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쉥의 다이빙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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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쉥의 다이빙 여행기 <4>

한쉥 4 813
2002년 7월 3일

레스큐 둘째날.
오늘은 다이빙이 네 번 있는 날인데,
날씨가 엄청 끝내준다.
아침부터 비는 기도 안차게 쏟아지고...
비바람 때문에 춥다고,
미유끼여사와 광혁이 오빠는 털옷을 입고 나타났다.
....-_-;;
추워 죽겠댄다.
.......-_-;;;

아무튼 출발.
오늘 첫번째 실습은 의식없는 다이버 건지기.
물 속에서 마스터가 정신 잃은 척-_-하고 있으면,
내가 가서 건져 올라오는 것이다.
포인트는, "천천히 올라오기".
승질급한 한국사람의 전형인 나로써는 참 어려운 일이었다.
어쨌거나 물 속에서 사람을 건져오면서,
슬슬 레스큐 코스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아마.......수면에서 버둥거리며 용쓰는게 없어서 그랬을거다.

마스터 한 번 건져오고,
다시 물 속으로 내려가서 한 20분 구경하고 올라왔더니 또 밥준다.
아싸..-_-;;

밥 먹고 두 번째 실습, 물 위에서의 인공호흡과 장비 벗기기.
진짜 인공호흡은 따로 교실에서 연습하고,
여기서는 기냥 흉내만 낸다.
(하지만 실수를 위장해 진짜로 입에다 대고 하는 늑대들도 가끔 있음)
흉내만 낸다고 절대로 만만한게 아니다.
정신잃은 다이버를 물위로 건져놓고,
장비를 벗기고, 목을 받쳐서 계속 인공호흡을 하면서,
배까지 헤엄쳐가야하는 것이다.
그 쥐랄-_-마즌 파도와 싸우며...

게다가 인공호흡은, 절대로 5초 간격으로 한번씩 계속 해줘야된다.
이 시간 놓치면..................아무튼 큰일난다-_-;;
이 5초간격을 잊지 않기 위해 외치는 구호가 있는데..
한국말로 하면,
하나 둘 둘 둘 셋 둘 넷 둘 훕~~~ 이런 패턴이다.
근데...... 언젠가 해보시면 알겠지만서도,
이거 졸라 헷갈린다.
게다가 이걸 계속 소리내어 외치기까지 해야한다.

한마디로........................죽어나는 것이다.

다시한번 정리해볼까?
물속에서 애 건진다 -> 호흡 확인 -> 인공호흡 시작 -> 구호 외친다
-> 장비 벗긴다 -> 벗기면서도 계속 구호 외치며 인공호흡
-> 다 벗겼으면 애 끌고 배쪽으로 헤엄친다 -> 역시 구호와 인공호흡은 멈추지 않는다

죽어난다니까...

힘은 들지만,
이거 무지 재밌다.
뭔가..
내가 인류 구원-_-에 도움되는 걸 배우고 있다는 뿌듯한 생각이 들면서,
그 과정 자체가 무척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 힘든걸 해냈을 때의 성취감도 물론 멋지고.

원래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연습하지 않지만,
시간많은 나와, 곧 강사가 되어야할 미유끼여사와 광혁오빠는
저 연습을 나중에 풀에서 따로 했던 것까지 한 열번쯤 했다.
그렇다고 우습게 할 수 있게 되진 않는다-_-;;

세 번째는 수색 및 인양.
누군가 물속에 사람이 있다고 하면,
내려가서 그 사람을 찾아서 데리고 올라오는 것이다.
이거.........껌이다.
그리고 이것도 역시 무척 재미난다.

레스큐 마지막 날에는,
지금까지 배운걸 전부 엮어서 세트로 한번에 해치운다.
말하자면 그게 마지막 테스튼데,
역시......................죽어난다.

세 번의 다이빙을 끝내고,
일주일에 단 하루, 오늘만 있는 나이트 다이빙을 기다렸다.
진짜 뻥안보태고 졸라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렸으나,
날씨가 나빠서 집에 가야된댄다.
선장아저씨가 밉고, 세상이 미웠다..-_-;;

하지만 돌아오는 배안에서,
선장아저씨가 정말 위대해보였다.
파도와 비와 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뒤섞여,
창문으로 비인지 바닷물인지 모를 액체가 계속해서 몰아치고,
바다 한 번 보였다가 하늘 한 번 보였다가,
하늘 한 번 보였다가 바다 한 번 보이는,
무슨 월미도 바이킹 움직이듯이 흔들리는 배 안에서,
선장아저씨가 위대해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죽고싶어 환장한 자일 것이다.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배는 무사히 찰롱 베이로 돌아왔다.
엄니 나 살아돌아왔어.
T T

무사귀환 기념.....은 아니고,
아무튼 오늘도 뭔가를 기념하기 위해 빠똥의 스시집에서 저녁을 먹고,
까론타운으로 가서 술을 마셨다.
아주 노멀하게 시작된 술자리는...
동네 강사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또 아수라장-_-이 되었다.
나랑 비슷한 코스를 하고 있던 미국 총각 <제이슨>이,
갑자기 데낄라를 사들고 와서는

"이거 걍 물이야 마셔봐~"

라고 말했고,
한잔쯤이야 하고 훌러덩 마셔버리고 난 후
분위기는 더 아싸라붕붕~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제이슨과, 잘난척 대마왕 미국넘 <조>,
그리고 허구헌날 붙어댕겼던 다이브아시아의 유일한 처녀강사 지수 그리고 나,
모두 다 동시에, 그리고 미친-_-듯이,
바다에 가자고 외쳤다.
그리고................오로바이 나눠타고 진짜로 까따비치로 갔다.

7월의 푸켓은 수영할 수 있는 날보다 못하는 날이 더 많다.
물론 이날도 파도 살벌했다.
아까 다이빙갔다 돌아올때도 실감하지 않았는가!
하지만..............우리 술먹었다.
뭐가 무서웠겠는가!
있는대로 소리는 꽥꽥 질러가며,
별것도 아닌데 정말 신나게 놀았다.
파도타기 하는 꼬라지는 한국넘이나 미국넘이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생각해보면,
아무리 술을 먹었어도 정말 간이 배밖으로 티어나왔었구나 싶긴 하다.

한 30분쯤 놀았을까,
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옷을 챙겨입고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날 제이슨은 자리깔고 누웠다-_-;;;


4 Comments
tuki 2002.11.11 00:22  
  쉥님....담편은?
레아공주 2002.11.11 10:11  
  헉...한쉥님 너무 머싯써여....*_* 반해버렸떠염~
한쉥 2002.11.11 12:48  
  수줍...-_-;;
툭님................담편을 남편-_-인중 알고 깜딱 놀랬다우.
노이로제야 노이로제...-_-;;;
2002.11.11 20:10  
  나이트 다이빙이라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
요번에 가면 스쿠버 다이빙 꼭 할래여. 아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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