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열대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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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열대가든

angra 0 1952
9월 23일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산 빵과 우유로 아침을 떼웠다. 아침을 대충 먹고 나서 주인에게 티 한포트를 시켜서 발코니에서 책을 읽고 있을려니 스위티가 바로 무릎위로 뛰어 오른다. 발코니 바로 앞은 게스트하우스 정원으로 높은 나무들이 쭉쭉 뻣어 있다. 대부분 야자수 나무다.
햇살이 따스한 곳에서 책을 읽고 있을려니 졸리기도 하고 책의 내용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게다가 스위티가 내 무릎위에서 자고 있어서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귀찮은듯 자리를 다시 잡느라고 내가 더 힘들다.
11시쯤에 읽던 책을 방에 던져놓고 캔디 시내로 내려갔다. 이제는 시내로 가는 버스 타는게 익숙해져서 스리랑카 사람들처러 타고 내리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캔디 시내에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어제 버스 탔던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오늘은 열대 정원으로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 막상 버스는 어렵지 않게 탔지만 내리는 곳이 불안하다. 차장한테도 내리는 곳 이야기해 놓고 주위 사람들한테도 물어봤지만 차장은 알았다고 하고 주위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알아 듣는 사람이 없다. 결국 차장만을 믿고 가야되는 판이다. 캔디에서 거리상으로 6km정도 밖에 안된단다.
버스는 한참 달리더니 어느 마을을 조금 벗어나니 한눈에 봐도 알아볼수 있을 것 같은 열대정원의 입구에 선다. 운전사가 나에게 여기라고 내리라고 한다. 입구는 우리나라 공원 들어가는 입구와 동일 하다(학생증에 200루피).
일단 들어가자마자 급한 화장실부터 해결하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혹시 이 공원의 특이한 곳이 있을까해서 높은곳으로 올라가봤으나 숲으로 온통 둘러 싸여 있어서 멀리 보이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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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내려와서 정원에 난 길을 따라 걷다가 돌 의자가 있길래 시원해 보여 대충 누워서 잠을 청해봤다. 누워 있을려니 잠을 들것 같다. 근데 잠이 들기에는 돌의자라서 그런지 등이 너무 아퍼서 그만 일어났다.
천천히 전원을 감상하면서 걷고 있을려니 여기저기 연인들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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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902.jpg 손님 태우고 열대가든을 도는 마차도 보인다.
Img_2906.jpg 가끔은 놀러온 학생들도 보이고 다정하게 걷고 있는 노부부 같은 사람들도 보인다. 혼자 걷고 있으면 스리랑카 학생 애들이 힐끔 힐끔 쳐다보고 자기네들끼리 킥킥대며 웃기도 해서 외국 사람은 나 혼자인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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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보니 정원에서 일하는 사람 같은데 나뭇잎에 전갈을 들고 나어게 다가 오더니 구경하란다. 그리고 사진 찍으라고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었더니 돈을 달란다. 그냥 주머니에 있던 잔돈 주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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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정원은 특별히 신기한 식물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지는 않지만 조용히 걷기 좋고 즐겁게 하루를 보낼수 있게 잘 꾸며놓은 느낌이다. 자연의 축복을 한껏 잘 이용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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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돌고 나니 힘이 든다. 열대정원이 생각보다 엄청 크다.
Img_2925.jpg 다시 입구 근처로 오니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쉬는 겸 누워있을려고 하니 스리랑카 애들 몇명이 다가오더니 말을 건다. 물을 좀 달란다. 나두 캔디로 돌아갈때까지 마셔야되는 물이지만 어차피 열대정원에 오래 머물것 같지 않아서 줘버렸다. 애네들은 대학입시를 준비중인 학생들이란다. 3~4명 되는 것 같은데 한명만 영어가 어느정도 가능하고 다른 애들은 안되는지 멀뚱멀뚱 쳐다만 보면서 웃는다. 잠깐 이야기하고 그방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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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떠나고 나니 한적한 잔디밭에서 누워 있을려니 발이 아프기 시작한다. 태국에서 떠날 때 살짝 긁힌 상처였는데, 스리랑카에 와서 점점 더 커지더니 이제는 상처가 발등의 1/5정도를 차지하면서 고름까지 나온다. 스리랑카의 더운 날씨에 소독을 제대로 안해준 것이 원인인것 같다. 앞으로 여행을 더해야 되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혹시 발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가야하나 고민이다.
풀밭에 있을려니 어느새 해가 뉘엇뉘엇해진다. 다시 캔디로 돌아오는 버스를 잡아 타고 돌아와 정류장에서 내린 다음 바로 인터넷 카페로 갔다. 멜 좀 보내고 정리 좀 한 후에 차 마시면서 쉬고 있을려니 한 청년이 자기 인터넷 사용 좀 도와달란다. 그래서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 도와줬더니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에 자기 사정을 이야기한다. 가정 형편이 아주 안좋은데 스리랑카에 여행온 외국 친구를 만나서 외국 친구가 스폰서를 해서 미국으로 초대되어 가기로 했나보다. 나보고 한국으로 가게 도와줄 수 없냐고 물어봐서 사정은 안됐지만 힘들것 같다고 대답해주고 나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슈퍼로 가서 먹을 것을 산 후에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와서 저녁먹고 주인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주인도 나중에 공부해서 일본으로 공부하러 가고 싶단다. 스리랑카에서 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인가보다. 하긴 우리도 어려울때 좀 더 잘사는 나라로 나가고 싶다는 맘이 생기는 이유와 동일한 이치라고 생각된다.
피곤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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