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쉥의 다이빙 여행기...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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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쉥의 다이빙 여행기... 마지막.

한쉥 5 826
2002년 7월 10일

오늘의 다이빙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다이빙이다.
원래 그 다음날 한 번 더 배를 탈 예정이었으나,
여러가지 일정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결국 이날의 다이빙이 마지막이 되었다.

하여간 오늘의 다이빙은, 딥다이빙 스페셜티.
40미터까지 다이빙할 수 있는 코스다(하루면 끝남).
이 딥다이빙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는지는... 이미 다 자랑했다.
-_-;;
아싸..

또 나흘만의 다이빙이라 무지 신나하며 배를 탔다.
찰롱 베이를 떠나는 배위에서 듣는 음악과,
거기서 만나는 바람과 구름과 바다와 하늘,
더 자랑해 무엇하랴, 손꼬락만 아프지.
자랑이 도가 넘쳤는지, 오늘은 멀미가 나고 말았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배가 뒤집어지게 흔들려도 절대 멀미 안하던 나로써는 살짝 충격이었다.
그래도.. 정말 신기하게도, 물 속에 들어가면 그 멀미가 싹 사라진다.

딥다이빙이기 때문에,
오늘은 내가 제일 먼저 물에 들어간다.
오늘따라 많이 탄 사람들에게, 나 오늘 딥다이빙스페셜티 한다고,
그래서 40미터까지 내려갈거라고 졸라 자랑하고,
열나 멋지게 입수했다.
(졸라에 열나에 쓰고보니 가관일세..-_-;;)

딥다이빙 할때는 여러 가지 장비가 추가로 필요한데,
그걸 어떻게 어디다 썼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기억나길 바라면 과욕이지..-_-;;;
하여간 공기가 모자랄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해
수심 5m 지점에 공기 탱크 한개 달아논건 기억난다.
물 속에서 공기 탱크가 나부끼-_-고 있는 모습은 또 어찌나 근사하던지...

스페셜티는 나 혼자 하는거라,
강사 제리와 마스터 소희씨가 일행의 전부다.
하강을 시작했다.
조류에 날려 펄럭거리는 공기탱크만 보이다가,
점점 물고기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하고,
어슴푸레하게 바닥에 있는 것들이 윤곽을 드러낸다.
그걸 보며 내려갈 때의 느낌...
그렇다, 황홀하다.

이 날의 포인트는, 어느 다이빙샵에서 일부러 가라앉힌 침몰선이 있는 곳이었다.
킹크루저보다는 훨씬 작았지만,
그래도 침몰선이 주는 신비감과 생동감은 충분하고도 남았다.
이곳에는 유난히 박쥐고기가 많았는데,
이 물건들이 유난히 사람들에게 우호적이다.
옆에 누가 있는거 같아서 휙 돌아보면
이자식이 바로 눈앞에서 와따리 가따리 하고 있는 식이다.
어떤 놈 옆구리에 얼굴이 닿았던 것도 같다.
마치.. 웬 새와 함께 날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배 안에는 엄청난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배 가운데에 계단이 있었는데,
계단마다 한칸씩 물고기들이 크기순서대로 자리잡고 앉아있다.
그리고 맨 밑에, 방으로 치면 아랫목쯤 될만한 곳에는
젤 큰 복어가 떡 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게 지금도 한쓰럽다.
<계단>과 <물고기>의 오묘한 앙상블...
배 꼭대기에 얹혀있던 변기통도 졸라 인상적이었다.

물밖으로 올라와,
뭐했게?
그렇다.
밥먹었다.
아침에 배타면 빵주고,
다이빙 한 번 하고 나오면 또 밥주고,
오늘처럼 다이빙 네 번 있는 날은 다이빙 두 번 더하고 나면 밥 또준다.
내가 다이빙을 안좋아할래야 안좋아할 수가 없는 것이다..-_-;;

두 번째 다이빙도 딥다이빙.
이번에는 깊지 않은 지점에서 바닥까지 내려간 다음에,
바닥을 따라 깊은 곳까지 내려갔다.
바다 바닥만 보고 있으면 재미없을것 같지만,
바닥에도 또 재밌는 물건들이 무지 많다.
물론 그녀석들의 이름은 까먹었지만,
바닥에서 마치 갈대처럼 떼로 몰려 서있는 놈들이 있는데,
요놈들 서있는 모양이 또 무지하게 장관이다.

아무생각없이 <바닥만 보며 움직이기>, <누워서 하늘보며 헤엄치기>,
<바위속에 숨은애랑 눈맞추기>따위의 놀이를 하며 제리를 따라가고 있는데,
별안간 눈앞에 또 침몰선이 나타났다.
오호랏!!!

원래 예정된 포인트는 아니었는데,
제리가 멋지게 찾아내 깜딱 선물을 한거시다.
이 배는 진짜로 침몰한 작은 어선인데,
가라앉은지 무지하게 오래된 배라 거의 반쪽밖에 안남았다.
굉장한 볼거리가 있는건 아니지만,
배 자체가 주는 신비감만으로도 충분할만큼 침몰선 구경은 무척 재미가 있었다.

침몰선 다이빙은 정말 특별한 즐거움-_-이 있다.
마치.. 모든 침몰선들이 그 안으로 들어오라고 꼬시는 것 같다.
하지만 침몰선 안으로 들어가는건
침몰선 다이빙 스페셜티 코스를 밟은 자만 할 수 있다.
그냥 들어갔다간.. 까딱하면 길 잃어버려 죽는 수 생긴다.
여하간 나는 그 꼬심이 상당히 도발-_-적으로 느껴졌고,
다음번엔 꼭 침몰선 다이빙을 하리라 다짐했다.

세 번째 다이빙도 비슷한 패턴으로 펀다이빙을 하고,
마지막 네 번째는,
내가 꿈에도-_-그리던 나이트 다이빙.
오늘은 그래도 날씨가 그렇게 나쁘지 않아 다이빙이 취소되지는 않았는데...
이런 뎅장,
나이트 다이빙이 아니라 선셋 다이빙이랜다.
랜턴을 한개씩 들고 내려가긴 했지만,
여섯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날이 밝아 들고간 랜턴은 거의 필요가 없었다.

선셋 다이빙은 배 안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같은 포인트로 내려갔는데,
이건 완전히 개떼 다이빙이라 할만한 거시었다.
물반 고기반이 아니라 물반 사람반이었다..-_-;;
사람들도 마지막 다이빙이라 그런건지 사람이 많아서 그런건지
하여간 긴장감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고,
<호흡기 빼고 도너스 만들기>, <죽은 물고기 집어서 산놈처럼 헤엄치게하기>
따위의 짓거리-_-들을 하며 애들같이 놀고 있었다.

원래 물 속에는 밤에만 나오는 물고기들이 있는데,
시간이 어정쩡해서 낮에 놀던애는 퇴근하고,
밤에 노는 애는 아직 출근을 안해서 물 속은 상당히 썰렁했다.
그래도.. 포인트가 워낙 괜찮은 곳이어서,
산호와, 바위틈에 숨어있는 물고기들과,
함께 다이빙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이 다이빙을 끝으로,
모든 다이빙이 끝났다.
따라서 나의 다이빙 여행기도 여기서 끝이다.
사실 무지 심심해서 쓰기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이 멋진 세계에 입문-_-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도 없진 않았다.
그런다고 나한테 껌 한쪼가리라도 한개 생기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좋은걸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게 괜히 안타깝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건 아니겠지만서도.

하여간,
다음 태국여행에도 다이빙 계획은 아마 반드시 포함될 것이다.
다음여행에는,
5일동안 배 안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며
시밀란 군도까지 가서 하는 다이빙 프로그램에 참가할 생각이다.
현재로썬 그저 꿈이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꿈★은 이루어진다.


5 Comments
안쯔 2002.11.14 21:13  
  글 넘 재밋따, 껌 두쪼가리나 주고 싶다..
에구..내장비(스쿠버 프로) 몇년쩨 놀구있당..
나니 2002.11.15 13:32  
  열라...졸라...아싸...그리구 밥...
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편이라 그런지 더 재밌네요 ^^...특히 낮에 놀던애 퇴근 하구 밤에 노는에...이부분이 압권인듯.....꿈을 근간에 이루시기를...
쫌아는사람 2002.12.05 17:16  
  padi교육에 40미터?
냄시난다...
뻥쟁이...
30미터 좀 넘었겠지...
보자니.. 2002.12.06 22:14  
  서로들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레쓰큐 교육 받고 이정도 지식이면
강사되면 태사랑 게시판 도배하실라나..
벼는 익을수록 고개 숙인다네요..
한쉥 2002.12.07 02:32  
  강사 아니라 강사 할아버지가 되도 게시판 도배할 정성은 없네요.
"레스큐 교육받고 이정도 지식"이라니 상당히 근거없는 비아냥이십니다.
레스큐 아니라 오픈워터때도 저정도 "지식"은 가르쳐줍니다.
관심있게 듣거나 관심있게 찾아본 사람이면 쉽게 알 수 있는것이기도 하죠.
저는 말도 안되는, 근거도 없는 '깎아내리기'에 열받은것 뿐입니다.
세상천지에 레스큐 다이버가 한둘도 아닐진데,
그런걸로 잘난척할만큼 할일없는 인간 아닙니다.
스쿠버 다이빙은 그냥 취미일뿐입니다,
그게 무슨 잘난척할일이라고 새삼스럽게 '시비'들이신지 모르겠군요.
얼굴안보인다고 막말하는거 하루이틀보는거 아니지만,
그래도 유쾌하진 않네요.
전 그저 다이빙을 무식하게 좋아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오바'하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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