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꿀이네 가족 태-캄-베 여행기(9) -- 마지막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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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이네 가족 태-캄-베 여행기(9) -- 마지막 편 --

아자씨 8 912
<제 9일 -- 7/21(일) -- 마지막편>
오늘 밤 10시경에 공항으로 갈 것이므로, 낮이나 저녁에 가족들 쉴곳이 마땅찮다. 호텔 주인 아주머니에게 2인실을 하나 달라고 하니,$20이란다. 심하다. 깎아서 $15에 있기로 하고 짐을 옮겨 뒀다.
오늘 일일투어는 예약하지 않았다.
식구들이 씨엠립 --> 프놈펜 간의 보트여행을 실컷 했으므로,황토물이 지긋지긋해서 메콩델타 예약을 안한 것이다. 대신, 내가 통일궁과 전쟁박물관 등을 안내하고, 쇼핑도 하고 쉬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택시로 5분 거리의 통일궁으로 갔다. 어른 15,000동, 어린이 2,000동이다. 말만한 애 둘을 어린이로 끊어 입장하려니,웃으면서 받아준다. 싸다.
통일궁은 옛 남베트남의 대통령궁을 북베트남이 점령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옛날에 와 본지라, 엘리베이터로 꼭대기까지 올라가 옛 대통령 전용의 댄스홀 등부터 보며 내려 온다.
대통령 집무실,회의실,도서실,영부인 접견실,대통령 살림집 등을 보고 지하로 오면, 전쟁상황실이 있다. 상황판에는 베트남군 50여만명,한국군 5만여명 등 병력과 배치상황 등이 그대로 있다.
대통령궁을 나와 걸어서 5분 거리의 전쟁박물관으로 갔다. 여기는 야외에 각종 무기류를 전시하고,실내에 전쟁관련 기록과 사진들을 주로 전시하는데, 전쟁의 참혹함과 미군의 무지막지함을 입증하는 것들 위주다.
11시 반 경에 호텔 주변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1시 반까지 쉬다가, 택시로 5분 거리의 중심가 쇼핑가인 동커이 거리로 갔다. 여기는 깨끗한 엔틱 샵들과 실크 샵들이 많다. 값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듯 하다.
실크 샵에서 스카프를 고르니 $7이다. 일본인과 서양 아줌마들도 더러 있다. 베트남어로 주인에게,부도심에 있는 한국인 밀집지역인 팜 반 하이 보다 비싸다고 하자, $5에 가져가란다.
옆의 서양 아줌마들은 2개에 $14을 주고 나가고,나는 웃으며 2개에 $10을 주고 나간다. 정찰제로 파는 가게들에서도 디스카운트 해 달라고 하면 별로 안 해 주지만, 현지어를 섞어 변두리의 우리동네 보다 비싸서 부담된다고 간접적으로 부드럽게 얘기하니 깎아주는데가 많더라.
몇 군데 들러,도자기 가에 대나무로 짜서 테두리를 한 예쁜 찻잔받침 ($2/개) 등 실용적인 용품들을 여러개 샀다. 그래도 오후 3시 밖에 안됐다.
동커이 거리를 끝까지 가면,프랑스 식민기의 건물풍인 머제스틱 호텔이 나오고,그 건너가 사이공 강변이다. 강변에 앉으니,코코넛을 파는 할아버지가 자꾸 사먹으라 한다.
1개(5천동)만 달라 하니, ‘아따 이 사람아, 가족까지 여유있게 관광하면서 그러면 쓰나, 4개 사먹어’...한다. 결국 2개 사 먹는다.
씨클로 기사들이 붙어서 자꾸 타라 한다. 현지어로 안탄다고 하니, 현지인 가격으로 해 주겠단다. 아내와 딸내미 2인이 타는 것은 시간당 $2,나머지 1인 타는 것은 $1.5에 3대에 나눠탔다.
씨클로 기사들이 투득지역(붕따우로 나가는 방향) 강변으로 올라가서 유원지에서 보트놀이 하는게 어떻겠냐 한다. 그래 갑시다.
30분쯤 강변으로 올라가 유원지에 가니,일욜이라 현지인들로 꽤나 붐비고, 외국인은 전무한 듯 하다.
빈 보트가 없어,몇 몇 현지인이 탈려고 대기하고 있는데, 나가는 손님이 생기자 씨클로 기사가 양해를 구하니, 흔쾌히들 우리 먼저 타라 한다. Cam on(깜언 - Thank You - 感恩의 변형발음)이라 인사하고,2대에 나눠 타고 논다.
별 시설도 없는 유원지에서 현지인들이 발로 밟는 보트 등을 타며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 하면서, 우리에게까지 말을 걸며 친근해 한다.
땀이 나서 1시간을 못 채우고 30분 만에 나와서 기사들과 음료수를 사 마시니, 주변의 현지 아가씨들이 한국인이냐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내 직업을 묻고는, 한국으로 꼭 나가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냐 한다. 물론 돈 많이 벌고 싶어서일 것이다.
별로 도울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고 하니,괜찮다며 그 중 하나의 이메일 주소를 적어준다. 나도 노력은 해 보겠노라 하고 헤어진다.
어느덧 5시가 되어 택시 타고 호텔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기사들은 30분 씨클로 운전하고 1시간 그늘에서 놀았다. 그래도 삐쩍 마른 체구에 고생한 걸 감안해 2사람 나른 친구는 $4,나머지는 $3을 주니 고맙다 한다.
택시로 돌아와 쟈니에게 7시에 가족 모두 만나 저녁먹자 해 놓고 들어와 쉰다. 자고로 여행은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것도 좋으련만,너무 강행군해 왔다. 한국에 돌아가 먹고 살 일이 있으니 어쩌겠는가?
7시에 모두 만나 그저께 간 쩐 흐엉 다오 거리의 베트남 식당으로 갔다. 우리 애들이 쟈니의 아기를 너무 귀여워 하고, 서로 안아서 얼르고 하니 서먹했던 분위기도 금방 밝아진다.
쟈니와 상의해서 요리종류와 순서를 정해서 천천히 먹으니,너무 입맛에 맞고 맛있다. 맥주를 곁들여 식사하면서, 아내들간의 통역은 주로 내가 담당한다. 쟈니의 아내는 스물 세살이란다. 쟈니 녀석, 순 도동노옴...
약 20만동 나온 식대를 지불하고 헤어져 호텔로 돌아 왔다. 호텔 주인 아줌마가 자기네 차로 $7에 공항까지 센딩써비스를 하겠단다. 내가 다른데 한 군데 들러서 가야 하니 이용하기 어렵겠노라고 핑계를 대며 거절 했다.
인터넷 평판대로 호텔 시설이나 써비스나 음식은 괜찮다. 근데,주인 아줌마가 돈을 좀 많이 밝힌다. 공항까지 45000동($3)이면 된다는데 $7로 해 주겠다는 것도 그렇고, 지금 쉬는 2인실 방값도 그렇다.
9시 50분께 배낭을 메고 나오니,쟈니가 서 있다. 다시 한 번 안부와 당부와 인사를 나누고 택시에 탔다. 아내가 ‘왜 그렇게 사연들이 많냐? 옛 현지처 처남이냐,아니면 현지처를 맡겨뒀냐?’ 하면서 핀잔을 준다. 윽...심한 말이다.
San Bay(선바이,airport) Tan(떤,新) San(선,鮮) Nhat(녓,제1의) Quoc te(꾸옥데,國際) --- 즉 호치민의 新鮮 第 1國際空港(그냥 ‘선바이 떤선녓’ 이라 함)까지 오니, 45,000동($3) 나온다. 50,000동 주니 고맙다 한다. 거 봐라,호텔 아줌마 돈 밝히는거...
***
귀국하여 공항에 내리니,월요일 아침 7시 반이다. 정신이 확 든다. 가족은 영등포 역으로 보내고,나는 버스로 수원 사무실로 출근하니 10시다. 눈 깜짝할 사이에 현실로 돌아와 산더미 같은 업무치닥거리로 팽팽 돌아간다. 언제 여행 갔다 왔나 싶다...
***
<후기>
어줍잖은 제 여행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과거 제가 해외에 다닌 것은 전부 업무차인 탓에,새벽부터 이리 저리 뛰고 저녁까지 접대하고 하다가 귀국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진정한 편안함과 가족과의 행복을 느꼈습니다. 아들놈도 배운게 많고 너무 좋았다고 해서 보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장래 가족여행에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저는 젊은 여행자 여러분의 미지의세계와 새로운 경험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과 지적 욕구가 부럽습니다. 제 자신,더 젊을 때에 그렇게 못 해 봤지만, 영원한 청년의 자세로 빛나는 눈빛을 잃지 않으며, 진정한 여행자로 계속 살아가려 합니다.
제 여행기에 부족한점은 저의 아마추어적 소질 탓으로 이해하여 주시고, 오늘도 다양한 시야로 넓은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는 젊은 여행자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안녕히... <끝>
8 Comments
아자씨 1970.01.01 09:00  
여러분의 관심, 여행에 대한 진한 애정으로 느껴집니다. 사진은  될지 모르지만,아내님에게 말해 볼께요. 가끔 들르겠습니다.
깜찍이 1970.01.01 09:00  
너무 재밌었구요,밋밋하지 않은 재치있는 글이었어요.끝나니 너무 아쉽네요. 멋지네요 아저씨! 사진을 올리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피피러브 1970.01.01 09:00  
여행기 재미 있었습니다. 읽는 동안 저도 꼭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픈 충동이 막 일어나더라구요 지금까지 여행기 올리신다고 수고하셨어요 *^^*
짝짝~ 1970.01.01 09:00  
아저씨 멋져요~
망고스틴 1970.01.01 09:00  
글 잘 읽었습니다<br>넘 재미있었구요 저두 나중에 아이 낳으면 같이 꼬~옥 갈렵니다. 행복하세요*^^*
지나가다 1970.01.01 09:00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소중한 가족과의 여행.. 옆집아자씨같은 편안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헬헬헬 1970.01.01 09:00  
님의 여행기 읽으면서 따스함이 많이 느껴졌답니다...여행이란게 연인이나 친구들과의 동행도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역쉬 가족들과 여행이 한편으로는 더 큰 의미가 있는것 같슴다...여행기 잘 읽었슴다...
자나깨나 1970.01.01 09:00  
증말 잘 읽었습니다.^^<br>홀로의 멋도 있지만, 가족과 같이 가는 기분은<br>만족! 그 자체일것 같아요. ^^*<br>유익했습니다. ^^**<br>다음에 가시게 되면 또! 써주실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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