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바이디 라오스(4)
- 알디 게스트하우스 -
단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란 이유로 방콕에서부터 밤새워 달려왔는데... 이런 말 하긴 좀 뭣하지만, 첫눈에 보는 순간... 솔직히 이건 아니다... 싶다. 오픈한지 1년밖에 안됐다고 해서 무척 새 숙소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밖에서 보니 좀... 내 기대가 너무 컸나? (그러나 안은 깨끗합니다) 암튼 반가운 마음에 안으로 들어서니 1층은 휴게실인데, 몇몇 분이 책을 보면서 쉬고 있고 주인장은 외출 중. 2층과 3층은 도미토리이고, 4층에는 홈피에 나온 대로 방 두칸이 꾸며져 있는데, 내부에 가구가 없는 걸로 보아 아직은 미완성 상태.
4층 방에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는 좀 불분명하지만(종업원도 헷갈려함) 암튼 대충 가방을 던져 놓고 쉬고 있으려니 마음은 편안하고 좋다. 꼭 내 집에 온 것 같은 기분...
- 부다파크 가기 -
그렇게 쉬다가 점심도 먹고 시내도 돌아볼 겸 밖으로 나왔다. 점심은 PVO 레스토랑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고 싶은데, 지도가 없으니 참... 하여간 물어물어 찾아가선 점심해결. 그런데 오면서 대충 보니까 여기선 뭘 구경해야 할지가 좀 막연하다. 저 멀리 독립문도 보이고 하는데, 왜 가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까?
아침시장까지 가서 14번 버스에 올랐다. 일단 부다파크부터 가 보자! 듣던 대로 코딱지만한 마이크로버스인데 사람은 왜 그리 많이 태우는지... 한국에선 두 명 앉는 의자에 모두 세 명씩 앉히고, 그것도 모자라 통로에까지 사람을 세워서 콩나물 시루를 만들더니 드디어 출발! 버스는 국경에 들렀다가 부다파크로 가는데 어느덧 차안에 외국인이라곤 우리 둘 뿐이고, 나머지는 현지인 아줌마 아저씨들... 어디서 내려야 할지 좀 막막해서 앞으로 턱턱 걸어나가서 한마디를 했다.
"왓 시앙쿠안!!"
그랬더니 차안의 승객 모두가 답변을 해 주는데,
"@#$%!^^&*##$%^&@@#$!!!"
하하하!!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까지 조용하던 버스는 왁자지껄하며 난리가 난다.
"#$@%%^^&&*##$%!@@#$%%^&..."
나의 한 마디에 이토록 놀라운 호응을 보내줄 줄이야...
뜻밖의 환대에 아내도 웃고, 나도 웃고...
그 동안 라오스를 다녀온 모든 사람들이 말하던 이들의 모습이 바로 이런 거 였구나...
암튼 알아들을 순 없어도 분위기를 보니 내용은 좀 더 가야 한다는 뜻.
자리에 앉아서 또 한참을 달렸다. (아침시장에서 부다파크까지는 1시간쯤 걸림)
그러더니 버스가 서고, 이번엔 운전사를 포함한 모두가 우리에게 손짓하며 한바탕 또 난리가 난다.
"%%$$^&@@#$**&^@#$$$%%^@@#$&*%%$"
우리는 이렇게 부다파크에 도착했다.
- 부다파크 -
조용하다... 덩그마니 서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이라고는 단 몇 명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잘 가꾸어진 사원... 콘크리트로 만든 걸로 보아 역사적 가치가 높아뵈진 않지만, 온갖 기묘한 형상을 한 불상들은 신비감을 자아낸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돔형 구조물. 아가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컴컴해서 좀 무섭다. (혹시 쥐라도 튀어나올까봐..) 어둠 속에서 주위를 한바퀴 빙 돌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고, 2층에도 주변은 통로인데 내부에 있는 제단 같은 곳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없는 것이 흠... 역시 계단을 올라 3층에 가 보니... 부다파크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전망이 참 좋다!! 저 멀리 메콩강도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이 곳은 불심이 강한 비엔티안의 한 상인이 만들었다고 하며 불교와 힌두교의 가르침을 형상화시켜 놓았다는데, 모든 불상들이 왜 다 사람을 죽이는 형상이거나 누군가의 죄를 묻는 모습인지 모르겠다. 자세히 보면 좀 끔찍하지만 대충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다. 방콕의 왓 포에 있는 와불상이 여기에도 있는데, 규모가 정말로 크다. (길이 45m 높이 19m라 함)
- 레스토랑 -
부다파크를 보고 다시 털털거리며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어느덧 저녁시간. 배도 고프고 하니 밥을 먹어야 하는데, 어디 괜찮은 식당 없나?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데 엄청나게 으리으리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바짝 들고 간판을 보니 [라오스 문화센터]. 건물 위용도 대단하고 앞뜰도 굉장히 넓다. 뜰에는 야외식탁과 의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최소한 수백석, 거짓말 좀 보태면 수천석은 되어 보인다. 야호!!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저런데서 임금님처럼 식사해 보자!!
하지만 이런 호기와는 달리, 평소 우리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벌써 주눅이 들고, 비용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다. '에라! 까짓거 오늘 먹고 내일 굶지'하는 마음으로 들어서는데... 역시 기가 죽어 있는 아내가 "우리 이런 복장으로도 괜찮을까?"하고 묻는다. 하긴... 우리 꼴이라는 게 반팔티, 반바지에 샌달이나 찍찍 끌고 있으니... "저기 봐! 다들 양복에 넥타이 했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순 없다!! 먼저 입구에 있는 간판을 보니 [뷔페식사, 라오스 전통공연] 이라고 되어 있다. 일단 들어가서 뽀이를 불렀다.
"우리 여기서 식사하고 싶은데요?"
"예약하셨습니까?"
"아니... 그건 아니고..."
설명을 들어보니 오늘은 결혼식 피로연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라오스의 엄청난 부잣집 자식 색기가 결혼을 했나 보다. 아... 이 나라에도 이런 부자가 있는 모양이구나...
밖으로 나와선 아까 낮에 예비로 봐둔 곳으로 갔다. 쿠알라-라오 레스토랑. 좀 전의 문화센터 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밖에서 보면 꽤 근사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화려하진 않아도 실내는 단아하게 꾸며져 있고, 라오스 전통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이 메뉴를 가져왔는데, 보면 뭘 아나? 해서
"라오스 전통음식 중 제일 맛있고 유명한 걸루 추천 좀 해 줘유~" 그랬다.
그 결과로 나온 음식은 OR-LARM(소고기), LARP(생선), NIANEMARKKUER...
발음조차 안 되는 이것들을 시켜 놓고, 분위기 낸다고 라오비어까지 한 병 주문한다.
맛은?
모르겠다...
근데 그렇게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노점의 싸구려들은 달고, 짜고, 이상한 냄새도 좀 나고... 하여간 맛이 '분명'한데, 이 집 음식은 그렇지가 않다. 그저 밍밍...
그나저나 음식을 세 가지씩이나 시켰더니 너무 많아서 다 먹질 못하겠다. 아우... 돈 생각하면 이거 다 먹어치워야 하는데... (돈이 아니더라도 난 원래 음식 남기는 건 못 참는다. 따라서 평소에도 우리 집엔 음식쓰레기가 거의 없다. 조금 상한 것까지도 다 입에다 버린다) 하여간 이게 다 저 종업원 지지배 때문이다. (세 개씩 권할게 뭐람..)
- 노천카페 -
해만 저물면 여긴 어둠이다. 해서 저녁 먹고 나면 잠자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것이 없는데... 아무리 그래도 밤 9시가 좀 넘은 시각에 마냥 누워서 잠을 청하기엔 이국의 밤이 너무나 흥겹기만 하다. 그래서 피곤하다는 아내를 이끌고 노천카페에 나와서 과일주스 한 잔에 여행의 피로를 잊어 본다. 주변에는 모두 여행자들로 보이는 남, 녀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즐거운 얼굴로 나누고 있다.
그나저나 일정을 변경했다. 원래는 비엔티엔->방비엔->루앙프라방을 돌아보고, 1월8일 날은 루앙프라방에서 직접 비엔티엔으로 와서 국경 건너서 농카이에서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하루에 이동하다가는 예매해 놓은 기차를 놓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따라서 좀 힘들지만 내일 당장 루앙프라방으로 뜨는 거다.
사족:
1) 우리 나라에서도 라오스 문화센터 같은 데서 피로연하는 사람이 있겠죠? 호텔에서 결혼하면 그럴까요? 허허...
2) 쿠알라-라오 레스토랑에서 얻은 큰 소득! 다름 아니라 팍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았다. 내가 팍치에 대해 물으니 종업원이 아예 접시에 갖다 주더군. 한 웅큼 집어서 입에 팍! 넣어 보니... 허허...
3) 노천카페에서 만난 현지인 아가씨 왈. 아내를 보며 얼굴이 하얗다고 하면서 '난 하얀색이 좋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데 왜 내 기분이 씁쓸해지는지... 하긴 나도 얼굴 하얀 사람이 좋으니까 달리 할 말은 없는건데...
4) 동봉한 사진은 부다파크에서...
단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란 이유로 방콕에서부터 밤새워 달려왔는데... 이런 말 하긴 좀 뭣하지만, 첫눈에 보는 순간... 솔직히 이건 아니다... 싶다. 오픈한지 1년밖에 안됐다고 해서 무척 새 숙소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밖에서 보니 좀... 내 기대가 너무 컸나? (그러나 안은 깨끗합니다) 암튼 반가운 마음에 안으로 들어서니 1층은 휴게실인데, 몇몇 분이 책을 보면서 쉬고 있고 주인장은 외출 중. 2층과 3층은 도미토리이고, 4층에는 홈피에 나온 대로 방 두칸이 꾸며져 있는데, 내부에 가구가 없는 걸로 보아 아직은 미완성 상태.
4층 방에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는 좀 불분명하지만(종업원도 헷갈려함) 암튼 대충 가방을 던져 놓고 쉬고 있으려니 마음은 편안하고 좋다. 꼭 내 집에 온 것 같은 기분...
- 부다파크 가기 -
그렇게 쉬다가 점심도 먹고 시내도 돌아볼 겸 밖으로 나왔다. 점심은 PVO 레스토랑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고 싶은데, 지도가 없으니 참... 하여간 물어물어 찾아가선 점심해결. 그런데 오면서 대충 보니까 여기선 뭘 구경해야 할지가 좀 막연하다. 저 멀리 독립문도 보이고 하는데, 왜 가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까?
아침시장까지 가서 14번 버스에 올랐다. 일단 부다파크부터 가 보자! 듣던 대로 코딱지만한 마이크로버스인데 사람은 왜 그리 많이 태우는지... 한국에선 두 명 앉는 의자에 모두 세 명씩 앉히고, 그것도 모자라 통로에까지 사람을 세워서 콩나물 시루를 만들더니 드디어 출발! 버스는 국경에 들렀다가 부다파크로 가는데 어느덧 차안에 외국인이라곤 우리 둘 뿐이고, 나머지는 현지인 아줌마 아저씨들... 어디서 내려야 할지 좀 막막해서 앞으로 턱턱 걸어나가서 한마디를 했다.
"왓 시앙쿠안!!"
그랬더니 차안의 승객 모두가 답변을 해 주는데,
"@#$%!^^&*##$%^&@@#$!!!"
하하하!!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까지 조용하던 버스는 왁자지껄하며 난리가 난다.
"#$@%%^^&&*##$%!@@#$%%^&..."
나의 한 마디에 이토록 놀라운 호응을 보내줄 줄이야...
뜻밖의 환대에 아내도 웃고, 나도 웃고...
그 동안 라오스를 다녀온 모든 사람들이 말하던 이들의 모습이 바로 이런 거 였구나...
암튼 알아들을 순 없어도 분위기를 보니 내용은 좀 더 가야 한다는 뜻.
자리에 앉아서 또 한참을 달렸다. (아침시장에서 부다파크까지는 1시간쯤 걸림)
그러더니 버스가 서고, 이번엔 운전사를 포함한 모두가 우리에게 손짓하며 한바탕 또 난리가 난다.
"%%$$^&@@#$**&^@#$$$%%^@@#$&*%%$"
우리는 이렇게 부다파크에 도착했다.
- 부다파크 -
조용하다... 덩그마니 서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이라고는 단 몇 명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잘 가꾸어진 사원... 콘크리트로 만든 걸로 보아 역사적 가치가 높아뵈진 않지만, 온갖 기묘한 형상을 한 불상들은 신비감을 자아낸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돔형 구조물. 아가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컴컴해서 좀 무섭다. (혹시 쥐라도 튀어나올까봐..) 어둠 속에서 주위를 한바퀴 빙 돌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고, 2층에도 주변은 통로인데 내부에 있는 제단 같은 곳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없는 것이 흠... 역시 계단을 올라 3층에 가 보니... 부다파크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전망이 참 좋다!! 저 멀리 메콩강도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이 곳은 불심이 강한 비엔티안의 한 상인이 만들었다고 하며 불교와 힌두교의 가르침을 형상화시켜 놓았다는데, 모든 불상들이 왜 다 사람을 죽이는 형상이거나 누군가의 죄를 묻는 모습인지 모르겠다. 자세히 보면 좀 끔찍하지만 대충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다. 방콕의 왓 포에 있는 와불상이 여기에도 있는데, 규모가 정말로 크다. (길이 45m 높이 19m라 함)
- 레스토랑 -
부다파크를 보고 다시 털털거리며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어느덧 저녁시간. 배도 고프고 하니 밥을 먹어야 하는데, 어디 괜찮은 식당 없나?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데 엄청나게 으리으리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바짝 들고 간판을 보니 [라오스 문화센터]. 건물 위용도 대단하고 앞뜰도 굉장히 넓다. 뜰에는 야외식탁과 의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최소한 수백석, 거짓말 좀 보태면 수천석은 되어 보인다. 야호!!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저런데서 임금님처럼 식사해 보자!!
하지만 이런 호기와는 달리, 평소 우리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벌써 주눅이 들고, 비용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다. '에라! 까짓거 오늘 먹고 내일 굶지'하는 마음으로 들어서는데... 역시 기가 죽어 있는 아내가 "우리 이런 복장으로도 괜찮을까?"하고 묻는다. 하긴... 우리 꼴이라는 게 반팔티, 반바지에 샌달이나 찍찍 끌고 있으니... "저기 봐! 다들 양복에 넥타이 했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순 없다!! 먼저 입구에 있는 간판을 보니 [뷔페식사, 라오스 전통공연] 이라고 되어 있다. 일단 들어가서 뽀이를 불렀다.
"우리 여기서 식사하고 싶은데요?"
"예약하셨습니까?"
"아니... 그건 아니고..."
설명을 들어보니 오늘은 결혼식 피로연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라오스의 엄청난 부잣집 자식 색기가 결혼을 했나 보다. 아... 이 나라에도 이런 부자가 있는 모양이구나...
밖으로 나와선 아까 낮에 예비로 봐둔 곳으로 갔다. 쿠알라-라오 레스토랑. 좀 전의 문화센터 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밖에서 보면 꽤 근사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화려하진 않아도 실내는 단아하게 꾸며져 있고, 라오스 전통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이 메뉴를 가져왔는데, 보면 뭘 아나? 해서
"라오스 전통음식 중 제일 맛있고 유명한 걸루 추천 좀 해 줘유~" 그랬다.
그 결과로 나온 음식은 OR-LARM(소고기), LARP(생선), NIANEMARKKUER...
발음조차 안 되는 이것들을 시켜 놓고, 분위기 낸다고 라오비어까지 한 병 주문한다.
맛은?
모르겠다...
근데 그렇게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노점의 싸구려들은 달고, 짜고, 이상한 냄새도 좀 나고... 하여간 맛이 '분명'한데, 이 집 음식은 그렇지가 않다. 그저 밍밍...
그나저나 음식을 세 가지씩이나 시켰더니 너무 많아서 다 먹질 못하겠다. 아우... 돈 생각하면 이거 다 먹어치워야 하는데... (돈이 아니더라도 난 원래 음식 남기는 건 못 참는다. 따라서 평소에도 우리 집엔 음식쓰레기가 거의 없다. 조금 상한 것까지도 다 입에다 버린다) 하여간 이게 다 저 종업원 지지배 때문이다. (세 개씩 권할게 뭐람..)
- 노천카페 -
해만 저물면 여긴 어둠이다. 해서 저녁 먹고 나면 잠자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것이 없는데... 아무리 그래도 밤 9시가 좀 넘은 시각에 마냥 누워서 잠을 청하기엔 이국의 밤이 너무나 흥겹기만 하다. 그래서 피곤하다는 아내를 이끌고 노천카페에 나와서 과일주스 한 잔에 여행의 피로를 잊어 본다. 주변에는 모두 여행자들로 보이는 남, 녀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즐거운 얼굴로 나누고 있다.
그나저나 일정을 변경했다. 원래는 비엔티엔->방비엔->루앙프라방을 돌아보고, 1월8일 날은 루앙프라방에서 직접 비엔티엔으로 와서 국경 건너서 농카이에서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하루에 이동하다가는 예매해 놓은 기차를 놓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따라서 좀 힘들지만 내일 당장 루앙프라방으로 뜨는 거다.
사족:
1) 우리 나라에서도 라오스 문화센터 같은 데서 피로연하는 사람이 있겠죠? 호텔에서 결혼하면 그럴까요? 허허...
2) 쿠알라-라오 레스토랑에서 얻은 큰 소득! 다름 아니라 팍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았다. 내가 팍치에 대해 물으니 종업원이 아예 접시에 갖다 주더군. 한 웅큼 집어서 입에 팍! 넣어 보니... 허허...
3) 노천카페에서 만난 현지인 아가씨 왈. 아내를 보며 얼굴이 하얗다고 하면서 '난 하얀색이 좋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데 왜 내 기분이 씁쓸해지는지... 하긴 나도 얼굴 하얀 사람이 좋으니까 달리 할 말은 없는건데...
4) 동봉한 사진은 부다파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