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3일차 (태국-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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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3일차 (태국- 방콕)

광팔이 2 1463
2002년 9월 14일(토)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남국의 파라다이스로 떠나는 날이 왔다.
낮에는 므앙보란이나 지난번에 안가봤던 궁궐이나 사원같은데 가보고, 저녁에 기차타고 방콕을 떠날참이다.
사실 방콕, 태국을 대표하는 도시고, 세계적인 도시지만, 사실 교통체증, 더위 때문에 솔직히 짜증나긴 하다.
왕궁이나 사원 몇군데 둘러보면, 나머지는 쇼핑하고, 식도락 나이트 라이프 외엔 볼거리가 없다고 본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볼거리는 서울보다 더 적은것 같다.

아유타야 투어는 나중에 방콕으로 올라와서의 기간을 늘린후, 그때 가기로 했다. 어차피 말레이시아, 싱가폴까지 국경넘어서 육로로 내려갔다가, 다시 비행기타고, 한국 가려면, 방콕으로 올라와야 한다. 한달짜리 왕복 항공권이다.

나와 두주불사는 이틀동안 빡신 일정으로 돌아다녀서, 많이 피곤했다.
전날도 새벽 1시반 쯤에 잠들었다.
푹자고 인나니까 10시 정도 됐겠다. 11시경에 체크아웃 하고, 돌아다니기 위해 짐을 맡겼다.
밧 현금이 약간 부족한듯 해서 다 같이 싸얌 상업은행 환전소에 가서, 여행자 수표 100불짜리를 한장씩 환전 했다. 드디어, 여행자 수표를 처음으로 쓰게 됐다.  전날까지는 가지고온 밧 현금만 썼다.
환전을 하는데, 옆의 서양놈이 한국사람이냐고 물어본다. 그 친구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월드컵때 한국사람들 정말 대단했다고 한마디 한다. 하지만, 자기는 히딩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단다. 훌륭한 감독인건 인정하지만...
그도 박수 5번, 대한민국 구호를 안다. 월드컵때 한국사람들이 응원하는 장면을 보고, 그거 따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단다.
역시 월드컵의 위력이 대단하다.

이날도 카오산 로드의 여행자 식당에가서 카우팟 꿍에 과일 쉐이크로 아침을 해결했다.
가장 대중적인 태국 식사중엔 카우팟 꿍하고 카우카무가 제일 괜찮은것 같다.

므앙보란을 갈까 했는데, 다들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기가 귀찮은지, 거기 가지 말고, 짜오프라야 강에 가서 배나 타기로 했다. 나도 전날 물집이 잡힌데가 이날도 많이 아파서, 많이 걷는 데는 될수 있으면 안가는 것이 좋을듯 했다.
므앙보란도 나중에 방콕에 올라와서 가기로 했다.

카오산을 지나서, 삔까오 방면 길로 가다 보니까, 방람푸 선착장이 나왔다. 바로 옆이 피치 게스트 하우스 였다.  여기서 롱테일보트를 타고,  짜오프라야강을 둘러 보는 것이다. 이것도 지난번에 왔을때는 못해본 것이다. 사실 헬로 태국편에는 짜오프라야강의 배들은 디너 크루즈 아니면, 다들 공중 버스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롱테일 보트 타고, 둘러보는 투어도 있었다.
헬로태국에 나온것 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있다가 점심먹으러 가게된 MBK 센터의 스시킹, 오이시, 코뷴등의 일식집도 헬로 태국에는 소개 되지 않은 곳이다. MBK 옆의 바로 연결된 도큐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다들 괜찮은 곳인데, 헬로 태국에 안나온것이 아쉽다.

롱테일보트를 타고 둘어보는 코스도 다양했다. 수상시장까지 갔다오는 코스도 있다. 하지만 그건 1000밧이 넘었다.

그래서 젤 무난한걸로 그냥 방람푸에서 출발해서, 변두리 까지 갔다가, 새벽사원, 왕궁 다 강변에서 둘러보는 코스로 선택했다. 카운터의 아줌마가 400밧까지 부르는 것을 우리가 잠시 생각해 보겠다고 하니까 지금 하면 300밧으로 깍아주겠다고 해서  그냥 주저 없이 티켓 끊었다.

방콕 시내와 그 변두리 의 강변에도 수상가옥들이 옹기종기 널려 있었다.
짜오프라야강은 우리나라의 한강하고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더럽고, 흙탕물이다. 항상 물색깔이 흙탕물이어서, 전날 홍수났거나, 물난리가 난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이런 데서 디너 크루즈를 한다는 건지...
여기서 머리감고, 세수하고, 이물에다 똥오줌도 갈긴다. 그래도 현지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잘 지낸다.
배가 빠른 속도로 질주하니까, 물이 다 튄다. 그렇다고 후룸라이드처럼 그런건 아니지만...
현지 아이들이 강가에서 튜브를 타고 놀고 있다.
우리가 손을 흔들어 인사하니까, 걔네들도 같이 손을 흔들어 답례한다.

이곳은 쌩판 모르는 동네다. 헬로태국 지도에도 안나온 곳이다. 여기도 왓포나 왓프라깨우 못지 않은 사원들이 널렸다. 태국은 불교 국가기 때문에, 어딜가나 큰 사원이 한 동네에 최소한 한 군데씩은 있다.

강가에서 배를 젓는 장사꾼 아줌마들한테, 코코넛 을 사서 마셨다. 또 보트 택시 기사한테도 맥주를 한병 사줬다. 이 사람들 우리들 딱 보더니, 단번에 한국사람인걸 알아본다. 한국말도 제법 한다. 내가 컵쿤캅 하니까, 감사합니다로 답례한다. 이사람들 한국돈도 받는다. 

다시 빠꾸해서, 방람푸를 지나 새벽사원 쪽으로 간다. 새벽사원은 들어가서 보는것 보다 강가에서 배타고, 아니면 강가 저 건너편에서 보는 것이 더 멋있는것 같다.
 
새벽사원 반대편에는 왕궁이 보였다. 투어를 다 마치고 나서, 이젠 수상버스를 타고, 싸통 선착장으로 가기로 했다. 현지인들이 타고 다니는 르안두언 이라는 수상버스를 타고, 또 그다음에는 BTS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다들 현지인들의 일상생활을 볼수 있는 좋은 교통수단이다.

현지인들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르안두언에 많이 탄다. 좌석이 별로 없어서 끝까지 서서가야 했다.
지나가는 길에, 강변에 여러 고급 호텔들이 보였다. 샹그릴라, 뉴 메르디앙, 리츠 칼튼등  엄청나게 많았다. 매덕스는 그 호텔들을 다꿰고 있다.
나중에 그 친구는 장래에 스위스의 호텔학교로 유학을 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해서 호텔매니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태국내에서 좋은 호텔들은 다 꿰고 있고, 태국으로 올때는 호텔에서 잔적도 수두룩하다. 유럽 같은데 가면, 비싸서 그런데는 꿈도 못꾸니까...

거의 40분 정도 가다보니까, 싸통 선착장에 닿았다. 내려서 바로 '싸판딱신'이라는 BTS 전철역이 있었다. 거기서 그거 타고, 싸얌역 바로 전에 있는 국립경기장  역에서 내렸다. BTS 안으로 들어오니까, 진짜 시원하다. 근데 태국사람들은 긴팔에 긴바지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더운데 왜 다들 그렇게 입고 다닐까?

BTS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서 요금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우리셋이 싸판딱신에서 국립경기장까지 오는데, 90밧, 한사람에 900원씩이나 든것이다. 우리나라 전철요금보다 더 비싼듯 하다.
하지만 방콕시내의 교통체증을 피할수 있어서 좋다. 우리나라 전철보다 시설도 더 좋아 보인다.

국립경기장 역에서 내리니까, 바로 도큐백화점으로 연결된다. 도큐백화점은 MBK 센터와 스카이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다.

계속 돌아보다가, 배가 고파서 점심먹으로 MBK로 갔다. MBK에 보니까 일식집 진짜 많다. 가격도 저렴하다. 오이시에서는 리어카 비슷한거 에다가, 초밥세트를 팔고 있었다. 초밥하나에 10밧, 20밧, 비싼건 40밧짜리 까지...

또 Kobune, Fuji, Zen, Susiking 등 다양했다. 스시킹은 회전초밥 부페이다.

초밥만 먹으면 허기를 못채울것 같아서, 먼저 후지에 가서 밥먹고, 좀 소화시키고, 스시킹 가서 회전 초밥을 맛보기로 했다.
후지가서 나는 까츠돈에 밥 시켜서 먹었다.  다른 일행은 뭐 시켜 먹었는지 기억 안난다. 후지 진짜 좋은 곳이다. 다른 식당과는 달리 여기는 유일하게 리필해서 마실수 있는 음료수가 있었다. 녹차이다. 그걸 계속 리필해서 우려 먹을 수가 있다. 그래서 내가 시킨 스프라이트가 다 떨어지자, 계속 리필해 달라고 해서 여러잔 돌려가며 마셨다. 두주불사가 녹차를 시켰다.

식사 다하고, 좀 여기저기 돌다가, 후지 바로 앞에 있는 스시킹으로 돌아왔다.
후지, 스시킹, 코뷴은 태국에 많은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일식집이다.
하지만, 카오산에서는 못봤다. 내가 태국에서 다른 지방에 가서는 후지, 스시킹, 코뷴  간판을 한군데도 못봤다.
역시 방콕은 식도락의 천국이다. 스시,사시미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가급적 시내 나가서 밥 먹을 것을 권한다. 왜냐 하면 한국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값이 싸다. 여기서 실컷, 배가 터지도록 먹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스시킹은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서, 필터 위에 돌아가는 음식들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집어 먹는 회전 부페이다.  메뉴도 많고, 맛도 좋다.
거기서도 쑤끼를 해준다. 하지만 우린 전날 쑤끼를 먹었고, 점심식사까지 한 상태였기 때문에, 초밥하고 사시미만 골라 먹기로 했다.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집어 먹다보니,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값도 꽤 나왔다. 3명이서 이거저거 집어 먹다 보니, 633밧  나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정도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식고문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걸 다시 한번 느꼈다.
 
매덕스군은 미식가라, 방콕의 맛나는 집도 다 꿰차고 있다. 일식집, TGI같은 레스토랑등...
양보다 맛과 질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맛도 맛이지만, 양을 중시한다. 난 공사장에서 일할때도, 오후 서너시쯤에 새참안주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다.
(대부분의 공사현장에서는 그 시간때에 새참을 준다. 간혹가다 안주는 곳도 꽤 있다.)

밥다 먹고, 여기저기, 백화점내를 돌아다니면서, 에어컨바람 이빠이 쐬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식혔다. 두주불사형이 자꾸 금팔찌 팔라구, 금방 어딨냐고 물어본다. 금팔찌는 왜 파느냐고 물어보니까, 그거 팔아서 여행경비에 보태겠다구 한다.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도 충분히 한달 버틴다고 하니까, 좀 역동적인, 에로틱한 밤을 위해서는 좀더 여유 있게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정말 웃기는 엉아다. 하지만 태국에서 금 팔아봤자, 얼마나 쳐줄지 의문이다. 아마 내 생각엔 우리나라에서 산거에 반도 안쳐줄 것이다. 그 팔찌가 120만원 주고 산거라고 하는데...

또 태국은 금의 순도가 낮아서 그거 거기서 사가지고, 우리나라와서 되팔아도, 제값 못받는다고 한다.  아무튼 다들 태국에서 보석이나 금같은거 사서 되팔려는 생각들은 버렸으면 한다. 난 애초부터 보석같은데는 관심이 없었다.
다이빙 장비라면 모를까...


다시 BTS를 타고, 아쏙역으로 이동. 이번엔 그 유명한 쑤쿰빗 로드를 구경해보기로 했다. 작년에 갔을때도 쑤쿰빗을 가보지 않았다. 작년엔 솔직히 관광지 위주로만 다녔다. 정해진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둘러보기 위해서...

바로 근처에, 쑤쿰빗 플라자가 있었다. 그곳은 방콕의 한국인 상가이다. 한글 간판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쑤쿰빗 쪽에 재태교포들이 많이 사는걸로 안다.
이곳은 월드컵때도 교민들이 한데 모여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했던 곳이라고 한다. 6월달에 한국팀의 선전에 대한 해외 교포들의 반응을 뉴스에서 보여주는데, 방콕의 쑤쿰빗 로드도 나왔다. 하지만 그땐 쑤쿰빗을 가본적이 없는 나는 거기가 어딘지 몰랐다.

쑤쿰빗 플라자에는 한식당도 많고, 한국인이 하는 골프숖, 미용실, 금융기관, 피씨방등 없는게 없었다. 후일, 방콕에 올라와서 나는 이쪽에 금전적인 문제로 볼일이 있어서 여기 또 오게 된다.
방콕의 코리아 타운이라고 할수 있는 곳이다.

이날 저녁 7시 15분차로 방콕을 떠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했다.
이번에도 511번 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향했다. 나도 이번 여행에서 방콕에서는 카오산에서 시내로 이동시엔 거의 511번 버스만 이용했다.아는 노선이 그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버스가 카오산과 월텟, 쑤쿰빗등 웬만한 시내 중심가를 연결해 주기 때문에, 여행자들한테는 아주 유용한 노선이라고 한다.
매덕스는 그걸 하도 많이 탔기 때문에, (그 친구가 방콕에 오면 주로 묵는 곳이 쑤쿰빗로드쪽임. 그래서 주 활동무대가 쑤쿰빗이 됨)
어디서 서는지, 거의 다 꿰고 있다. 511번 버스는 나도, 작년에 방콕에 와서 몇번 이용해 봤다.

방콕시내의 교통체증은 진짜 장난이 아니다. 내 생각엔 서울시내 보다 더한것 같다.

카오산에 내리자마자,우리는 람부뜨리 거리쪽으로 가서, 거의 현지인들만 있는 수퍼마켓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샀다. 우리가 이틀간 머무른 숙소에 콘센트가 한국에서 쓰던것과 틀려서, 따로 그에 맞는 아답터를 사야 했다. 그래서, 나는 CDP 건전지를 충전못하고, 매덕스는 PDA를 충전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숙소는 우리나라에서 쓰는 전자제품 다 충전하고 쓸수 있지만, 거기 뉴싸얌만 따로 아답터를 끼워서 쓰게끔 되어 있었다. 간혹가다 그런 숙소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또 이동중에 그런 숙소가 있을것 같아서 아예 필요한건 방콕에서 사가기로 했다. 또 물집난 발에 붙이기 위해 대일 밴드도 샀다. 한국에서 가지고온 대일밴드는 이미 다 써버렸다.
하지만, 그날 산 아답터는 그 이후엔 거의 쓸 필요가 없었다.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곤, 들 그대로 충전할 수 있게끔 되어 있었다.  다음 여행때 꼭 잊지 말고 가져가서, 써야 겠다.

다시 뉴싸얌으로 돌아와서 짐을 가지고,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타고, 훨람퐁역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옆차선의 뚝뚝이 한데가 끼여들기 하다가, 앞의 차 범퍼를 들이 받는 것을 보았다... 우리 나라 같으면 대로변에서 서로 큰소리치며, 싸울텐데, 여기서는 어떨지 모르겠다.

거의 6시 다돼서 훨람퐁 역에 도착했다. 주말을 맞아, 각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지인들이 많았다. 여기서는 외국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티켓을 보여주고, 안내를 받아,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짐이 무거워서 우리는 캐리어 서비스를 이용했다. 나이 환급이 훌쩍 넘은 할아버지가 그 일을 하고 있다. 참 안스러워 보였다. 얼마나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그 나이에 편히 쉬지도 못하고, 그렇게 힘든일을 하실까.

시간 여유가 많아서, 나는 하루종일 흘린 땀을 씻기 위해 지하 1층에 있는  샤워장으로 이동했다 .샤워장은 이용료를 15밧씩 받고 있었다. 다들 샤워 할 생각이 없다고 해서 나만 가서 빨리 하고 오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샤워하러 간사이에 큰 문제가 생겼다. 작년 여행때도 이런 사고를 당한적은 없었다. 정말이지, 여행자 보험 들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내가 샤워 하러 간 사이에 매덕스하고, 두주불사가 내 짐을 지키고 있기로 했다. 하지만, 그들이  음료수 사먹으로  옆에 몇발자국 떨어져 있는 매점에 잠깐 걸어갔다온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시원하게 샤워하고 돌아와서, 내 보조가방이 없어진것 같아서, 여기저기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옆 벤치위에 내 보조가방이 있는 것이었다.
그때가 기차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거의 출발하려고 했던 때다.

난 깜짝 놀랐다. 똑같은 캐리어 위에 다 올려 놨는데, 어쩌다가 내 가방만 저 벤치위에 있는 거지?
난 혹시나 해서 가방을 점검해 봤다. 아니나 다를가,  T.C 9장이 모두 없어졌고, 내 카메라도 털렸던 것이다. 이런 어찌 이런일이?

정말 눈앞이 캄캄해 졌다. 물론 T.C에는 모두 발급받을때 서명하는 난에 싸인을 해뒀다. 그래서, 신고만 빨리 해주면 도둑놈이 내 싸인 위조해서, 환전하지 않는 이상 100% 재발급 받을수 있다. T.C 발급 영수증도 별도로 보관해 두었다. 또 여권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여기서 카메라를 털려서, 바이욕 스카이 라운지에서 찍은 야경 사진, 전날과 이날  관광하면서 찍은 사진 모두 뽑을수가 없게 된 것이다. 사실 그 카메라는 성능이 상당이 안좋은 것이다. 필자는 이곳 게시판에 작년 여행때 찍은 사진을 올렸지만, 화질이 안좋아서 상당히 반응이 나빴었다.
그래서, 두주불사가 가지고온 카메라로 내 사진도 같이 찍기로 했다.
하지만, 후일 모두와 헤어져서 나 혼자 여행하게 됐을때는 사진찍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포기할수 없어서, 1회용 카메라를 많이 사서, 그것 때문에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출을 하게 된 원인이 된다.
여행하고 나서 남는 것은 여행기와 사진, 여권에 찍은 입.출국 스탬프 자국 뿐이지 않은가.

그래도 여권 안 잊어먹고, 같은 가방 속에 있던 CDP 안털린게 천만 다행이다.
CDP 도둑맞으면, 장거리 이동할때 음악을 못들으니까 여간 심심한게 아니다.

그 도둑놈도 참 한심하다. 그놈은 T.C는 본인 여권 없고, 싸인이 일치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한다는걸 모르는 걸까? 또 카메라도 최신형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성능 안좋은걸 훔쳐가지고...
그 카메라 분명히 제값 못받는다.

좌우지간 쑤랏타니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이를 어찌해야할지 고민이 됐다.
밥도 제대로 안넘어가고, 엄청 걱정이 됐다. 또 두주불사와 매덕스는 여태까지 해외여행중에 여행자수표나, 여권을 도난당한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떻게 재발급을 요청해야 할지 방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일단은 꼬싸무이 내려가거든 헬로 다이브 G.H에 머물기로 했으니까 거긴 한인 업소니까, 거기가서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기차는 아무 이유도 없이, 한참을 지체하다,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30분이나 늦게 출발했다.
그래도 아무도 항의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역장 나오라고, 집단 시위를 했을 일이다.
태국 사람들은 마음이 순박해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그런거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다들 여유가 있어서 그런 것일까.

우리는 2등 침대칸(에어컨)이었는데, 안에는 전부 태국 현지인들 뿐이었다. 외국인 여행객은 단 한명도 볼수 없었다.
나중에 보니까 서양 애들은 다들 3등칸이나, 2등 침대(선풍기칸)에 있었다.
서양애들은 다들 에어컨을 싫어하나?

우리는 그때만 해도 더운 날씨에 몸이 적응이 안되서 숙소도 항상 에어컨 있는 곳만 가고, 차도 될 수 있으면 에어컨 있는 차를 타고 다녔다.

나하고, 두주불사는 윗층 침대칸, 매덕스는 아랫층 침대칸을  끊었다.
시간이 지나자, 승무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시트와 베게를 나눠주면서 침대를 만들어 준다.

두주불사는 침대가 만들어 지기 전에, 현지인 여자하고 마주보면서 갔다.
그여자도 꼬사무이로 가는 중이다.
현지인 여자는 영어를 조금 할줄 아는데, 두주불사는 완전 영맹이다.

그래서 말문이 막힐때 마다, 아따 거시기, 있잔여. 아이구미, 나두 모르겄소 잉. 태국 화이팅이여. 하는 말만 반복한다. 겁나게 웃겼다.
또 2002 코리아, 재팬 월드컵 겁나게 강조한다.  하지만, 그 태국여자는 월드컵을 안봐서 모르겠단다.
또 태풍 루사 코리아 강타! 하고 말하니까, 그 태국여자는 눈만 동그렇게 뜨고, 아이돈노우 하고 웃는다. 매덕스가 타이푼이 한국을 강타했다고 영어로 통역해주지만, 그 여자는 타이푼이 뭔지도 모른다.
꼬싸무이에는 스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맛사지 샾에 일하러 간단다.

좌우지간 두주불사하고, 외국인하고 맞닥드리면 대화 과정에서 겁나게 웃긴다.  아마 헬로우 에서 광팔이와 두주불사를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그형의 말투는 좌중을 겁나게 웃겼다는걸 다들 아실것이다.
자기 입으로는 개그맨 시험도 봤다고 한다.
아무튼 무쟈게 웃긴 형이다.

저녁식사를 하고, 기차 식당에서 간단히 맥주를 한잔하는데,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이 게이였다. 정말 느끼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계속 쳐다보는 것이었다. 소름끼치고 무섭기까지 했다. 하이네켄이나 칼스버그 같은 수입맥주는 물론, 씽하, 창도 없고 오로지 타이비어만 있다고 해서 그냥 그거 마셨는데, 맛은 별로다. 키가 크고, 목소리가 겁나게 느끼하다.
우린 소름끼쳐서 빨리 마시고, 다시 객실로 돌아갔다.

이날 하루는 막판에 기차타고 떠날때 , 당한 도난 사고 때문에, 하루종일 즐거웠다. 막장이 우울한 하루였다.

진짜 간만에 방콕에 와서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1.1년전과 비교해서 특별히 달라진건 없다.
2. 택시들의 차종이 많이 신형으로 바뀌었다.
3. 시내버스 노선 번호가 많이 변형이 됐다.
4. 길거리에 개들이 1년전과 비교해서 많이 없어졌다.
5. 노가다를 거의 밤에 한다.(내가 묵고 있는 숙소도 무슨 공사를 하고 있고, 카오산 근처에 보면 공사현장 많다. 또 시내 지나다니다 보면, 다들 밤에 공사를 한다. 낮에는 더워서 사람들이 일을 안하는 모양이다. 카오산의 공사 현장에 보면, 저녁 6시나 7시 정도 되면 인부들을 실은 트럭이 와서 대기하고 있는걸 볼 수가 있다. 밤에 작업을 하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안전사고가 날 위험도 높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공사현장은 더우나 추우나, 5시나 6시, 늦어도 7시가 넘으면 거의 그날 일을 시마이 한다. 근데 그곳은 정반대인것 같다. 좌우지간 특이한 사람들이다. 진짜 뭐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오기전에 일당잡부일만 죽어라고 하고 여기오니까 여기서도 눈에 그런게 젤 먼저 보인다. 내가 그일 하기전까지는 그런거 별로 신경도 안쓰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는데...

혹시나 훔쳐간 놈이 내 싸인을 위조해서 혹시나 환급못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한동안 잠이 안왔다.

                      *공동경비(총 3212밧, 1인당 1070밧)
짐보관료(뉴싸얌2 G.H) : 15밧
아침식사(카오산 여행자 식당 - 카우팟 꿍, 과일 쉐이크) : 210밧
파인애플 꼬치 : 30밧
짜오프라야강 롱테일 보트 투어 : 900밧
맥주, 코코넛(보트 투어 도중) : 120밧
롱테일 보트 기사팁 : 40밧
르안두언(방람푸 - 싸통) : 24밧
BTS(싸판딱신 - 국립경기장) : 90밧
FUJI : 583밧
SUSIKING(회전초밥) : 633밧
BTS(국립경기장 - 아쏙) : 75밧
511번 버스 : 30밧
콘센트 변환기 2개 : 24밧
대일밴드 : 25밧
택시 : 53밧
짐 옮기기 : 30밧
저녁식사, 맥주(기차식당) : 300밧

*광팔이가 쓴돈 : 위와 상동.
2 Comments
요술왕자 2002.10.31 09:19  
  앗.. 롱테일보트 128쪽 맨위...
요술왕자 2002.10.31 09:19  
  훨람퐁역.... 방콕에서 소매치기 가장 위험한 곳입니다. 저도 거기 안내데스크에서 타임테이블 받고 있는데 뒤에와서 가방에 손대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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