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한 여행 (2002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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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한 여행 (2002년 2월 26일)

Julia 1 1036
"오늘 가는거 맞냐?" 엄마가 물으신다.
이제 비행기시간 3시간 남겨놓구 집에서 리치의'사랑해 이말 밖엔' 노래를 들으며 꾸물럭 꾸물럭..언제나 이 모양이지...
사실 배낭두 그제부터 싸기 시작해 제대로 다 챙기지두..
오랜 여행의 연륜이 절대 아닌 처음 혼자 여행을 떠나보는 처녀(?)여행자의 자세가..
성격이다. 이누미 미루다 미루다 발등이 활활 타야지만 앗 뜨거하며 허둥지둥..지겹다.
그래두 이 노래가 넘 좋은데.. 리치옵빠~~
2시간 전 허겁지겁 집에서 나와 공항으로 갔다.
-참고로 우리집은 한많은 미아리고개-
보험도 들고..여권 복사두 하고..또 허둥지둥.. 겨우 비행기 잡아타고 자리에 앉았다.
도착해서 혼자 숙소 구할 생각하니 깜깜.
왜 혼자 온다구.. ...
흥분은 되는데..이 요상한 기분은 뭐냐고~요.

도착해서 가이드 책대루 A2 버스를 타구 카오산으루..
버스에 자리가 없어 운전석 옆 큰 의자-옛날에 우리나라에두 운전석 옆에 이런게 있었던 걸루 기억함-에 양놈 두 분과 함께 앉아서 갔다.
나와 등을 맞대구 기사와 시덥잖은 노가리를 까는 분은 미국놈으로 사려됨.
나와 넓적다리를 맞대구 가는 분이 자꾸 쳐다본다.
야..나두 신경쓰여..
보아하니 나보다 어린거 같은데.. 누나야..괜찮아. ..
끝내 말문을 연다.
..어디가니?..
..어디 가겠니 카오산이지
..숙소 정했니?
..아니.. ..
발음이 끝내 주는군. 영국,아일랜드놈으로 사려됨.
귀찮다는듯 고개를 돌렸다. 아~~왜 잘난척이 하구 시플까 * *

카오산..사실 작년에 태국에 왔었다. 나의 지나간 사랑과...
5일을 푸켓에서 묵고 하루는 방콕에서..그땐 카오산이 뭔지.. 아마 태국 산중에 하나가 아닐까 했겠지.. 패키지는 아니였지만 워낙 짧은 여정이라 전혀 이번 여행에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다.
막상 도착하니 기분이 묘하다.
지저분한 거리에 지저분해 보이는 사람들...
가이드 책을 보니 홍익인간이라는 한국인 숙소가 있다구..
이쒸..어딨는게야..
홍익여행사..?..그 골목으로 들어가니 어떤 태국 아저씨가
..어이 처자..방 찾고 있지?..지금 다 만원이야..그나마 우리집도 겨우 하나 남았어..
진짜로?? 어쩌지..더군다나 길가 초입에 써있던 홍익여행사는 절대 안 보이고.. 시간두 늦었으니 오늘 밤 여기서 자구 낼 찾자.
150밧에 싱글룸을 얻었다. 침대시트 갈은지 230년은 되보였지만 이 무건 배낭 메구 더 돌아다니긴 그 침대 위에 밥풀 떨어진거 주워 먹는거 보다 싫었다.

대충 짐을 풀고 거리로 나왔다.
와~~ 드뎌 오긴 왔나부다. 이 더운냄새..
워낙 냄새에 민감하다보니 날씨도 냄새로 느낄때가 많다.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슈퍼가 보이길래 들어갔다.
샴푸, 린스, 폼클렌즈 사야혀요.
아따 크고만..한참을 코너 코너 돌아다니구 있는데..어째 외국인이 나 혼자 밖에 없는거 같다. 밖은 저리 많이 쏘다니는데..
이 힐끔거리는 눈초리들..얼른 계산하구 나왔다.
어찌나 나에게 관심들을 주시는지.. ...

깔끔해 보이는 노천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치킨라이스, 스프라이트.
이제 술 한잔 할까하구 숙소 앞 노천 바로 장소이동.
제발 타국이니 조신히 있자. 딱 한잔만 해야지..
싱하보다 창이 싸구나..양두 많아 보이구..창 푸리즈.
아~~조~오~타.
오늘부터 한 달동안 놀구 먹을 수 있다 이거지..행복
막상 와보니 혼자두 재밌네..
사실 쪼매 외로움. 벌써...입 근지러라..어디 괜찮은 양반 없나...
두리번대다가 아까 버스 안에서 만난 미국인과 눈이 마주쳤다.
반갑다는듯-어디까지나 내생각- 뭐라 중얼거리는 걸 뒤로 하고 나와 버렸다.
초반부터 저런 유인원상-원숭이와 아주 흡사한 훼이스였음-한테 엮이믄 안되지..암.

숙소에 돌아와 샤워하고
-샤워장과 화장실이 합쳐져 있는 콤비네이션 레스트룸..
약간 짜증남-
그 침대에 누웠다. 약 11시 반 정도..물론 밤이지요.
한참 덜덜거리는 선풍기 소리를 뒤로 한채 잠이 들었는데..
..어인 남자가-영어를 구사하고 있었음-
" 야, 문 열어..파티하자."
문이 부숴져라 두들기구 있었다.
엥..이게 뭐여..
갑자기 한없이 쫄아서 방문을 부여잡고 안절부절
..얘 머여..누구여..
그러고 한 시간 넘게 서 있었나 부다...
몇번 더 두드리다가 영 대답이 없자 포기했는지 조용하다.
무셔--- 어찌나 쫄았던지 잠이 안온다.
낼 부턴 도미토리에서 자야지..
여자 혼자 있다구 우습게 봤나 부다. 이 강생이들..
괴물~




여행 다녀와 우연히 알게 된 태사랑.
거의 매일 들어와 남의 글만 보고 나가곤 했는데..
내 얘기도 하고 싶어 근질거려
어줍잖게 써 봤는데요..
막상 이렇게 올리고 나니
저도 태사랑의 일원이 된것 같아
감격이.. ... ..
1 Comments
지나가다 1970.01.01 09:00  
솔직담백한 여행길 보구 있으니 아련히 태국생각이 납니다..용기 내시구 잼있는 여행기 많이 부탁해여.<br>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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