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드디어 태국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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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드디어 태국에 도착하다

MOON 11 847
11시 25분 오리엔탈 타이항공 방콕행.

아침에 주섬주섬 배낭을 싸고, 마지막으로 헤어 드라이기에 스프레이까지 챙기고,
이번 여행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국가대표 축구 유니폼까지 입고 나니 폼난다.
준비끝!!!

한기와의 약속장소인 청량리역으로 가니 한기는 벌써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조금은 흥분될 턱도 싶은데, 그냥 마음이 편안하다.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실컷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쯤?
공항버스는 버스카드를 이용했을 때는 5,500원 현금이용시는 6,000원 이었다.
편법으로 가격을 올린 것은 아닌지...

공항에 도착을 해서 환전부터 했다. 작년에는 여행자수표를 준비해서 현지에서
환전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일정상 환전할 수 있는 여유가 충분치 않았기에
그냥 원화를 바트화로 바꿨다. 소액이라면 어디서 환전을 하건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약 50만원 정도를 환전하고 나서 여행자 보험을 들어주지 않느냐니,
캐쉬어가 모르겠다는 얼굴로 빤히 쳐다본다. 환율은 신한은행 1000원=30.08바트.
다른 은행 환율은 어떤지 체크하지 않았기에, 혹시 다른 은행 환율이 더 좋으면
속상할 지 모르니깐 타은행 환율은 보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지나가다 언듯 본 우리은행 환율 30.18바트... 한기에게는 말 하지 않았다. -.-;;

휴지가 없는 것 같아서, 대단히 미안한 얘기지만 화장실에서 슬쩍 하자고
했더니만, 이미 한기가 보고 왔단다... 커다란 두루마기 화장지라서 감출 곳이
없단다. 잔돈을 탁탁 털어서 휴대용 화장지 2개를 1,000에 샀다.
밖에서는 400원이면 되는데...

수속을 마치고 오리엔탈 타이항공에 올라타자, 분위기가 다른 항공기에 비해
많이 틀리다. 뭐랄까 기내벽에 야자수가 그려진 것이 열대의 느낌이 배어져
나오는 것이 우리네 사랑방 같은 아늑한 느낌.
그런데, 좌석과 좌석사이가 너무 좁았다. 게다가 앞에 앉은 사람은 좌석을
뒤로 제쳐놓고 있으니 더 더욱 자리가 좁았다(여기서 팁; 비행기 좌석은
이륙하기 전까지는 뒤로 제쳐놓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뒷 사람에게 미리
양해를 구할 줄 아는 한국인이 되자).
여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리엔탈 타이항공에 대해서 경험한 바를 잠시
언급하자면 내가 아는 정보로는 인천-방콕간 가장 싼 항공으로 알고 있고,
이 항공 덕분에 이번 휴가가 계획될 수 있었음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비스
측면에서는 과히 높은 점수를 주기에는 곤란했다. 우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승무원이 1명 밖에는 없었으며, 대다수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기내방송을 자주 안하는 것이었다. 만약 사고라도 난다면 뒷 수습을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이 앞섰다. 식사도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고 주는 대로 먹어야
했으며, 와인 서비스도 되지 않았다. 한 차례 와인을 들고 다니기는 했지만
권하지는 않았고, 와이트 와인이 떨어져 요청했어도 묵살 당하고 말았다.
와인을 좋아함에도 와인 구경은 비행기나 타야 가능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또한 스튜어디스들을 부르기까지는 꽤 많은
인내력이 필요했다.
오리엔탈 타이항공에 대한 불평이라기 보다는 후발주자로서 앞으로 사업을
잘 해내가기 위해서는 많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대략 5시간 30분 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방콕에 도착했다. 작년에는 밤에
도착해서 몰랐는데, 낮에 하늘에서 바라본 방콕은 정겹고 깔끔했다. 긴 수속을
마치고 바깥에 나오자, 한 번 와봤음에도 언듯 공항이 낯에 익지 않는다.
제 2 터미널.
무식한 우리 두 사람은 지식의 응용(?)이 불가능한 탓에 밖에서 그냥 택시를
잡아타면 될 것을 낯이 익는 제 1터미널을 먼저 찾은 후에 다시 3층으로
올라가 택시를 잡았다.
"콘쏭 싸이 따이(남부터미널)!"
택시기사가 두당 200바트를 요구한다. 누구를 봉으로 아나!
작년에 200바트에 갔다!고 하니 금새 300바트로 내려온다. No라 말하고 돌아서자
250바트에 가자 한다. 충분히 200바트에 갈 수 있었지만 그래도 공항버스로
가고 헤매는 것 보다는 낫겠다 싶어. 가자고 했다.
사실 전날 푸켓행 VIP 999를 예약하지 않은 상태라서 오늘 푸켓으로 출발할 수
있을 지의 여부도 불확실한 터라 우리도 불안한 상태였다.
택시 기사가 VIP 999를 예약했냐 한다, 안했다고 하니... 자리 없을거라면서
자기가 아는 여행사를 통해서 전화해보고, 안되면 여행사를 이용하자 한다.
사실 이 아저씨 영어가 신통치 않아서 그런 뜻인 거 같았고 인상이 별로 안좋아,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냥 남부터미널로 직행하자고
했다. "No highway"라 외치는 건 필수!
5시 30분쯤 콘쏭 싸이 따이에 도착했다. 이 택시기사 300바트를 주니 40바트만
거슬러주고 시치미를 뚝 뗀다. 시간 안에 와주어서 거스름돈 50바트는 팁으로
줄 생각이었는데... 자기 복을 자기가 찬다.
터미널은 맞게 온 것 같은데 매표소가 보이지를 않는다. 한 참 두리번 거리다
제복을 입은 아가씨에게 물어보니 상냥하게 어딘가로 데려간다. 길에서 예약을
받는 아저씨에게 뭐라 얘기해 주고, 이 사람에게 얘기하면 된단다. 워낙 많은
차들이 있고 뭐가 뭔지 몰라 VIP 까우까우까우가 맞냐고 재차 확인후에 7시표로
부탁한다고 하자 이 아저씨가 어딘가로 무전기 비슷한 걸 하니깐 잠시 후에 제복
입은 청년이 표를 갔다준다. 차를 확인하고 식사를 하러 가려니만 차시간이
6시로 돼있다. 분명 7시표 달라고 했는데...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느니 그냥 그대로 가자, 예약안하고도 차 탈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 싶어서...
장장 12시간의 밤차를 타야하는데 밥먹을 시간도 없다. 이 일을 어쩌지...
버스 안에서 1식이 제공이 된다고는 하는데, 그게 아침밥인지 저녁밥인지
모르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부실한 기내식이 한 번 더 원망스럽다. 일단
시간도 없고 해서 버스에 자리부터 잡았다. 버스는 반갑게도 DAEWOO 차였고,
TV도 준비되어 있고 자리도 넓은 것이 여태까지 내가 타 본 차중에 가장 최고다.
야간 버스는 에어컨 때문에 매우 춥다고 들었는데 두툼한 담요도 미리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잠깐 시간이 남아서 화장실을 가려는데(버스 안에도 화장실은 있슴), 앞자리에
조리를 신고 간단한 옷차림을 한 사람이 태국 교민 신문을 읽고 있지 않은가.
"교포다!!!"
반가운 마음에 도움을 얻고자, 밥에 목숨을 건 우리는
"버스에서 밥 몇 시에 줘요?" 물어봤더니만,
놀란 눈으로 자기도 이 버스가 처음이란다.
화장실을 찾다가 여기에서도 2바트를 내야하기에 그냥 들어와서 버스안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했다.
이윽고 버스가 출발하자, 버스안에 있는 안내양이 물수건과 더불어 빵과 커피 등을
돌린다. 설마, 이것이 차 안에서 제공한다는 식사? 아쉽기는 하지만 이도 잠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
어느 정도 가자, 교포로 착각했던 그 청년이 뒤로 슬그머니 다가오더니만
'헬로태국' 책자를 내민다.
"이거 보면 좀 도움이 되실거에요"
한기와 나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태국 온 사람들 열에 아홉은 다 갖고 다니는 책이에요"
우리도 2권이나 갖고 있는 책...
일정을 물어보니까 이틀 전에 태국에 오긴 했는데 전혀 계획이 없단다. 일단 가보고
나서 결정을 할 거란다. 방콕에 있었는데, 한인 게스트 하우스를 갔어도 한국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단다. 눈치를 보니 우리를 만나게 돼서 반갑다는 느낌이다.
그 친구가 자리로 돌아가고 나서 나와 한기는 긴급 회의 시간(?)을 가졌다.
잘못 하다가는 우리가 혹 붙이게 생겼으니 어떻게 저 녀석을 떼어 놓을 것인가에 대해서...
자칫 하다가는 저 녀석 때문에 우리의 작업(?)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절대절명에
처해졌다.
9시쯤 되자 버스는 어느 식당 앞에 도착했고, 식사가 제공됐다. 흰죽과 멸치볶음과
청경채 비슷한 야채가 전부인... 흰죽은 말이 죽이지 누룽지다... 우리처럼 고소한
누릉지가 아닌 그냥 쌀 넣고 푹 끓인 듯한... 한기와 나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태국식 볶음밥이 너무 그립다.
그 무늬만 교포인 듯한 놈이 자꾸 우리 앞에서 알짱거린다. 어떻게 떼버리지...
(결국 이 때 코 꿰어서 이 친구와 여행내내 끝까지 함께 하고 말았다.)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푸켓으로의 강행군... 우리 잘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푸켓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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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Moon 1970.01.01 09:00  
아! 맞네요...1밧이 30.08원이 맞네요. papain님 말씀대로 이익을 본 거군요. 오호~ 이렇게 좋을 수가... 한기한테 당당하게 얘기해도 되겠습니다. papain님 고맙습니당~!
요술왕자 1970.01.01 09:00  
두분다 맞는 얘기....
Moon 1970.01.01 09:00  
환율... 1바트=30.08원??? 1000원이 30.08밧 아닌가요? 10000원이 대충 300밧 되니깐요... ^^;;
papain 1970.01.01 09:00  
1650원 정도 이익보신 겁니다...
papain 1970.01.01 09:00  
환율 계산을 이상하게 하시네요... 1000원=30.08바트가 아니라.... 1바트=30.08원이지요.... 그러므로 환전하신 신한은행 환율 1바트=30.08이 우리은행 1바트=30.18보다
paran 1970.01.01 09:00  
저도 기억해요... 작년에 님의 글 읽었었져..ㅋㅋ..<br>저도 작년에 다녀오고 넘 또 가고 싶어 담주에 푸켓으로 떠날 예정이랍니다.
나비 1970.01.01 09:00  
와~~글 넘 잼있게 쓰세여~~담편이 기대되여^^
Moon 1970.01.01 09:00  
아이고, 허접 여행기랍시고 올렸는데, 기억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허허~ 이거 어떻게든 이번 여행기 끝까지 써봐야겠네요...
1970.01.01 09:00  
문님 또 가셨군여...^^ 저번 여행기 봤거든요...반가워요..^^*
Moon 1970.01.01 09:00  
요술왕자님이 기억을 해주시니 너무 고마워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요술왕자 1970.01.01 09:00  
문님글 또 보게 되는 군요....^^<br>근데 밤에 나오는 끓인밥.... 카오똠이라고 하고.... 태국 사람들이 야식으로 즐겨먹는 거랍니다. 버스 야식으로도 주로 그게 나와요... 짭짤한 반찬들과 함께 먹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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