활용했으므로 순수 자유여행은 아님)으로서, 순전히 글을 쓰는 사람의 주관성을 바탕으로 기술되었으며, 여행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추억에 남는 여행을 계획하고 또한 실제로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이니,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많은 이해를 사전에 구합니다. 또한 태사랑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정보를 주워담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응분(?)의 보답일 수도 있습니다.(글을 읽다가 졸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경어는 생략하고, 때로는 비어를 사용할 수도 있음을 사전에 밝히는 바임)
우~ 여행 둘째 날,
난 5시 45분, 마눌은 6시 15분(2시간의 시차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에서의 출근준비로 인해 몸에 밴 습관인지)에 눈을 떴다. 밖의 시끄러운 소음과 에어콘 팬 돌아가는 소리에도 굴복하지 않고 잘 잤다. 정말이지 멋진 부부지 않는가 ?
커튼을 제치고 창 밖을 보니, 어젯밤의 산만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길거리도 깨끗하게 청소를 한바탕 했는지 정돈되어 있다.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만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어떤 넘은 트렁크 위에 앉아서 기댄 채 잡담중인 것이 조금 이채롭다.
7시 반. 일찍부터 여행을 시작하자고 하며, 헬로태국을 옆에 끼고 숙소를 나선다. 가는 길에 노점에서 파인애플을 사서 먹었는데 맛있다. 무슨 가게들이 많이 모여있어 못된 그 호기심 때문에 기웃거리니 아마도 무슨 복권 파는 가게들인 것 같다. 확실한지는 모르지만.. 모양이 그렇다는 이야기.
왕궁 앞에 있는 넓은 광장이라는 싸남 루앙 쪽으로 가기 위해 길을 건너 갈려고 하는데, 황당하게도 횡단보도가 없다. 왔다갔다 헤매다가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도로주변에서 서성이는 게 보여 우리도 그냥 무작정 옆에서 어슬렁거린다. 차가 너무 많이 지나가 20여분을 그 자리에 서성이는데, 여엉 바보가 된 기분이다. 길 건너편에 외국인들도 우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기다리는 걸 보니 안심이 되는데, 다행히 어떤 선구자가 나서서 길을 건넌다. 덕분에 우리도 재빨리 건너고. 이렇게 몇 차례 길을 건너 광장 앞으로 갔는데, 중간에 경찰이 있었으나 아무 제재가 없다. 지금도 이게 그 동네의 올바른 길 건너기 방법인지 모르고 있다(이렇게 정보에 어두워서야 원...). 한심스럽게도...
아무튼 조금 넓은 광장을 지나다가 갑자기 마눌이 그늘로 가서 앉잔다. 게기면 삐지고, 삐지면 골치 아퍼지니깐, 아무말 못하고 그늘에 앉으니 가방에서 하얀 것을 꺼내 자기 얼굴과 내 얼굴에 퍼억 찍어 범벅을 한다. 썬크림이라나 뭐라나... 햇빛에 타면 주금께도 생기고 따갑고 뭐라 뭐라 하면서.. 난 이런걸 바르는게 싫다. 끈적거리는 그 느낌하곤.. 외모에 워낙 자신이 있는지라(*^ ^*)평소에 로션도 잘 안바르니깐.. 난 손도 안대고 마눌이 발라주고 있는데,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본다. 짜아식들!!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뛰어난 외모에 감동해 버리는구만.. 다 발랐다고 출발을 외쳤는디 마눌의 얼굴에 골고루 바르지 못한 로션 한뭉치가 남아있다. 푸하하 웃으면서 얼굴에 발라주는 아량을 베푸는 난 역시 훌륭한 남편이다.
강을 건너 얼른 새벽사원(왓아룬)부터 보겠다는 일념으로 광장의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배를 탈 수 있는 타파짠으로 간다. 왓아룬 하니깐 2밧이란다. 배가 와서 얼른 탔는데, 미심쩍어 배 안에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회사원 같은 넘에게 왓아룬이라고 말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뭔가를 더 물어볼까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마눌과 함께 인제 더 안물어볼게 긴장 풀어 라고 하면서 킥킥킥.... 그런데 그런 웃음도 잠깐. 왓아룬은 아래쪽에 멀리 보이고, 30초도 안 탔는데 배에서 내리란다. 아까 그 긴장하던 넘이 내리기 직전 우리에게 사십몇번인가 오십몇번인가 하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버스로 5분 정도 가면 왓아룬이란다. 하지만 우리 부부 기어코 배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배를 갈아타기로 했다. 젠장 강만 건넌 꼴이다.
매표소 앞에서 왓아룬 이라고 외치며 6밧에 또 표를 산다. 배 한척을 그냥 보내고(그건 왓아룬 안간다고 해서) 그 다음배를 탄다. 한번 더 주변사람에게 물어보고 확인한 후.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더위를 덜 느끼게 해줘서 기분 좋다. 밝은 표정의 마눌과 웃으며 이야기 하고 있는데, 여자 차장이 차표통을 움직이는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왓아룬 이라고 말했더니 뭐라뭐라하면서 배에서 내리란다. 갈아타라는 말인 것 같다. 이런 황당이 있나. 쫒겨나다시피 그 배에서 내려(아마 여기가 타띠안 인가보다) 선착장에 서 있는 검표원 같은 사람에게 물으니 뭐라뭐라 태국말로 하면서 손짓으로 그 자리에서 기다리란다. 아침인데도 뜨거운 햇볕 아래서 20여분을 또 기다리면서, 태사랑에 있는 수상버스 노선을 가지고 오지 않은게 여간 후회되는게 아니다.
강만 건너주는 배를 타고는 드디어 왓아룬에 도착한다. 기냥 들어가서 사진찍고.. 80미터가 넘는다는 왓아룬은 여간 정성을 들인게 아니다. 무슨 간장종지 같은 것도 붙여놓고, 타일을 잘라 붙인 것도 같고.. 굉장한 고생을 한 흔적이 느껴진다. 나오는 길에 왓아룬의 전경이 들어가도록 사진을 찍는데 필름이 윙하고 감긴다. 필름이 끝났다는 소리. 필름을 갈아끼울려고 하니, 이런... 필름을 숙소에서 안가지고 왔다. 왕궁도 이어서 가야 하는데, 여기는 필름값이 비싸다는데... 어휴. 왜 이렇게 꼬이냐...
2밧에 또 표를 사들고(아까 헤맬 때, 6밧짜리 표를 산 것은 운행하는 회사가 다른단다) 강을 건너 왓포로 간다. 가는길에 100밧에 필름을 하나 사고(그나마 싼 곳에서 산 것 같은데, 비싸기는 비싸다). 더워서 수박주스를 하나 사서 빨대로 쭈욱. 우와 살 것 같다. 근디 이건 무신 냄새가 쬐끔 난다. 어젯밤에 먹은 건 냄새가 안났는데. 하지만 참을만하다. 왓포를 둘러보고, 왕궁을 뒤로 들어가서 앞으로 나올라고 했더니, 문이 닫혀 있다. 앞쪽까지 걸어가야 하나보다. 왕궁 입구로 가는 길에 왕궁이 오늘 문을 닫았다고 하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넘들을 두넘이나 만났다. 한 넘은 약간 나이가 먹었는데, 한 넘은 이쁘장하게 생긴 젊은 넘이다. 어린 넘이 할 짓이 없어, 외국인 상대로 사기냐 ? 나쁜넘들 같으니라구.. 왕궁, 왓포, 왓아룬 순서로 여행을 해야 고생을 덜한다. 순전히 경험상 하는 이야기니 명심해야 한다.
왕궁에는 한국사람 무쟈게 많다. 거기서 찍은 사진들의 대부분은 한국사람이 찍어줬으니깐. 가족여행을 온 한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가는곳마다 한국사람 무지 많다고 투덜(?)댄다. 왕궁, 화려함을 제외하고는 그저 그렇다. 200밧이라는 입장료가 다른 곳에 비하면 너무 비싼 셈이다. 한바퀴 휘익 둘러보고는 그냥 숙소로 돌아가서 쉬기로 타협을 봤다. 무지 덥고 피곤하기도 했으니깐. 왕궁표에 붙어 있는 50밧 짜리 위만멕 궁전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나오는 길에 화장실에 들렀는데, 마눌이 왓아룬에서 내가 본 어중간한 변기는 발로 거기를 밟고 앉아서 일을 보는 용도로 쓰이는 것을 알아왔단다. 한국사람이 그랬다면서... 어쩐지 좌변기치고는 너무 낮더라니.. 그걸 모르고 깨끗한 화장실에 만약에 갔다면, 방바닥에 앉은 자세로 일을 보는 해프닝을 연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왕궁 입구에서 뚝뚝이를 타며 카오산 하니깐 40밧 부른다. 기냥 탔는데, 이 넘이 오미터 정도 가다가 갑자기 서더니 다른 좋은데가 있다고 하면서 거기로 가잔다. 우린 스케쥴이 있으니 잔말말고 가자고 했드만... 당했다. 내리란다. 무서운 넘들. 에라 모르겠다. 걸어가자. 툴툴대면서 숙소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왕궁 입구 건너편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가격이 거의 우리나라 수준이다. 먹을까 망설이다가, 그냥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 샤워 한판. 으... 시원하다.
반일투어로 오후에 악어농장을 어젯밤 예약해 두었기에,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점심을 홍익여행사 옆집인 미스터 렉 라면집(헬로태국에서 추천한 가게)에서 고모꾸 라면(55밧, 진짜 우동맛이다)과 야끼니꾸 세트(75밧, 난 맛이 별로였음)를 시켜 먹고는 만남의 광장에서 돌아갈 비행기 리컨펌 하고, 만남의광장 파타야에 전화를 걸어 오늘밤 간다고 이야기 하면서 가는 방법을 알아 둔 후, 기내가방(짐)을 맡기고서, 계획보다는 20분 늦게 반일투어를 떠난다. 우리 부부만 탔는데도 시원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그야말로 성능이 시원챦은 봉고로.
1시간 정도 가니깐 쌈프란 코끼리&악어농장이다. 그런데 여기 입장료가 350밧이다. 이게 뭐야.. 우리 반일짜리 투어비보다 입장료가 더 비싸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구만. 사전에 공부를 조금하고 떠났더니 좋구만... 악어입에 머리를 넣었다 빼는 악어쑈와 어설픈 마술쑈, 약간 멋진 코끼리 쑈를 보고 나온다. 코끼리 한번 타는데 50밧인데, 우리가 어차피 모레 깐짜나부리 트레킹 투어 때, 코끼리를 탈거니깐 여기서는 그냥 나온다. 아참, 악어쑈 하는 곳에 가오리 지갑 파는 곳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여기가 그다지 비싸지는 않다(물론 흥정해서). 짜뚜짝 시장에 비하면 물론 2배정도 비싸지만. 2시간 정도 후 차가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깐, 우리를 태우고 온 아저씨가 서성거리고 있다. 그 아저씨한테 우리가 밤에 파타야를 가기 위해 동부터미널에 갈려고 한다면서 얼마나 주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만, 자기는 밤에 다른 여행객들 때문에 바쁘다고 택시 타란다. 깨갱...
졸다가 5시가 조금 넘어 만남의 광장에 도착. 아저씨한테 우리만 타서 미안하기도 해서 팁으로 40밧 주며 빠빠이.. 창우에게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느냐고 물었드만 지같으면 안준단다. 굳이 주고 싶은 생각이 들면 우리 돈으로 만원정도 개념인 100밧을 주면 될 것 같단다. 난 어중간한 팁을 준 셈이다. 그 기사 아찌가 이상한 넘들이라고 생각 했을까 ?? 빨리 동부터미널에 가서 파타야 가면 알카자쇼 마지막 공연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창우의 말을 들으며(평소에 20분, 차가 막혀도 40분에 100밧 정도), 모레의 깐짜나부리트레킹 투어 예약하고는, 5시 25분에 택시를 잡아탄다.
에까마이(동부터미널)!!를 크게 외치며. 그런데 가도가도 안나온다. 차가 막히는 것 같더니, 고속도로(40밧 별도 지불)도 탄다. 세상에나... 동부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가 다 되었다. 한시간 반을 택시에서 시간을 죽인 셈이다. 요금도 193밧. 사람 뺑 돌게끔 만든다. 이넘들. 차 속에서 푸르락 파르락 하며 궁시렁대던 마눌, 터미널에서 갑자기 사라지더니 3분 정도 후에 경찰을 데리고 나타난다. 나쁜넘에 대한 항의를 시도해 보았으나, 그 경찰넘도 택시기사가 맞단다. 뒤에 있는 택시로 가서 카오산 물어보니깐 150밧 부른다. 우린 분명 바가지를 쓴거다. 나쁜넘들, 못된넘들. 퉤퉤... 하지만 난 정의와 의리 빼면 시체 아닌가.. 택시비 다 줬는데, 이게 이번 여행에서 제일 후회되는 짓이다(꺼림착한게 한가지 있다면, 서울에서처럼 정말로 차가 막혀서 택시기사가 나름대로 고생을 해서 갔는데 나온 요금이었을 수도 있다는거다. 만약에 그렇다면 우린 커다란 실례를 저지른 넘들이 된거고...)
파파야로 가는 표를 살려고 하는데, 갑자기 어떤 외국 여자가 와서 표를 물르는 바람에 우린 그 표를 받아들고 차로 가서 마지막으로 탄다. 사람들이 바깥쪽에서 많이 기다리는걸 보니 운좋게 좌석을 구했는가 보다. 버스 타기 직전 화장실을 가니깐 3밧이란다. 나원참...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파타야에 도착, 썽태우를 20밧씩 내고 Big-C 앞에서 내린다. 바로 근처여서 만남의광장 파타야를 찾기가 의외로 쉽다. 그 곳을 보고 호텔로 숙소를 옮길려고 했는데 냉장고와 티부이만 없을 뿐, 시설이 좋다. 그냥 여기서 자자. 입구 쇼파에 앉아있던 한국 여학생 둘이서 나이트 갈거냐고 묻길래 미안하지만 거절. 우리는 그 분야에 워낙에 쑥맥인지라. 동부터미널 택시사건을 이야기했더니, 그 여학생들도 150밧이 나와 싸움 끝에 100밧 주고 그냥 내렸단다. 한번 더 열 받는구만.
생각해 보니, 저녁을 안 먹었다. 10시 무렵 밖으로 나가서 피자헛에 간다. 태국에만 있다는 해물피자를 먹으러. Personal Pan Seafood Supreme 99밧, 리필 콜라 35밧, 닭날개 8조각과 치즈 스파게티 세트 99밧(원래는 127밧인가 되는데, 무슨 행사한다고 함). 무지 싼 가격으로 배 부르게 먹는다. 233밧 주고 나왔으니깐 피자헛에서 7,000원 정도에 뚱뚜둥 배 두드리며 나온다. 배부르니 단순하게도 기분이 좋아진다(역시 난 단순해).
피자헛 뒤쪽에 있는 상가 건물에 들어가 한바퀴 돌아보고, 여기서 나이키를 봤는데 가격이 거의 한국 수준인 것으로 봐서 무지막지하게 비싼거다. Lee나 노티카와 같은 유명 메이커들이 있는데, 세일을 하지만 가격이 만만챦다. 한국보다는 싼 것 같지만. 오늘은 쇼핑하는 날이 아니기에(짐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짜뚜짝시장을 시작으로 귀국 전날인 토요일에만 쇼핑계획을 세움), Big-C에서 빵과 베지밀 같이 생긴 것, 뭔지모르는 쥬스만 사들고 숙소로 돌아온다. 낼 아침 산호섬(꼬란)투어와 오후에 농눗오키드빌리지, 알카자쇼를 예약하고는 방으로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감기 들지 모르니, 에어콘 조절에 신경 쓰면서 새벽 1시에 드디어 잠을 청한다. 우와 피곤하다. 낼은 또 어떤 넘이 우리를 괴롭힐지...
의견 달아주믄, 캄사해서 더 잘쓸 수 있을 것도 같은디... 멋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