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에 쓰는 여행기 - 쇼너와 레커의 태국 배낭여행(24)
1999년 3월 11일(목) 레몬 글라스를 추억함
비온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어제 3차에 걸친 전쟁으로 인하여 인류는 쇠락의 길을 걷… 이게 아니고…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간의 여행으로 쌓인 스트레스(?)와 응어리를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맘껏 발산 한 후라 이날 아침에는 나나 레커나 어느날 보다 마음이 가뿐했다.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배낭메고 활기차게 길으로 나섰다. 가이드북에는 프롬텟 곶의 낙조가 멋지다고 하였으나 일정상 낙조를 볼 수 있는 어제밤은 말도 안되게 보내버렸으니… 아쉬운 노릇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가보기로 한 곳은 푸켓 수족관… 푸켓타운에서 상당히 먼 곳에 있었지만 어떠랴? 오늘은 우리의 일정이 넉넉한 것을…
또 세월아 네월아~ 미음완보(微吟緩步)… 유유자적(悠悠自適)… 소요음영(逍遙吟詠)…하면서…한마디로 어슬렁거리면서 구경했다는 말이다.
다시 어제 시장앞의 썽태우 정류장에서 푸켓 수족관으로 가는 썽태우를 탔다.
조금 가다보니 외국인 할아버지와 태국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탄다. 뭔가 비닐봉지에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모습이 현지에서 사는 분들 같았다.
금새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눈 후, 그 분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쇼너 : 안녕하세요
외국인 할아버지(이하 외할) : 네… 여행중인가요?
쇼너 : 네… 여기 사시나보죠?
외할 : 네. 까따비치(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부근의 아파트에 살아요.
쇼너 : 옆에 계신분은 사모님?
외할 : 네.. 여기와서 만났죠. 여기 온지는 거의 10년이 다 되가요.
쇼너 : 태국이 좋으신가보죠?
외할 : 일단 날씨가 좋으니까요. 저는 고향이 네덜란드인데 날씨가 좋은편이 아니랍니다. 직장에서 정년퇴임한 후 이 곳으로 왔지요.
쇼너 : 근데 뭘 그렇게 잔뜩 사셨어요?
외할 : 식료품들이요.
쇼너 : 뭐 사셨는데요?
외할 : 과일하고… 기타등등
쇼너 : (두리안을 발견하고) 두리안도 사셨네요? 좋아하세요? 저희는 그거 냄새 때문에 못먹는데…
외할 : 허~ 이렇게 맛있는 것을 못먹다니… 나는 이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무척 달고 부드러워요(Creamy라고 표현). 과일의 왕이죠. 네덜란드에서는 무척 비싼데다가 냉동밖에 없어요.
쇼너 : (부추같이 생긴 채소를 발견하고) 저건 뭐예요?
태국인할머니(이하 태할) : 이거? 레몬 글라스야.
쇼너 : 왜 이름이 레몬 글라스죠? 레몬맛이 나나요?
태할 : (조금 뜯어서 맛을 보라고 건네준다)
쇼너와 레커 : (맛본다.)
쇼너 : 정말 레몬하고 맛이 똑같네…
레커 : 정말 신기해~
태할 : 똠얌꿍 먹어봤어?
쇼너 : 네
태할 : 그거 시잖아. 이걸 넣어서 그래…
쇼너 : 그렇군요…
이 정도까지 얘기했을 때 그 부부가 내릴 곳이 되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여행 잘하라면서 격려를 해주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어떤 푸근함을 우리에게 전해주었고,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주기도 했다.
우리도 저들처럼… 될 수 있을까?
어쨌거나, 푸켓 수족관까지는 꽤나 멀었다. 그러나 썽태우의 뻥 뚤린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이국적인 자연의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내 기억에는 썽태우의 종점이 푸켓 수족관인 것 같다. 버스 종점같이 비어있는 썽태우가 서있던 것이 기억나니 말이다. 어쨌거나 얼마의 시간후에 우리는 수족관에 도착했다.
온갖 열대의 꽃이 피어있는 정원을 지나가니 수족관 입구에 매달린 개복치나 청새치같은 대형 어류의 박제가 이곳이 수족관임을 대변하고 있었다.
수족관 안은 한산했다. 대형 랍스터(정말 대형이다)를 전시해 놓은 곳과 SF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인조인간을 키우는 유리관같이 생긴 대형 어항에 희귀한 어류를 전시해놓은 곳… 그리고 정말정말 대형 수조에 내가 이제까지 본 생선중 가장 큰 생선(?)을 넣어논 곳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물고기의 크기는 지금 생각해도 좀 놀랍다. 사람이 압도감을 넘어서는 공포를 느낄 정도로 큰 물고기였다. 저 물고기가 머리로 저 수조 벽을 받으면 수조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정도로 큰 크기였다.
크기가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 처음 알았다.
푸켓 수족관은 나에게는 볼만한 곳이었다. 내가 원래 물고기 이런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족관을 보고 나오니 쨍하는 햇빛에 눈이 부셨다. 푸켓 수족관은 바로 바다 옆에 있기 때문에 넓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괜히 감상적이 되어버렸다.
‘우리의 여행도 이제 거의 끝났구나.’
‘이런 여행기회가 다시 있을까?’
‘여행의 기회가 다시 있다고 해도 이 시절의 이런 느낌은 다시는 없을거야’
그런 상념들이 약간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원래 낙천척인 나는 곧 유쾌해져서 출발을 기다리는 빈 썽태우에서 사진을 찍으며 레커와 놀았다.
방콕으로 올라가는 차를 다시 타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푸켓타운으로 가는 썽태우를 타고 다시 돌아왔다.
안좋은 기억이 있는 푸켓이지만 왠지 미진한 느낌이 들었다. 피피에서는 피피의 모든 것을 즐기고 돌아왔다고 생각했지만, 푸켓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들려 푸켓의 진면목을 다시 보리라 생각했다.
버스시간에 맞추어 우리는 버스터미널까지 걸어왔고 방콕행 VIP버스에 몸을 실었다.
비온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어제 3차에 걸친 전쟁으로 인하여 인류는 쇠락의 길을 걷… 이게 아니고…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간의 여행으로 쌓인 스트레스(?)와 응어리를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맘껏 발산 한 후라 이날 아침에는 나나 레커나 어느날 보다 마음이 가뿐했다.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배낭메고 활기차게 길으로 나섰다. 가이드북에는 프롬텟 곶의 낙조가 멋지다고 하였으나 일정상 낙조를 볼 수 있는 어제밤은 말도 안되게 보내버렸으니… 아쉬운 노릇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가보기로 한 곳은 푸켓 수족관… 푸켓타운에서 상당히 먼 곳에 있었지만 어떠랴? 오늘은 우리의 일정이 넉넉한 것을…
또 세월아 네월아~ 미음완보(微吟緩步)… 유유자적(悠悠自適)… 소요음영(逍遙吟詠)…하면서…한마디로 어슬렁거리면서 구경했다는 말이다.
다시 어제 시장앞의 썽태우 정류장에서 푸켓 수족관으로 가는 썽태우를 탔다.
조금 가다보니 외국인 할아버지와 태국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탄다. 뭔가 비닐봉지에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모습이 현지에서 사는 분들 같았다.
금새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눈 후, 그 분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쇼너 : 안녕하세요
외국인 할아버지(이하 외할) : 네… 여행중인가요?
쇼너 : 네… 여기 사시나보죠?
외할 : 네. 까따비치(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부근의 아파트에 살아요.
쇼너 : 옆에 계신분은 사모님?
외할 : 네.. 여기와서 만났죠. 여기 온지는 거의 10년이 다 되가요.
쇼너 : 태국이 좋으신가보죠?
외할 : 일단 날씨가 좋으니까요. 저는 고향이 네덜란드인데 날씨가 좋은편이 아니랍니다. 직장에서 정년퇴임한 후 이 곳으로 왔지요.
쇼너 : 근데 뭘 그렇게 잔뜩 사셨어요?
외할 : 식료품들이요.
쇼너 : 뭐 사셨는데요?
외할 : 과일하고… 기타등등
쇼너 : (두리안을 발견하고) 두리안도 사셨네요? 좋아하세요? 저희는 그거 냄새 때문에 못먹는데…
외할 : 허~ 이렇게 맛있는 것을 못먹다니… 나는 이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무척 달고 부드러워요(Creamy라고 표현). 과일의 왕이죠. 네덜란드에서는 무척 비싼데다가 냉동밖에 없어요.
쇼너 : (부추같이 생긴 채소를 발견하고) 저건 뭐예요?
태국인할머니(이하 태할) : 이거? 레몬 글라스야.
쇼너 : 왜 이름이 레몬 글라스죠? 레몬맛이 나나요?
태할 : (조금 뜯어서 맛을 보라고 건네준다)
쇼너와 레커 : (맛본다.)
쇼너 : 정말 레몬하고 맛이 똑같네…
레커 : 정말 신기해~
태할 : 똠얌꿍 먹어봤어?
쇼너 : 네
태할 : 그거 시잖아. 이걸 넣어서 그래…
쇼너 : 그렇군요…
이 정도까지 얘기했을 때 그 부부가 내릴 곳이 되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여행 잘하라면서 격려를 해주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어떤 푸근함을 우리에게 전해주었고,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주기도 했다.
우리도 저들처럼… 될 수 있을까?
어쨌거나, 푸켓 수족관까지는 꽤나 멀었다. 그러나 썽태우의 뻥 뚤린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이국적인 자연의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내 기억에는 썽태우의 종점이 푸켓 수족관인 것 같다. 버스 종점같이 비어있는 썽태우가 서있던 것이 기억나니 말이다. 어쨌거나 얼마의 시간후에 우리는 수족관에 도착했다.
온갖 열대의 꽃이 피어있는 정원을 지나가니 수족관 입구에 매달린 개복치나 청새치같은 대형 어류의 박제가 이곳이 수족관임을 대변하고 있었다.
수족관 안은 한산했다. 대형 랍스터(정말 대형이다)를 전시해 놓은 곳과 SF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인조인간을 키우는 유리관같이 생긴 대형 어항에 희귀한 어류를 전시해놓은 곳… 그리고 정말정말 대형 수조에 내가 이제까지 본 생선중 가장 큰 생선(?)을 넣어논 곳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물고기의 크기는 지금 생각해도 좀 놀랍다. 사람이 압도감을 넘어서는 공포를 느낄 정도로 큰 물고기였다. 저 물고기가 머리로 저 수조 벽을 받으면 수조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정도로 큰 크기였다.
크기가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 처음 알았다.
푸켓 수족관은 나에게는 볼만한 곳이었다. 내가 원래 물고기 이런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족관을 보고 나오니 쨍하는 햇빛에 눈이 부셨다. 푸켓 수족관은 바로 바다 옆에 있기 때문에 넓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괜히 감상적이 되어버렸다.
‘우리의 여행도 이제 거의 끝났구나.’
‘이런 여행기회가 다시 있을까?’
‘여행의 기회가 다시 있다고 해도 이 시절의 이런 느낌은 다시는 없을거야’
그런 상념들이 약간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원래 낙천척인 나는 곧 유쾌해져서 출발을 기다리는 빈 썽태우에서 사진을 찍으며 레커와 놀았다.
방콕으로 올라가는 차를 다시 타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푸켓타운으로 가는 썽태우를 타고 다시 돌아왔다.
안좋은 기억이 있는 푸켓이지만 왠지 미진한 느낌이 들었다. 피피에서는 피피의 모든 것을 즐기고 돌아왔다고 생각했지만, 푸켓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들려 푸켓의 진면목을 다시 보리라 생각했다.
버스시간에 맞추어 우리는 버스터미널까지 걸어왔고 방콕행 VIP버스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