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담 6편 -치앙마이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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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담 6편 -치앙마이 트레킹-

인어공주 0 1155
6편 -치앙마이 트레킹-

1월 20일 월요일

오토바이 소리에 잠을 깼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호텔 마당에는 기사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를 하루 삼만 삼천원에 전세 내어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일일 트레킹 팩키지도 있었지만 이 편이 더 경제적일 것 같고 시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짐을 정리해 차에 실고 차는 시의 북쪽 산골로 달려갔다.
먼저 코끼리 쇼를 보았다. 특히 코끼리가 던진 공을 맞 받아 차는 것이 있었는데 아주 슛 감각이 뛰어나 박수를 많이 받았다. 우마차를 타고 20여분 산골로 더 들어가니 고산족 여인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며 수놓은 방석보를 팔고 있었다. 천과 수놓인 색과 모양이 예뻐 몇 개를 샀다. 이번에는 코끼리를 갈아타고 산 밑으로 내려왔는데 오는 길에 바나나를 한 송이 사서  코끼리도 먹이고 우리도 먹었다.
코끼리는 한번에 한 개씩 꿀꺽꿀꺽 먹어치우는데 코끼리 비스켓 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준비된 점심을 강가에 마련된 식탁에서 먹었다.
메뉴도 다양하고 정갈하다.
식후에는 대나무 뗏목을 타고 하류로 내려왔다.
길이 5미터 폭 1.5 미터 정도 되는 이 배를 두 명의 사공이 앞뒤에서 길이 5미터 정도 되는 대나무로 방향을 잡으며 조정한다. 나도 한번 해 봤는데 그리 어렵지 않게 조정이 가능했다.
뗏목이 가장자리로 가지 않도록 대나무로 바닥을 밀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강가에는 바나나 농장과 대나무 숲등 이국적인 풍광이었고 하늘은 그지없이 맑았다.

도착지점에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이번에는 높이 1080미터의 도이수텝 산으로 올라갔다. 산 정상부에 화려한 금색의 6백년 된 프랏탓 도이수텝 사원이 있었다. 반바지를 입은 사람은 긴바지를 빌려 입고 신발은 벗은 체 절 구경을 했다.
작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유럽에 이런 자소가 있었다면 아마 성당이 들어섰을 것 같은 곳이다. 저 아래로 넓은 들판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치앙마이시가 한눈에 내려 다 보인다.
절 밑 가게에서 풋 망고를 깎아 파는데 시원하고 맛이 있었다.
얼음에 재웠다가 꼭지를 쳐서 파는 야자를 사서 마셨는데 이도 시원하고 달았다.
본디는 가까운 곳에 왕실의 여름용 푸핑 왕궁이 있는데 주말만 공개되기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다.
내려오는 길에 거대한 치앙마이 대학 구내를 지나 왔는데 수많은 젊은 남녀 학생들의 모습이 풋풋하고 싱그러워 보였다. 특히 하얀 피부의 늘씬한 아름다운 처녀들이 대단히 눈에 많이 띈다.

산을 내려와 기사에게 부탁해 조용하고 깨끗한 호텔을 잡았다.
짐을 풀고 씻은 뒤 민속춤 공연과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는 ‘칸톡 디너’ 에 갔다.
치앙마이 문화 센터라는 곳에서 바닥에 앉아 마치 우리나라 개다리소반 같은 작은 상에 주발에 담긴 반찬을 찹쌀밥과 함께 먹는 것인데 맛이 좋았다. 이어지는 공연도 이름다움 태국 북부미인들의 수준 높은 공연이어서 듣고 보기가 좋았다.
이곳에도 남남북녀는 진리인가보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피씨방에 들렀다.
남편이 메일을 보는 동안 옆에 앉은 젊은 백인 커풀이 피피섬에 호텔을 찾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도 그곳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더니 자기네는 다음 달에 그곳으로 가려고 한단다. 함께 몇 곳을 살펴 보았다.

조용한 방을 얻었지만 기침이 심해져 잘 수가 없었다. 기침을 할 때마다 갈비뼈가 잡아 뜯는 것처럼 아팠다. 기침을 안 하려고 앉아서 헉헉거리고 있었다. 이런 적이 처음이어서 더더욱 난감했다. 알약과 시럽을 사 먹었었는데도 별 도움이 안됐다.

1월 21일 화요일

새벽 4시가 넘어 잠시 잠들었다가 여섯시에 통증으로 깨어났다.
아침을 먹자마자 병원으로 갔다.
병원엔 접수대에 영어통역원이 있어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었고 의사나 간호원도 친절한 미소에 간단한 영어를 모두 구사하기 때문에 안심이 되었다.
솔직히 에이즈로 유명한 나라여서 주사를 놓는다는 말에 좀 걱정이 됐으나 비닐 포장을 벗겨낸 새 주사로 앰플 속에 약을 뽑아 담고 다시 새 바늘로 갈아 끼워 놓아 주어서 안심이 됐다. 약도 일주일간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4시간 간격으로 먹는 것, 삼시 새끼 후에 먹는것. 하루 두 번 먹는 것으로 나누어 영문 설명을 붙여주었는데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좋았다. 태국이라는 나라에 믿음이 갔다. 아마 우리나라 병원이라면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이런 편리함이 없었을 것이다. 불과 두세 시간 후부터는  약효가 나타나 통증과 기침이 잦아들었다.

폭포를 보러 가자고 해 산으로 들어갔는데 규모가 너무 작고 물이 황토빛이어서 실망스러웠다. 우리나라 폭포를 생각해 보라!! 게다가 입장료도 비싸다.

돌아오는 길에 작은 오키드 농장과 나비 농장을 둘러보았고 뱀쇼를 보러갔다.
온갖 독사들과 구렁이 실뱀들이 엉켜 있었는데 대단히 징그러웠다.
구경을 마치고 쇼를 보았다.
코브라와 각종 독사들을 어르고 구슬리는데 제법 아슬아슬하다.
구렁이를 두르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
맨 마지막으로 아주 강력한 독을 지닌 날라 다니는 뱀을 꺼낸다면서 겁을 주며 주의를 환기시키더니 상자 속에 뱀을 끄집어내기 위해 애를 쓴다.
밑줄에 앉았던 덩치 큰 관객들조차 저 윗자리로 후다닥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뭔가가 객석으로 휙 날아왔다. 바로 내 자리 내 무릎위에...
순간 ‘절대 뱀은 아닐 것이다’  라는 이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나는 이미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며 다리위에 얹혀 있는 뭔가를 털어 내기위해 다리를 떨고 있었다.
그것이 작은 밧줄임을 보았음에도 계속 가만히 있지를 못 하겠다. 비명 뒤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깜짝 놀라고 나니 카타르시스 가 된 듯 머릿속이 맑아졌다.

다음은 치앙마이 대학 내에 산악 소수 민족 박물관에 들렸다.
북부지역 고산족의 풍습과 복장, 언어,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과거 이들이 대마초와 양귀비를 생산해 어렵사리 살던 것을 존경 받는 현 국왕과 국왕의 모후가 관심을 가지고
돼지와 꽃 재배를 통해 생산을 늘려 그들의 삶을 바꿨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실제로 태국 사람들은 자기네 국왕과 왕실을 엄청 좋아한다.

은공예 센타를 갔으나 별로 재미가 없었다.

마지막 코스로 온천에 갔다.
서구식으로 개발되지 않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곳이었다.
1인탕과 그룹탕이 있어 단순히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담그는 곳으로 다른 부대시설은 없었다. 그런데 온천 풀이 있었다. 1인당 천오백원이어서 값도 만족스러웠다.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니 유황냄새가 나면서 따끈하였다. 풀 안에는 기포 맛사지 시설과 폭포도 있어 더 좋았다.
피로가 확 풀리는 듯했다.

공항으로 이동해 바빴던 치앙마이 여행을 마쳤다.
푸켓 직항도 있지만 하루 한번 뿐으로 시간이 맞지 않아 방콕을 경유 푸켓에 도착하니  밤10시 반
택시로 이동하던 중 화교 기사가 여행사를 안내하겠단다. 싸고 좋다면서
혹시나 하고 가 봤지만 별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내의 깨끗한 호텔은 길가여서 좀 시끄러웠다.
그러나 기침도 적어지고 금방 잠들 수 있었다.

예고 7편 -피피섬에서 다이버가 되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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