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심야의 탈주극..따라하지 마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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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심야의 탈주극..따라하지 마세요 -_-;;

딸록딸록여진이 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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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파란만장 종횡무진 엽기일지(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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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탈주극 -_-;;; 따라하지 마세요..

-TAT 찾아 삼만리...


카오산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밤이 시작되고 있었다. 새벽 6시부터 계속 쉴새없이 걸
어다니고 더위와 차들이 뿜어내는 배기가스에 시달렸는지 몸이 너무 피곤했다.
겨울방학이라고 매일 집에서 겨울잠자던 예전의 생활패턴과 180도 다른 생활이라 몸
이 놀랬나보다. 거기다 입맛에 안맞아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물이랑 코카콜라로 고
픈배를 채웠으니..


은미랑 태광인 거의 쓰러질려고 한다 -_-;; 암~ 차이나 타운에서 얼마나 헤멨던가..
아무래도 한달동안 태국여행하면 텔레토비 몸매가 어떻게 바뀌어질지 ^^ ..
우선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쉬다가 밤 10시쯤에 모여서 밥을 먹기로 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3시간... 먼저 샤워하고 침대에서 일기를 쓰는거야 ^^;;


메리 V.게스트 하우스는 다른 게스트 하우스와 마찬가지로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같
이 있고 가로 1미터 세로 1미터가 안되는 좁은 공간이라.. 잘못끼워진 샤워기 호수
랑 씨름하다가 그만 옷과 UNDERWEAR를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쩌지? 있는거 다빨아버렸는데 --;;;; 남은건 잠옷으로 가져온 마로 된 검은나시원
피스밖에 안남았는데... 글적글적 고민하다 그냥 이거 입고 저녁을 버티기로 한다.
내일 아침에 한시간만 말리면 금방 마를테고.. 여기 카오산은 보기 민망할정도로 야
한 옷차림 처자들이 돌아다니는데 --;; 설마 이정도로 뭐라 그러지 않을거야..
한국이면 꿈도 못꾸었을텐데 ^^;;; 얼굴이 조금씩 두꺼워지는듯

방에 돌아가서 일기를 쓰려고 침대에 누웠다가 5분도 안되서 잠이 들었나보다..
옆방에서 문을 꽝 닫는 소리에 놀라 부시시 일어나 시계를 보니 9시 반이 조금 안된
시간.... 목이 말라서 1층 로비로 내려가 물을 하나 사고 반갑게 인사하는 스태프에
게 몇마디 말을 주고 받다가 여행자수표이야기로 화제가 돌아갔다. 어디서 신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카오산 경찰소에 가서 하면 된다고 한다. ^^ 경찰소까진 5
분도 안걸리니깐 잠시 다녀오면 되겠다~


후다닥~ 2층으로 올라가 지갑하나 달랑들고 카오산 로드로 나선다. 은미랑 만날려면
아직 30분이나 남았으니깐 널널하겠다. 그..런..데 --+++ 경찰소에 가서 좌초지종을
말하니 부시럭부시럭 조그만 종이에다 주소를 적어주면서 이곳에 찾아가야 한단다.
TAT에 가라고?? 얼마나 걸리나 물어보니 버스타고 15분이면 된단다..그리고수표에
영문사인을 했기때문에 위조될 가능성이 많다고 빨리 가라고 한다.

이왕나온김에 조금 늦어지더라도 갔다오기로 결심하고 복권청 맞은편 벤츠거리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안 사람들이 다들 내가 타니 신기해한다. --;; 갑자기 동물원
원숭이들의 심정을 알것같았다..쫍쫍

영어랑 손짓발짓으로 주소종이를 보여주며 내려달라고 안내양에게 부탁했더니 끄덕
거린다. 어느덧 민주기념탑을 지나 차는 계속 달린다 --;; 가이드북을 가지고 나와
야 하는건데..빈몸으로 나온게 조금 걸렸다.. 15분이 상당히 먼거리임을 이제야 깨
닫는다 --;;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


버스는 나를 어느 큰도로에 떨구어 놓고 그냥 가버린다. T_T 여기가 어디지? 저쪽편
에 작은 전구들이 번쩍거리는 큰 건물이 TAT라고 했으니 가보지뭐... 차들이 씽씽지
나가는 6차선을 무단행단해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백인할아버지 한명이 의자에 앉
아 뭔가를 적고 있다... 거의 10시가 다 되어가는 늦은 시간이라 TAT안에는 사람들
이 없다. 상담원도 3명정도만 야근하는 듯하고...그렇지만 태국 어떤 관공서에서도
그렇듯이 에어콘 바람은 장난아니게 쌩쌩~ --;;;;북극이 따로없었다. 얼어죽을것 같
다는생각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가 상담칸으로 들어갔다....

상담하는 사람이 나를 보더니 달려나와 의자를 빼주면서 은근히 시선을 위아래로 쳐
다본다 --;;; 그러더니 음흉한 웃음을 지면서 일본말로 뭐라뭐라 하는데 알아들을수
가 있어야지 --;;; 기분나빠서 영어하려다가 한국말로 대꾸해줬더니 계속 스미마셍
스미마셍 거리면서 내가 일본인하고 똑같다고 느꼈단다.. -_-;;특히 이미지가... 세
상에 내가 일본애같이 생겼다고?

자꾸 능글능글하게 바라봐서 나도 너역시 태국인같이 안생겼다하고 쏘아주니 자기는
일본인이라고 한다. -_-;; 그런데 어떻게 여기서 일하냐고 물어보니 태국에서 공부
하고 스카웃되어서 여기서 일한단다.. 뭐 태국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동양인들 99%는
일본인이니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던 난 빨리 수표를 재발급받아야 했기때문에 내어주는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
다. 상당히 복잡하네 --;; 에궁

이름.나이.국적.집주소.숙소이름.방넘버.사고일시.사고장소등등 거의 20개가 넘는
항목을 작성하고 사고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적어야 한다.. 왕년에 학교수업시간에
배웠던 작문연습이 여기서 써먹을줄이야.... 최소한 10줄은 채워야 하는데 갑자기
영어작문을 하려니 단어도 생각도 안나고 죄없는 머리카락만 잡아댕기고 있었다...

┌─────────────────────────────────┐
│ps. 여행자수표를 분실해서 TAT에 갈때 꼭 자신이 가진수표가 어느은행  │
│ 것인지..그리고 수표발행시 주는 영수증이 필요합니다.먼저 카오산로드의│
│ 경찰서에 가시면 자세한 주소종이를 주고 연락을 해주기 때문에            │
│ 좀더 쉽게 할수 있어요. 그리고 되도록 사인은 누구나 흉내낼수있는        │
│ 쉬운영문사인보다는 한글사인이나 복합사인이 좋습니다.. 어떤 분은      │
│ 한글을 세로로 눕혀서 가로로 쓰셨는데 아무도 흉내를 못내던데요^^;;;    │
│ 그리고 영어실력이 좋지 않으신분은 왠만하면 한영사전준비해가시        │
│ 던지 영어잘하는 분이랑 같이가세요.. 갑자기 영어로 사건내용에            │
│ 대해 작문하려면 당황해서 제대로 입장을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구요.      │
│ 특히 소지품분실인경우 제대로 경찰리포트를 작성해야 좀더 많은          │
│ 돈을 받을수 있습니다. 카메라분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치앙마이편      │
│ 에서 다루겠습니다.....                                                                    │
└─────────────────────────────────┘


그 일본남자는 리포트 쓰는것에 도와주지 못할망정 옆에서 계속 방해를 한다. 남자
친구랑 같이 여행을 왔느냐..혼자 왔으면 외롭지 않느냐.. 당연히 파트너구할것같다
나 카오산은 정열의 거리인데 밤문화를 사랑하느냐.. 여행온지 하루밖에 안되서 돈
을 다 잃어버려서 얼마나 충격이 많겠느냐.. 자기가 너의 불안을 감싸줄수 있다..내
일모레는 day-off인데 자기가 관광가이드해주면 안돼냐면서 자기를 `sir`이라 부르
지 말고 뭐라뭐라 애칭으로 부르라고 한다 (한귀로 흘려버려서 쓸려니 이름생각이
안남 --;;호~~뭐라했는데 글적글적) 방콕지도를 꺼내서 몇개 관광지를 펜으로 그려
주면서 열심히 설명한뒤 선물이라고 준다..저 멀리서 서류를 쓰고 있던 캐나다 할아
버지가 왜 자기는 지도안주냐고 투덜대자 재빨리 한개더 꺼내 준다 (속보이네요..호
씨 --;;)

-_-;;; 황당황당 저 느끼한 남자를 어떻게 떼버릴수 있을지.. 여기 관공서마자?

아무래도 야밤에 야시시한 원피스하나 달랑입고 혼자 온 잘못이 큰것 같다. 그냥 대
꾸도 안하고 열심히 셤보는 자세로 레포트를 꽉꽉채우고 `끝났어요`하고 말하니 레
포트를 태국말로 다시 옮겨쓰면서 은근슬쩍 떠본다. 오늘밤에 뭐할거냐...
(무시 --;;) 같이 술한잔 안할래? (딴청 --;;) 그러더니 명함한장을 꺼내서 내손에
쥐어준다. 자기이름이랑 주소 이메일 주소를 꼼꼼하게 한번더 가르쳐주면서 언제든
지 찾아오랜다... 그냥 고맙다고 떨떨한 표정으로 웃어주고 말았다 ( 지금같으면 뭐
라 쏘아주었겠지만.. 그땐 이런경우를 첨 당해봐서 황당했다.. )

내 티시는 시티은행것으로 100달라 3장이었는데.. 이것을 발급받을려면 내일 오전중
으로 시티은행 방콕지점으로 직접 찾아가서 발급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전
에 미국 본사에 콜렉트콜로 전화해서 분실사실을 통고하고 번호를 발급받아야한다는
데 --;; 이렇게 복잡할줄이야...그냥 여기와서 신고하면 주는줄알았는데 그 과정이
정말 복잡하다.. 밤이 늦어 은행이랑 연락도 안되고해서 내일아침에 TAT로 전화주거
나 다시 찾아오면 도와준다고 한다.. 에휴~~~

레포트에 직원 여러사람 사인을 받기위해 일본남자가 안쪽으로 들어간다. --;; 그제
서야 한숨돌리고 앉아있는데 또 뒤에서 `하지메마시떼`라고 일본말이 들려온다.. 일
본인 세상이군 --;; 하고 돌아보니 번개맞은 아이슈타인머리를 한 십대로 보이는 일
본애가 뭐라뭐라 말을 한다.. `I`m korean. sorry`하고 말하자 방에 들어간 일본남
자를 부르더니 뭐라뭐라 둘이서 일본말로 속닥속닥거린다.. 한참뒤에 나에게 레포트
를 건네주면서 저기있는 사람은 히도시상이고 앰버서더호텔레 묵고있는데 여행같이
할 생각없냐고 물어보라고 했다고 한다.


쿵~ -__-;;; 다들 왜그러는거야?

숙소에서 친구들이 기다린다고 대충 말해놓고 TAT를 나섰다. 여행하면서 느낀거지만
내가 지닌 문화와는 전혀 다른 문화적 차이를 참 많이 느끼게 된다.. 어색하기도 하
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세상엔 참 많은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몸소실감하
게 되었다.

카오산로드로 가기위해 다시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 버스안내양은 영어를 한마
디도 못알아 듣는다. 약빠이 카오산로드~ 라 몇번으로 말해도 갸우뚱갸우뚱~
할수없이 버스에 탄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물어보니 영어를 아는 사람이 자기 옆에
앉아있으라고 한다.

내리고 보니 벌써 12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다. 도로옆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고
큰도로엔 적막이 가득하다. 슬며시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여기가 도대체 어딘지 카
오산로드로 들어가는 골목이 어딘지 전혀 감을 잡을수가 없다. 수중에 가이드북이나
지도도 없고 지나가는 행인도 한명도 없고.. 무턱대고 불켜진곳에 들어가서 물어본
다.

아직 여행초기라 태국말로 제대로 하는게 없는데 큰일이다... 그냥 바디랭귀지로 가
르쳐준 골목으로 들어갔더니 전혀 다른 동네이다.. 여행말기가 되서 생각해보니 복
권청에 내려 길을 건너서 카오산로드 남쪽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는것인데 밤이 늦은
데다가 방향감각이 없어 길을 건너지 않고 반대편 골목으로 들어간것이었다.

12시 30분....1시.....1시30분.... 시간을 흐르고 흘러 어느덧 2시가 다되어 간다.
다리는 붓고 발뒤꿈치는 살이 벗겨진것처럼 쓰라리지... 겁은나지 정신이 하나도 없
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탈려고 해도 택시도 오지않고. 뚝뚝탈려니 걱정되고 정신
없이 걷다보니 민주기념탑까지 내려와 있다.. 세상에...

길잡이의 영원한 친구 세븐일레븐에 가서 도움을 청하니 휴지에다가 약도를 그려준
다. 귀중한 보물처럼 두손에 꼬옥쥐고 다시 걷기시작... 벤츠거리까지 도착해서 휴
지조각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내 어깨에 손을 얹는 것이었다.

너무놀라 기겁을 하고 뒤를 돌아보니 태국인 노숙자가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뒷걸음치다가 넘어질뻔했는데.. 옆으로와서 뭐라뭐라 말하면서 나를 이끌고 가려고
한다... `엄마야~~~~~`하고 소리치고 도망쳤다...죽을힘을 다해 뛰어가는데 뒤에서
큰개들이 내뒤를 졸졸따라오고 있다.도로엔 아무도 없고.. 식은땀이 줄줄.....

한참가다보니 앞에 외국인들이 걸어가는게 보였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뛰어가서 카
오산가는중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면서 자기들은 팟봉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
라고한다....

T_T 이제 살았구나..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가 휘청거리자.. 무슨일있냐고 물
어봐 아무일도 없다고 대답했다. 단지 혼자 오래 길을 헤메서 그렇다고....
카오산의 시끌벅적한 밤의풍경이 오늘처럼 그렇게 반가웠던 적은 없었던것 같다.

오늘 일로 참 많은걸 느끼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봤을때 난 혼자 낯선곳을 여행할
시에는 반드시 지도나 가이드북을 챙기고, 되도록 여자혼자서 밤거리를 걸어다니지
않는다는 규칙을 어겼다. 비록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만약의 경우를 꼭 생각
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태국에서의 이틀째밤도 역시 남들과 다른 스릴있는 밤이었던것 같다... 난 아무래도
사고치는데 --;; 타고난건 아닌지....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자마자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 힘든 하루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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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땐 여행초기이고 혼자떨어져 있다는것에 적응이 안되 더 겁을 먹었 │
│ 던것 같아요 ^^;; 30일 여행동안 태국만큼 위험하지 않는 나라도 없다는  │
│ 생각을 했답니다. 카오산로드에서는 새벽까지 있어도 하나도 안위험해요 │
│ 단지 걸어가는 길을 확실히 알지 못하는 불안감에 더 떨었던것 같음        │
│ 그 부랑자 아저씬 나에게 한푼줍쇼~하고 말할려고했는데 내가 더 그아저│
│ 씨를 놀라게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_-a 글적글적                        │
│ 아무튼 야밤에 혼자 돌아다니지 맙시다!                                            │
└─────────────────────────────────┘


계.속.됩.니.다.


제글은 하루이야기를 주제별로 몇개의 글로 나뉘어 쓰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읽으셔야 이해가능하실거에요.
여행초기 5일동안 가장 사건이 --;; 많이 벌어진것 같구요
그후 치앙마이 트레킹사건은 정말 흥미진진하답니다
많은 애독을 ^^;;;

제가간곳은 대략 방콕-치앙마이-치앙라이-깐짜나부리-아유타야-수판부리
꼬사무이-꼬팡안 등등입니다. 생각이 잘안나네요

앞으로의 내용은 게스트하우스 백인총각 알몸습격사건과 한달동안 같이
다니게 될 운명적인 동행자와의 만남..그리고 치앙마이로 올라가기까지의
엽기적인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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