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말레이시아 여행기 (마지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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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말레이시아 여행기 (마지막날)

루미~ 0 3550

<6일차 : 7월29일>

여행기간 내내 흐려서 스모그 때문에 그런건지 날씨가 흐린건지 알 수 없었는데 마지막 날은 햇볕이 쨍쨍 내려쬤다. 어쩌면 섬지역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코타키나발루는 그럴듯한 해변이 없기 때문에 바다를 즐기기 위해서는 섬에 들어가야만 했다. 리조트 내에는 한국인 가족 여행객들이 많아서 섬으로 얼른 피신하고 싶었다. 한국사람이 많이 간다는 가야섬을 피해 마무틱섬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수트라하버 퍼시픽윙에서 마젤란윙쪽으로 가는 방향에 요트들이 정박되어있고 여기서 배를 이용할 수 있다. 퍼시픽윙쪽에는 여러 해양스포츠들을 예약하는 센터가 있고 단순히 섬에만 들어가려면 마젤란윙쪽에 있는 작은 센터들을 이용하면 된다. 우리는 일부러 수영장에서 비치타올을 빌려왔는데 예약을 하니 섬 전용으로 비치타올을 내어주길래 갖고있던건 잠시 맡겨 두었다.

스노클링 장비를 포함한 섬 비용을 1인당 70R 으로 계산하고 왔는데 60R 이랬다. 가격을 세세하게 설명해줬지만 솔직히 그걸 어케 자세히 알아듣고 기억하랴.. 우리는 마지막 날이라서 완전 계획된 지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횡재했다 좋아했지만 섬에 도착하니 입장료를 1인당 10R 내야했다. 결국 알아본 가격이 맞았던 거다.

우리는 11시쯤 출발하는 배를 타기로 하고 4시쯤 돌아오려 했는데 센터에 있는 아저씨가 머라머라 하시며 3시 돌아오는걸 권유하신다. 그래서 그러겠다 하고 작은 모터보트에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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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진으로만 보면 너무 좋다--;

하늘은 그야말로 맑고 땅은 뜨끈뜨근..

섬에 도착하니 섬관리인 아저씨인지 한분이 오셔서 자리를 봐주시고 가신다. 역시 해변에서 책읽고 음악들으며 쉬는건 서양인이요, 바다에서 물장구치는 건 동양인이더라. 뽕을 뽑고 가자는 생각은 우리와 같았다..

물은 생각보다 맑지 않았다. 아마도 전날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 영향도 있는건 같다. 물은 얕은데 물속에 산호는 커다랗게 들어앉아있고 물은 불투명하고 수영 못하는 S양은 구명조끼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못찾고 그 덕에 나는 무릎이 산호에 계속 긁혀 상처 피가 질질 흐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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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 따위는 없었다--;

두어시간을 그렇게 물속을 들락거리며 준비해간 식빵을 물고기들에게 나눠주고 섬에 있는 그야말로 수도꼭지 아래서 대충 샤워를 하고 약속한 배를 기다렸다. 그러고 앉아있으니 그때까지 정확치 정체가 파악되지 않은 섬관리인인듯한 아저씨가 우리의 배시간과 목적지를 체크하고 우리를 계속 신경써주셨다. 그런데도 우리는 또 섬에서 못나갈까봐 배가 올때마다 일어났다 앉았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돌아와서 이야기인데 안이하게 다리는 선크림을 안발라서 2시간 놀았을뿐인데 다리쪽이 완전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다행이 다음달 집에 돌아와 마사지하고 얼음찜질해서 심각해지진 않았지만, 스노클링하며 둥둥 떠다닌 탓에 다리 뒤쪽만 시골에서 평생 산 아이처럼 시커멓게 변했고 엉덩이쪽은 그야말로 아프리카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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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요트는 누가 타는거야?

리조트로 돌아온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컨시어지에 맡겨 놓았기 때문에 수영장 뒤편에 화장실이 있는걸 발견하고 들어갔는데 오호라, 샤워시설이 있다. 씻는게 걱정이었는데 좋아라 하면 한명씩 샤워하고 미리 예약해논 시내셔틀을 타고 다시 시내로 나갔다.

원래 해물레스토랑(해왕성)을 가려했으나 해물 고르기 넘 귀찮아 어제갔던 토스카니에 다시가서 어제 옆 테이블에서 먹던 맛있어 보이던 피자를 한판씩 시켜먹고 미리 봐놓았던 토스카니 옆 노천 마사지샾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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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하던 그 아저씨가 해주신다.. 내가 가진것보다 훨 적은 메니큐어를 가지고...

설마설마 전단지 나눠주는 저 아저씨들이 직접 마사지 할까 싶었는데(아저씨들이 좀...그랬다...) 자리에 앉으니 정말 그 아저씨들이 온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마사지의 세계에 입성한 S는 전신마사지를 받기로 하고 나는 돈이 없어서 FOOT SCRUB과 페티큐어아트를 받기로 했다. 아까 산호에 긁힌 상처들 때문에 스크럽은 좀 아팠다. 나는 페티큐어 디자인을 고르려고 디자인을 달라고 하니 나보고 정하랜다. 준비된 디자인이 없는 모양이야. 머 이런...내가 해달라면 다 해줄수 있단건가? 나는 디자인은 포기하고 그냥 컬러만 하려고 하는 데 맙소사 내가 가지고 있는 메니큐어 종류보다 적다....

그 동안 S양은 속옷만 입고 엎드려 있다. 오일로 등마사지를 하는데 외국이니까 저러고 있지 한국이었으면 불가능할 일이다. 마사지를 받는 동안 어제 보지 못한 노을이 물들고 있었다. 생각보다 화려하고 붉진 않았지만 노을을 보며 마사지를 받고 있으니 편안한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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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밤시간에 코타키나발루에서 한국행 비행기만 있는지 한국여행객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MH, KE, OZ 다 비슷한 시간에 뜨는 듯 했다. 인천공항에서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공항에 일찍 도착한 우리는 면세점을 구경할 생각이었으나 생각보다 낙후된 터미널에 그럴듯한 면세점은 없었다. 그때까지 심부름 받는 볼펜을 사지못한 S의 등뒤에는 “볼펜”이 뒤따르고 있는 듯 했고, 우리 둘은 예상보다 쇼핑환경이 좋지 못해 선물을 챙기지 못해 둘다 선물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CODE SHARE되어 KE을 탔고 좌석이 많이 비어 편안하게 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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