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에서 생전 첨 오토바이 탄 이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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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에서 생전 첨 오토바이 탄 이야기#3

토니 5 1063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몇자 더 적어봅니다.

오토바이를 타게되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슴다. 머 당연한 말이긴 한데 자유여행에선 이게 대단히 매력적인 옵션이 됨다.
어디가 가고싶다. 지도 함보고 걍 가문 됨다. 교통편 숙지, 교통비 염려, 현재 시각 이런거 없슴다.
두쨋날인지 아님 피피 갔다온 담날인지… 무지 바빴던 하루일과를 마치고 호텔에서 잠이 들랑말랑 할 때였슴다. 우리 마눌 갑자기 생각난 듯… ooo 전망대 좋다든데 못갔다며.. 아쉬워함다. 그때 시간이 밤 10시쯤 됐을까…. 내가 벌떡 일어나 말함다.. 지금 가지 머..  우리 마눌, 세상에 머 이런 머찐넘이 다 있냐는 눈으로 지서방 보며 감동함다.
…오토바이 있음 일케두 됨다…

참고로 저 엄청 길치임다. 서울서만 30년 살았어도 인근 지역을 제외한 지리 젬병임다. 아직도 명동나가면 관광 안내 부스가서 지도 얻어 길 찾슴다. 태국서 오토바이 타면서도 고생은 좀 했지만 일단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드라이브가 되니까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던거 같슴다. 그래도 가다 이상하다 싶으면 아무래두 누군가에게 물어 봐야 하는데…. 영어 못한다구 도망가는 사람은 있어도 길 모른다는 태국인은 단 한번도 만난적이 없슴다.
이케 저케 가문 나온다… 다들 친절히도 갈쳐줌다. 문제는 그 갈켜준 길이 100% 믿을게 못된다는 검다. 길 물어보다 하도 많이 속아서 나중에 선라이즈 조이님께 함 물었쪄. 조이님 말이 얘네는 몰라도 갈쳐준댑니다. 잣튼 친절하긴 함다 ;

가끔 오토바이 탄 태국분한테 길 물으면 자기가 직접 오토바이 끌고 목적지까지 데꾸 가주는 분들이 있슴다.
먼데도 아녔슴다. 한 5분정도? 마눌이랑 같이 thank you 를 연발했슴다. 안 감다. 칭찬해줘야 돼는갑다 하구 너의 kind한 맘이 우리에게 매우 helpful했다 했슴다. 씨-익 웃곤…안 감다. 결국 50밧 줘서 보냈는데… 이게 좀 아꺄왔슴다. 걍 갈쳐 달랬는데 지맘대로 데꾸와선…얼마를 줘야 할지도 참 애매했구… 이런 상황이 이후에도 한번더 있었는데 저는 어케 대처해야 잘하는 건지 지금 생각해도 쫌 애매함다.

여행기간중 푸켓에서 결혼 기념일을 맞았슴다. (여행 자체가 결혼 1주년 기념 여행이었음)
분위기 좋은데 가고 싶었슴다. 돈은 적당히 쓰고 싶었슴다.
해서 걍 적당한 레벨의 레스토랑에서 디너를 먹고 푸켓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반림바”에서 차한잔 하는걸로 일정을 잡았슴다. 당빠 교통편은 우리의 애마임다.
이때쯤 되서는 평균시속 30~40키로로 주행하며 시동도 단번에 걸줄아는 진정한 라이더로 거듭나 있을 때임다.(아마도 오토바이 탄지 3일째…)

저녁먹고 8시쯤 빠똥의 해변로를 타고 반림바로 달림다. 최고의 레스토랑이라길래 의상에두 상당히 신경씀다.(둘다 긴바지에 우리생각에 쌈박한 남방) 헬멧만 아녔으면 진짜 먹어주는 의상이었슴다.
반림바 도착후 주차할 때 보니 오토바이는 우리꺼밖에 없슴다. 예상했던 일이며, 진정한 라이더로 거듭난 저는 이미 쩍팔린거 없슴다. 

반림바는… 생각보단 약했던 느낌임다. 바다가 보이는 예쁜 view도 이미 해떨어진 시간엔 깜깜할 뿐이구 테이블도 생각보다 마니 붙어있어 최고급 레스토랑에 걸맞는 분이기는 아니었다는 개인적 생각임다.

차한잔 하면서 마눌이랑 잼나는 얘기들 함다. 내일은 머할까 어디 갈까 머 먹을까… 머 이런 얘기하며 앉아있는데 난데없이 두두두두두… 소리남다. 때는 9월이요 우기 시즌.. 이미 수차례 경험해 왔던 태국의 게릴라성 호우. 홍수날듯이 쏟아져두 지까지께 짧으면 10분 길면 30분… 우습지도 안슴다. 근데 이날 반림바에서 쏟아지기 시작한 빗줄기는 밤 10시가 넘도록 그칠줄 몰랐슴다. 실제로 그날의 비는 보름간의 태국일정중 본 가장 오래 내린 비였슴다.

마눌과 저 초조해지기 시작함다. 그칠거다 생각하며 버텨보는데 점점더 빗줄기는 굵어지고 장난 아님다. 결국 11시를 넘겨 나갈 결심을 하는데 그때의 기상상태는 이미 최악으로 치닫고 있을 때였슴다.
웨이터 부릅니다. 쩍팔림을 극복하며 살짜쿵 물어봄다. “니네 혹시 우비 없니” 웨이터 이해 안되는 표정으로 말함다. “차가 없으면 걱정마라 뚝뚝이 불러주께”
“우리 오토바이 타구 와서 그래” 여기서 웨이터 잠시 표정관리 하려구 무지 애쓰더니 한다는 말이 “me too” ….. 한동안 상호간 침묵

우비가 없는 이상 가져간 카메라라도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에 비닐봉지라두 갖다달라 부탁함다.
이 웨이터 잠시 후 비닐봉지 가져오더니 우리앞에서 사용방법을 시연해 보임다. 아! 진정한 라이더로 거듭난 저두 이번만큼은 진짜 쩍팔림다.
이 친절하기 짝이없는 웨이터넘이 가져온 비닐봉지 머리에 쓰고 오토바이 타는 흉내를 내는 거시었슴다. 옆테이블에서 다 쳐다보구 웃고…
“그거 냉큼 벗어라. 우리 헬멧있다. 그거 카메라 넣을거다”

나왔슴다.
최단시간에 시동걸고 빠져나옴다. 나온지 1분도 안되서 마눌두 저두 홀딱 젖슴다.
빗길이라 빨리 갈수도 없슴다. 제동거리 엄청 김다.
그 엄청난 빗줄기를 헤치며 호텔로 돌아감다..

오토바이... 비오면 쥐약임다.
5 Comments
태순이 2002.10.24 15:16  
  님글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답니다. 넘 넘 재밌어요. 앞으로 쭈~~~욱 올려주세요. 홧팅!!!
토니 2002.10.26 15:11  
  누가 또 내이름을....--;;;
아줌마 2002.10.29 00:28  
  그담 얘기쭈욱 올려주세염 저애둘있어요 님에 오토바이 도전기보고 저도 요즘 매일 연습합니다 애둘 뒤에태우고
저피피갈랍니다 오토바이타러!~``
토니 2002.10.29 11:04  
  어쩌져? 꺼리가 거반 떨어져서리... ^^
피피에서는 오토바이 못탑니다. 거긴 차두 없구여..암튼 매연나는건 하나두 못타게 함다. 오토바인 푸켓에서 타시문 되겠네여... 애 둘 태우실거면 조오심 하시구여...
2002.10.31 15:11  
  허거걱~~~~~ 토니님, 그럼 이제 이걸루 끝인가요? 꺼리가 떨어지다니..... 흑흑, 슬프네요. 님글 무지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넘하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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