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표찾아 삼만리 --;; 당해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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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수표찾아 삼만리 --;; 당해봐봐

딸록딸록여진이 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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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파란만장 종횡무진 엽기일지(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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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큰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찬바람에 몸을 웅크리고 자다 눈을 떠보니
벌써 햇살이 조금씩 조금씩 내리쬐는 아침이 되었다. 어제 밤에 너무 신경을
써서 그런지 피로때문에 그냥 신발만 벗고 침대에 쓰려지듯 누워 자버렸는데
덥다고 소문난 방콕일지라도 1월의 새벽은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만큼 서늘한것같다.

신발을 신고 세수하러 가려고 하는데.. 으윽~~ 휘청휘청 아이고 다리야~
발바닥을 보니 뒤꿈치며 발가락 사이며 큰 물집이 여러군데 잡혀서 걸을때마다
움찔움찔.. 스포츠 샌들이 지가 새거라고 티를 팍팍내며 시위를 하는것같다 --;;
오리걸음으로 조금씩 조금씩 전진~~ 1층로비 식당에서 계란후라이를 먹는 흑인아가
씨가 피식 웃으면서 Good Morning~하고 인사를 한다. 내 걸음거리가 펭귄걸음같다나
--;;;;;;


메리 V. 게스트하우스는 8시가 된 아침인데도 아직 고요하다. 어제 입맛에 안맞아서
물이랑 콜라로 배를 채워서 인지 배가 등가죽에 들러붙은듯...잠꾸러기 은미 오누이
는 아직까지 자고 있을것같아 혼자 엉금엉금 기어나가 게스트하우스 입구까지 걸어
나왔다. 여전히 파인애플 언니야는 오늘도 열심히 칼질을 하고있다 ^^;; 맛있어 냠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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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파인애플 가장 맛있는곳은 어디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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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오산로드에는 파인애플장수가 참 많아요. 유리상자를 칸칸이 나누어    │
│ 놓은채 얼음을 가득 채운위에 여러가지 과일을 깍아 놓은 과일장수가      │
│ 제일 많은데요.. 이런건 단물이 빠져서 얼음댕이 씹는맛 0_o 밖에 안난    │
│ 답니다. 카오산로드는 파인애플 반덩이가 10밧에서 큰것은 15밧까지해요 │
│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가격은 팍팍 내려간다는 사실 !!!!                    │
│                                                                                                  │
│ 사원뒤 골목에도 노점들이 참 많은데요. 경찰서에서 길을 건너 사원옆    │
│ 좁은 도로로 들어가면 사왓디 게스트하우스가 나와요. 거기서 몇발자국  │
│ 만가면 미용실 바로앞에 이쁜 언니야가 무식한 칼을 휘두르면서 파인      │
│ 애플을 깎고 있는데요, 위생철저하고 가격도 한통에 10밧이랍니다.        │
│ 태국미인의 전형을 볼수 있는 미모와 맛난 과일 일석이조잖아요 ^^        │
│ 하하하... 참고바랍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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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한입 볼에 가득채운채 우물우물 먹으면서 방으로 들어가니 은미랑 태광이가 기
다리고 있다. 어제 10시쯤 저녁먹자고 했는데 내가 없어져서 엄청 걱정했다고 한다.
아침에 와서보니 여전히 없어서 미아신고내러 경찰서갈까 하고 있는참이라고 한다.
미안한 마음에 ㅠ_ㅠ 어제저녁먹었냐고 물어보니 눈빠지게 기다리다 피곤하기도 하
고 걱정도 되고 그래서 계속 기다리다 걍 자버렸단다..
태국은 다양한 먹거리의 나라라고 하는데 우리들은 도대체 사흘동안 뭘 먹고 살았는
지.. 봉지 콜라만 배터지게 먹고 가는듯하다... 에궁 --;; 오늘은 반드시 먹고말리
라~


난 한달이라는 시간을 태국에서 보내기 때문에 널널하지만 은미랑 태광이는 내일모
레 인도로 가기때문에 오늘은 둘이서 여행을 하라고 했더니, 마땅히 갈데도 모르고
그냥 오늘밤에 디너크루즈 같려고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한다. 먼저 아침을 먹은다음
홍익인간가서 대충알아본뒤에 은행빨리 갔다가 와서 같이 관광하기로 결정 ^^ 했다.
어제밤 장황한 탈주극 이야기를 듣더니 나 혼자 돌아다니게 하는게 맘에 안놓였나보
다 --;; 주객전도가 이루어진듯.....내가 가이드 자청했는데 --;;



먼저 TAT에서 시킨대로 시티은행 미국본사에 콜렉트콜을 걸기위해 카오산로드에서
국제전화 가능 동전전화기를 샅샅히 찾았는데 아무리 걸어다녀도 보이지 않는다 --;
국내카드랑 국제전화 겸용 전화기는 많은데 국내카드는 내게 필요없기때문에 사기도
그렇고 진퇴양란에 빠졌다.. 에궁 콜렉트콜 수수료 아끼려다가 고생만 진창하는군


포기하기는 아쉽고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세븐일레븐 앞에 노란전화기가 눈에
들어왔다. 아하~ 저건 국제전화기이니깐 콜렉트콜도 될꺼야 ^^;; 냐하하...
집에 전화도 걸겸 노란국제전화카드를 샀다 (300b).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노란카드전화기는 모두다 080(수신사부담번호)만 누르면 뚜뚜하고 끊긴다. 처음엔
고장인줄 알고 애꿎은 세븐일레븐 직원 불러서 왔다갔다 고생시키다가 주변에 있는
수십대의 전화기를 탐사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나중에 세븐일레븐 직원이 캐쉬
대 서랍을 왕창 뒤집어서 설명서를 찾아 서로 머리대고 번역해보니 콜렉트콜 서비스
는 안된다고 써있다... 이럴수가... 한순간 허탈감이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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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노란카드전화기란 LENSO라는 브랜드의 전화카드전화기를 말합니다│
│ 가격은 300밧 500밧 짜리가 있고 대략 30초에 25밧정도 떨어진다            │
│ 생각하시면 되요. 노란카드 전화기의 장점은 태국 어디서나 찾을수        │
│ 있다는 것이에요. 원래 국제전화하려면 우체국이나 국제전화부스를        │
│ 찾아 헤메고헤메야 하지만 이 전화카드는 우리나라밤하늘에 보이는        │
│ 빨간 교회표시만큼 많고 숙소주위나 관광지면 거의 있기때문에 언제      │
│ 든지 전화를 할수있다는 편리함이 있답니다. 그리고 전화음질도 너무      │
│ 좋아서 바로 옆사람과 통화하는것같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치앙      │
│ 마이가서 1분당 25밧짜리 oversea call service를 해봤는데요..              │
│ 정말 개그콘서트에서 여.보,세엽? 여보세엽? 뚜뚜뚜,,,, 안들려...            │
│ 뭐라고?....하는것처럼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강력추천합니다.            │
│ 판매장소는 세븐일레븐이면 대부분 설치되어 있으니깐 거기서 사시면    │
│ 되구요.. 일부 도시외 지역에서 판매수수료로 10밧을 요구하는 경우도    │
│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전화걸땐 001-82-지역번호(0은빼세요)-집전화번호│
│ 로 하시면 됩니다. 핸드폰도 앞자리 0을 빼시면 되구요. 예로                │
│ 제 전화번호가 019-551-3464이거든요.. 그러면 001-82-19-551-3464하면  │
│ 된다는 말씀 ^^;; 입니다.그리고 카드도 넘 예뻐서 기념품하셔도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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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벌써 햇살은 따가와지고 있다.. 새벽까지는 덜덜 떨면서 창문사이로 들어
오는 바람이 미웠는데 이젠 에어콘이 팡팡나오는 곳이 그립다니 --;; 더위에 지쳐
수수료를 내더라도 홍익인간가기로 한다. 가서 내일모레 치앙마이로 같이 올라갈 동
행자 구하는 글도 붙이고 은행가는 법도 물어봐야지..

먼저 동행자 구함공고를 써서 칠판에 붙힌다음 숙진이 언니 도움받아 장장 15분간의
꼬치꼬치묻는 미국본사 은행원과 담판을 짓고 시리얼 넘버를 받아 방콕 시티은행으
로 출발했다. 싸톤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카오산로드에서 가는 버스가 없어서 씰롬로
드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 또 버스를 타고 가야된단다. 두번갈아타고도 한참 걸어가
야 한다는데 지금 심정은 꼭 4살짜리 아가혼자 심부름가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기분
이든다. 과연 도로이름만 표시되어있는 명함크기 지도보고 찾아갈수 있을지...
어제밤의 악몽이 되살아나는듯하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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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여행자수표 발급받으러 가기..(시티은행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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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 있는 시티은행은 싸톤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굿모닝태국 153p참조) 싸톤거리는 씰롬로드 다음의 큰 도로로 거대한
상업지구에요. 주변에는 외국계은행.호텔.백화점들이 밀집되어있는 중심부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씰롬로드근처에는 유명한 --;; 팟봉도 있지요
카오산로드에서 싸톤거리까지 직접가는 버스노선은 없기때문에 대부분 씰롬로드
까지 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은행이 버스에서
내려서 길반대편 쪽으로 위치하고 있기때문에 길을 건너야 되는데, 도로가 고속
도로처럼 차선이 블럭으로 막혀있어 길끝편까지 걸어갔다가 육교를 건너 다시돌
아 와야합니다. 정말 멀거든요. 그리고 버스 갈아타기도 참많이 힘들고요. 여행
말기에 생각해보니 그렇게 고생하는 것보다 차라리 버스로 자기가 위치한 곳에
서 제일 가까운 BTS(태국 공중전철)을 타시고 이곳으로 오시는게 더 좋을것 같
은 생각이 들었어요. BTS를 타고오시면 육교를 내려오셔서 조금만 걸으시면
되거든요.

그리고 여행자수표를 발급받으러 은행에 가실때에는 TAT에서 작성한
분실신고서와 여권 그리고 여행자수표를 사실때 받은 영수증이 꼭필요합니다.
그리고 시티은행경우에는 먼저 미국본사에 콜렉트콜로 분실사유를 밝힌다음
몇가지 질문에 대답해야합니다. 본토발음으로 쏘아대니 영어가 잘 안되시는분은
주위도움을 받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말해주는 시리얼넘버를 적은다음
현지은행지점에서 넘버를 제출하고 다시 영문으로 리포트를 작성하고 돈을
그자리에서 다시 발급받을수 있습니다. 여행자수표로 받거나 원한다면 현금으로
가능합니다. 그리고 분실수수료가 있는데 10밧내외로 기억됩니다.
나눠주는 서류작성시 모두 영문으로 되어있기때문에 사전준비해가시는것도
좋습니다. 아님 저처럼 하나하나 물어봐도 되구요 ^^;;

여행자수표는 잃어버려도 아무런 부담이 없기때문에 저처럼 덜렁거리거나 잘
잃어버리시는 분들께 강력추천합니다. 환전할때도 현금보다 더 높게 쳐주고
환전소도 전국방방곡곡에 어디나 있기때문에 걱정할필요도 없답니다.
그.러.나 --;;; 저처럼 엽기적으로 관광지투어가 아닌 각 도시 경찰소 투어를
하실분에겐 잃어버리는 것을 추천해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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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후로 9시간이 지난 저녁 10시 50분.......

중간내용도 시시콜콜 쓰고 싶지만 --;; 내 몸은 피곤에 지쳐서 만신창이가 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안쓸려고 한다. 일기장에 안적어도 죽을때까지 생생할것 같은데뭐

아무튼 기억나는것은 버스마다 무작정 올라타서 약빠이(=I want to go~).나
유티나이카?(Where is~~) 이 두마디를 하도 부르짖으면서 돌아다녔기 때문에 자다가
도 잠꼬대로 할것같다는 생각이 드는것이다. 뭐 이렇게 해서 누구보다 태국어가 빨
리 늘었다는 장점도 있지만 말이다 --;;

여행말기에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때 탄 버스는 다 그곳을 지나쳐가지만 엄청나게 돌
고도는 노선이었던것 같다. 모르면 무식해진다는 말이 명언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무튼 산넘고 물건너..아니 길건너 다리건너 육교건너 우여곡절끝에 시티은행에 갔
고 온갖매연과 더위를 무릅쓰고 피곤한 다리를 협박해서 그곳에서 50분을 걸어 로빈
싼 백화점까지가서 쇼핑을 했다. --;; 쇼핑이야봤자 15밧주고 머리핀하나 산것밖에
없지만 어디까지 사람의 힘으로 걸어다닐수 있나 시험해보는 좋은 경험이었던것 같
다. 애당초 계획과는 달리 어둑어둑해진 밤이되어서야 우리들은 카오산로드에 도착
했고 그대로 침대에 엎어지는 꼴이 되었지만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깔깔웃었을만큼
마음만은 즐거웠다.

한국같았으면 이렇게 걸으라고 돈을줘도 못걸을텐데... 여행이란 고생바가지다라는
선배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도 힘든가운데서도 즐거울수 있다니... 이런게 매력이 아
닐까싶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날만큼 물집에다가 알까지 잡혔지만 또다시 카오산로
드에 나가 옥수수랑 바나나팬케익을 물고 모기약이랑 모기향이랑 여러가지 소품들을
사왔다. --;; 나 아무래도 전생에 슈퍼맨이 아니었을까?



태국이란 나라는 날 참 많이 당혹해 한다.......

아자씨들이 좋아하는 뱀탕 악어쇼들이 즐비한 싸구려 관광지의 얼굴로도.....짜오프
라야강을 굽이굽이 돌아 보이는 초호화 호텔들의 모습과 하루 30밧도 채 못버는 극
도빈곤층이 공존하는 모습으로도.....

신성한 불교의 나라답게 스쳐지나가는 곳곳에 위치한 황금빛사원과 경건한 신앙심과
섹스로 얼룩진 타락한 양단면의 모습으로도......어느순간 모르는사이에 날 또다른
얼굴로 맞이하는 태국이 ....내일은 내게 어떤얼굴로 방긋웃으며 다가올지...

몸은 피곤하지만 흔들거리면서 올라가는 희미한 모기향불빛아래 외국친구들이 소근
거리는 해석불가능한 외국말을 자장가삼아 잠이든다...낯선 이곳에서의 3일째밤이
이렇게 끝나고 있다... 냐아아암~~~~ 졸려 ^^;; 비비적 비비적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가올 습격사건이..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펼쳐질지......

^_____^ 키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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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노란 손수건 2003.01.10 21:12  
  난  수박이 맛 있던데....
땡 목____하면 칼질 알맞게 해준수박을 봉지에 담아서
큰 이쑤시게 비슷한걸로  그냥 걸으면서
 아님 도로가에 앉아서 걍 먹었답니다...ㅎㅎㅎㅎㅎ
엄상사킬러 2003.01.13 22:26  
  머니머니해도 수박 쉐이크가 최고징.
비아창 세병 마시구 다음날엔 특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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