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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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한 여행

Julia 0 939
2002년 3월 3일

밤새 기차로 수랏타니 도착.
약 11시간을 앉아서 자고 사무이 들어가는 배 안에서,
나톤에서 라마이 가는 버스 안에서 어찌나 쳐 졸았던지 어떠한 기억도.. --;

그나마 배 기다리다 어딜루 가야 할지 몰라 옆에 있던 영국 처자에게
..저기 나 여기 첨인데 어디로 가야 잘 갔단 소릴 들을까?
영국 왈,
..당근 라마이야. 물가도 훨 싸고 깨끗하고 어쩌구 저쩌구..난 항상 라마이만 가.

그래서 온 라마이 비치.
썽태우 아저씨가 걍 내려준 The beach resort에서 여장을 풀고
언넝 수영복 갈아입고 해변으로 나갔다.

악~!
내가 기대했던 구릿빛 피부에 단단한 몸을 가진 미소가 환한 청년들은 오데로 가고
대머리에 배가 남산만한 __어머나..콧수염까지__
아저씨들이
-그나마도 몇 안되고..-
장악하고 있었다.
물도 모래사장도 영...
이 영국년 어디갔어..

해질녘쯤 내 방갈로로 돌아와
-혼자 있는데 왜 이리 넓은게야.. 침대는 왜 이리 큰게야..-
샤워를 마치니
할 일이 없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해만 지면 어찌나 깜깜한지..
암튼 이곳에서의 첫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 ;)
슈퍼가서 창 사홉들이 두 병을 사왔는데
병따개가 없는게라.

아까 오던길에 본 옆옆 방갈로 테라스에 앉아있던 양놈&태국녀 커플에게 갔다.
..실례해..혹시 병따개즘 쓸 수 있을까?
양놈 왈
..병따개는 없구...내가 딴걸로 따줄수 있는데.. ..
하더니 성큼 나를 앞세워 내 테라스로 왔다.

두리번 대더니
..혼자 왔니?
..어?..어... -웬지 새삼스레 쪽팔린다.
..그럼 술 혼자 마실거야? 심심히게 혼자 마시지 말고 괜찮으면 우리랑 같이 마시자.
..네 여자친구는 별로 나랑 마시기 싫을텐데..
..노 푸라부럼! 쟤는 나이스걸이니까 걱정마.
..글쎄..생각할게 있어서..나중에 가고싶음 갈께.
-넙죽 알았어하고 가기가 자존심상..-
맥주 한병 완샷하고 바로 갔다.

이 남자의 이름은 문.-아직도 이메일 주고 받는 나의 유일한 홀랜드 친구-
나이: 37세. 직업: 오리엔탈 고가구 매매상
고국에서 두 달 일해 태국에서 네 다섯달을 놀구 먹는 맘 편~안~한 인간.

태국녀, 이름: 노이 나이: 28세 (나보다두 어려보인다 ㅜㅜ) 직업: 빠걸(빠에서 일함).
문이 태국에 올때마다 문과 함께 맘 편~안~한 생활을 하는 인간.

이말 저말 나누다 춤추러 가지 않겠냐구 하길래..
호호호 25년을 살아오면서 놀자는데 단 한번두 거절한적 없는 내가... why not?

문이 모는 오토바이에 노이와 함께 셋이서 번화가 (..지명을 몰라서리..) 에 갔다.

Y2K....이미 술이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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