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꿀이네 가족 태-캄-베 여행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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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이네 가족 태-캄-베 여행기(3)

아자씨 2 907
음. 애들도 본다니 수준을 조금 올려야겠군요...
<제 3일 -- 7/15(월)>
6시에 일어나 숙소 1층 식당에 가니 벌써 서양애들 몇 팀이 앉아 있고, 우린 토스트와 스크램블드 애그 등을 시켰다.
근데 항상 맜있고 자극적이며 재밌는 것만 찾고 영어라고는 안하는 딸내미도 식사주문때 만큼은 젤 먼저 달려 들어 기가 막히게 주문하고 음식의 상태까지 물어댄다. 신기한 녀석이다. 우주 어디에 던져 놔도 먹고사는데 지장 없겠다.
지정시간인 7시 조금 넘겨 홍익여행사 앞으로 가는 길에 아내와 아들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아빠가 우겨 늦게 일어나 늦겠다고 서두른다. 배짱이 둘(나,딸내미)은 뒤에서 터덜거리며 내가 ‘지들이 사람 넷이나 두고 가면 아빠 한테 죽지’ 하니 딸내미가 ‘지들이 못가지’하고 맞장구다. 순간,아내의 가자미 눈이 배짱이들에게 꽂히고...
도착하니 역시 사람만 몇 있고 버스는 안왔다.ㅎㅎ. 잠시후 현지인 가이드가 와서 표를 검사하고 카오산 로드를 이리 저리 따라다니며 서양인들과 합세한다.
사람이 많아 대다수는 미니버스에 타고 우리 4명은 관광택시를 타라는데, 우와악...택시가 한 20년은 넘었겠다. 안타겠다고 버티다가 택시에 탈 4명 짝이 맞는게 우리 밖에 없어 부득불 탄다.아우...
아들놈이 리딩하겠다고 앞에 타고 나머진 뒤에 타고 긴 고가도로를 달리는데 50대 기사와 아들녀석이 열심히 떠든다. 기사 발음 죽인다. 따일란 잇즈 아 낑돔... 으...,근데 아들놈은 잘도 대화를 한다.태국과 방콕의 인구,오늘 가는 곳 등등. 우리 어리버리 신났다.
좀 가다보니 도로가 좋아선지 속도와 엔진굉음이 보통 아니다.아내가 좀 불안해 하니 아들놈이 기사에게 뭐라고 해서 상황이 좋아진다.녀석 제법이다.
가다가 남들도 다 들르는 것 같은 찌그러진 휴게소에서 코코넛 등을 사먹고 담넌싸돡 수상시장에 도착,열 댓 명을 배에 태워 한바퀴 돌아서 내리라 하더니, 이젠 1인당 100밧씩인가 내고 작은 보트에 타고 놀으란다.
근데 작은 보트에 타니 다른 팀에서 온 20대 후반인 듯한 한국낭자 3명과 한팀이 된다. 가다가 기념품 보트에서 수상시장 모습이 담긴 파노라마 엽서첩을 집어들자 300밧이란다.조용히 놓고 사공에게 렛츠고 해도 사공이 안간다.250밧 한다, 안쳐다 봤다. 200밧 한다. 다시 렛츠고 하니, 얼마면 되겠냔다. 뒤에 탄 한국낭자들이 100밧 불러보란다. 80밧 불렀다.안판단다.다시 렛츠고 하니,120밧에 가져 가란다. 결국 100밧에 샀다. 아들놈이 너무 많이 깎은것 아니냔다. 여린놈... 이리 저리 설명하니 알아듣는다.
아가씨들도 물건 한두개 사고 해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다시 차를 타고 한참 가나 했더니 계획에 없던 뱀쇼장으로 들어선다.1인당 200밧이란다. 안하고 좀 쉬겠다 하니 애들은 공짜란다.음...그러면 할만하군(근데 그런 자극적일 것 같은 걸 안보면 딸내미가 너무 조를것 같다).
뱀쇼는 초반부였는데,그런대로 볼만했다. 쇼가 끝나자 뱀을 들고 다니며 만져보라 하는데 나와 딸내미는 신나서 만지고 아들내미는 겨우 만지고 아내는 못 만진다. 쇼맨들이 합장을 하며 팁을 바라는 듯하여 나와 몇 몇 서양인들이 20밧,50밧 등을 주고 나왔다.
다시 이동해 점심을 먹고 나니 가이드가 로즈가든 공연시간이 남았으니 악어쇼 아니면 코끼리 쇼 보라고 은근히 종용한다. 아들놈과 내가 갈팡질팡 하고 있는데,다른 이쁜 한국아가씨 둘이 불쑥 나타나면서,‘아저씨 로즈가든에도 간이코끼리 쇼 하구요,악어녀석들은 더위에 지쳐서 영 성의가 없대요, 그냥 로즈가든에 좀 먼저 들어가 구경하다가 공연보는게 젤 낫대요’한다.
음...정말 이이쁜 아가씨들이다.날씬하고 영어도 기가 막히게 잘하고,애들 추억에 남겠다며 나보고 너무 훌륭하시다고까지 한다.음.헬렐레... 내가 강단이 좀 있는데 자꾸 같이 너스레를 떨게 된다. 드디어 아내의 눈길이 찌릿, 턱짓 한 번으로 우린 끌려가고 만다.
택시는 간 데 없고,이리 저리 일행이 바뀌더니 서양사람들과 미니버스에 탔다.가는 길에 아들놈이 캐나다 커플에게 통성명을 하고 가족소개까지 해 가며 논다.커네디언들도 애가 그러니 잘 받아준다.
로즈가든에 입장하니 입구에 비단뱀을 걸고 사진찍도록 빌려주는 사람이 호객을 한다.(20밧).
그 때 다른 차로 온 아까 그 이쁜 아가씨가 비단뱀을 보며 귀엽다고 만지고 주인에게 물어보더니 뽀뽀까지 해댄다.우...미인은 차갑기가 서릿발이었던가?... 다음으로 딸내미가 뱀을 받아들어 좋아라고 주무르다가 목에 걸고 찰칵,아들내미에게 받으라고 하니 뒤로 빼다가 억지로 받아서 불안한 얼굴로 찰칵.
이어서 아들놈이 코끼리 타기를 알아보고 오더니 1인당 20밧씩 받아가서 두 녀석이 타고 한바퀴 돌아 온다.딸내미가 너무 좋아한다. 자극적인것,타는것 등에 너무 취미가 있다.
놀다가 민속공연 30분쯤 전에 공연장에 가서 괜찮은 자리를 잡고 앉았다.아들놈은 왔다 갔다 하며 아이스크림 등 먹을 것을 조달하며 자신의 적극적 역할과 능력발휘에 신나 하고,딸내미는 앉아서 행복하게 먹고...
약 1시간의 민속공연을 보고 나니 말미에 출연자들이 무대 마당을 돌며 같이 춤추자고 관객들을 부른다. 아니나 다를까? 딸내미 엉덩이가 한 두번 들썩이더니 쪼르르 나가서 끼어 논다.아들놈은 망설이더니 끝내 안나간다.
관광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오니 5시, 우선 내일아침 캄보디아 씨엠립행 차편을 예약해야 한다. 새벽에 택시타고 북부터미널을 거쳐 버스로 아란에 가서 다시 툭툭타고 국경에 가는것 보다, 국경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를 예약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아들놈을 앞세우니 어쩔 바를 모른다.우선 로컬여행사로 가자 해서 물어보니 국경까지 190밧이란다. 근데 버스 종류도 확실히 모르고 조금 미심쩍다. 다시 홍익여행사에 가니 250밧이란다. 음...가족까지 끌고 많이 헤매면 안되니 홍익에서 끊기로 했다.
숙소에 들어가니 꿀순이가 한국에서 준비해온 사탕,볼펜,붉은악마 티셔츠 등을 거지가 없어서 하나도 못줬다고 투덜거린다.(캄보디아 등지에서 거지들에게 함부로 돈을 주면 집단으로 달려들어 위험할까봐 사탕 등과 함께 붉은악마 셔츠를 5세에서 성인용까지 한장에 천원씩 떨이로 30장 사왔다.팩소주도 20개 사왔다).
나와서 왓차나 송크람 옆골목에서 생선과 맥주 음료수도 사먹고,다른 군것질도 하며 돌아다닌다. 아들내미는 리딩하며 교섭하고 얘기하느라 신났고, 딸내미는 먹느라 신났다.
지도를 보고 수퍼마켓을 찾아서 내일 아침식사 대용거리로 빵과 두유,과자 등을 제법 샀는데 105밧이다. 딸내미가 물가 싸다고 겨울방학부터 여기 와서 한달씩 두달씩 살고 가잔다.그러면 국내 보다 돈도 더 안들고 맜있는 것 많이 먹고 등등 좋을 것아니냐 한다.
성질 안내는 아들내미가 성질을 다 낸다. 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냐? 비싼 비행기 값은 어쩌고,국내 아파트 관리비 그대로 나가는 건 어쩌며,공부는 어쩔거냐? 등등, 동생을 철없다고 나무란다. 음...살림꾼 녀석...
아들녀석이 착실하다고 생각되다가도,다시 내가 한 교육 한다.얌마,네 생각이 참 좋은데, 아낄때 아끼고 쓸때는 쓰고 융통성도 좀 있어야 된다. 현대인들 특히 일부 여자들은 좀생이 같은 남자를 갑갑해 하고 싫어하는 경향도 더러 있음을 알아라... 등등...아비의 마음은 끝이 없는 것인가?
9시경에 숙소로 돌아와 짐을 싸고 최종점검을 끝낸 후 팩소주와 기타 먹거리로 놀다가 일찍 잠자리에 든다.식구들에게는 내일 고생이 클 것임을 미리 각오시켜 두었다. 담에 또∼
2 Comments
아자씨 1970.01.01 09:00  
티셔츠는 아는 분의 아는 분이 월드컵 전에 팔다가 재고로 남은 것 처리도 해 주고, 타국의 아쉬운 분들께 나눠도 주고,나라도 홍보하자... 이렇게 된 것이랍니다.
Soo 1970.01.01 09:00  
붉은악아 티셔츠 30장이라니 정말 푸짐하게도 준비하셨네요~^^  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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