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빠이 빠이 -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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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빠이 빠이 -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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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쉬라면 쉬는 거지 뭐 (11월 6일)

올해부터 다니는 회사의 정책이 바꼈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줬는데, 올해부터는 그런 거 없으니 그냥 쉬란다... "회사 눈치 보느라 실제로는 쉬지도 못하면서 보상만 없애는 거 아냐?"라는 곱지 않은 눈길에 회사는 연차 강제소진제도를 내세우며 그런 걱정 말라고 한다..

그래?? 정말??? 에이.. 설마.. 아냐, 그래도 혹시?? 
이거야 말로 심각한 갈등상황이다... 회사에 목 멘 소심한 직장인인지라..
정말 쉬어도 되는 걸까???  쉬란다고 순진하게 다 쉬어 버리면 찍히는 거 아닐까?? 

어떡하나.. 빠이에 꼭 가보고 싶은데, 가도 되는 걸까?? 
에라 모르겠다.. 쉬라면 쉬는 거지.. 걍 단순하게 살자구!!

남은 연차 다 모아서 다시 TG657에 몸을 실었다.

이번 일정은 방콕 1일 - 치앙마이 1일 - 빠이 5일 - 치앙마이 1일 총 8일이다.
주요 교통수단은 125cc 오토매틱 모터싸이클!!
그리고, 작년 치앙마이에서 본 후 꼭 한 번 이용해 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나콘차이에어 First Class 야간 버스도 이용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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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왠 일?? 공항 택시비 50밧 아끼려고 수완나폼 공항 Departure 층으로 올라가 밖으로 나갔더니.. 노점이 펼쳐져 있다.. 뭔 일이람.. 태국이 노점들의 천국이라고는 하지만, 공항에서부터 노점과 마주칠 줄이야..


[2] 스쿰윗 거리 거닐기 (11월 7일)

하루쯤은 익숙한 스쿰윗 거리에서 특별한 일정없이 노닥거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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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는 스쿰윗 24 골목의 끝 부분에 있다.. 아침에 일어나 나와 보니 숙소 옆으로 아침 노점들이 쭉 늘어서 있다.. 반갑다.. 몇년전 자동차 매장이 들어선 이후 없어졌었는데.. 근데, 아쉽게도 그때 그 맛나던 '카우 만 까이 (닭고기 덮밥)' 노점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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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한권 들고 길 건너 스타벅스 2층으로 올라갔다.. 여기도 단골집.. 8월에 왔을 때만 해도 다 낡아 헤어져 가는 의자들이 반기더니.. 그 사이 은퇴를 했나보다.. 뽀샤시한 새 의자와 소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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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한 잔 들고 아래 층에서 들려오는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긴다.. 가끔씩 큰 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 풍경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창 밖 바깥 세상은 여전히 분주해 보이지만, 소리가 단절된 창 안에서 쳐다보는 바깥 풍경은 왠지 현실감이 없다.. 현실의 모든 관계와 속박에서 한발 벗어나.. 그토록 원하던.. 세상을 방관하는, 구경하는 자가 된 듯한 느낌.. 가볍다.. 사람들 속으로 파고 들어가지 않는 홀로 여행을 즐기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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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식사를 하러 26 골목으로 가다가 26-1 골목 초입에서 마주친 자전거 투어~ 앞장 선 태국 여성 가이드를 따라 줄을 지어 이동한다.. 태국을 오래 다녔지만 스쿰윗 거리에서는 처음 보는 풍경.. 덥고 공기 나쁜 방콕 스쿰윗 거리의 자전거 투어라.. 썩 나이스한 아이디어 같지는 않다.. 자전거 상태도 좀 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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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1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특별히 할 게 있는 것도 아니고.. 급할 것도 없으니.. 그저 눈 가는 데로 마음 가는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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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 26-1 골목 안에서 Tiger Balm 전문 맛사지 샵을 발견햇다.. Tiger Balm을 사용한 타이맛사지가 2시간에 400밧이란다.. 담에 근육통이 심하거나 제대로 뭉쳤을 때 한번 찾아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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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골목으로 빠져 나왔다.. 노점이다..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는 생선에 절로 군침이 돈다.. 으음.. 안 돼.. 참아야 하느니.. 오늘 점심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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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점심 메뉴는 쌀국수.. 스쿰윗 대로에서 26골목 안으로 100여미터쯤 걸어 들어가다보면 오른 쪽 편에 있는 쌀국수 가게.. 소위 맛집이라는 곳이 다 그렇듯이 이 집도 허름하고 메뉴는 쌀국수 뿐이다.. 아.. 비빔국수도 있긴 하군..^^;  이 부근에서는 꽤나 유명한 집이라 뒷 건물까지 가게를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끼니 때에 좀 늦게 가면 자리 잡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을 정도.. 

숙소로 돌아와 흐른 땀을 씻어내고는 맛사지를 받으러 숙소 근처 Refresh@24 로 이동했다... 예전에는 스쿰윗 한인 플라자의 King And I 맛사지샵이나 24 골목 초입의 Asia Hub Association, 에까마이의 Health Land도 많이 이용했었는데 올해들어서는 주로 이 집을 많이 가고 있다.. 타이맛사지 2시간에 발맛사지 1시간, 총 3시간 동안 풀 코스로 몸을 풀어 준 후... 음.. 이젠 뭐 하지??.. 별로 당기는 것도 없고... 스타벅스 가서 책이 읽지 뭐.. 내일 떠나면 언제 올 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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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식사를 하러 23골목의 촉차이 스테이크 하우스에 들렀다.. 카오야이 국립공원 부근에 대규모 농장을 가지고 있는 촉차이 양반이 자신의 농장에서 직접 생산한 양질의 소고기로 운영하는 곳.. 점포는 총 3개 밖에 없는데, 농장에 한 곳, 방콕에 두 곳이다.. 평소에도 소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작년 이후로는 기분 나빠서 일부러 소고기는 먹지 않고 있지만, 방콕에 오면 이곳은 가끔 들르곤 한다.. 위치/메뉴 등이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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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등급 T-Bone 스테이크와 '땡모 반(수박쥬스)'.. 스테이크는 양이 많아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먹기에는 Junior Size가 적당하다.. 650밧..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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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외국인 손님도 많지만, 현지 중상류층도 가족끼리 연인끼리 많이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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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쌀국수로 간단히 때워서 그런 건가.. 주위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혼자서 걸신들린 듯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그리고, 남은 건.. T-Bone.. 인증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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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한 병 들고 밤 거리를 거닐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 24 골목 초입의 엠포리움 백화점 앞에서 뭔가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다..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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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사 댄스 파티다.. 어찌나 재미있게들 노시던지.. 얼굴 얼굴마다 즐거움이 그득해 보인다.. 춤이란 게 저렇게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것일까?? 보고 있노라니 괜시리 '한 번 배워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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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초.. 뭐가 그렇게 급한지, 백화점은 벌써부터 2009년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To Be Continued...>
36 Comments
koreasonya 2009.11.28 03:19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사진이 많아서 더욱 생동감있게 느껴지네요^^
공심채 2009.11.28 12:31  
이번에는 사진 위주로 빨리 올려 볼려고 합니다. 일정이 길어서 예전처럼 올리다가는 하세월일 것 같네요 ^^
빙빙이 2009.11.28 06:13  
스테이크ㅠㅠㅠㅠ아 저 여잔데 다 먹을 수 있을거 같아요ㅠㅋㅋㅋㅋㅋ그림보니까 더 배고파지네요 오늘은 왜케 눈이 빨리 떠진거지?ㅋ 태국의 느낌이 물씬 나는 사진~ 너무 좋아요 :)
공심채 2009.11.28 12:36  
스테이크 좋아 하시나 보네요? 아침인데도 사진보고 땡기시는 걸 보면. 근데, 저거 보기보다 양이 많답니다~
Fellise 2009.12.23 15:02  
헉...저걸 다 드신다니...
저는 육류는 많이 못먹어서 고기 잘드시는분들 보면 신기해요 ^^
곰돌이 2009.11.28 13:37  
오우 공심채님~~~



공심채 2009.11.28 15:20  
옙~ 또 시작했습니다..
hen2e 2009.11.28 14:33  
저도 2달 후 일월 중순 경에 빠이갈 예정인데, 너무 기대되네요. 현재 숙박비 현황과 먹을 만한 곳 정보가 많았으면 좋겠어용.. 히힛
공심채 2009.11.28 15:18  
1월이면 11월과 마찬가지로 성수기네요.. 딴 건 괜찮은데.. 숙박비가 비싸요 TT.. 비수기의 2배 정도는 기본이더군요..
20대 2009.11.28 15:31  
저도 12월12일에 태국가요 ㅠㅠ
아빨리가고싶다..이번엔 한달정도 지내는거라 무지 기대되네요 ^^
공심채 2009.11.28 19:47  
한달!!! 부럽네요. 여행하기 가장 좋은 날씨일 때 한달씩이나..
6공병 2009.11.28 17:11  
오랜만이시네요^^
공심채 2009.11.28 19:52  
8월말에 꼬창 다녀 온 뒤로 2달만에 또 질렀으니.. ^^;
은별이 2009.11.28 19:21  
공심채님~~ 빨리빨리효~~~ 빨리빨리 올려주세요~~ 쿠쿠

그리고 657 타고 가셨는데 출국장쪽 앞에 진짜 왠 노점이래요?

그럼 밤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밤샐 때 가면 좋을 듯 싶네여~~
공심채 2009.11.28 19:53  
글게요.. 상설이라기에는 뜬금없고, 그렇지 않다면 뭔 특별한 상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도 못 느꼈고.. 그나저나 베프와의 여행기는 언제 올라 오나요?
아프다 2009.11.28 20:17  
난 저집 스테이크 넘 찔겨서 먹기 넘 힘등었음..
공심채 2009.11.28 20:41  
그런가요? 전 괜찮던데.. 혹여 목장을 종횡무진 날 뛰며 돌아다니던 녀석이 아프다님 식탁에 올라 간 건 아닐지.. ^^
엽기 2009.12.02 01:13  
태국소고기는 질겨서 먹지 않는편입니다.
그나마 한우보다는 못하지만 호주산이 조금 났습니다.
태국 소고기는 비추^^ 참고 하세요.^^
공심채 2009.12.02 02:29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그럴 것도 같네요.. 태국애들은 소고기 안 먹는 애들이 많으니 굳이 고품질의 소고기를 생산해야 할 이유도 없을 것 같네요.. 촉차이 양반도 목장에서 소고기보다는 유제품 생산하는데 더 주력하고 있는 것 같고..
동쪽마녀 2009.11.29 22:38  
감기에 된통 걸려서 앓느라 이틀을 못 들어왔었는데,
반가운 공심채님 여행기가 올라와 있네요.
몸은 몹시 괴로운데,
눈은 즐겁습니다.

카오산과 마찬가지로 빠이도 참 안 당기는데,
공심채님 여행기 보면,
마음이 또 달라지려나 싶습니다.
치앙마이 여행기 기대되옵니다.^^
공심채 2009.11.29 23:45  
제가 느끼기엔 빠이는 카오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몰리는 12월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11월만 해도 좋더군요.. 근데.. 계획하시던 한달 짜리 여행은 다녀 오셨나요?
동쪽마녀 2009.11.30 12:49  
네.^^
여행기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몇 가지 정보만 올렸어요.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홍길슨 2009.11.30 05:16  
빠이... 담달 말쯤... 가게될터라... 무척 궁굼하네요...
여행기 기대합니다. ^^
공심채 2009.11.30 23:16  
12월말이면... 작년에 다녀 오신 분 이야기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중심가의 경우 사람들에 밀려 다닐 정도라고 하던데요.. 12월말의 빠이는 11월의 빠이와는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블루파라다이스 2009.11.30 21:06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행의 한가로움이 느껴져서 참 좋네요~

떠나고 싶어지네요...
공심채 2009.11.30 23:17  
근데.. 이후 일정부터는 그렇게 한가롭지 못했네요..^^;  Do nothing을 모토로하는 빠이에서조차도 뽈뽈거리고 돌아 다녔답니다.
찐란 2009.12.02 14:54  
저두 얼른 쉬러 태국 가고 싶어요 ㅠㅠㅠ 완전 부럽습니다 ㅠㅠㅠㅠ
공심채 2009.12.02 18:54  
저두 이미 갔다 온 지라 부러워하실 것까지는.. ^^;  저도 똑같은 상태랍니다.. 언제 또 나가나.. 하면서 애꿎은 내년도 달력만 뒤적이고 있다는..
개똥이는 내꼬봉 2009.12.03 01:17  
지난번 치앙마이 후기 이후로 오랜만에 올려 주셨어요!! 너무도 그리운 태국 사진들.... 제가 다 감사하네요^^
공심채 2009.12.03 01:24  
앗.. 그건 작년인데요.. 올해에도 '태국인구는 6500만'이라는 제목으로 방콕 근교 여행기를 올렸답니다.. 꼬창 다녀온 이야기도 한 편 올렸었고.. ^^
무림야옹이 2009.12.03 23:39  
작년엔 트리가 파란색이었는데...
공심채 2009.12.04 12:16  
글고 보니 그랬던 것 같네요.. 작년에도 저기서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everland 2009.12.16 16:21  
앗, 공심채 라는 이름보고 놀라서 바로 클릭했어요. 기대됩니다. 그리고 미리 고맙습니다. 좋은 여행기.
공심채 2009.12.16 19:37  
저도 미리 감사합니다~~^^
부루펜 2009.12.21 19:07  
색깔 있는 여행기. 재밌게 보고 갑니다.
항 엠포리엄 앞에서 보신 행사는 "2009 방콕 살사 페스티발"이예요.
나름 국제행사로 우리나라 분들도 많이 오셨다고 하더군요.
방콕에도 스윙 인구는 없지만 살사,탱고 인구는 약간 있습니다.
우연히 지나가시다 보셨다니 운이 좋으셨네요 *^^*
공심채 2009.12.21 21:56  
부루펜님 말씀대로 행사명이 '2009 방콕 살사 페스티벌'이더군요.. 근데 유명한 행사인 줄은 몰랐네요.. 정말 운이 좋았던 거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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