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팔이의 2001년 태국원정 일기(5일차)-꼬싸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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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팔이의 2001년 태국원정 일기(5일차)-꼬싸무이

광팔이 2 1068
2001년 9월 8일(토)
장시간 이동끝에 졸린눈을 비비며 인나니까 쑤랏타니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 배를타면, 그렇게 고대하던 남국의 파라다이스가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들떠있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근처 노점 같은데서 음료수하고, 꼬치, 삶은 계란같은거 사먹으면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이른 아침이라 마땅히 먹을게 없어서 아침식사가 다소 부실했다. 옆에 커플이 방콕에서 사온 바나나하고, 사과를 깍아서 나하고 영훈 아저씨한테 나눠줬다.

그 커플 둘은 어디 돌아다닐때 꼭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다녀야 직성이 풀린단다. 내가 짐만되고 귀찮지 않느냐구 했더니, 그들은 무조건 간식거리가 배낭안에 있어야만 마음이 편하다구 한다.

어쨋건 그 커플들이 나눠준 과일 덕에 안그래도 식사가 부실했는데, 그걸 조금이나마 커버 할수 있었다.

VIP 버스가 내려준 거기서 1시간 30분정도 여행자들이 대기하다가, 사무이 갈사람, 푸켓이나 크라비 갈사람 들을 나눠서 각각 인솔한다음 다른차로 싣고 가는 것이다.

짜증나는 것은 거기 화장실이 또 유료라는 것이다. 더럽고 악취나는 화장실인데 또 돈을 내야 한다니...

이번엔 아예 5밧씩 대놓고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정말 어이가 없는 곳이다.

영훈아저씨가 어제 얘기했던 안전수칙 잘 지켜서 즐거운 여행하라고 한마디 하고, 우린 크라비로 가시는 영훈 아저씨와 작별인사를 했다.

낡은 에어컨 버스 한대가 와서 싸무이로 갈 사람들을 인솔해서 태우더니, 1시간 30분 정도를 가서 돈삭 부두에 내려준다.

거기서 대기하고 있던 카훼리를 타고, 꼬사무이로 향했다.
배타고 한시간 가더니, 드디어 파라다이스가 나온다.

통양선착장에 도착. 그곳은 선착장인데도 물이 상당히 맑고 깨끗했다. 수영장 물을 방불케 했다. 물속이 다보인다.
여기가 남국의 파라다이스구나 하는 것이 실감이 났다.

배에서 내리니까 여기 저기서 삐끼들이 자기 숙소가자고 들러붙어서 안달들이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고, 우린 차웽으로 가기로 하고, 성태우 3명에 150밧 흥정해서 목적지로 갔다. 썽태우는 무슨 픽업트럭, 용달차 같은데다가 두줄로 앉을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놓은 교통수단인데,

방콕과는 달리 노선버스가 없는 이곳에서는 대중 화된 교통수단이다. 우리나라는 하다못해 조그만한 섬지방에 가도 노선버스가 다 있는데 말이다.

그것도 여러사람들하고 같이 타야지, 혼자 타게 되면 엄청 비싸게 줘야 한단다. 같이타면 50밧 정도 내면 될것을 혼자 이동하면 150밧 이상 줘야 할때도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마구 몰려들어서 꾸역구역 밀착해서 올라타더니, 어떤 태국 군바리 한놈은 아예 난간을 붙잡고 가더군. 아주 위험천만하고, 아찔한 모습인데, 그놈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태국 군바리는 썬글라스도 끼고 다니더군. 날라리 군대다.

일단 차웽비치의 킹 방갈로에 들어가서 숙소를 잡았다.
에어컨 방은 1000밧 선풍기방이 350밧 했다. 에어컨 방은 너무 비싸서, 엄두를 낼수 없었다.
방콕하고 비교해서 숙소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었다.
카오산에서 350밧 주면 에어컨도 달려 있고, 그럭저럭 괜찮은 게스트하우스도 찾을 수 있는데...

원래 섬지방은 그런가보다.

도착해서 숙소잡고, 짐풀고 하다보니까 벌써 점심때가 다됐다.
장시간 이동에, 후덥지근 한 날씨 때문에 몸도 많이 지치고, 축 처진 상태였다.

거긴 우리나라의 해수욕장과는 다르게, 숙소 문밖을 나서기만 하면 바로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숙소에서 무료로 튜브 같은것도 빌려준다.

해변가에는 비키니 빤스만 걸친 코쟁이 토플리스족들이 많이들 있었다. 하지만, 서양애들이라 별 이상한 생각은 안든다.
걔네들이 원래 개방적이지 않은가. 그게 지극히 자연스런 거란다.

하지만, 우리나라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한국인 여자가 그러고 다니면, 아마 풍기문란죄로 잡혀갈수도 있겠다. 아니면, 주위의 뭇 남성들이 엄청 치근덕 거리던가...

바닷물에 지친 몸을 담그니까 아까 까지 짜증스럽고, 피곤했던것이 확 풀리는거 같다. 거긴 열대지방이라 그런지 수온이 엄청 높다.
해수욕장 물이라기 보다는 목욕탕물 같다.

물이 미지근해서 그다지 시원하지는 않다. 우리나라 해수욕장은 8월달 아주 더울때 가도 물이 차가운 편인데...

한가로이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야자수밑에 벤치에 자빠져 자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 백사장위에 누워 썬텐을 즐기는 사람들,
누워 있는 개들... 평화로운 분위기 였다.

바로 이런 것을 신선 놀음, 무릉도원 이라고 하는 구나!

이런 며칠동안 휴양을 즐기면서 한국에서의 지겨운 일상, 스트레스, 방콕의 매연, 장거리 이동시의 피로와 짜증을 잊을수 있을것 같다.

저녁때 맥주한잔 하면서, 같이 온 커플들하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다음날 어디를 갈 것인지 의논을 했다.
둘이 5살 차이가 나는 커플들인데, 남자는(29세-72년생) 서울 용산에서 컴퓨터 대리점 사업을 하고, 여자는(24세-77년생) 지금 고시준비 중이란다. 둘다 광주에서 태어나 학교도 다니고, 지금은 서울에 올라와서 산다. 잠시 머리좀 식히고 기분전환하러, 보름의 일정으로 왔단다. 고시 준비중인 누나는 영어가 잘돼서, 물건 흥정할때 주문할때, 다 통역해줬다.

다음날은 힌따 힌야이하고, 라마이 비치쪽에 번지점프나 하러 가지고 합의하고, 눈을 붙였다.

에어컨이 없어서 낮에는 너무 더웠지만, 밤 되니까 선풍기 하나면 충분했다.
남국의 파라다이스 싸무이에서의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2 Comments
Julia 1970.01.01 09:00  
앗..킹 방갈로..제 일본인 남자친구가 저를 보러 왔다 묵은 곳인데..아~~다시 그때로 가고프다.<br>난 힌야, 힌따 옆에 있는 비치 리조트에 묵었었음
화장실요금 1970.01.01 09:00  
우리나라도 공동화장실 요금 예전에 받았었음.<br>호주도 마찬가지...<br>너무 아까워마세염^^ 공동화장실이용료라고 생각하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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