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일기 ::: 2012년 6월 1일, 여자들의 밤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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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일기 ::: 2012년 6월 1일, 여자들의 밤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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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디스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일곱시 무렵.
 
여행중에 네다섯시간이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언제부터인가 호흡이 빠른 여행을 하면 호흡곤란이 오는 듯한 느낌을 받기 시작해서,
내 여행은 언제나 느긋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아침에 공항에서 그 난리난리를 피웠지만, 어쨌든 무사히 도착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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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네번의 아침을 함께 맞이할 풍경. 꽤 맘에 드는데...
 
 
 
면세품을 해체하고 호텔방을 마치 내가 원래 여기 있었던 것처럼 "최적화" 시킨다.
욕실에 잔뜩 늘어놓는 내 화장품들. 옷걸이를 가득 채울 옷들, 벽 한쪽에 신발들, 책을 놓는 위치, 랩탑을 두는 위치,
술병을 두는 위치 하나하나까지 나에게 맞춰서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침실 옆에 놓여있는 스피커에 아이폰을 꽂아놓고 평소에 즐겨듣는 음악을 켜놓는다. 편안하다.
릴랙스를 굳이 휴양지에서만 할 필요는 없잖아? 내 맘이 편하면 그게 릴랙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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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클럽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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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은 창이 작아서 살짝 실망했어. 근데 뭐 잠밖에 안자니까 그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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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 iHome이라니 이 센스 어쩔거야, 완전 러블리!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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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은 4박 5일. 신발은 하루에 한켤레 (...) 이 집은 신발장이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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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카펫 위에 픽셀큐브라니. 절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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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나름 포멀한 의상이 필요했던거 같은데 빨간 드레스 가지고 옴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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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터를 사야하나? 고민했지만 호텔밖에서 충전할 일은 없을듯 하고.
국제도시의 4성급(!)호텔 답게 도란스(풉)는 비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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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이 셋팅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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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본 내 방 구조. 신발 오른쪽으로 욕실과 침실이 있다. 광각렌즈따위 없으니까 구조는 상상에 맡김. (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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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팅 포인트는 "원래 거기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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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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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셋팅하다보니 시간 잘간다. 해가 뉘엿뉘엿. 멋진 하늘이네?
 
 
 
커다란 창이 좋아서 선택한 이 클럽룸은 담배쩐내를 빼면 맘에 쏙 드는 크기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혼자 있기 딱 좋을, 그만큼.
방 어지르기의 아이콘인 내게 침실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는 거실은 어지르고 침실에선 쾌적하게 자라는 호텔측의 배려?
뭐든 나 좋을대로 해석하는 나는 스트레스 받을 일도 참 적다. 좋은게 좋은거지.
 
멍하니 호텔방에서 샤워한판 하고, 메이크업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약속시간.
 
 
 
똑똑.
 
 
 
왔구나. 10년만인가. 시드니에서 헤어진 이후로 처음 만나는데, 어색하지 않을거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어.
워낙 친했고 통하는 구석이 많았던 동갑내기 친구인지라, 10년의 시간쯤이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방문을 열자마자 여자 둘이 복도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다. 꺄아아아아아!!!!!!
방콕에서 1년만에 히키를 만났을때 "믿을 수 없어!"라는 말을 끝도 없이 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믿을 수가 없다.
잠깐 서로의 근황을 묻고, 서로 준비해온 선물을 주고 받고 쥬디스가 예약해 두었다는 하버뷰의 멋진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아 오늘, 같이 서울을 여행 하게 될 친구들이랑 같이 저녁약속을 해두었는데, 괜찮아?"
"나 완전 괜찮아. 우리 어차피 서울에서 만날거라면 미리 친해지는게 좋잖아?"
"그렇지? 근데 내 친동생은 바빠서 오늘 못나왔는데- 걔 빼고 나머지 둘을 오늘 볼 수 있을거야."
 
쥬디스는 6월 중순에 결혼전 마지막 gal's trip으로 친구들과 그녀의 여동생, 이렇게 넷이서 서울로 여행을 올 예정이다.
일본사람과 결혼하고 오사카에서 살게 될 그녀가 홍콩에 있을때, 로컬친구를 둔 즐거움을 누리고자-
겸사겸사 홍콩여행을 결정한 것도 있다. 물론 잡인터뷰라는 대외적 명목이 아주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차이니즈푸드 좋아하니?"
"전세계에서 차이니즈푸드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완전 사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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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AO NAN GUO PREM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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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토랑 입구의 와인셀러가 인상적...인데 사진은 막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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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조명. 한껏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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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석해서 오우예이하며 한장 찍었는데 또 막찍고 (왜케 벌벌 떨었어, 차라리 발로 찍을걸..응?)
실내가 좀 많이 어둡긴 하다 -ㅅ- 근데 카메라 셋팅 바꾸기는 귀찮고 그냥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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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디스가 예약해 둔 곳은 하버가 내려다 보이는 20몇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상하이,베이징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심포니오브라이트를 저녁식사를 하며 감상 할 수 있도록 8시에 예약해둔 그녀의 빛나는 센스.
차이니즈 푸드를 좋아하지만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그 곳에서
결정장애자인 나는 그저 선호하는 고기라거나 야채들의 이름만 이야기 하고, 주문은 로컬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맛난 것들로 채워주었다.
케이와 가가라는 친구를 소개받았는데, 둘다 무척 예쁘게 생긴데다 성격마저 좋아서 아...반해버렸어.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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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잔뜩 시켜주었다. 이름이 기억나는건 맨 마지막 사진인 샤오롱빠오뿐이로구나... (...)
 
 
 
배부르고 멋진 저녁시간을 마치고, 일에 치어 너무 피곤해 하는 케이는 먼저 돌아가고,
쥬디스와 가가, 그리고 나는 레스토랑에서 스타애비뉴까지 밤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단역으로 돌아와서 야시장 구경코스.
홍콩, 하면 딱 떠오르는 야경이 바로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센트럴의 그 풍경인데, 그 풍경을 직접 내 눈으로 담는 날이 올줄이야.
놀랍고도 신기하다. 이 곳에 와있다는 사실이. 그것도 시드니 시절의 친구를 10년만에 만나서 함께 그 풍경을 보고 있다니!
여행은 풍경도 좋고 기분전환이 된다는 그런 모든 점을 사랑하지만, 날 행복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임을...
새삼 감사하게 되는 홍콩에서의 첫날 밤.
 
 
 
[ 홍콩의 밤거리, 밤산책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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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이 있는 건물을 빠져나와 조금 걷다보면 brand stuffs가 한가득인 스퀘어(?) 사이에 이런 포토포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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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디스, 나 마카오 갈까 말까. 어때 거기?"
"음...너 이런 건물 좋아하니?"
"응 좋아해."
"이런 느낌인데 좀 더 낡았어."
"오우케이. 이번엔 패스. 이런 느낌이라면 새거가 좋아."
 
한껏 명쾌한 그녀와 나.
 
 
 
.
.
.
 
 
 
계속해서 하버까지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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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흔한 거리풍경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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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가 동글동글 예쁜 왓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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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하면 떠오르는 센트럴의 아름다운 인공의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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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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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달링하버보다 훠어어어얼씬 멋진걸?"
"달링하버는 여기에 비하면 베이비지."
"진짜 그렇게 느껴지는걸? 나 여기 무척 맘에 든다."
"근데 그거 알아?"
"뭐?"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홍콩의 좋은 풍경은 이게 다야, 야경!"
"이것만으로도 이미 백만달러거든?"
"Yeay!"
 
 
 
그러면서 곧 서울을 방문할 그녀들에게 어떤걸 보여주어야 하나 고민하게 되는거지...
한강의 야경? -ㅅ-;;; 로컬인 나조차도 데이트 하러 안가는데 가긴 어딜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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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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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귀여운 아이스크림카. 너무 귀엽지 않냐며, 언능 사진 찍으라던 쥬디스와 가가. 확실히...내 취향을 잘 알아 ㅋㅋㅋ
하버를 따라 스타애비뉴를 걸으며 폭풍수다! -여자셋이 모이면 깨진다는 그 접시를 마구 깨주었지-
어느새 MTR역에 도착했다. 근데 여기 무슨 역이었지. 침사추이였나? 출구가 많기로 신주쿠 수준이라는 침사추이라,
왠만하면 버스를 이용해서 오는게 덜 헷갈릴거라고 한다. 길따라 걸으니 그 유명한 호텔들이 위엄을 뽐내며 하버를 바라보는데,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다시 오게 되길. 그런 생각을 했다. 이왕이면 리치가이? LOL (...말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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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사추이에서 조단으로 이동- 야시장을 둘러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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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노점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시는 모습이 괜히 좋아보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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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트릿 나이트마켓의 흔한풍경.
물건은 다른 곳에 있는 마켓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같은 물건이라도 가게마다 가격차이가 있으니 시장에서는 흥정의 달인이 되어보자!
하지만 나는 흥정의 달인 로컬친구가 있었으니 나 이거 갖고 싶은데. 하고 강아지눈빛 발사하면 흥정 끝나있는 뭐 그런? 나 럭키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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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구경을 마치고 반대쪽으로 빠져나오니 여기가 왠지 입구느낌이다 (...)
전세계 어딜가도 찾을 수 있는 차이나타운의 입구와도 같은 그 ... 정식명칭을 모르겠는 그 문.
차이나타운이 아니고 정말 그 문화권에 속한 곳에서 보는 느낌이 또 새삼스럽구나.
 
 
 
아, 근데 우리 너무 걷고 또 걷고 한거 같지 않아 아까부터?
에너지가 떨어지는 느낌이야, 단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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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디스와 가가가 좋아한다는 템플스트릿 근처의 디저트가게. 꽤나 인기있는 곳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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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토핑의 아이스크림과 케익류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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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킨 아이스크림과 크레이프 케이크. 아이스크림 양이 엄청 많다. 그리고 맛있기까지!
맛난 저녁을 대접해 준 그녀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후식은 my t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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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보낸 첫날 밤, 그 거리에 한껏 취하게 해준 그녀들에게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전하며...
 
 
 
"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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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이 호텔근처여서 호텔에서 잠깐 이야기 나누고,
나는 내일 아침에 있을 일 때문에 네일을 받았어야 했는데...정신이 없어서 결국 한국에서도 못하고,
도착해서도 멍때리다 타이밍 놓치고 해서, 오밤중에 -새벽 두시- 펼쳐지는 네일폴리쉬의 향연.
컬러만 들고와서 발라달라 할 생각이었기때문에 베이스며 탑이며 아무것도 안들고 왔던 관계로,
마켓근처에 있는 늦게까지 하는 봉쥬르에 들러 필요한 도구들을 구입하였다. 아...집에 다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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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이거 뭐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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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쥬디스의 재회선물!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그녀의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을 선물 받았다. :)
제품 패키지와 프로덕트 디자인을 한다고. 선물을 넣어 준 박스는 직접 디자인 했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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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내 취향이다.
 
 
 
 
see you tomorrow!
내일은, 화잇팅이야.
 
 
 
 

8 Comments
하늘빛나그네 2012.06.13 00:17  
과일 노점상에 눈이 팍 꽂히는걸요?

뭐... 지금 제가 배가고파서 그런건 아닐겁니다. 정말루요......
케이토 2012.06.13 18:30  
색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색보정을 하지 않아도 무척 예쁜 동네였어요 :)
정말...어제 밤참 안드셨죠? 그런거죠? ㅋㅋㅋㅋ
하나요메 2012.06.13 13:45  
우와~!! 스타의 거리에서 제사랑 부르스님과 만나셨군요..!!!! :-D
케이토 2012.06.13 18:31  
스타의 거리! ㅋㅋㅋ 낮에 갔어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
밤에는 밤대로 또 운치가 있었지 뭐예요 :) 이힛!
kairtech 2012.06.17 21:16  
80년대중반 방문했던 홍콩
그때 친구와 아마츄어무선(HAM) 무전기사러 갔었음(그당시 함국보다 훨싸서)
거리이름이  영국냄새가 많이났었고
침사츄이가 새로 개발되던때
이름모를호텔 황금빛욕조에서 목욕도하고
그 유명한  카아탁공항 스릴넘치는 착륙때보이던 아파트옥상의 빨래 종류까지알수있었던
저공 어프로치
이후로는  저도  경유지로 전락했었는데
케이토님이  다시가고싶게 만드네요
케이토 2012.06.18 05:12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저는 그때 그 시절이 무척 궁금합니다.
하지만 2012년의 홍콩도 저에겐 굉장한 곳이었어요.
말씀하신 공항은 사진으로 많이 봤어요. 경험해봤음 좋았을걸.
파일럿 기피 공항 1위에 빛나는 그 곳이라는 악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답니다 ㅎㅎㅎ
주노앤준 2012.10.16 17:56  
여기서 접한 케이토님은 태국 게시판에서의 케이토님과는 퍽이나 다른 느낌이네요. ^^
훨씬 젊고 발랄하고 생기있고 쿨한 느낌이예요. ㅎㅎ
늘 홍콩가볼까? 하다가도 결국 태국으로 발길을 돌리곤 하는 저에게 다시 홍콩가볼까 하는 뽐뿌질 제대로 해주셨네요. ㅎㅎ 글이랑 사진 재밌게 잘 봤습니다. ^^
케이토 2012.10.18 01:42  
앗 주노앤준님 :) ㅋㅋㅋ 이렇게 툭 하고 던져놓은 저의 홍콩여행기를 발견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홍콩행을 결심했을 무렵엔 심경의 변화가 많았던지라 아마 그동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당사자인 저 조차도 느껴집니다. 저는 그때의 경험으로 인해 미칠듯이 홍콩앓이 중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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