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팔이의 2001년 태국원정 일기(3일차)-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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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팔이의 2001년 태국원정 일기(3일차)-방콕

광팔이 5 1160
2001년 9월 6일(목)

이날부터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9시경에 일어나서 세면을 하고, 같이 가기로 했던 낭자들 두명과 같이 홍익인간을 나왔다.

나갈때 주인 아저씨가 왕궁근처에서 보석사기 조심하라고 신신당부 하셨다. 난 올때 이미 가이드북을 지겹게 봤고, 태사랑에서도 그런거 조심하라는 글들을 지겹게 봐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했다.

근처의 여행자 식당에 가서 볶음국수( 바미 )로 아침식사를 하고, 천천히 움직였다. 헬로 태국에 나온대로 큰길로 나와서 쭉 가다보니까 싸남광장이 보였다. 거기서 연날리기도 하고, 축구도하고 노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그 시간에는 개미새끼 하나 안보였다. 전날 비가 많이와서 땅이 젖었고, 진흙 투성이 였다.
싸남 광장을 가로질러서 길을 건너니까 태국의 서울대학교라는 탐마삿 대학교가 있었고, 그쪽 옆에 국립 박물관이 있었다.

탐마삿 대학교도 괜찮은 명소라고 해서 한번 들어가봤다. 거기는 학생식당에서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고 헬로태국에 나와 있다. 그렇지만, 밥먹기는 시간도 이른데다 배도 별로 안고파서 캠퍼스 안만 기냥 둘러보고, 매점에서 봉지에 넣어주는 음료수만 사먹었다. 근데 그 봉지에 넣어준 음료수 굉장히 달콤하고 맛있었다.
분홍빛깔 이었는데, 무슨 쉐이크 비슷했다. 혹시 딸기 쉐이크 였던가?
난 수박주스를 먹고 싶었는데, 거기 애들이 워터멜론 쉐이크를 못알아 먹더라. 어이가 없구만. 하지만 딸기 쉐이큰지 뭔진 모르겠지만, 그 분홍색 음료수 진짜 끈내줬다.

학교를 나와서 옆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들어갔다. 입구에서 가방하고 카메라를 압수해서 보관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1인당 40밧.
에어컨이 시원하다고 해서 들어가 보니, 별거 아니다. 에어컨이 나오기는 하는데, 너무 약하게 틀었는지는 몰라도 틀었는지 안틀었는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덥다. 그리고 안에는 별로 볼것도 없다.

태국의 옜날 역사 유물들은 물론 주변 국가(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중국)의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칼과 총기류, 대포등을 전시해놓은 곳도 있었다. 대충 1시간 정도 돌아보고는 별로 재미도 없고, 감흥이 안와서 기냥 가방 찾아가지고 나와 버렸다.
중요한 것은 유물에 대한 설명들이 태국어와 영어로만 되어 있었다는 것.

현지인들한테 묻고 물어서'프라랏차왕 유티나이캅?'
20분정도 걷가보니, 왕궁이 나왔다. 멀리서 보이는 황금색 탑은 햇빛을 받아서 그런지, 눈이 부시도록 반짝 반짝 빛났다.

근처에 보니까 벼라별 놈들이 왕궁이 문닫았다고 구라치면서 자기 따라오라고 하는 것들이 엄청 많았다. 쯧쯧쯧 가증 스러운 것들...

입구에 들어서니까 우리나라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대부분 아저씨, 아줌마들끼리 계모임 비슷하게 해서, 패키지 상품으로 온 모양 이었다. 길가에 정차하고 있는 롯데관광 버스에는 '무슨무슨 아파트 부녀회'라고 쓰여 있는 것도 있었다.

왕궁 입장료는 200밧.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도 낮고, 물가도 싼나라가 왜 이렇게 입장료를 비싸게 받나 의아해 했다. 경복궁 입장료도 몇백원 밖에 안하는데...

알고 봤더니, 왓프라깨우 사원하고, 왕궁안에 박물관이 딸려 있었다. 또 다른 입장권 하나는 위만멕 궁전 입장권이었다. 그걸 패키지로 파는 모양 이었다.

막상 안에 들어가보니, 건물이 엄청 휘황찬란했다. 황금으로 떡칠이라도 한 모양이다. 왓 프라깨우는 왕실 사원인데, 거기에 딸린 황금탑이 제일 멋있고,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방콕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경복궁하고는 다른 멋이 있었다. 나의 어쭙잖은 소견으로는 우리나라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절제된 느낌이고, 단아한 멋이 있다면, 이곳은 황금으로 치장하고, 보석같은것도 박아놔서 화려한 느낌이다.
아마 소승 불교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건축물마다 태국의 상징물인 코끼리 조각상이 널려 있었다.
사진도 찍고 정신없이 돌다가 3시경에 나와서 왓포로 향했다.

왓포사원을 못찾아서 여기 저기 헤매면서'왓포 유니나이캅' 하고 현지인들한테 묻고 물어서 근처까지 왔다.
헌데 짜증나는것은 근처 길바닥에 죽치고 있던 현지인들이 왓포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반대 방향을 가리켜 주고, 지들끼리 히히덕 거리면서 쪼개는 거시였다. 망할 놈들 같으니라구.

길거리 꼬치음식 같은거 사먹으면서 여차저차 돌아다니다 보니까 왓포를 찾았다.
진짜 길거리 음식들 너무너무 맛있다.점심밥 대신 그거 몇개 사먹다 보니까 충분히 요기가 된다.(소시지, 어묵, 닭꼬치...)

근처까지 와서는 어뜬 뚝뚝기사 한놈이 다가와서 오늘 왓포가 문닫았으니, 자기를 따라오면 푸카오텅 하고, 시내 관광 시켜주겠다고 하면서 접근했다. 또 오늘이 프로모션 데이니 어쩌니 하면서 작업들어오는데, 짜증나서 미치는줄 알았다. 그런 놈들 때문에 태국이미지가 다소 안좋은 거 같다.

왓포에 들어가니까 해가 서서히 넘어가고 있었고, 해가 들어가니까 좀 살만했다. 아까 왕궁구경 할때만 해도, 땡볕에 돌아다니려니까 엄청 더워서 혼났는데...

왓포는 방콕시내에서 가장 큰 사원이란다. 이곳도 왕궁과 더불어서 한국관광객들의 방콕시내 관광 필수 코스중의 하나이다.
경내가 상당히 넓으면서 조용했다. 왓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저승사자 비슷하게 생긴 동상들이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다. 그 저승사자 동상들은 왓포안에 건물마다 하나씩 서있었다.
그안에 조그만한 분수가 있는데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분수를 이쁘게 잘 꾸며 놨다.
사당에 대형 와불이 있는데,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는 도저히 구도를 잡을 수가 없었다. 기념사진 찍는건 포기하고 , 10밧짜리 동전하나 보시하고 엎드려 절만 했다.
내가 옴마니 밤매옴 하고 절하니까 일행중 여학생이 나보고 그 주문은 어디서 들었냐고 했다. 내가 태조왕건도 안봤냐고 했더니, 자긴 그런거 사극은 안본다고 했다. 허준도 안봤단다.

태조왕건에 보면 궁예가 자신이 미륵을 자처하면서 '옴마니 밤매옴'이라는 주문을 외면서 엄청 똥폼 잡는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그런 주문 외우는 건줄 알고, 절하면서 옴마니 밤매옴 , 옴마니 밤매옴 을 외웠다.
비록 내가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독교 신자도, 천주교 신자도, 무슬림도 아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네팔에 가서 그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진절 머리가 난단다. 카트만두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옴마니 밤매옴하고 주문 외는 노래도 나온다고...

벤치에 앉아서 좀 쉬다가, 대충 다 보고, 절을 나와서 마지막 코스인 왓아룬(새벽사원)으로 향했다.

사람들한테 묻고 물어서 선착장을 찾아가서, 수상버스를 탔다.
왕복에 2밧정도 들었던거 같다.
그거 타니까 짜오프라야 강변을 가로 질러서 새벽사원 바로 앞 선착장에서 내려준다. 짜오프라야 강건너서 바라본 건너편의 왕궁은 색다른 모습이었다. 또 멀리 호텔도 보이고, 고층빌딩도 많이 보였다.
근처의 판자집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짜오프라야 강물은 우리나라에 홍수가 났을 때 처럼 다소 물이 더러워 보였다. 거의 흙탕물 이었다. 그게 평소의 모습인지, 아니면 전날밤에 폭우가 쏟아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도대체 그런 흙탕물 위에서 무슨 짜오프라야 럭셔리 크루즈 투어를 한다는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새벽사원은 왕궁하고 왓포만큼 감흥이 오질 않았다.
하지만 그정도면 10밧의 입장료는 그리 아깝지는 않다고 본다.

거긴 건축물 보다도, 강건너편의 풍경이 더 인상적이다.

그리고 근처 리어카의 닭꼬치가 상당히 맛있고 아줌마가 친절한 점, 경내에는 개들이 많다는것들이 특기할만한 사항들이라고 본다.

거기 닭꼬치 아줌마 한국어도 좀 할줄 아신다. 우리 일행이 컵쿤캅 하니까 감사합니다 하고 답례한다.
다른 데는 다 우리가 일본인인줄 알고 아리가또, 사요나라 이랬지만, 그 아주머니는 감사합니다도 할줄 아시고,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도 할줄 아셨다.
현지인이 한국어 하니까 엄청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 아주머니는 꼬치 하나에 5밧인데, 서비스로 2개를 더주셨다.

거기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간느 곳인가보다.

참 개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개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 혼자 못다닐 것 같다.

날이 어두워 지자, 다시 아까 탔던 수상버스를 타고, 원래 자리로 되돌아 와서 버스를 타고 카오산에 돌아왔다.

이날 우리일행이 돌아본 코스가 헬로 태국에 나온 도보관광 A코스고, 방콕 시내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수 있는 곳이다.

왕궁, 왓포, 왓아룬 모두다 패키지로 태국에 오는 단체 관광객들에게는 단골 코스라고 한다.

숙소에 가서 샤워를 한다음, 카오산 경찰서 하고 마주보고 있는
걸리버 바에 가서 씽하 맥주 한잔 하면서 다음날 가볼 곳을 상의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난 계획한 일정상 다음날 남부해변으로 떠나야 했다. 원래 방콕에 3박4일 있다가 피피로 갈 생각 이었다.

그런데 씽하 맥주 제일 가격이 싸서 시켰더니, 엄청 쓰기만 하고 맛도 없다. 역시 싼게 비지떡이라더니...
우리나라 웬만한 맥주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시는 씽하 안시킨다.

내일은 빠뚜남시장하고, 싸얌스쾌를 둘러보기로 하고, 홍익인간에 돌아왔다. 첫날밤에 나를 안내해준 도우미 아저씨가 두리안을 하나 먹으라구 줬다.

이게 과일의 왕이라는 두리안 이구나. 그런데 입에 넣자 마자 토할뻔 했다. 냄세는 무슨 화장실 냄세 비슷하고, 맛도 역겹고...

도대체 누가 두리안을 과일의 왕이라고 하는지...
현지인들은 그걸 최고로 친단다.
어쩐지 방콕에 와서 길에서 썩는 냄세가 진동을 했는데, 그게 다 두리안 썩는 냄세 였나보다.
아저씨는 맛있는걸 왜 그러냐구, 맛을 모른다구 한 마디 했지만, 난 도저히 비위가 상해서 못먹겠다.

오늘 태국에서 절대 먹지 말아야 할것들 두개가 생겼다.
1. 씽하맥주 2. 두리안
이거 두개는 공짜로 줘도 마이아오, 노 땡큐다.

오늘의 관광코스를 정리하면(Hello 태국 편- 방콕 도보관광 A코스)

카오산로드 출발 - 싸남광장 - 탐마삿 대학교 - 국립박물관
왕궁 에메랄드 사원 - 왓포사원 - 새벽사원

입장료 : 국립박물관(40밧) 왕궁,에메랄드 사원(200밧) 왓포(20밧) 새벽사원(10밧)= 총 270밧

암튼 오늘 하루 돌아다니면서 느낀것은
1. 태국은 개들의 천국이다.
2. 태국인들은 동양인들을 모두 일본인으로 생각한다.
3. 방콕의 고궁이나 사원들은 웅장하면서 화려한 멋이 있다.
4. 하나같이 금칠하고, 보석을 박아 놓은 느낌이다.
5. 길거리 음식들은 엄청난 별미이다.
6. 태국인들 참 친절하고 인심좋다.
7. 그러나 뚝뚝이 사기꾼들 땜에 짜증난다.
8. 태국도 우리나라하고 비슷한 점이 많은거 같다.
9. 태국여학생들은 하나같이 치마가 짧다.

대충 뭐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하루종일 땡볕에 돌아다녀서 엄청 피곤했다. 침대에 누우니까 그냥 잠들어 버렸다.




5 Comments
엄상사킬러 1970.01.01 09:00  
난 씽아비어는 비싸고 비아창만 먹었는데.<br>왓차나 송크람 뒤에있는 린다 아줌마네 구멍가게 앞에서. 매일저녁 타이비어도 새로 나왔다는데.묵고잡네...쩝
yo 1970.01.01 09:00  
씽하 생각보다 맛있어여^^<br>얼음에 희석해서 드시면 정말 끝내주져 *^^*
ㅎ ㅔ헤 1970.01.01 09:00  
태국 여학생들은 하나같이 다리가 이쁘다. 호호호 :)
다니엘 1970.01.01 09:00  
말린 두리안칩은 냄새나지 않고 정말 맜있고.<br>씽하보다 씽하 골드가 맛이 좋습니다. 저는 태국에서 씽하 맥주만 마셨습니다...
아라당 1970.01.01 09:00  
마지막에 느낀점....적으신거..정말 맞습니다...저하고 똑같은 느낌을 가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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