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딸록이 왕궁에서 펑펑 울던날... 꼭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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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딸록이 왕궁에서 펑펑 울던날... 꼭 건강하세요

딸록딸록 여진이 4 2196

1999년 1월 21일... 오전... 방콕 5일쨰..

오늘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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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찰오빠야 오토바이타고 왕궁 입장.
2. 왕궁구경
3. 할무니 할부지 패키지따라 삼천리
4. 잘생긴 일본인 총각과의 우연한 만남 *_* 찌리리리~
5. 첫눈에 반한 총각을 데리고 숙소를 잡아준뒤 작업에 들어감
6. 짜오프라야강에서 엉성한 디너쿠르즈.
7. 그.리.고 한밤중까지.....뭘했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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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루루루루룽... 끼익~

오토바이가 곡예를 멈추고 드디어 왕궁이 보이는 담밑에 섰다.

정문까지 가기엔 이 경찰 아자씨도 찔렸나보다. 한 백미터 앞두고 내려준걸보면..

흙흙.. 커브를 돌때마다 엄청나게 크게 도는 거시 -_-;;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



즉 가녀린 아가쒸가... 허리에 손을 두고 두 눈을 꼬오옥 감은채

"어머어머... 몰라요몰라요.. 넘 무서워" 를 외치던 장면이 자기에게도 해당될것

이라 믿었던것 같다. 흙흙흙.. 아자씨 -_-;; 번지수가 틀렸수.. 나처럼 무쇠팔뚝

무쇠다리를 가진 아지매에게 그런 수가 통할것 같으? 켈켈켈



암튼... 컵쿤카를 외치면서 탱탱한 아자씨 똥배를 지그시 한번더 감아준채

오토바이에서 내렸다. 생글생글 ^_^ 웃으며 바이바이 하며 손을 흔들고

있으려니 경찰아저씨 마치 -_-;;; 예전 모 드라마에서 차인표가 검지손가락을

흔들면서 느끼하게 모션을 취했듯... 드라마틱하게 사라진다.. 아아아 ㅠ_ㅠ

망측해... 눈 버린것 같아...



찌는 듯한 햇살이 번떡번떡 빛나는 왕궁을 향해 내리쬔다.. 벌써부터 이마에서는

땀이 주르르르... 사진 왕창 박을려고 꽃단장한 얼굴이 망가지고 있다 >.<

이윽고 도착한 은미오누이와 함께 왕궁으로 입장~ 랄랄랄..



왕궁 입장료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매우 싼편이지만, 그래도 250밧이라는

거금은 입장료를 내는 내손을 부들부들 떨게 만든다... 7500원이면 ㅠ_ㅠ

으으으 닭다리 꼬치가 몇개며, 바나나 팬케익이 몇개란 말인가.. 거의 하루경비의

반을 투자해야 하는 현실에 하늘을 보며 꺼이꺼이 해보지만 -_-;;

덜덜덜 떨며 돈을 건네는 내 맘을 몰라준채 -_-;; 돈 받는 직원은 휘익~ 채가고있다.

젠장... -_-;; 900원내는 우리나라 경복궁이여~ 10배로 올리시오!




그렇게 들어간 왕궁안에는 수많은 사람들도 발 둘새가 없을만큼 혼잡하다.

왕궁은 정말 황홀할 정도로 색채가 화려하고, 눈부셔서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100미터 미인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멀리서 보면 엄청 보석이 박힌

궁궐같은데, 가까이 가서 보면 -_-;; 색깔유리조각을 엉성하게 박아논것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다가 어찌나 넓고 더운지... 스쳐가는 사람들에 밟히고,

카메라 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한다고 땀 한바가지는 쏟은것 같다.



에고... 더이상 못찍는다... 하며 혀를 길게 빼고 구석탱이 그늘에가서

퍼져 앉아서 헥헥거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온다. 앗.. 여긴 태국인데.. 정겨운 할무니 목소리가 들리지?

주파수를 찌이잉 맞춰서 목표점을 발견했다. 열댓명으로 구성된 효도관광

패키지발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쁜 태국인 언니야 뒤를 따라 졸래졸래

구경하고 계신다. 태국와서 만나게 되는 몇명안되는 한국인이라...그냥 나도

모르는 사이에 뛰쳐나와, 할머니에게 달려간다.. 흑흑흑...



할머니는 이 어린 처자들이 용감하게 여행한다고 손을 잡아주면서 반기신다.

밥은 묵었노? 우야꼬 계집애들이 혼자다니냐고, 장하다면서 등을 두들겨 주시는데

갑자기 눈앞이 부옆게 흐려지더니..눈물이 왈칵 나오기 시작한다.



ㅠ_ㅠ 한국에 계신 엄마 아빠생각이 난다. 얼마나 걱정하고 계실까.

부모님에게는 무시무시한 태국이 아니라 싱가폴로 호텔 패키지로

열명넘게 가이드 따라가는 여행이라고 뻥을 치고 날랐는데....첫날부터

돈 털리고 고생한거 생각하면, 엄마는 기절하실정도로 걱정하실텐데...

맨날.. 뚱실이 꽃돼지라 놀리시면서 장난걸면, 토라진 내모습에 웃으시던 아빠두

너무 보고싶구... 심술쟁이 언니도 보고싶구...

목이 메이기 시작하면서 눈물이 글썽글썽...



눈물이 뚝뚝 떨어지자, 주름살이 깊게진 할아버지가 우리 손녀 생각난다면서

코풀라고 손수건을 주신다. 다른 할머니는 바나나를 주시고, 서로 주머니에서

먹을것을 꺼내 마구마구 주신다. 자꾸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시면서

자식들이 쥐어준 쌈지돈을 꺼낼려고 하셔서 엄청 거절하느라고 고생했다

아... 이 정겨움은... 훌쩍.


(나중엔 -_-;; 왕궁이 한국사람들이 도때기 시장처럼 엄청 많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민족 아닌가? 정이 많아서 그런건지, 사람들을
좋아해서 그런건지 몰라두 딸록이는 외국에서 한국인보면 쌩~ 하고 무시하거나
쳐다보지 않는 몇몇 피플들이 느므느므 싫다. 보고있으면 도와주고싶고,
챙겨주고 싶어서 이것저것 하는게 행복하다. )


첨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지만 낯선 이국에서 만난 한국인이라 그런지,

진짜 친 할무이 할부지 같이 너무 반갑고 반가와 눈물을 닦고

허리가 많이 구부러진 할머니를 부축하고, 다른 한손으론 예쁘게

빨간 등산 손수건을 매어 멋부린 할머니 손을 잡고 왕궁구경을 하기 시작한다.



우린 아침 10시 30분쯤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비싼 입장료 뽕을 뽑아야 한다고

온갖 기묘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대고, 혹시나 -_-;; 기둥에 덕지덕지 붙은

금조각 몇개 얻어갈수 없을까 하고 호심탄탄 노리며 몇시간째 붙어있는데

이 패키지팀은 왕궁은 채 15분도 안본채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태국인가이드가 이리뛰고 저리뛰고 난리가 났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다가, 걸음이 느리고 모든게 신기하게 여겨져

두리번거리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사진 몇장 박아야 쓰겄는데

사진기를 어떻게 조작하는지 몰라서, 사진기만 만지작 만지작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그냥 돌아서는 모습이너무 안타까와서,

은미와 난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사진 포인트마다

직접 모시고 가서 몇장씩 박아드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꼬옥 안고 계시라고 하면

70넘은 이나이에 무슨..민망혀 하면서도 시키는 그대로 따라하면서 웃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


고령이신 부모님 보낼땐, 꼭 단추만 누르면

되는 자동카메라를 넣어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사진을 찍자마자, 할무이 할부지 패키지팀은 새벽사원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제 작별을 할려고 머뭇거리는데, 할머니들이 완강하게

꼭 같이 가야 한다고, 긴꼬리 보트배로 손을 잡고 가신다.

난처한 태국인 가이드는 우리들에게 타라고 한뒤, 사원에서 낼 입장료를 100밧

달라고 한다. 괜시리 미안해지면서, 언니에게 고맙다고 계속 꾸벅거리니

싱긋 웃어주는데 너무너무 이뻤다. 아~ 이런걸 태국의 미소라고 하는거구나...



부르르릉... 발동이 걸린 긴꼬리 보트배를 처음 탔다. 걸음을 옮길때마다

비틀비틀... 너무 재미있어서 으핫핫핫 웃으니 다들 손뼉을 치면서 앞에가서

노래 한자락 부르라고 마구 소리치신다. ^__^;; 오랜만에 용기를 내서

주현미아지매의 노래를 한가락 뽑으니 덩실덩실 춤추고 관광버스 분위기가

난다. 깊은 주름살이 얼굴의 세월을 말해주는 그 아름다움에 빠져있었던것 같다.



똥물을 -_-;; 튀기며 한참 강물을 거슬러 가는데, 옆에서 장사치들이 붙어서

조잡한 열쇠고리며, 몽키 바나나며 팔기 시작한다. 허억.. 한국말을 무지하게

잘한다. 열쇠고리 10개가 든 상자곽을 가르키며 "만원. 만원" 하고 바나나

한 뭉치에 "천원. 천원. 싸다 싸다"하는데 깜짝 놀라 바라봤지만 -_-;;;

내가 누군가... 흠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 정의와 자유를 수호하는 -_-;; 아니 바가지 상인을 할무이에게서 떼어놓는
정의의 딸록딸록이가 아닌가? 으핫핫핫 !!!! 기다려라~ 용서할수없다!"


주섬주섬 돈을 꺼내는 할머니에게 비싸다고, 사지 마시라고, 내가 깍아주겠다고

말을 하고 있으니 어디선가 -_-+ 찌릿하면서 째려보는 눈빛이 뒤통수에 꽃힌다.

아까 그 상인아자씨가 나의 냄새를 맡고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비행기내서 외운 "타오라이카" 등등... 바디랭귀지와 함께 바둥바둥 깍아줘!

버럭버럭.... 비싼거 다알아~ 하면서 꽥~ 했더니 나의 승리 100밧이 어느새

15밧까지 내려갔다. 흠흠흠 ^___^v 쨘쨘~



상도를 -_- 중시여기는 나를 비롯한 패키지 군단은 어느새 에메랄드 사원에

도착했다. 사실 그땐 -_- 여기가 어딘겨? 만 외치고 있었고 그냥 쫄래쫄래

따라가기만 해서 나중에서야 공짜구경을 했다는걸 알았다...

에메랄드 사원은 에메랄드가 떡~ 하니 박혀있는가 싶었는디... 아닌것 같다.

엄청 가파른 계단을 허헉 대면서 올라가 강쪽을 바라보니 저멀리 왕궁이 보이는데

마치 꿈속에 나오는 동화같이 보여 기분이 좋았지만 -_-;; 내려올땐 어찌나

다리가 후달거리는지 죽을뻔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곳에서도 10여분간만 소비한채, 이제는 빨리

파타야로 가셔야 한다고 한다. 배를 타고 왕궁쪽으로 돌아오면서

우리를 데리고 같이 파타야 가겠다고 성화이시다. 걱정이되서 못보내겠다고..

호텔가서 침대 주고 우린 노인네라 바닦에서 자면 된다고, 가방에 고추장이며

멸치며 먹을거 많다고, 맛있는거 해서 먹여준다면서 계속 손을 이끄시는데

얼마나 정겹고 고맙던지... 거절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건 100밧이고, 이건 10불이고 하며 하나하나 돈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물은 그냥 아무데나 마시지마시고 꼭 사서 드시라고 말씀드리고

사왓기같은 태국말도 가르쳐 드리면서 강을 거슬러 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70여 평생을 작은 농촌에서 농사지으며 평화롭게 사시다가

아들래미들이 돈을 모아 보내준 이번 여행이 더위에 힘들긴하지만, 내평생에

이런 날이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자랑하시는 순박한 할아버지 모습에,

태어나서 한번도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불러본적도, 시골이라는 곳을 알지도

못한채 도시에서 살아가는 나이지만, 만약 친 할아버지 할머니가 모두 살아계셔서

나를 보셨다면 이렇게 대해주셨을텐데.. 하고 생각하니.. 또다시 ㅠ_ㅠ..




저멀리 사라져 가는 관광버스를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손을 흔든다....

꼭... 건강하시라고.... 여행 잘하시고 오시라고...




그렇게... 그렇게... 손흔드면서....

내 눈가엔 또다시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었다..






-ps. 뒷이야기는 왕궁을 벗어나, 왓아룬인가? -_-a 글적글적 그곳에 가서
만난 초미남 일본인 총각과의 황홀한 하룻밤과 좌충우돌 벌인 사고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약간의 에로틱도 -_- 흙흙 기대해 주세요.

초보 여햏자를 위한 딸록이의 홈페이지 :www.ilovethai.co.tv
4 Comments
소다 2003.01.22 19:11  
  ^^.. 님글 너무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저두 언젠간 꼭!! 여행기 남길껍니다.. 하하~
나비 2003.01.22 23:03  
  저두 왕궁서 뵐수 있는 단체 패키지 할머니 할아버지 보면 넘 방갑고 집에 있는 아빠엄마 생각에 콧등이 찡할때가 있었는데..
노란 손수건 2003.01.27 17:37  
  여진님 의 따뜻한 맘이 느껴지는군요.....좋은일 하셨읍니다....님의 글 재미있게 잘보고있읍니다....
저도 이슬라마바드를  갈때 돈무앙 공항에서  무료하게
기다리던때....그곳에 가는뱅기는 밤12시가 지나서 있거든요.....일단의 노인분들이  일청사  출국장쪽의 의자에
않아 기시더군요.....저도 무료하서 그곳에서 말벗을
해드리고 있었드랬는데...... 글쎄 시간이 다되어 가는데도  가이드가 보이질 않는다고 걱정들 하시더군요.....
이륙시간이 한시간정도 남아 있을때쯤  그분들중에 한분
께서  저에게  수속을 부탁 하시는거예요....
다행이 여권과 뱅기표는 가지고 계시더군요....
그래 할수 있나요....항공사 카운터를 찿아서 책크인을 해 드리고...저두 일찍 체크인을 하고서 출국수속을
해드리고... 선물 사실분들 사시게 하고...게이트까지 모셔다 드렸지요....근데  할머니 한분께서 보딩직전에
저의손에 뭔가를 꼬옥 쥐어 주시고 가셨답니다.....
 가신다음 ...그것을 보니 OO후레시민트 껌 이었답니다
 파미르 고원쪽을 여행 하면서 그껌을  한번 씹고 버리기가 아깝더군요.....반쪽씩 잘라서 두고 두고 씹었답니다..
허걱 2003.02.17 16:54  
  이런 할무이 할부지에게는 옵션 안해야 할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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