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일차 (태국 - 방콕)
2002년 9월 13일(금)
첫날을 빡시게 보낸 우리 일행. 전날 밤에 충분히 잤기 때문에 아침이 개운했다. 피로가 많이 풀린 느낌이다.
이날은 두주불사형하고 왕궁과 그 주변을 관광하기로 한 날이다.
나는 지난번에 와서 다 가본 곳이지만, 두주불사형은 태국이 처음이기 때문에 가봐야 할 곳이다. 또 형이 방콕 가거든 팟퐁하고 거길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이날 매덕스는 이틀동안 룸메이트로 같이 지낸 네팔인 교수의 가이드를 해주기로 했다. 이날 그 네팔인 교수는 점심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가기전에, 월드트레이드 센터에서 쇼핑하고 돈무앙 공항으로 가는데, 지리를 몰라 매덕스가 안내겸해서 같이 다니기로 한 것이다.
또 이 친구도 월텟에 볼일도 있고, 타이항공 사무소에 가서 마일리지 적립 시킬 것이 있었던 것이다.
오전 9시30분 정도 됐는데, 현지식당들은 문을 열은 곳이 없다. 그래서 카오산까지 와서, 여행자 식당에서 비싼돈주고 밥먹어야 했다. 카우팟 한그릇에 80밧 정도 한것 같다.
그 네팔인 교수는 태국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전날 시내 관광을 나섰다가, 뚝뚝사기를 당할뻔 했다. 10밧에 시내구경 시켜준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보석 프로모션 데이라고 자꾸 구라를 치는데, 짜증나서 미치는줄 알았단다. 태국사람들은 외국인만 보면 무조건 바가지 씌우고, 사기칠라고 하는것 같다고,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또 출입국 심사대의 직원들도, 자기네 한테 다소 까다롭게 군다고, 한소리 한다. 태국놈들도 지네보다 못사는 나라한테는 엄청 갈구는 모양이다.
자기는 한국사람들이 친절하고, 인심좋고 정많아서 좋다고 한다. 다들 영어 못해서 말은 안통해도 물어보는 것을 친절하게 가르쳐 줄라고 애쓴다고 했다. 또 어느 서비스 업소를 가도 친절하다고 했다. 한국사람들 칭찬하는 소릴 하니까, 무지 흐뭇하다.
하지만, 난 태국인들이 엄청 친절하고, 순박해 보이던데... 물론 교통업계에서 일하는 것들은 좀 애들이 돈맛에 찌들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음식파는 사람들, 어느 서비스 업소를 가도 미소와 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 같다.
태국에 와서 불친절한 서비스태도 때문에, 기분이 언짢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것 같다. 내가 괜찮은 것만 경험해서 그런것일까?
식사를 마치고, 매덕스와 네팔인 교수는 월텟으로... 나하고 두주불사형은 왕궁쪽으로 향했다. 오후 4시에 뉴싸얌 카운터 옆 소파에서 만나기로 했다.
카오산에서 왕궁은 상당히 가깝다. 전날에 헬로 태국을 매덕스 한테 건네줬다. 매덕스가 깜박잊고, 헬로태국을 안챙겨왔다. 두주불사도 마찬가지다. 다들 헬로태국을 한권씩 가지고 있었지만, 나만 챙겨왔다.
하지만, 매덕스는 방콕을 6번이나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 지리를 반 이상 꿰뚫고 있다. 난 카오산 근처 말고는 가이드 북 없으면 까막눈이다.
가이드북 보여주면서, 네팔인 한테 설명해주려고, 빌려갔는데, 깜박잊고 이날 아침에 돌려주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카오산에서 왕궁은 지척이라 가이드북 없는게 문제될건 없었다.
방콕에는 보행신호등이 거의 없어서, 차가 오나 안오나 보고 잽사게 건너야 한다. 싸남 루앙 쪽으로 가려는데, 처음에 이게 적응 안되서 애먹었다. 차들은 계속해서 지나다니고, 틈은 안나고...
현지인들은 가만히 서있다가, 차 안오면 잽싸게 건넌다. 차들도 보행자가 건너 가는게 보이면 알아서 속도도 줄이고 피해간다. 그런데도 사고나는걸 본적이 없다. 참 신기하다. 역시 개발도상국이다.
왕궁에 들어오니까 여기저기서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쪽 부근이 방콕의 핵심적인 관광지 기 때문에, 항상 붐비는 것이다.
태국오는 패키지 여행사에서 이곳은 거의 필수코스다.
입장료는 200밧. 위만멕 궁전하고 왕실동전 박물관의 입장권이 딸려 있다.
나는 작년 여행때 와서 다 보고, 사진 찍었기 때문에, 형한테만 사진 다 찍어줬다. 두주불사가 엄청 화려하고, 멋있다고 감탄한다.
황금으로 된 불탑과 불상들, 건물마다 다 금으로 떡칠하고, 다이아몬드, 대리석 같은 것들 왕창 박아놓지 않았는가. 정말 화려하다.
특히 왓프라깨오의 황금 쩨디와 왕궁의 짜끄리 전이 제일 근사하고 화려하다.
짜끄리전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국인 여자가 와서 사진 찍어달라고 한다. 오는 여행자들 마다 다들 예외없이 다들 디지털 카메라만 가지고 다닌다. 특히 한국인들하고 일본인들...
난 그때 두산베어스 유니폼 티를 입고 나갔는데, 나보고 두산팬이냐고, 타국에서 두산팬 만나서 겁나게 반갑단다. 내가 떠나오기 직전에 SK한테 연패 당해서 4강에도 못올라 갈것 같다고 했더니, 두산은 원래 막판에 기적을 일으키는 팀이니깐 걱정하지 말란다. 나중에 돌아가면 준플레이오프 치르고 있을 거라고... 하지만, 내가 귀국 직후 두산은 막판에도 SK한테 연패를 당해,LG 한테 4위 자리를 내주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난 이번 여행때 붉은 악마 티셔츠하고, 두산베어스 유니폼 티를 제일 많이 입고 다녔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전각과, 건물이 있지만, 자세한 이름도 모르고, 의미도 모른다. 패키지로 온 관광객들은 가이드가 다 설명해 주니까, 이런것들을 다 알고 갈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애써 알 필요는 없는듯 하다. 난 태국역사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 유적지 구경하는데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 아니다. 유적지 구경은 나에게는 어디까지나 옵션일 뿐이다.
내 스타일은 바다에 가서 여러가지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데 핵심을 둔다.
난 앞으로 유럽같은데 못갈거 같다. 유럽은 유적지 구경이 거의 대부분인데...
루부르 박물관이니, 베르사유 궁전, 콜롯세움이니 하는 유명한 곳도 나한테는 스쿠버 다이빙 만큼의 감동을 주진 않을것 같다.
방콕의 왕궁은 서울로 치면 경복궁으로 비유하면 될듯 하다.
방콕 왕조의 정궁 이었다가 지금은 유적지가 되었다. 지금 푸미폰 국왕은 이곳이 아닌, 찟뜨라다 궁전이라는데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는 왕궁이기 때문에, 반바지도, 무릎이 드러나는 옷을 입을 수 없다. 또 근위병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찌는 듯한 날시에 긴팔에 긴바지 입고, 계속 부동자세로 서 있을라니, 걔네들 엄청 힘들겠다.
1시간 정도 둘러보고, 바로 옆에 있는 왓포로 갔다. 형이 더운 날씨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불당안에 있는 와불상만 구경하고는, 경내를 돌아볼 생각은 안하고, 벤치에 앉아서 쉬기만 한다. 난 지난번 여행때 와서 다 둘러보고 가봤던 곳이라, 안둘러 봐도 그만이다.
좌우지간, 그 와불상 엄청 크다. 지난번에 와서 사진찍을 구도를 못잡아서, 사진 못찍고 갔다. 불당안에 들어갈땐 어느 사원이나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신발 벗으니까 발이 시원하긴 하다. 이번에 카메라 도둑맞은거 너무 아깝다. 그것만 아니었어도, 와불상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뽑는건데...
카메라 도난 당한 사건은 3일차 여행기에 올리기로 하겠다.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 일본인들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지나들 다닌다.
그중에 어떤 한국인 여자들은 방콕만 15번 왔고, 여기도 10번째라고, 다음에는 레퍼토리좀 바꾸자고 들 한다. 아무리 태국을 많이 와도 어떻게 왕궁하고 왓포를 10번씩이나 올생각을 했지?
그 여자들은 다들 태국 혼자 오는 친구들만 데리고 몇번씩을 왔었나?
형이 힘들고, 지겹다고 다른 곳으로 안내하란다.
이번엔 내가 지난번에 가보지 않은 두씻 가든, 위만멕 궁전으로 가기로 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배타고 건너갈 수 있는 새벽사원은 지난번에 가서 별 감흥이 안왔기 때문에 그냥 생략하고 위만멕으로 장소를 바꿨다.
또 왕궁 입장권에 위만멕 궁전 입장권도 같이 포함이 돼 있기 때문에, 지금 바로 가는것이 나을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버스 노선도 잘 몰랐고, 그때 가이드 북도 손에 없었다. 또 주위의 현지인들이 영어를 못알아들어서 버스 정류장을 알 수가 없었다. 뚝뚝이들이 데려다 주겠다고 접근했지만, 뚝뚝의 횡포를 잘 알고 있는 나는 마이아오 란 말만 반복 하면서, 피했다.
뚝뚝이들은 마이첩이다.
그냥 택시타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도착하니, 점심때가 다 됐다. 근처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여기도 얘들이 영어를 못알아 먹는다. 그래서 그냥 아는걸로 카우팟 꿍 썽, 소시지 하고, 나물들 있는 통 가리키며, 두그릇씩 달라고 했다. 바디랭귀지루...
전에 왔을땐 태국인들 영어 다들 잘하는것 같던데, 이제 와서 보니까 여기도 영어 잘 안통한다. 하지만 말은 안통해도 사람들이 착하고, 순박한것 같다.
두씻 가든은 왕궁과는 달리, 인파가 적고, 분위기가 조용하다. 또 산책로를 유럽식분위기로 꾸며놔서, 산책하기 좋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사색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외국인 관광객도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두씻 가든 안에, 위만멕 궁전 박물관학 왕실 코끼리 박물관 이 같이 있다. 또 밖으로 나가면, 우리나라 옛날에 조선 총독부 건물 비슷한게 있는데, 그것이 '아난타 싸마콤 궁전'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출입을 못하게 문을 막아놨다.
위만멕 궁전은 태국의 궁궐이라기 보다는, 유럽의 건물 같다. 내부 양식도 서양의 귀족들이 사는 저택처럼 꾸며놨고, 유물들도 고급스럽다. 옛날에 싸얌 왕조의 라마 몇센지는 몰라도 유럽을 돌아보고 온 왕이 그런 양식의 궁전을 지은 것이라 한다. 고급 스런 도자기, 벼라별 금은 보화가 가득했다. 진짜루 왕이 살았던 궁전 같다. 그곳의 유물들을 전시해 놔, 박물관으로 꾸민 것이다. 위만멕 궁전 박물관에는 중국인 단체관람객들이 많았다. 한국인은 볼 수 없었다. 중국사람들 되게 시끄럽다.
다 둘러보고 나니까 한 3시 정도 됐다. 거의 문을 닫을 시간이 된듯 하다. 두씻을 나가기 전에, 왕실코끼리 박물관을 둘러봤는데, 사람도 없고, 관리도 영 허접이다. 박물관 안에 관리하는 여자는 핸드폰으로 문자메세지난 날리고, 마루위에 누워서 전화기 붙들고 잡담만 하고 있다. 정말 기강 개판이다.
두주불사 형이 볼거리는 태국보다 유럽이 더 낫다고 한다. 하지만, 태국이 물가도 싸고, 웬지 더 재미가 있는것 같다고 한다. 여자들이 잘빠지고, 이뻐서 라나?... 맞는 말이긴 하다.
나가는 문 건너편에 두씻 동물원 입구가 보였다. 하지만, 동물원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걷기 귀찮아서 별로 가보구 싶은 생각은 안들었다. 갑자기 이날따라 왼쪽발에 물집이 잡혀서 걸을때 많이 아팠다.
다시 택시를 타고, 뉴씨암2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매덕스가 이미 볼일 다보고, 소파로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그 네팔인 교수가 오늘 떠났기 때문에, 오늘 부터는 다 같은 방을 쓰게 된다. 우리는 750밧 짜리 트리풀 룸으로 옮겼다. 어제 나하고 두주불사가 잤던 더블룸보다 더 좋은 방 같다. 짐 옮기고, 다시 숙소에다 풀어 놓고 하는 것도 정말 일이다.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다. 내가 배낭에 너무 무식하게 옷을 이빠이 꾸역꾸역 챙겨서 그런 걸까? 또 보조가방에도, CDP,카메라, 가이드북 2권(헬로 태국, 말레이시아), 정보를 모아놓은 프린트들,그 외의 다른 것들 다 넣고 다니다 보니, 제법 무게가 있다. 또 한손에는 동빈이형하고, 나한테 젤 친절하게 대해주는 한인 업소에 선물로 가져다 줄 음악 CD 28장을 담은 비닐 팩도 있으니, 짐이 많이 부담 됐다.
한 3박4일정도 방콕에 머무를 계획이었던 우리는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이날 나하고, 두주불사가 왕궁, 위만멕 궁전 돌아보고, 셋째날 아유타야 일일투어 가고, 넷째날 낮에 다같이 므앙보란을 갔다가 밤 버스로 코싸무이로 내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주불사형하고, 매덕스가 방콕의 더위에 지쳐서, 빨리 바닷가로 내려가고 싶다고 한다. 사실 내가 태국에 온 목적도 다이빙을 하고, 물놀이, 바다구경 실컷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가기전에 전에 가보지 않았던 아유타야와, 므앙보란을 가보고 싶긴 했는데, 그곳은 사무이나 피피에 비하면 비중을 적게 둘 곳이기 때문에, 그냥 다 같이 다음날 사무이로 내려가기로 의견일치를 봤다.
또 교통편도 24석짜리 우등고속버스가 아닌, 기차+배 조인트 티켓을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보다는 침대칸 열차를 타는 것이 누워서 가니까 더 편하게 쉴 수 있다고, 매덕스가 그렇게 하자고 했다. 2등침대칸 기차가 우등고속버스보다 더 비싸다. 배 티켓까지 포함 하면...
하지만, 편하게 갈 수 있으니까 그게 좋을것 같았다.
우리 일행은 전날 바이욕 스카이 부페 바우처를 끊었던, 홍익여행사에 갔다. 안에 들어가니까 한국인 여자주인(써니)하고, 현지인 여직원 한명이서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나는 평소 그곳 게시판에 문의 글을 간간히 올렸었다. 아유타야 일일투어도 문의하고, 캄보디아 비자, 조인트 티켓 가격등 여러가지를 문의했다. 내가 그 사람이라고 하니까, 반갑다고 한다.
그 다음날 므앙보란을 갈 계획이어서, 혹시 투어도 있냐고 물어봤더니, 투어는 가격만 비싸고, 관광시간도 얼마 되지 않아서, 거의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이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그 상품은 신청자가 최소 3명이 되야만 투어를 실시한다고 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관광하는데, 가격이 600밧이란다. 겁나게 비싸다.
칸차나부리, 아유타야 보다 훨씬 더 비싸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직접 가는 것이 낫다고 했다. 랏담넌에서 511번 버스타고, 빡남까지 가서, 거기서 므앙보란 가는 썽태우로 갈아타고 가면 된다.
티켓은 다음날 떠나기 전까지 여행사에 가서 찾아야 한다.
티켓 예약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매덕스의 안내를 받아, 삔가오 센트럴 플라자로 향했다. 지난번에 왔을때도 삔까오 쪽은 가지 않았다. 511번 버스를 타고 삔가오 다리를 건너다 보면, 금방 나오는 곳이다. 거기 가니까 메이저 씨네 플렉스라는 고급 영화관도 있고, 안에 들어가니까 스타벅스, 후지, 젠, MK쑤끼등 벼라별 좋은 음식점들이 널려 있다.
매덕스 덕분에 지난번 여행때는 접하지 못했던 방콕시내의 좋은 곳들을 알게 됐다. 그 덕분에, 여행초반에는 먹는게 고문으로 느껴지기 까지 했고, 호의 호식했다. 좋은 곳이 너무 많고, 메뉴와 종류도 너무 많아서 어디를 들어가야 할지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면서 고민한 끝에 태국의 전통 쑤끼를 먹어보기로 결정, M.K 쑤끼로 들어갔다. 엠케이 쑤끼도 그 건물에만 3개점포가 있는 걸로 안다.
지난번에 와서도 나는 쑤끼를 못먹어봤다. 우리나라 샤브샤브 비슷한 태국음식이다. 여러가지 재료가 나오면, 끓는 물에 넣어서고기, 야채, 어묵등의 재료를 삶아서 소스에 찍어 먹고, 나중에는 국수를 삶아 먹는다.
상당히 맛있다. 또 메뉴에 북경오리가 있어서 시켰더니, 그것도 괜찮다. 두주불사하고, 매덕스가 지난번 겨울에 중국가서 먹었다는데, 맛이 상당히 느끼했다고 한다. 여기서 나온 북경오리구이가 더 입에 맛는단다.
셋이 겁나게 맛나게 먹고, 계산할때 쯤에 계산서에 500밧으로 나왔다. 나머지 23밧은 우리가 요구하면 거스름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만, 서빙하는 여자애가 친절하고 상냥해서, 그냥 매덕스가 팁으로 주자고 했다. 그냥, 의견일치를 봐서 500밧 그냥 내고, 나머지는 팁으로 가지라고 했다. 그 종업원 소녀는 얼굴에 생기를 띄며,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를 연발한다. 그래서 내가 '폼츠 까올리 콘 캅' 하니까, 미안하다며,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한다.
또 놀라운 눈초리로 ' 굿 스피크 타이' 란다. 귀여운 것.
매덕스는 항상 어디가서 좋은 서비스를 받으면, 항상 팁을 조금씩 준다.
원래 그렇게 해주는 것이 관례인데, 한국인들이 팁에 다소 인색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사실 그거 2,30밧이라고 해봐야, 울나라 돈으로 1000원 이하다. 하지만 이 사람들한테는 그것도 엄청 좋다고 감지덕지다. 팁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이사람들도 먹고 살것이 아닌가.
지난번에 왓을때 보다 현지인들한테 한국어를 더 많이 듣게 되는것 같다.
내가 접하는 태국현지인들은 다들 상냥하고, 미소와 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 같다. 특히 현지말을 내뱉는 여자애들 너무 귀엽다.
밥먹구, 여기 저기 돌면서 쇼핑센터 구경하다가, 1층에 스타벅스로 갔다. 셋이 캬라멘 들어간 카푸치노하고, 스폰지 케익을 시켜서 먹었는데, 제법 가격이 된다. 414밧 . 우리나라하고 비교해서 그렇게 싸지도 않은듯하다. 현지인들한테도 제법 비쌀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RCA를 갈까, 팟퐁을 갈까, 아니면 무에이 타이를 보러갈 것인가 상의를 했다.
매덕스는 어느곳도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숙소에서 쉬겠다고만 했다.
또 몸도 피곤하고... 그럼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러 가도 나하고 두주불사하고만 가야 하는것이 아닌감. 매덕스는 술과 여자, 나이트 클럽 같은 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참 샌님 같기도 하고, 그래도 분위기 좋은 데는 다 꿰차고 있다. 그 친구는 건전하게 노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두주불사와 죽이맞는 나는 어딜갈까 하다가, 결국 팟퐁으로 가기로 했다. RCA를 갈려니, 발에 난 물집 때문에 가서 춤도 못출거 같고, 또 두주불사는 나이트가서 춤추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여자들 작업하는 좋아할 뿐이다.
사실 내가 태국가기전에 두주불사형한테, 팟퐁얘기 엄청많이 해댔다. 같이갈 동행자로 만들기 위해, 그런쪽 얘기를 많이 해줬더니, 눈이 휘둥그래 지면서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이다.
거기서 팟퐁까지 몇번버스가 가는지를 몰라서 이번에도 그냥 택시타고 가기로 했다. 퇴근 러시아워 때라그런지, 택시비가 87밧 나왔다.
방콕의 택시들, 작년에 왔을때 보다 차들이 많이 좋아진것 같다. 도요타, 니싼등 다들 일제차들 이지만, 신형 모델들로 차종이 많이들 바꼈다. 렉서스 비슷한 모델의 차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차(쏘나타, SM5, 아반떼등 - 좀 괜찮은 것들) 택시는 볼수 없었다. 여전히 구형 르망 택시들만 가끔씩 보일 뿐이다.
이번에 팟퐁 갈때 탄 차도, 모형이 렉서스하고 많이 비슷하다. 차 내부도 깨끗하고, 새삥 티가 난다.
팟퐁앞에 내린 시간이 한 밤 9 시30분경. 그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 거기 놀러가는 현지인들 때문에, 발디딜틈 없이 혼잡했다. 여기저기서 호객꾼들이 야리한 찌라시 보여주면서, 자기 업소로 가자고들 꼬드긴다. 하지만, 삐끼 따라가면 100% 바가지 쓴다는 걸 난 이미 알고 있다.
슈퍼걸만 찾아 다녔다. 거기가 그래도 젤 안전하고, 바가지도 거의 안쓰는 곳으로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킹스캐슬로 들어가봤다. 그런데, 1층에서 수영복만 입은 아가씨들이 몸을 흔들고 있길래, 별로인것 같아서 그냥 나와버렸다. 문앞에 있는 것들이 인상찌푸린다. 다들 삐져가지구...
여기 저기 찾다가 수퍼걸이 보였다. 들어간 시간이 한10시정도. 하지만 사람들은 별로 없다. 작년에 왔을때 보다 아가씨들이 별로다. 다들 까무잡잡한 남쪽지방에서 올라온 애들 뿐인것 같다.
쇼의 내용은 소위 미아리라는 곳에서 볼수 있는 것들과 유사하다.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 것이다. 참고로 나는 미아리 텍사스에 절대 가본적도 없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조차 모른다. 미아리는 내가 사는 곳에서 상당히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다만,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거저거 줏어 들은 것들 뿐이다.
이날도 쇼걸들이 계속 나하고 두주불사 옆에 달라붙어서, 집요하게 작업들어와서 그거 뿌리치느라 무지하게 힘들었다. 참 무서운 걸들이다.
좌우지간 거기 가서는 걔네들한테 눈길조차 주지도 말아야 한다. 난 생각없다고 가라고 하는데도 안가고, 계속 옆에서 작업들어온다. 우리가 돈깨나 있는 사람들로 보여졌나?
그래서 콜라를 얘네들하넽 몇잔을 사주고 달랬는지 모른다. 또 맥주 한병 비우니까, 자꾸 갈증나고, 뭔가 허전한거 같아서 술을 한 두세병은 더 시켜먹었던것 같다. 하지만, 바가지는 쓰지 않았다. 걔네들이 가지고 오는 계산서를 일일이 철두철미하게 확인을 했다.
또 거기 갈사람들한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 팁을 주고, 적당히 옆에 끼고 놀고 싶거든, 잔돈을 많이 가져가라고 하고 싶다. 가급적 20밧짜리, 50밧짜리 지폐를 많이 가져 가기 바란다. 난 그걸 깜빡 잊고, 그냥 있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100밧짜리로 팍팍 뿌려주다 보니, 겁나게 지출이 컸다. 10000밧 짜리하고, 500밧 짜리를 안가지고 가길 잘했다.잔돈이 적거든 아예 첨부터 쇼걸이 옆에 앉지 못하게 하라. 쇼를 보여주고서 팁달라고, 계속 애걸 복걸하는데, 안줄 수가 있나? 사실 그거 보고서 팁 안주면 양아치지. 더구나 걔네둘은 안마도 해주고, 옆에서 갖은 애교를 떨면서 날 즐겁게 해주는데, 그렇게 지극정성인데, 팁 안 주면, 웬지 칼맞을것 같았다.
그렇게 뿌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걔네들도 먹고 살지 않겠는가.
그거 팁으로100밧짜리 몇장 뿌려줘도, 우리나라에서 룸사롱이나 단란주점 가서 뿌리는거에 한참 못미친다. 한국에서 그정도 액수로는 택도 없다.
두주불사는 아주 흥분한 나머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담배(전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산 마일드 세븐 한보루) 세값을 꺼내서, 우리 주위에 있는 쇼걸들하고,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극신지 서비스하시는 할아버지 종업원한테 선물로 나눠줬다. 다들 컵쿤 막막캅 하고, 좋아한다.
그래도 수퍼걸은 그만하면, 어느정도 정직하게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없고, 터무니 없는 바가지를 씌우는 것도 아니다.
맥주한병에 90밧 , 콜라 한잔에 80밧 이면, 그럭저럭 무난하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본다.
우리가 들어간 업소에는 한국인을 단 한명도 보질 못했다. 서울에서 다들 많이 가는 곳이라고 해서 , 계속 거기만 갔는데...
수퍼걸이 물이 안좋아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른 고고바들에 비해 한산한것 같다.
즐겁게 보고 나서, 12시경에 택시타고 카오산으로 돌아왔다.오랜만에 카오산 거리에서 로띠를 사먹었다. 작년에 왔을때도 로띠가 너무 맛있어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 오면 이거 배가 터지도록 먹어보겠다고, 노래를 부르던 나였다.
밀가루 반죽한 것에 바나나를 넣고, 철판에 구운 다음 호떡처럼 만들어지면, 그걸 먹기 좋게 잘라주고, 그 위에 연유와 쵸코시럽을 뿌려주면, 하루가 행복해지는것 같다. 둘이 먹다 죽어도 모를 맛이다. 제발 우리나라에 이민와서 사는 태국사람이 길거리에서 로띠 노점상하나 차렸으면 좋겠다. 그거 하면 엄청 잘될것 같은데...
숙소로 돌아와서, 두주불사 왈,"아야, 광팔아, 우리 싸무이고 나발이고, 그냥 여기 방콕에서 쭈욱 있으면서 낼또 팟퐁이나 가자." 그 형은 아까 그것들을 보더니, 아주 끼가 발동해서 미칠라고 한다.
이날 한것들을 정리해보면, 낮에는 왕궁, 왓프라깨우, 왓포, 두씻가든, 위만멕 궁전등의 유적지 관광을 하고, 밤에는 타이 쑤끼로 호사스럽게 저녁식사를 하고, 팟퐁에가서 태국다운 핑크빛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느라, 정신이 없는 하루였다.
하지만, 두주불사에게 팟퐁을 괜히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불건전한쪽으로 여행할 것을 강력하게 제안하는 것이다. 겁나게 흥분하면서...
물론 그런 나이트 라이프도 태국을 여행할때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나도 그런쪽을 좋아하기는 한다. 사실 카드대금때문에 전전긍긍했던 것도, 그런 것에 원인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목숨까지 걸고 밝히지는 않는다. 지난번 그 사건때문에, 돈을 자기한테 진짜 효용가치 있는 일에, 건전한 방향으로 소비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즐길때는 기분 좋지만, 나중에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고, 허무하기만 할뿐이다.
나에겐 두씻가든하고, 위만멕 궁전은 지난번때 가보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왕궁보다는 별로 였다. 확실히 왓프라깨우와 왕궁에 사람들이 몰릴만한 이유를 알겠다. 여기서 찍은 사진들은 다음날 훨람퐁 역에서 카메라를 도둑맞아서, 안타깝게도 뽑을수가 없게 된다.
이날 돈쓴 내역과 액수를 가지고, 거부감이 드신다고, 저를 욕하는 리플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 공동경비 지출내역(총4348밧, 1인당 1450밧)
아침식사(카우팟, 과일 쉐이크,물 -카오산 여행자 식당 ) 390밧
뉴싸얌2 G.H 트리풀룸 (숙박비) 750밧
과일 쉐이크 : 50밧
2등 침대칸 기차 + 배(꼬사무이행 조인트 티켓) 2184밧
MK 쑤끼(타이쑤끼, 북경오리, 여종업원 팁) 500밧
크레페 60밧
스타벅스 414밧
* 광팔, 두주불사 가 개별적으로 쓴돈(총 2770밧, 1인당 1385밧)
왕궁,에메랄드 사원, 위만멕 궁전 입장료 400밧
왓포사원 입장료 80밧
점심식사(두싯가든에 있는 현지식당) 90밧
음료수 45밧
택시 265밧
바나나,쵸코 로띠(카오산 로드) 20밧
휴지(7Eleven) 20밧
팟퐁(술값, 가시나들 콜라값, 가시나들 팁) 1850밧
내가 쓴돈 : 공동경비 1450밧 + 개별경비 1385밧 = 2835밧
내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게 써군...
첫날을 빡시게 보낸 우리 일행. 전날 밤에 충분히 잤기 때문에 아침이 개운했다. 피로가 많이 풀린 느낌이다.
이날은 두주불사형하고 왕궁과 그 주변을 관광하기로 한 날이다.
나는 지난번에 와서 다 가본 곳이지만, 두주불사형은 태국이 처음이기 때문에 가봐야 할 곳이다. 또 형이 방콕 가거든 팟퐁하고 거길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이날 매덕스는 이틀동안 룸메이트로 같이 지낸 네팔인 교수의 가이드를 해주기로 했다. 이날 그 네팔인 교수는 점심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가기전에, 월드트레이드 센터에서 쇼핑하고 돈무앙 공항으로 가는데, 지리를 몰라 매덕스가 안내겸해서 같이 다니기로 한 것이다.
또 이 친구도 월텟에 볼일도 있고, 타이항공 사무소에 가서 마일리지 적립 시킬 것이 있었던 것이다.
오전 9시30분 정도 됐는데, 현지식당들은 문을 열은 곳이 없다. 그래서 카오산까지 와서, 여행자 식당에서 비싼돈주고 밥먹어야 했다. 카우팟 한그릇에 80밧 정도 한것 같다.
그 네팔인 교수는 태국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전날 시내 관광을 나섰다가, 뚝뚝사기를 당할뻔 했다. 10밧에 시내구경 시켜준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보석 프로모션 데이라고 자꾸 구라를 치는데, 짜증나서 미치는줄 알았단다. 태국사람들은 외국인만 보면 무조건 바가지 씌우고, 사기칠라고 하는것 같다고,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또 출입국 심사대의 직원들도, 자기네 한테 다소 까다롭게 군다고, 한소리 한다. 태국놈들도 지네보다 못사는 나라한테는 엄청 갈구는 모양이다.
자기는 한국사람들이 친절하고, 인심좋고 정많아서 좋다고 한다. 다들 영어 못해서 말은 안통해도 물어보는 것을 친절하게 가르쳐 줄라고 애쓴다고 했다. 또 어느 서비스 업소를 가도 친절하다고 했다. 한국사람들 칭찬하는 소릴 하니까, 무지 흐뭇하다.
하지만, 난 태국인들이 엄청 친절하고, 순박해 보이던데... 물론 교통업계에서 일하는 것들은 좀 애들이 돈맛에 찌들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음식파는 사람들, 어느 서비스 업소를 가도 미소와 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 같다.
태국에 와서 불친절한 서비스태도 때문에, 기분이 언짢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것 같다. 내가 괜찮은 것만 경험해서 그런것일까?
식사를 마치고, 매덕스와 네팔인 교수는 월텟으로... 나하고 두주불사형은 왕궁쪽으로 향했다. 오후 4시에 뉴싸얌 카운터 옆 소파에서 만나기로 했다.
카오산에서 왕궁은 상당히 가깝다. 전날에 헬로 태국을 매덕스 한테 건네줬다. 매덕스가 깜박잊고, 헬로태국을 안챙겨왔다. 두주불사도 마찬가지다. 다들 헬로태국을 한권씩 가지고 있었지만, 나만 챙겨왔다.
하지만, 매덕스는 방콕을 6번이나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 지리를 반 이상 꿰뚫고 있다. 난 카오산 근처 말고는 가이드 북 없으면 까막눈이다.
가이드북 보여주면서, 네팔인 한테 설명해주려고, 빌려갔는데, 깜박잊고 이날 아침에 돌려주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카오산에서 왕궁은 지척이라 가이드북 없는게 문제될건 없었다.
방콕에는 보행신호등이 거의 없어서, 차가 오나 안오나 보고 잽사게 건너야 한다. 싸남 루앙 쪽으로 가려는데, 처음에 이게 적응 안되서 애먹었다. 차들은 계속해서 지나다니고, 틈은 안나고...
현지인들은 가만히 서있다가, 차 안오면 잽싸게 건넌다. 차들도 보행자가 건너 가는게 보이면 알아서 속도도 줄이고 피해간다. 그런데도 사고나는걸 본적이 없다. 참 신기하다. 역시 개발도상국이다.
왕궁에 들어오니까 여기저기서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쪽 부근이 방콕의 핵심적인 관광지 기 때문에, 항상 붐비는 것이다.
태국오는 패키지 여행사에서 이곳은 거의 필수코스다.
입장료는 200밧. 위만멕 궁전하고 왕실동전 박물관의 입장권이 딸려 있다.
나는 작년 여행때 와서 다 보고, 사진 찍었기 때문에, 형한테만 사진 다 찍어줬다. 두주불사가 엄청 화려하고, 멋있다고 감탄한다.
황금으로 된 불탑과 불상들, 건물마다 다 금으로 떡칠하고, 다이아몬드, 대리석 같은 것들 왕창 박아놓지 않았는가. 정말 화려하다.
특히 왓프라깨오의 황금 쩨디와 왕궁의 짜끄리 전이 제일 근사하고 화려하다.
짜끄리전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국인 여자가 와서 사진 찍어달라고 한다. 오는 여행자들 마다 다들 예외없이 다들 디지털 카메라만 가지고 다닌다. 특히 한국인들하고 일본인들...
난 그때 두산베어스 유니폼 티를 입고 나갔는데, 나보고 두산팬이냐고, 타국에서 두산팬 만나서 겁나게 반갑단다. 내가 떠나오기 직전에 SK한테 연패 당해서 4강에도 못올라 갈것 같다고 했더니, 두산은 원래 막판에 기적을 일으키는 팀이니깐 걱정하지 말란다. 나중에 돌아가면 준플레이오프 치르고 있을 거라고... 하지만, 내가 귀국 직후 두산은 막판에도 SK한테 연패를 당해,LG 한테 4위 자리를 내주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난 이번 여행때 붉은 악마 티셔츠하고, 두산베어스 유니폼 티를 제일 많이 입고 다녔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전각과, 건물이 있지만, 자세한 이름도 모르고, 의미도 모른다. 패키지로 온 관광객들은 가이드가 다 설명해 주니까, 이런것들을 다 알고 갈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애써 알 필요는 없는듯 하다. 난 태국역사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 유적지 구경하는데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 아니다. 유적지 구경은 나에게는 어디까지나 옵션일 뿐이다.
내 스타일은 바다에 가서 여러가지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데 핵심을 둔다.
난 앞으로 유럽같은데 못갈거 같다. 유럽은 유적지 구경이 거의 대부분인데...
루부르 박물관이니, 베르사유 궁전, 콜롯세움이니 하는 유명한 곳도 나한테는 스쿠버 다이빙 만큼의 감동을 주진 않을것 같다.
방콕의 왕궁은 서울로 치면 경복궁으로 비유하면 될듯 하다.
방콕 왕조의 정궁 이었다가 지금은 유적지가 되었다. 지금 푸미폰 국왕은 이곳이 아닌, 찟뜨라다 궁전이라는데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는 왕궁이기 때문에, 반바지도, 무릎이 드러나는 옷을 입을 수 없다. 또 근위병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찌는 듯한 날시에 긴팔에 긴바지 입고, 계속 부동자세로 서 있을라니, 걔네들 엄청 힘들겠다.
1시간 정도 둘러보고, 바로 옆에 있는 왓포로 갔다. 형이 더운 날씨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불당안에 있는 와불상만 구경하고는, 경내를 돌아볼 생각은 안하고, 벤치에 앉아서 쉬기만 한다. 난 지난번 여행때 와서 다 둘러보고 가봤던 곳이라, 안둘러 봐도 그만이다.
좌우지간, 그 와불상 엄청 크다. 지난번에 와서 사진찍을 구도를 못잡아서, 사진 못찍고 갔다. 불당안에 들어갈땐 어느 사원이나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신발 벗으니까 발이 시원하긴 하다. 이번에 카메라 도둑맞은거 너무 아깝다. 그것만 아니었어도, 와불상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뽑는건데...
카메라 도난 당한 사건은 3일차 여행기에 올리기로 하겠다.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 일본인들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지나들 다닌다.
그중에 어떤 한국인 여자들은 방콕만 15번 왔고, 여기도 10번째라고, 다음에는 레퍼토리좀 바꾸자고 들 한다. 아무리 태국을 많이 와도 어떻게 왕궁하고 왓포를 10번씩이나 올생각을 했지?
그 여자들은 다들 태국 혼자 오는 친구들만 데리고 몇번씩을 왔었나?
형이 힘들고, 지겹다고 다른 곳으로 안내하란다.
이번엔 내가 지난번에 가보지 않은 두씻 가든, 위만멕 궁전으로 가기로 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배타고 건너갈 수 있는 새벽사원은 지난번에 가서 별 감흥이 안왔기 때문에 그냥 생략하고 위만멕으로 장소를 바꿨다.
또 왕궁 입장권에 위만멕 궁전 입장권도 같이 포함이 돼 있기 때문에, 지금 바로 가는것이 나을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버스 노선도 잘 몰랐고, 그때 가이드 북도 손에 없었다. 또 주위의 현지인들이 영어를 못알아들어서 버스 정류장을 알 수가 없었다. 뚝뚝이들이 데려다 주겠다고 접근했지만, 뚝뚝의 횡포를 잘 알고 있는 나는 마이아오 란 말만 반복 하면서, 피했다.
뚝뚝이들은 마이첩이다.
그냥 택시타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도착하니, 점심때가 다 됐다. 근처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여기도 얘들이 영어를 못알아 먹는다. 그래서 그냥 아는걸로 카우팟 꿍 썽, 소시지 하고, 나물들 있는 통 가리키며, 두그릇씩 달라고 했다. 바디랭귀지루...
전에 왔을땐 태국인들 영어 다들 잘하는것 같던데, 이제 와서 보니까 여기도 영어 잘 안통한다. 하지만 말은 안통해도 사람들이 착하고, 순박한것 같다.
두씻 가든은 왕궁과는 달리, 인파가 적고, 분위기가 조용하다. 또 산책로를 유럽식분위기로 꾸며놔서, 산책하기 좋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사색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외국인 관광객도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두씻 가든 안에, 위만멕 궁전 박물관학 왕실 코끼리 박물관 이 같이 있다. 또 밖으로 나가면, 우리나라 옛날에 조선 총독부 건물 비슷한게 있는데, 그것이 '아난타 싸마콤 궁전'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출입을 못하게 문을 막아놨다.
위만멕 궁전은 태국의 궁궐이라기 보다는, 유럽의 건물 같다. 내부 양식도 서양의 귀족들이 사는 저택처럼 꾸며놨고, 유물들도 고급스럽다. 옛날에 싸얌 왕조의 라마 몇센지는 몰라도 유럽을 돌아보고 온 왕이 그런 양식의 궁전을 지은 것이라 한다. 고급 스런 도자기, 벼라별 금은 보화가 가득했다. 진짜루 왕이 살았던 궁전 같다. 그곳의 유물들을 전시해 놔, 박물관으로 꾸민 것이다. 위만멕 궁전 박물관에는 중국인 단체관람객들이 많았다. 한국인은 볼 수 없었다. 중국사람들 되게 시끄럽다.
다 둘러보고 나니까 한 3시 정도 됐다. 거의 문을 닫을 시간이 된듯 하다. 두씻을 나가기 전에, 왕실코끼리 박물관을 둘러봤는데, 사람도 없고, 관리도 영 허접이다. 박물관 안에 관리하는 여자는 핸드폰으로 문자메세지난 날리고, 마루위에 누워서 전화기 붙들고 잡담만 하고 있다. 정말 기강 개판이다.
두주불사 형이 볼거리는 태국보다 유럽이 더 낫다고 한다. 하지만, 태국이 물가도 싸고, 웬지 더 재미가 있는것 같다고 한다. 여자들이 잘빠지고, 이뻐서 라나?... 맞는 말이긴 하다.
나가는 문 건너편에 두씻 동물원 입구가 보였다. 하지만, 동물원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걷기 귀찮아서 별로 가보구 싶은 생각은 안들었다. 갑자기 이날따라 왼쪽발에 물집이 잡혀서 걸을때 많이 아팠다.
다시 택시를 타고, 뉴씨암2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매덕스가 이미 볼일 다보고, 소파로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그 네팔인 교수가 오늘 떠났기 때문에, 오늘 부터는 다 같은 방을 쓰게 된다. 우리는 750밧 짜리 트리풀 룸으로 옮겼다. 어제 나하고 두주불사가 잤던 더블룸보다 더 좋은 방 같다. 짐 옮기고, 다시 숙소에다 풀어 놓고 하는 것도 정말 일이다.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다. 내가 배낭에 너무 무식하게 옷을 이빠이 꾸역꾸역 챙겨서 그런 걸까? 또 보조가방에도, CDP,카메라, 가이드북 2권(헬로 태국, 말레이시아), 정보를 모아놓은 프린트들,그 외의 다른 것들 다 넣고 다니다 보니, 제법 무게가 있다. 또 한손에는 동빈이형하고, 나한테 젤 친절하게 대해주는 한인 업소에 선물로 가져다 줄 음악 CD 28장을 담은 비닐 팩도 있으니, 짐이 많이 부담 됐다.
한 3박4일정도 방콕에 머무를 계획이었던 우리는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이날 나하고, 두주불사가 왕궁, 위만멕 궁전 돌아보고, 셋째날 아유타야 일일투어 가고, 넷째날 낮에 다같이 므앙보란을 갔다가 밤 버스로 코싸무이로 내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주불사형하고, 매덕스가 방콕의 더위에 지쳐서, 빨리 바닷가로 내려가고 싶다고 한다. 사실 내가 태국에 온 목적도 다이빙을 하고, 물놀이, 바다구경 실컷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가기전에 전에 가보지 않았던 아유타야와, 므앙보란을 가보고 싶긴 했는데, 그곳은 사무이나 피피에 비하면 비중을 적게 둘 곳이기 때문에, 그냥 다 같이 다음날 사무이로 내려가기로 의견일치를 봤다.
또 교통편도 24석짜리 우등고속버스가 아닌, 기차+배 조인트 티켓을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보다는 침대칸 열차를 타는 것이 누워서 가니까 더 편하게 쉴 수 있다고, 매덕스가 그렇게 하자고 했다. 2등침대칸 기차가 우등고속버스보다 더 비싸다. 배 티켓까지 포함 하면...
하지만, 편하게 갈 수 있으니까 그게 좋을것 같았다.
우리 일행은 전날 바이욕 스카이 부페 바우처를 끊었던, 홍익여행사에 갔다. 안에 들어가니까 한국인 여자주인(써니)하고, 현지인 여직원 한명이서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나는 평소 그곳 게시판에 문의 글을 간간히 올렸었다. 아유타야 일일투어도 문의하고, 캄보디아 비자, 조인트 티켓 가격등 여러가지를 문의했다. 내가 그 사람이라고 하니까, 반갑다고 한다.
그 다음날 므앙보란을 갈 계획이어서, 혹시 투어도 있냐고 물어봤더니, 투어는 가격만 비싸고, 관광시간도 얼마 되지 않아서, 거의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이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그 상품은 신청자가 최소 3명이 되야만 투어를 실시한다고 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관광하는데, 가격이 600밧이란다. 겁나게 비싸다.
칸차나부리, 아유타야 보다 훨씬 더 비싸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직접 가는 것이 낫다고 했다. 랏담넌에서 511번 버스타고, 빡남까지 가서, 거기서 므앙보란 가는 썽태우로 갈아타고 가면 된다.
티켓은 다음날 떠나기 전까지 여행사에 가서 찾아야 한다.
티켓 예약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매덕스의 안내를 받아, 삔가오 센트럴 플라자로 향했다. 지난번에 왔을때도 삔까오 쪽은 가지 않았다. 511번 버스를 타고 삔가오 다리를 건너다 보면, 금방 나오는 곳이다. 거기 가니까 메이저 씨네 플렉스라는 고급 영화관도 있고, 안에 들어가니까 스타벅스, 후지, 젠, MK쑤끼등 벼라별 좋은 음식점들이 널려 있다.
매덕스 덕분에 지난번 여행때는 접하지 못했던 방콕시내의 좋은 곳들을 알게 됐다. 그 덕분에, 여행초반에는 먹는게 고문으로 느껴지기 까지 했고, 호의 호식했다. 좋은 곳이 너무 많고, 메뉴와 종류도 너무 많아서 어디를 들어가야 할지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면서 고민한 끝에 태국의 전통 쑤끼를 먹어보기로 결정, M.K 쑤끼로 들어갔다. 엠케이 쑤끼도 그 건물에만 3개점포가 있는 걸로 안다.
지난번에 와서도 나는 쑤끼를 못먹어봤다. 우리나라 샤브샤브 비슷한 태국음식이다. 여러가지 재료가 나오면, 끓는 물에 넣어서고기, 야채, 어묵등의 재료를 삶아서 소스에 찍어 먹고, 나중에는 국수를 삶아 먹는다.
상당히 맛있다. 또 메뉴에 북경오리가 있어서 시켰더니, 그것도 괜찮다. 두주불사하고, 매덕스가 지난번 겨울에 중국가서 먹었다는데, 맛이 상당히 느끼했다고 한다. 여기서 나온 북경오리구이가 더 입에 맛는단다.
셋이 겁나게 맛나게 먹고, 계산할때 쯤에 계산서에 500밧으로 나왔다. 나머지 23밧은 우리가 요구하면 거스름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만, 서빙하는 여자애가 친절하고 상냥해서, 그냥 매덕스가 팁으로 주자고 했다. 그냥, 의견일치를 봐서 500밧 그냥 내고, 나머지는 팁으로 가지라고 했다. 그 종업원 소녀는 얼굴에 생기를 띄며,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를 연발한다. 그래서 내가 '폼츠 까올리 콘 캅' 하니까, 미안하다며,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한다.
또 놀라운 눈초리로 ' 굿 스피크 타이' 란다. 귀여운 것.
매덕스는 항상 어디가서 좋은 서비스를 받으면, 항상 팁을 조금씩 준다.
원래 그렇게 해주는 것이 관례인데, 한국인들이 팁에 다소 인색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사실 그거 2,30밧이라고 해봐야, 울나라 돈으로 1000원 이하다. 하지만 이 사람들한테는 그것도 엄청 좋다고 감지덕지다. 팁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이사람들도 먹고 살것이 아닌가.
지난번에 왓을때 보다 현지인들한테 한국어를 더 많이 듣게 되는것 같다.
내가 접하는 태국현지인들은 다들 상냥하고, 미소와 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 같다. 특히 현지말을 내뱉는 여자애들 너무 귀엽다.
밥먹구, 여기 저기 돌면서 쇼핑센터 구경하다가, 1층에 스타벅스로 갔다. 셋이 캬라멘 들어간 카푸치노하고, 스폰지 케익을 시켜서 먹었는데, 제법 가격이 된다. 414밧 . 우리나라하고 비교해서 그렇게 싸지도 않은듯하다. 현지인들한테도 제법 비쌀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RCA를 갈까, 팟퐁을 갈까, 아니면 무에이 타이를 보러갈 것인가 상의를 했다.
매덕스는 어느곳도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숙소에서 쉬겠다고만 했다.
또 몸도 피곤하고... 그럼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러 가도 나하고 두주불사하고만 가야 하는것이 아닌감. 매덕스는 술과 여자, 나이트 클럽 같은 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참 샌님 같기도 하고, 그래도 분위기 좋은 데는 다 꿰차고 있다. 그 친구는 건전하게 노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두주불사와 죽이맞는 나는 어딜갈까 하다가, 결국 팟퐁으로 가기로 했다. RCA를 갈려니, 발에 난 물집 때문에 가서 춤도 못출거 같고, 또 두주불사는 나이트가서 춤추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여자들 작업하는 좋아할 뿐이다.
사실 내가 태국가기전에 두주불사형한테, 팟퐁얘기 엄청많이 해댔다. 같이갈 동행자로 만들기 위해, 그런쪽 얘기를 많이 해줬더니, 눈이 휘둥그래 지면서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이다.
거기서 팟퐁까지 몇번버스가 가는지를 몰라서 이번에도 그냥 택시타고 가기로 했다. 퇴근 러시아워 때라그런지, 택시비가 87밧 나왔다.
방콕의 택시들, 작년에 왔을때 보다 차들이 많이 좋아진것 같다. 도요타, 니싼등 다들 일제차들 이지만, 신형 모델들로 차종이 많이들 바꼈다. 렉서스 비슷한 모델의 차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차(쏘나타, SM5, 아반떼등 - 좀 괜찮은 것들) 택시는 볼수 없었다. 여전히 구형 르망 택시들만 가끔씩 보일 뿐이다.
이번에 팟퐁 갈때 탄 차도, 모형이 렉서스하고 많이 비슷하다. 차 내부도 깨끗하고, 새삥 티가 난다.
팟퐁앞에 내린 시간이 한 밤 9 시30분경. 그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 거기 놀러가는 현지인들 때문에, 발디딜틈 없이 혼잡했다. 여기저기서 호객꾼들이 야리한 찌라시 보여주면서, 자기 업소로 가자고들 꼬드긴다. 하지만, 삐끼 따라가면 100% 바가지 쓴다는 걸 난 이미 알고 있다.
슈퍼걸만 찾아 다녔다. 거기가 그래도 젤 안전하고, 바가지도 거의 안쓰는 곳으로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킹스캐슬로 들어가봤다. 그런데, 1층에서 수영복만 입은 아가씨들이 몸을 흔들고 있길래, 별로인것 같아서 그냥 나와버렸다. 문앞에 있는 것들이 인상찌푸린다. 다들 삐져가지구...
여기 저기 찾다가 수퍼걸이 보였다. 들어간 시간이 한10시정도. 하지만 사람들은 별로 없다. 작년에 왔을때 보다 아가씨들이 별로다. 다들 까무잡잡한 남쪽지방에서 올라온 애들 뿐인것 같다.
쇼의 내용은 소위 미아리라는 곳에서 볼수 있는 것들과 유사하다.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 것이다. 참고로 나는 미아리 텍사스에 절대 가본적도 없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조차 모른다. 미아리는 내가 사는 곳에서 상당히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다만,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거저거 줏어 들은 것들 뿐이다.
이날도 쇼걸들이 계속 나하고 두주불사 옆에 달라붙어서, 집요하게 작업들어와서 그거 뿌리치느라 무지하게 힘들었다. 참 무서운 걸들이다.
좌우지간 거기 가서는 걔네들한테 눈길조차 주지도 말아야 한다. 난 생각없다고 가라고 하는데도 안가고, 계속 옆에서 작업들어온다. 우리가 돈깨나 있는 사람들로 보여졌나?
그래서 콜라를 얘네들하넽 몇잔을 사주고 달랬는지 모른다. 또 맥주 한병 비우니까, 자꾸 갈증나고, 뭔가 허전한거 같아서 술을 한 두세병은 더 시켜먹었던것 같다. 하지만, 바가지는 쓰지 않았다. 걔네들이 가지고 오는 계산서를 일일이 철두철미하게 확인을 했다.
또 거기 갈사람들한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 팁을 주고, 적당히 옆에 끼고 놀고 싶거든, 잔돈을 많이 가져가라고 하고 싶다. 가급적 20밧짜리, 50밧짜리 지폐를 많이 가져 가기 바란다. 난 그걸 깜빡 잊고, 그냥 있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100밧짜리로 팍팍 뿌려주다 보니, 겁나게 지출이 컸다. 10000밧 짜리하고, 500밧 짜리를 안가지고 가길 잘했다.잔돈이 적거든 아예 첨부터 쇼걸이 옆에 앉지 못하게 하라. 쇼를 보여주고서 팁달라고, 계속 애걸 복걸하는데, 안줄 수가 있나? 사실 그거 보고서 팁 안주면 양아치지. 더구나 걔네둘은 안마도 해주고, 옆에서 갖은 애교를 떨면서 날 즐겁게 해주는데, 그렇게 지극정성인데, 팁 안 주면, 웬지 칼맞을것 같았다.
그렇게 뿌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걔네들도 먹고 살지 않겠는가.
그거 팁으로100밧짜리 몇장 뿌려줘도, 우리나라에서 룸사롱이나 단란주점 가서 뿌리는거에 한참 못미친다. 한국에서 그정도 액수로는 택도 없다.
두주불사는 아주 흥분한 나머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담배(전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산 마일드 세븐 한보루) 세값을 꺼내서, 우리 주위에 있는 쇼걸들하고,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극신지 서비스하시는 할아버지 종업원한테 선물로 나눠줬다. 다들 컵쿤 막막캅 하고, 좋아한다.
그래도 수퍼걸은 그만하면, 어느정도 정직하게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없고, 터무니 없는 바가지를 씌우는 것도 아니다.
맥주한병에 90밧 , 콜라 한잔에 80밧 이면, 그럭저럭 무난하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본다.
우리가 들어간 업소에는 한국인을 단 한명도 보질 못했다. 서울에서 다들 많이 가는 곳이라고 해서 , 계속 거기만 갔는데...
수퍼걸이 물이 안좋아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른 고고바들에 비해 한산한것 같다.
즐겁게 보고 나서, 12시경에 택시타고 카오산으로 돌아왔다.오랜만에 카오산 거리에서 로띠를 사먹었다. 작년에 왔을때도 로띠가 너무 맛있어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 오면 이거 배가 터지도록 먹어보겠다고, 노래를 부르던 나였다.
밀가루 반죽한 것에 바나나를 넣고, 철판에 구운 다음 호떡처럼 만들어지면, 그걸 먹기 좋게 잘라주고, 그 위에 연유와 쵸코시럽을 뿌려주면, 하루가 행복해지는것 같다. 둘이 먹다 죽어도 모를 맛이다. 제발 우리나라에 이민와서 사는 태국사람이 길거리에서 로띠 노점상하나 차렸으면 좋겠다. 그거 하면 엄청 잘될것 같은데...
숙소로 돌아와서, 두주불사 왈,"아야, 광팔아, 우리 싸무이고 나발이고, 그냥 여기 방콕에서 쭈욱 있으면서 낼또 팟퐁이나 가자." 그 형은 아까 그것들을 보더니, 아주 끼가 발동해서 미칠라고 한다.
이날 한것들을 정리해보면, 낮에는 왕궁, 왓프라깨우, 왓포, 두씻가든, 위만멕 궁전등의 유적지 관광을 하고, 밤에는 타이 쑤끼로 호사스럽게 저녁식사를 하고, 팟퐁에가서 태국다운 핑크빛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느라, 정신이 없는 하루였다.
하지만, 두주불사에게 팟퐁을 괜히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불건전한쪽으로 여행할 것을 강력하게 제안하는 것이다. 겁나게 흥분하면서...
물론 그런 나이트 라이프도 태국을 여행할때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나도 그런쪽을 좋아하기는 한다. 사실 카드대금때문에 전전긍긍했던 것도, 그런 것에 원인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목숨까지 걸고 밝히지는 않는다. 지난번 그 사건때문에, 돈을 자기한테 진짜 효용가치 있는 일에, 건전한 방향으로 소비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즐길때는 기분 좋지만, 나중에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고, 허무하기만 할뿐이다.
나에겐 두씻가든하고, 위만멕 궁전은 지난번때 가보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왕궁보다는 별로 였다. 확실히 왓프라깨우와 왕궁에 사람들이 몰릴만한 이유를 알겠다. 여기서 찍은 사진들은 다음날 훨람퐁 역에서 카메라를 도둑맞아서, 안타깝게도 뽑을수가 없게 된다.
이날 돈쓴 내역과 액수를 가지고, 거부감이 드신다고, 저를 욕하는 리플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 공동경비 지출내역(총4348밧, 1인당 1450밧)
아침식사(카우팟, 과일 쉐이크,물 -카오산 여행자 식당 ) 390밧
뉴싸얌2 G.H 트리풀룸 (숙박비) 750밧
과일 쉐이크 : 50밧
2등 침대칸 기차 + 배(꼬사무이행 조인트 티켓) 2184밧
MK 쑤끼(타이쑤끼, 북경오리, 여종업원 팁) 500밧
크레페 60밧
스타벅스 414밧
* 광팔, 두주불사 가 개별적으로 쓴돈(총 2770밧, 1인당 1385밧)
왕궁,에메랄드 사원, 위만멕 궁전 입장료 400밧
왓포사원 입장료 80밧
점심식사(두싯가든에 있는 현지식당) 90밧
음료수 45밧
택시 265밧
바나나,쵸코 로띠(카오산 로드) 20밧
휴지(7Eleven) 20밧
팟퐁(술값, 가시나들 콜라값, 가시나들 팁) 1850밧
내가 쓴돈 : 공동경비 1450밧 + 개별경비 1385밧 = 2835밧
내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게 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