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11일차 (말레이시아로 이동)
2002년 9월 22일(일)
이제 태국에서의 일정을 잠시 접고,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말레이시아로 넘어가기로 한 날이다. 일단 비행기 타고 방콕으로 와서 태국에서는 10박 11일을 보냈다.
친구도 아마 오늘이나 내일 쯤에 싱가폴에서 kl로 올라올 것이다.
두주불사는 어제 다친 발이 거의 다 나은 모양이다. 별로 아프지 않단다.
새벽에 풀문파티에서 돌아와서, 허겁지겁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짐 다 챙기고, 정신이 없었다. 우린 제대로 눈도 못붙이고, 급하게 출발해야 했다.
성훈씨, 승문씨, 제일씨, 미정씨하고 다들 전날 작별인사를 했다.
이날 핫야이 까지의 차편은 오전 7시 30분 배시간에 맞춰서 출발하는 것 딱 한대밖에 없다. 강필웅 선생님이 우리를 깨워서 나톤까지 픽업 해주시고, 조인트 티켓 끊어 주셨다. 핫야이까지의 조인트 티켓 가격은 1인당 350밧.
그동안 고마웠다고, 잘 쉬었다 간다고, 인사하고, 우리는 그곳을 떠났다.
이번에도 작년에 왓을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에 무려 7박 8일이나 머물렀다.
지난번보다 섬을 더 폭넓게 둘러본것 같다. 또 어드밴스드 인정증도 따서, 뭔가 하나를 배워 가는게 있어서 마음이 흐뭇했다. 또 이곳에서의 역동적인(?) 나이트 라이프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작년에 왓을때 보다 더 새로운 걸 많이 본것 같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이번에는 헬로우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노네임에 찾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7월달에 노네임 주인 아저씨가 한국 들어왔을때, 거기 머물렀던 안면이 있는 손님들끼리 다 같이 모여서 거하게 술한잔 한적이 있었다. 이번에 가서 그 아저씨하고 할 얘기도 많았고, 또 좋지 않은 일을 당해서 위로 해드려야 했는데, 그렇질 못했다. 헬로우에 머물면서 다이빙을 했기 때문에, 노네임에 찾아가기가 좀 그랬다.
일주일간, 너무 빡시게 돌아다니고, 다이빙 하다 보니까, 몸이 너무 축났다.
휴양지에 쉬러 가서, 빡시게 놀다 온 것이다. 여행하는 것도 일이다.
카훼리를 타고 사무이섬을 나올때의 마음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많이 아쉬웠다. 나톤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 만에 카훼리는 돈삭 부두에 도착했다.
여기서 또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내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버스 차장한테, 잠시 화장실좀 다녀오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하란다. 그런데, 내가 일을 다 보고, 차로 돌아오려는데, 버스가 벌서 출발할려고 막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다. 조금만 더 늦었어도 나는 차를 놓칠뻔 했다. 그안에 내 보조가방하고, 배낭이 다 있는데...
화장실 다녀오라고 해놓고서, 손님 다 탔는지, 확인도 안하고 그냥 출발하려 하다니...
어이가 없다. 그나저나 왜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순간에 설사가 태클을 거는지... 울나라에서도, 학교갈때나, 아침에 일터에 나갈때도, 또 차 운전 중에, 중요할때, 배가 아파서, x가 마려워서 태클 걸린적 참 많았다.
좌우간 이럴때 x 때문에 태클 걸리면, 진짜 돌아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타고 우리는 핫야이로 향했다.
버스 좌석은 진짜 불편하기 짝이 없다. 내 생각엔 이건 정부회사에서 운영하는 차가 아닌것 같다. 마치 옛날 80년대에 있었던 시골버스 같다. 에어컨도 틀었는지 말았는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성능이 안좋다. 에어컨 틀으나 마나다.
우린 가는 차안에서 잠을 자는둥 마는둥 했다. 좌석이 불편하고 딱딱해서 편하게 잘 수가 없었다. 왜 사무이에서, 핫야이 까지는 24석짜리 vip 버스가 없는지...
작년에 이용했던 카오산 vip 버스하고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
또 이 버스는 한번에 가는것이 아니라, 나컨씨 탐마랏, 쏭클라, 팟탈룽 등의 도시를 거쳐가는 완행버스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지방 터미널 같은데 몇분씩 정차해서, 사람태우고, 내리고를 반복하기 때문에, 끝가지 가는 우리들은 정말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10시경에 수랏타니를 출발한 차는 오후 4시경에 핫야이에 도착했다. 하루종일 엉딩이 아퍼 죽는줄 알았다.
그런데 이 버스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터미널 버스가 아닌지, 모든 승객들을 버스 터미널이 아닌, 시내 한복판에 내리라고 한다.
그래서 핫야이에서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그냥 지나가던 뚝뚝 타고, 터미널까지 가야했다.
거기는 뚝뚝이 방콕하고는 틀리게, 다마스에 픽업으로 개조해 놓은 모양이다.
좌석은 많은 짐을 가지고 타기에 불편한 편이다. 하지만, 급히 kl로 이동해야 하는 우리는 뭐든지 빨리 잡히는 대로 타고 갈수 밖에 없었다. 터미널까지의 요금은 1인당 20밧씩 이었다.
핫야이 시내도 방콕만큼은 못하지만, 나름대로 큰 도시 같다. 우리가 내렸던 곳에는 제법 큰 백화점과 상가들이 즐비했다. 또 이쪽 동네는 말레이시아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많은지, 무슬림 복장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말레이시아는 회교국가가 아닌가.
터미널 근처의 여행사로 가서, 우리는 kl행 우등 고속버스 표를 사기로 했다.
헬로태국에는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 가격이 안나왔고, 말레이시아로 가려면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버스 가격만 나와 있기 때문에, 터미널 부스에서는 말레이시아행 티켓을 취급하지 않는 줄 알고, 바로 앞에 있는 여행사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kl행 고속버스가 이미 다 팔리고 없단다. 그래서, 버터워스까지는 봉고차타고 가고, 버터워스에서 kl까지 24석짜리 우등고속버스 타고 가는 것밖에 없다고 해서,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kl행 고속버스가 바로 있으면 650밧인데, 그게 다 팔려서 750밧 주고 그냥 가기로 했다.
다른 여행사를 찾아갈수도 있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kl로 가는 것이 급했고, 전날 제대로 못자서, 몸이 지친 우리는 다리품 팔아가며, 무거운 짐들고 이리저리 알아보기가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그 걸 택했다.
약속된 날짜에 빨리 도착하려면, 그냥 그거 끊는게 나을것 같았다. 그거 안하고, 다른데 알아봤다가, 만약에 그날 떠나는 차가 다 끊기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그건 포기했다.
정말 핫야이 버스 터미널 부스에는 여행사 말고, 정식으로 운영하는 말레이시아행 고속버스가 없는건가?
버터워스까지는 봉고차로 4시간, 거기서 kl까지는 약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봉고차에서는 운전기사가, 말레이시아 출입국 카드를 나눠준다.
그런데, 달리는 차에서 쓰려니까 제대로 안써진다. 또 내것만 쓰는 것이 아니라, 두주불사것 까지 내가 다 써줘야 하니까 더 애먹었다.
얼마 동안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니, 싸다오라는 지역에 도착한다. 그러면 여기서, 운전기사가 승객들의 여권을 걷어가서 출국심사관한테, 제출하고, 10분 후에 나눠줬다. 여기서 잠깐 머무는 동안에, 말레이시아 출입국 카드를 다 썼다.
싸다오를 통과하면 창룬이라는 지역이 나온다. 여기부터는 말레이시아이다. 여기서 입국 심사와 세관검사를 받는다. 입국 심사는 아무 질문 없이 간단히 형식적으로 끝난다. 하지만, 여기서는 세관검사를 일일이 짐 다 뒤져본다.
난 방콕 돈무앙 공항 에서도 세관검사 없이 그냥 통과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내가 테러범처럼 보였는지는 몰라도, 짐 다뒤져보고, 복대하고 호주머니 까지 다 뒤졌다. 또 주머니에서 무슨 알약이 나오니까, 혹시 마약이 아닌지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그건 정로환 이었다. 그걸 마약으로 의심받으니까,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 못했다.
이런저런 심사를 다 받고, 정신없이 국경을 통과했다. 나에게는 태국외에 또 다른 나라로 가보는 것이다. 이곳 말레이시아가 나에게는 태국을 벗어나서 가보는 외국이었다. 국경을 넘는 육로입국이며, 태국에 이어 두번째로 가보는 나라이다. 이전까지 난 해외 가본데가 태국 뿐이다. 모든 한국 사람들한테는 국경을 넘는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일이다. 태어나서 다른나라로 나가보지 않는한 국경을 접할일이 없다. 휴전선을 맞대고 북쪽 동네에 조선인민공화국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으로 나가려면, 배하고 비행기 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섬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국경을 넘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한 경험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경 통과하는건 그렇게 대수로운 일도 아니고, 태국과 말레이시아 국경 근처에 사는 사람들한테는 그냥 일상적인 일일 뿐이다. 옆에 동네 왔다갔다 하듯이 국경을 넘나든다고 한다.
하지만, 차타고, 고속도로를 통해 통과했기 때문에, 국경을 통과하는 설레임이나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기대감 같은건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또한 전날 잠도 못자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빡시게 움직이려다 보니까, 여행의 맛, 장거리 이동의 묘미, 국경을 넘는 묘미를 이날은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봉고차안에서도 자는둥 마는 둥 했다.
말레이시아 넘어오니까, 도로정비가 잘 돼 있고, 고속도로가 뻥 뚫려 있다.
아마 이때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추석연휴를 끝내고 서울로 올라가는 귀경차량들 때문에 교통지옥 그 자체 일것이다. 여긴 휴일인데도, 차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우리나라 경부나, 영동 고속도로 처럼 도로 사정이 열악하지가 않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계가 많은데도 추석을 안지내나?
여기 오니까, 간판이 온통 영어로만 되 있어서, 마치 미국같다. 길도 태국보다 더 좋다.
저녁 8시경에 봉고차는 버터워스에 도착해서,kl로 가는 사람들을 내려주고 페낭으로 갔다. 그 차는 원래 페낭으로 가는 사람들을 태운 차인데, kl로 갈사람을 같이 태워서, 버터워스에서 내려주고 간 것이다.
kl로 가는 사람들은 우리 일행말고, 서양애들 둘 뿐 이었다.
내리자마자, 바로 앞에 있는 여행사에서 핫야이에서 끊은 티켓을 보여주고, 고속버스표로 교환했다. 고속버스는 9시 25분에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우리는 급히 이동하느라, 깜빡잊고 환전을 안했다. 당장 밥사먹고, 하려면 링깃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수중에는 여행자 수표하고 바트 현금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다가, 두주불사가 밧은 나중에 어차피 태국으로 또 올라갈거니까, 남겨두고, T.C 환전하라고 했다. 그래서, T.C를 누가 환전할까 하고,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토마스 쿡 100불짜리 한장을 건네서 거기서 환전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사기를 당했다. 난 말레이시아 링깃의 환율이 1달러당 얼마인지 잘 몰랐고, 우리나라 돈과의 비율만(1링깃 = 약 320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걸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또 몸이 피곤해서, 이거 저거 계산하기도 귀찮았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무려 50에서 60링깃이나 손해를 본것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한 375에서 380링깃 정도 받아야 돼는데, 이 여행사 놈들이 최소 55링깃 정도를 떼먹은 것이다. 그놈들 생긴건 중국놈들 같은데...
100불짜리 내니까 320링깃을 받은 것이다. 난 그땐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기준환율대로 어련히 알아서 해줬겠지 하고 신경 안썼다. 아니, 신경쓸 틈이 없었다. 너무 몸이 피곤한 나머지...
또 근처에 은행이나 사설 환전소는 안보이고, 당장 밥사먹고, 물 사먹고 하려니까 돈은 필요하고...
말레이시아 넘어갈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말은 절대 여행사에서 환전하지 말라는 것이다. 넘어가기전에, 여유있게 시간을 확보해두고, 국경을 넘기전에 핫야이 시내의 사설환전소나 은행에서 밧을 일단 먼저 환전을 하고, 나중에 넘어간 다음에, 은행이 보이면, 여행자 수표를 환전하라고 하고 싶다.
난 전날부터 급하게 움직이느라고, 이런저런거 천천히 생각할 여유 없이 이동하기에만 바빴다. 또 국경을 넘기전에 휴게소에서 쉰다는데, 그 휴게소에서 환전을 하면 환율이 괜찮단다. 하지만, 봉고차가 휴게소에서 쉴틈도 없이 계속 움직이기만 해서, 환전을 할 여유도, 휴게소에서 음료수 사먹고, 볼일볼 여유조차 없었다.
절대 국경도시에 있는 여행사에서는 환전을 하지 말라. 또 환전할땐 반드시 달러와 그 나라 국가 통화간의 환율도 꼭 알아보고...
초보 여행자의 실수 였다.
장거리 이동할때, 특히 국경을 넘기전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출국하기전에 빠진것들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주고, 여유있게 이동을 하는 것이 좋은것 같다.
너무 빡센 일정 때문에, 피로가 쌓이고 쌓여서, 드디어 몸에 이상이 생겼다. 목감기에 걸려서, 목에 계속 가래가 끓는다. 이 증상은 다음날 부터, 싱가포르에 있을때 더더욱 심해졌다. 이때 걸린 기침감기, 목감기는 상당히 오래가서, 귀국후 현재까지도,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여행을 할때는 충분히 쉬어 가면서 해야 되겠다. 우리가 사무이섬에서 솔직히 무리하긴 했다.
특히 딥다이빙 하기 전날에 나이트에 가서 거의 밤새 놀고, 전날에 딥다이빙 하고 와서, 제대로 잠도 안자고, 풀문파티 간게 제일 문제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틀동안 잠을 제대로 못잔 것이다. 그러고도 먼거리를 빡세게 이동하니, 당연히 피곤할 수 밖에...
근처의 호커센터에서 나시고랭하고, 로띠로 저녁식사를 했다.
나시고랭은 볶음밥인데, 태국의 카우팟보다는 별로인것 같다.
또 여기의 로띠는 태국에서 먹는 로띠하고는 완전히 틀리다. 여기의 로띠가 진짜 로띠다. 태국에서 먹는 팬케익 로띠는 거기서 맛있게 만들려고 변형시킨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로띠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로띠는 인도음식이다. 밀가루 반죽한걸 납작하게 펴서 빈대떡 비슷하게 만든다음 카레에 찍어 먹는 것이다. 태국 로띠보다는 당연히 맛없다.
말레이시아에 가서는 태국에서 먹었던 팬케익 로띠를 생각하면 안된다.
완전히 별개이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말레이시아 먹거리보다, 태국 먹거리가 더 입에 잘맞는것 같다.
고속버스는 예정된 시간보다 20분이나 더 늦게 왔다. 24석짜리 고속버스라 편했다. 제대로 잠을 잔것 같다. 여기는 태국하고 틀리게, 버스안에 화장실이 없다. 태국은 장거리 버스에는 거의다 화장실이 있던데...
여기도 태국과 똑같이 차선이 반대라,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타는 문은 왼쪽에 있고, 오른좌석은 두줄, 왼쪽 좌석은 한줄로 돼 있다. 우등고속이지만, 우리나라하고 배치가 정 반대다. 암튼 진짜 편하기는 편하다.
새벽 3시 30분 경에 우리는 KL의 뿌두라야 버스 터미널 앞에 도착했다. KL에 도착하니까, 버스 기사가 사람들을 다 깨운다. 그 버스는 종점이 어딘지는 몰라도 다른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터미널에 내리니까 여기도 태국처럼 택시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내리니까 바로 앞이 푸두 호스텔이었다. 오래전부터, 말레이시아 가거든 꼭 거길 가보려고 했다. 여기는 데이비드 임이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다.
맨 아랫층에 세븐 일레븐이 있고, 1층에는 PC방, 2층은 당구장, 3층부터가 푸두 호스텔이다. 3층은 리셉션과 휴게실, 식당으로 나눠져 있고, 4층부터 6층까지는 방이다. 여기는 영국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맨아랫층이 G층부터 시작한다. 1층이라고 해서 맨 아랫층이 아니다.
안에 들어가니까, 데이비드 임은 없고, 현지인 직원이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데이비드 임은 인도네시아로 출장가서 다음날 돌아온다고 한다.
우리는 도미토리방을 잡고, 너무 피곤해서 샤워도 안하고 그냥 뻗어버렸다.
정말 피곤하게 빡센 여행이었다.
원래 푸켓에서 만날 계획이었지만, 전날 싱가포르에 내려간 매덕스가 KL에서 만나자고 하는 바람에, 푸켓을 나중으로 미루고, 말레이시아부터 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약속한 날짜에 만나기 위해서 서두르다 보니, 너무 힘들게 이동했다.
다음부터는 이렇게 너무 빡빡하게 다니지 말고, 또 급히 서두르지도 말고, 장거리 여행 전날에는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충분히 쉬어가면서 이동해야 겠다.
그나저나, 발을 다친 두주불사형이 천만 다행이다. 상처가 도지지 않아서...
이날 375링깃 이상 받을거, 320밖에 못받아서 조금 속쓰리긴 하다.
다음 여행때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국경지대의 여행사에서는 환전을 하지 말라.
이제 태국에서의 일정을 잠시 접고,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말레이시아로 넘어가기로 한 날이다. 일단 비행기 타고 방콕으로 와서 태국에서는 10박 11일을 보냈다.
친구도 아마 오늘이나 내일 쯤에 싱가폴에서 kl로 올라올 것이다.
두주불사는 어제 다친 발이 거의 다 나은 모양이다. 별로 아프지 않단다.
새벽에 풀문파티에서 돌아와서, 허겁지겁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짐 다 챙기고, 정신이 없었다. 우린 제대로 눈도 못붙이고, 급하게 출발해야 했다.
성훈씨, 승문씨, 제일씨, 미정씨하고 다들 전날 작별인사를 했다.
이날 핫야이 까지의 차편은 오전 7시 30분 배시간에 맞춰서 출발하는 것 딱 한대밖에 없다. 강필웅 선생님이 우리를 깨워서 나톤까지 픽업 해주시고, 조인트 티켓 끊어 주셨다. 핫야이까지의 조인트 티켓 가격은 1인당 350밧.
그동안 고마웠다고, 잘 쉬었다 간다고, 인사하고, 우리는 그곳을 떠났다.
이번에도 작년에 왓을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에 무려 7박 8일이나 머물렀다.
지난번보다 섬을 더 폭넓게 둘러본것 같다. 또 어드밴스드 인정증도 따서, 뭔가 하나를 배워 가는게 있어서 마음이 흐뭇했다. 또 이곳에서의 역동적인(?) 나이트 라이프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작년에 왓을때 보다 더 새로운 걸 많이 본것 같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이번에는 헬로우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노네임에 찾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7월달에 노네임 주인 아저씨가 한국 들어왔을때, 거기 머물렀던 안면이 있는 손님들끼리 다 같이 모여서 거하게 술한잔 한적이 있었다. 이번에 가서 그 아저씨하고 할 얘기도 많았고, 또 좋지 않은 일을 당해서 위로 해드려야 했는데, 그렇질 못했다. 헬로우에 머물면서 다이빙을 했기 때문에, 노네임에 찾아가기가 좀 그랬다.
일주일간, 너무 빡시게 돌아다니고, 다이빙 하다 보니까, 몸이 너무 축났다.
휴양지에 쉬러 가서, 빡시게 놀다 온 것이다. 여행하는 것도 일이다.
카훼리를 타고 사무이섬을 나올때의 마음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많이 아쉬웠다. 나톤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 만에 카훼리는 돈삭 부두에 도착했다.
여기서 또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내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버스 차장한테, 잠시 화장실좀 다녀오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하란다. 그런데, 내가 일을 다 보고, 차로 돌아오려는데, 버스가 벌서 출발할려고 막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다. 조금만 더 늦었어도 나는 차를 놓칠뻔 했다. 그안에 내 보조가방하고, 배낭이 다 있는데...
화장실 다녀오라고 해놓고서, 손님 다 탔는지, 확인도 안하고 그냥 출발하려 하다니...
어이가 없다. 그나저나 왜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순간에 설사가 태클을 거는지... 울나라에서도, 학교갈때나, 아침에 일터에 나갈때도, 또 차 운전 중에, 중요할때, 배가 아파서, x가 마려워서 태클 걸린적 참 많았다.
좌우간 이럴때 x 때문에 태클 걸리면, 진짜 돌아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타고 우리는 핫야이로 향했다.
버스 좌석은 진짜 불편하기 짝이 없다. 내 생각엔 이건 정부회사에서 운영하는 차가 아닌것 같다. 마치 옛날 80년대에 있었던 시골버스 같다. 에어컨도 틀었는지 말았는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성능이 안좋다. 에어컨 틀으나 마나다.
우린 가는 차안에서 잠을 자는둥 마는둥 했다. 좌석이 불편하고 딱딱해서 편하게 잘 수가 없었다. 왜 사무이에서, 핫야이 까지는 24석짜리 vip 버스가 없는지...
작년에 이용했던 카오산 vip 버스하고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
또 이 버스는 한번에 가는것이 아니라, 나컨씨 탐마랏, 쏭클라, 팟탈룽 등의 도시를 거쳐가는 완행버스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지방 터미널 같은데 몇분씩 정차해서, 사람태우고, 내리고를 반복하기 때문에, 끝가지 가는 우리들은 정말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10시경에 수랏타니를 출발한 차는 오후 4시경에 핫야이에 도착했다. 하루종일 엉딩이 아퍼 죽는줄 알았다.
그런데 이 버스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터미널 버스가 아닌지, 모든 승객들을 버스 터미널이 아닌, 시내 한복판에 내리라고 한다.
그래서 핫야이에서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그냥 지나가던 뚝뚝 타고, 터미널까지 가야했다.
거기는 뚝뚝이 방콕하고는 틀리게, 다마스에 픽업으로 개조해 놓은 모양이다.
좌석은 많은 짐을 가지고 타기에 불편한 편이다. 하지만, 급히 kl로 이동해야 하는 우리는 뭐든지 빨리 잡히는 대로 타고 갈수 밖에 없었다. 터미널까지의 요금은 1인당 20밧씩 이었다.
핫야이 시내도 방콕만큼은 못하지만, 나름대로 큰 도시 같다. 우리가 내렸던 곳에는 제법 큰 백화점과 상가들이 즐비했다. 또 이쪽 동네는 말레이시아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많은지, 무슬림 복장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말레이시아는 회교국가가 아닌가.
터미널 근처의 여행사로 가서, 우리는 kl행 우등 고속버스 표를 사기로 했다.
헬로태국에는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 가격이 안나왔고, 말레이시아로 가려면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버스 가격만 나와 있기 때문에, 터미널 부스에서는 말레이시아행 티켓을 취급하지 않는 줄 알고, 바로 앞에 있는 여행사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kl행 고속버스가 이미 다 팔리고 없단다. 그래서, 버터워스까지는 봉고차타고 가고, 버터워스에서 kl까지 24석짜리 우등고속버스 타고 가는 것밖에 없다고 해서,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kl행 고속버스가 바로 있으면 650밧인데, 그게 다 팔려서 750밧 주고 그냥 가기로 했다.
다른 여행사를 찾아갈수도 있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kl로 가는 것이 급했고, 전날 제대로 못자서, 몸이 지친 우리는 다리품 팔아가며, 무거운 짐들고 이리저리 알아보기가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그 걸 택했다.
약속된 날짜에 빨리 도착하려면, 그냥 그거 끊는게 나을것 같았다. 그거 안하고, 다른데 알아봤다가, 만약에 그날 떠나는 차가 다 끊기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그건 포기했다.
정말 핫야이 버스 터미널 부스에는 여행사 말고, 정식으로 운영하는 말레이시아행 고속버스가 없는건가?
버터워스까지는 봉고차로 4시간, 거기서 kl까지는 약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봉고차에서는 운전기사가, 말레이시아 출입국 카드를 나눠준다.
그런데, 달리는 차에서 쓰려니까 제대로 안써진다. 또 내것만 쓰는 것이 아니라, 두주불사것 까지 내가 다 써줘야 하니까 더 애먹었다.
얼마 동안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니, 싸다오라는 지역에 도착한다. 그러면 여기서, 운전기사가 승객들의 여권을 걷어가서 출국심사관한테, 제출하고, 10분 후에 나눠줬다. 여기서 잠깐 머무는 동안에, 말레이시아 출입국 카드를 다 썼다.
싸다오를 통과하면 창룬이라는 지역이 나온다. 여기부터는 말레이시아이다. 여기서 입국 심사와 세관검사를 받는다. 입국 심사는 아무 질문 없이 간단히 형식적으로 끝난다. 하지만, 여기서는 세관검사를 일일이 짐 다 뒤져본다.
난 방콕 돈무앙 공항 에서도 세관검사 없이 그냥 통과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내가 테러범처럼 보였는지는 몰라도, 짐 다뒤져보고, 복대하고 호주머니 까지 다 뒤졌다. 또 주머니에서 무슨 알약이 나오니까, 혹시 마약이 아닌지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그건 정로환 이었다. 그걸 마약으로 의심받으니까,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 못했다.
이런저런 심사를 다 받고, 정신없이 국경을 통과했다. 나에게는 태국외에 또 다른 나라로 가보는 것이다. 이곳 말레이시아가 나에게는 태국을 벗어나서 가보는 외국이었다. 국경을 넘는 육로입국이며, 태국에 이어 두번째로 가보는 나라이다. 이전까지 난 해외 가본데가 태국 뿐이다. 모든 한국 사람들한테는 국경을 넘는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일이다. 태어나서 다른나라로 나가보지 않는한 국경을 접할일이 없다. 휴전선을 맞대고 북쪽 동네에 조선인민공화국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으로 나가려면, 배하고 비행기 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섬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국경을 넘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한 경험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경 통과하는건 그렇게 대수로운 일도 아니고, 태국과 말레이시아 국경 근처에 사는 사람들한테는 그냥 일상적인 일일 뿐이다. 옆에 동네 왔다갔다 하듯이 국경을 넘나든다고 한다.
하지만, 차타고, 고속도로를 통해 통과했기 때문에, 국경을 통과하는 설레임이나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기대감 같은건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또한 전날 잠도 못자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빡시게 움직이려다 보니까, 여행의 맛, 장거리 이동의 묘미, 국경을 넘는 묘미를 이날은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봉고차안에서도 자는둥 마는 둥 했다.
말레이시아 넘어오니까, 도로정비가 잘 돼 있고, 고속도로가 뻥 뚫려 있다.
아마 이때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추석연휴를 끝내고 서울로 올라가는 귀경차량들 때문에 교통지옥 그 자체 일것이다. 여긴 휴일인데도, 차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우리나라 경부나, 영동 고속도로 처럼 도로 사정이 열악하지가 않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계가 많은데도 추석을 안지내나?
여기 오니까, 간판이 온통 영어로만 되 있어서, 마치 미국같다. 길도 태국보다 더 좋다.
저녁 8시경에 봉고차는 버터워스에 도착해서,kl로 가는 사람들을 내려주고 페낭으로 갔다. 그 차는 원래 페낭으로 가는 사람들을 태운 차인데, kl로 갈사람을 같이 태워서, 버터워스에서 내려주고 간 것이다.
kl로 가는 사람들은 우리 일행말고, 서양애들 둘 뿐 이었다.
내리자마자, 바로 앞에 있는 여행사에서 핫야이에서 끊은 티켓을 보여주고, 고속버스표로 교환했다. 고속버스는 9시 25분에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우리는 급히 이동하느라, 깜빡잊고 환전을 안했다. 당장 밥사먹고, 하려면 링깃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수중에는 여행자 수표하고 바트 현금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다가, 두주불사가 밧은 나중에 어차피 태국으로 또 올라갈거니까, 남겨두고, T.C 환전하라고 했다. 그래서, T.C를 누가 환전할까 하고,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토마스 쿡 100불짜리 한장을 건네서 거기서 환전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사기를 당했다. 난 말레이시아 링깃의 환율이 1달러당 얼마인지 잘 몰랐고, 우리나라 돈과의 비율만(1링깃 = 약 320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걸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또 몸이 피곤해서, 이거 저거 계산하기도 귀찮았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무려 50에서 60링깃이나 손해를 본것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한 375에서 380링깃 정도 받아야 돼는데, 이 여행사 놈들이 최소 55링깃 정도를 떼먹은 것이다. 그놈들 생긴건 중국놈들 같은데...
100불짜리 내니까 320링깃을 받은 것이다. 난 그땐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기준환율대로 어련히 알아서 해줬겠지 하고 신경 안썼다. 아니, 신경쓸 틈이 없었다. 너무 몸이 피곤한 나머지...
또 근처에 은행이나 사설 환전소는 안보이고, 당장 밥사먹고, 물 사먹고 하려니까 돈은 필요하고...
말레이시아 넘어갈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말은 절대 여행사에서 환전하지 말라는 것이다. 넘어가기전에, 여유있게 시간을 확보해두고, 국경을 넘기전에 핫야이 시내의 사설환전소나 은행에서 밧을 일단 먼저 환전을 하고, 나중에 넘어간 다음에, 은행이 보이면, 여행자 수표를 환전하라고 하고 싶다.
난 전날부터 급하게 움직이느라고, 이런저런거 천천히 생각할 여유 없이 이동하기에만 바빴다. 또 국경을 넘기전에 휴게소에서 쉰다는데, 그 휴게소에서 환전을 하면 환율이 괜찮단다. 하지만, 봉고차가 휴게소에서 쉴틈도 없이 계속 움직이기만 해서, 환전을 할 여유도, 휴게소에서 음료수 사먹고, 볼일볼 여유조차 없었다.
절대 국경도시에 있는 여행사에서는 환전을 하지 말라. 또 환전할땐 반드시 달러와 그 나라 국가 통화간의 환율도 꼭 알아보고...
초보 여행자의 실수 였다.
장거리 이동할때, 특히 국경을 넘기전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출국하기전에 빠진것들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주고, 여유있게 이동을 하는 것이 좋은것 같다.
너무 빡센 일정 때문에, 피로가 쌓이고 쌓여서, 드디어 몸에 이상이 생겼다. 목감기에 걸려서, 목에 계속 가래가 끓는다. 이 증상은 다음날 부터, 싱가포르에 있을때 더더욱 심해졌다. 이때 걸린 기침감기, 목감기는 상당히 오래가서, 귀국후 현재까지도,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여행을 할때는 충분히 쉬어 가면서 해야 되겠다. 우리가 사무이섬에서 솔직히 무리하긴 했다.
특히 딥다이빙 하기 전날에 나이트에 가서 거의 밤새 놀고, 전날에 딥다이빙 하고 와서, 제대로 잠도 안자고, 풀문파티 간게 제일 문제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틀동안 잠을 제대로 못잔 것이다. 그러고도 먼거리를 빡세게 이동하니, 당연히 피곤할 수 밖에...
근처의 호커센터에서 나시고랭하고, 로띠로 저녁식사를 했다.
나시고랭은 볶음밥인데, 태국의 카우팟보다는 별로인것 같다.
또 여기의 로띠는 태국에서 먹는 로띠하고는 완전히 틀리다. 여기의 로띠가 진짜 로띠다. 태국에서 먹는 팬케익 로띠는 거기서 맛있게 만들려고 변형시킨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로띠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로띠는 인도음식이다. 밀가루 반죽한걸 납작하게 펴서 빈대떡 비슷하게 만든다음 카레에 찍어 먹는 것이다. 태국 로띠보다는 당연히 맛없다.
말레이시아에 가서는 태국에서 먹었던 팬케익 로띠를 생각하면 안된다.
완전히 별개이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말레이시아 먹거리보다, 태국 먹거리가 더 입에 잘맞는것 같다.
고속버스는 예정된 시간보다 20분이나 더 늦게 왔다. 24석짜리 고속버스라 편했다. 제대로 잠을 잔것 같다. 여기는 태국하고 틀리게, 버스안에 화장실이 없다. 태국은 장거리 버스에는 거의다 화장실이 있던데...
여기도 태국과 똑같이 차선이 반대라,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타는 문은 왼쪽에 있고, 오른좌석은 두줄, 왼쪽 좌석은 한줄로 돼 있다. 우등고속이지만, 우리나라하고 배치가 정 반대다. 암튼 진짜 편하기는 편하다.
새벽 3시 30분 경에 우리는 KL의 뿌두라야 버스 터미널 앞에 도착했다. KL에 도착하니까, 버스 기사가 사람들을 다 깨운다. 그 버스는 종점이 어딘지는 몰라도 다른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터미널에 내리니까 여기도 태국처럼 택시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내리니까 바로 앞이 푸두 호스텔이었다. 오래전부터, 말레이시아 가거든 꼭 거길 가보려고 했다. 여기는 데이비드 임이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다.
맨 아랫층에 세븐 일레븐이 있고, 1층에는 PC방, 2층은 당구장, 3층부터가 푸두 호스텔이다. 3층은 리셉션과 휴게실, 식당으로 나눠져 있고, 4층부터 6층까지는 방이다. 여기는 영국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맨아랫층이 G층부터 시작한다. 1층이라고 해서 맨 아랫층이 아니다.
안에 들어가니까, 데이비드 임은 없고, 현지인 직원이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데이비드 임은 인도네시아로 출장가서 다음날 돌아온다고 한다.
우리는 도미토리방을 잡고, 너무 피곤해서 샤워도 안하고 그냥 뻗어버렸다.
정말 피곤하게 빡센 여행이었다.
원래 푸켓에서 만날 계획이었지만, 전날 싱가포르에 내려간 매덕스가 KL에서 만나자고 하는 바람에, 푸켓을 나중으로 미루고, 말레이시아부터 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약속한 날짜에 만나기 위해서 서두르다 보니, 너무 힘들게 이동했다.
다음부터는 이렇게 너무 빡빡하게 다니지 말고, 또 급히 서두르지도 말고, 장거리 여행 전날에는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충분히 쉬어가면서 이동해야 겠다.
그나저나, 발을 다친 두주불사형이 천만 다행이다. 상처가 도지지 않아서...
이날 375링깃 이상 받을거, 320밖에 못받아서 조금 속쓰리긴 하다.
다음 여행때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국경지대의 여행사에서는 환전을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