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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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혼자한 여행

Julia 9 876
2002년 3월 7일

오늘 하루죙일 문이 오토바이 타는법을 가르쳐 줬다.
탈 수는 있겠는데..차만 보면 무서워서리
-실은 작년 9월에 내가 운전하다 차사고를 크게 내서 같이 탄 친구 네명을 처녀귀신 만들뻔 혀서..
내 차는 폐차하고...-

차웽비치에 가고 싶다 했더니 옆에 있던 노이가 자긴 가기 싫댄다.
요 며칠 계속 빈대 붙었더니 내가 미웠나 부다.
최대한 불쌍한 눈을 하고 문을 쳐다보니
..그..그럼 오늘밤 우리 라마이 가서 저녁먹고 노이는 사파리
-노이가 일하던 빠로 번화가 초입에 있다.-
에 가 있어. 내가 얘 차웽 데려다 주고 올께.

이리햐야 말로만 듣던 그 차웽에 문과 왔다.
swanson에서 둘이 카푸치노 한 잔씩 마시고 있는데..
'Attention Attention..The beach party..Tonight Tonight..In tongrang beach..'
-두번씩 말하는 재미난 음절 ㅋ ㅋ..-
라며 광고하는 차가 지나간다.
비치파티라..재밌겠군.

..문아 나 저 파티에 가고 싶어..
..그래? 혼자 갈 수 있겠어?..나 지금 라마이 돌아가봐야 하는데...
..물론이지..난 나홀로 여행자 아니니..
라고 말은 했지만 쬐깨 막막...
문이 신신당부를 한다.
꼭 사람 많은데서 놀구, 혼자 왔다고 티 내지 말구, 썽태우두 혼자 타지 말구...
착한 우리 문. 물가에 자식 내놓는 사람처럼 지가 더 걱정이다.

지나가는 썽태우를 잡고 톨랑비치! 했더니 200밧을 달랜다.
-문이 50밧이면 갈 수있다 했는데..-
..투 익스펜시브..
했더니 그 썽태우에서 내리던 어떤 양놈이 내 손에 20밧을 꼭 쥐어주고 간다.
머다냐.. ㅡㅡ;

다른 썽태우를 붙잡고 통랑비치, 50밧 오케이? 하니 타랜다.
맨 끝자리 하나 남아서 거의 매달려 가는데 다같이 일행인것 같은 사람들이 말을 건다.
영국에서 왔구, 나이는 19살..18살...(ㅡㅡ;) 일행 없으면 같이 놀자고.
어리버리 껴서 놀구 있는데..
지들끼리 얘기하구 웃구..같이 놀자 그래 놓구선...ㅜㅜ
혹 한국사람 없나 한참을 두리번 거려도..
그나마 나랑 비끄무리 하게 생긴건 죄다 니혼진인거 같고..
안되겠다..이밤을 또 다시 혼자 보낼순 읍따!

둘러보다 가장 괜찮게 생긴 남자에게 다가가
..오호호..(최대한 이쁜척) 혹시 한국사람 이세요?..호호..
..노 아임 재패니즈..
-알구 있어 짜슥아-
...어모모..쏘~리..사실 난 한국인인데 오늘밤 여기 한국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소문듣고 왔는데..하나도 없네..어쩌지..?
.그..그럼 우리랑 같이 놀자..
-아싸라비아~~!-

이제보니 얘 디따 잘생겼다.
원빈 김원준. 엥 그런데 키는....신승훈..(?)
이름: 노부 다카 나이: 25세 직업: 대학생
친구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의 이름을 까먹었다..
태국에 같이 온 친구는 한 명이고 나머지는 다 여기서 만났다구..

한참 재밌게 놀구 있는데..그 중 한명이 홍콩여자 둘을 데리고 왔다.
하나는 그저그런데 하나는....많이 이뿌다.
은근슬쩍 노부에게
..나 모래사장에 앉아서 별보구 싶어잉..
이럼서 그 무리에서 데리고 나왔다.
암.. 이렇게 뺏길순 없지..미모로 안됨 애교로 승부할 수 밖에...

둘이 이런저런 얘기하다 갑자기 내키가 몇이냐며 물어보길래
..167cm. 너는?
..170cm..
..좀 작은편이네..
..헉. 뭐시라..? 일본에선 표준키인데..
..어머머..그러니..? 한국남자 표준키는 175cm인데..
-맞나?-
아니어도 한국민족이 월등히 우수한단 뉘앙스를 주고 싶었다.

이래저래 새벽 5시가 넘어가길래 아쉽지만 돌아갈때를 아는이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나갈께..하고 돌아서 가려 하는데 노부가 이메일 주소를 묻는다.
별로 할일 없음 오늘 밤 나랑 저녁먹자고
내가 먼저 제의해 차웽 맥도날드 앞에서 7시에 만나기루 했다.
이 기쁘고도 씁쓸한 기분은 뭐지..꼭 내가 먼저 물어봤어야 했나..?..

썽태우 모여있는 곳으로 와 라마이를 외치니 500밧을 달랜다.
나 혼자 라마이 방면 손님이니 그돈을 내야 갈 수 있다며..
그럼 라마이 가는 손님 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서 있는데 이남자 저남자 다가와
..언니..혼자왔지?..흐흐..내가 꽁짜로 데려다 줄께..으흐흐..
-내가 태국남자한텐 되게 먹히는 얼굴인갑당.-
..아냐 아냐..내 남자친구 저기 있는데 나 혼자 돌아가는거야!..
아무리 외쳐도 능글거리며 자꾸 찝쩍거린다.

그때 마침 노부가 걸어온다.
..왜 아직도 여기있어?
..500밧 못주겠다며 라마이 가는사람 기다리는데 자꾸 얘네가 이러잖아..
..그럼 같이 차웽가서 내 오토바이로 너네 숙소 데려다 줄께.
아잉~~미안해서 으쩌나..
하며 내심 쾌재를..

둘이 같이 아침 햇살이 화창한 해변도로를 달리는데..
얼마나 로만틱 하던지..
얼마나 노부가 든든하던지..

올땐 몰랐는데
왜 이리 가까운 게야.
안녕 하고 부르릉 사라진 노부.
오늘밤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행복한 마음으로 방에 들어왔다.









9 Comments
Julia 1970.01.01 09:00  
양..놈이겠지요..ㅡㅡ;
Julia 1970.01.01 09:00  
하도 양논 왜놈이 입에 붙어서리...<br>죄송합니다. 주의 할께요.
크랜베리 1970.01.01 09:00  
여행기 재미있네요. 태국생각도 나구요.<br>근데..한가지...세계화첨병인 배낭여행자로써<br>양놈이란 표현은 좀 그렇군요.
그러게 1970.01.01 09:00  
이언니 왜 갑자기 여행기 안쓰지?
소다 1970.01.01 09:00  
여행기 이게 끝은 아니죠..?? <br>빨리 올려주세용~^^ 궁금혀요..
소다 1970.01.01 09:00  
언니 부럽워여~잉.. ^.^<br>여행기 재밌게 읽구 있어여--
오호~ 1970.01.01 09:00  
어머언니좋았겠다
레게걸 1970.01.01 09:00  
허걱 다시 보니 무척 긴글이네용 어찌나 재밌던징 *^^*
레게걸 1970.01.01 09:00  
오모나~ 제가 못한~ 즐거븐~ 사냥???!!(실례라면 쏘리~) 을 잘하시고 오셨네요 흐미 부러비~~~~~ 덩말 부러비~~~~글좀 길게 올려주세용 너무 금방끈난당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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