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세에서의 깊이 머문 자리를 정리한다.
40도의 더위도 싫고 뒤따라 오는 습기는 더욱 싫다.
본격적인 화기에 깔리는 탁하고 매운 대기는 더더욱 싫다.
그래서 땃로를 지나고 살라완을 지나고 국경을 넘어
바다가 있는 다낭으로 길을 나선다.
그 길에서 마을 축제를 위해 모금을 하는 콘렝 마을의 소녀를 만나고
5일 동안 가마를 구워 한 포대에 1200원 하는 숯을 파는 가족과 수박을 나눠먹고
천 년 전의 왓깡 사원을 받치던 나무 기둥을 손 끝으로 느끼고
사원에서 지원하는 학교의 우등생을 응원하는 시상식을 참관하고
지난번에 어둠에 가려져서 보지 못했던 사원의 화려함을 다시 보게 되고
다시 한번 불경 도서관의 위엄에 경외심을 가지고
부모의 일손을 돕는 까땅족 소년의 매운 손끝에 놀라고
사무아이족 아이들로부터 배부른 환대를 받고
라러이 국경에서 만난 따오이족 젊은이들과 사진을 주고받고
기록에는 없는 까투의 맑은 아이들을 되새기고
익숙하고도 수월하게 베트남 땅을 밟는다.
그리고는 덜 뜨겁고 덜 탁한 안남산맥 동쪽의 공기에
나의 결정과 실행을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