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가 간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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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간다 [4]

데굴데굴동글이 0 1014
치앙마이에서 버스는 밤새 달려 새벽 5시에 카오산에 도착을 했다.
방콕에 도착한지 1시간만에 치앙마이로 향했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온 카오산은 집에 온 기분을 들게 해준다. 여유있게 홍익으로 향했지만 그곳은 모두 취침중...
혼자 의자에 앉아 있는데 나처럼 밤새 달려온 여행자들이 들어선다.
얼굴이 새까맣고 카오산 복장을 하고 들어서는 B씨-정말 현지인인줄 알았음.
초록반바지에 빠알간 카오산 티, 얄상한 얼굴에 턱수염 w씨-일본인인줄 알았음.
B씨는 두달간 유럽여행을 하고 피피에서 올라 와 내일이면 한국으로 갈 사람이고, W씨는 북부 파이에서 내려와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갈 사람이란다. 우리 셋은 금새 의기 투합을 해 팀을 짰고 그날 하루 방콕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일단은 맛사지로 밤새 버스에서의 피로를 풀기로 해서 그 유명한 타이 맛사지를 받았다.

예전에 푸켓 클럽메드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타이 맛사지를 받자고 그게 그렇게 시원하고 좋다더라고 사전에 계획을 세웠었는데 클럽메드 마사지샾 안내지에 "허리나 관절이 약한 사람은 조심하시오...." 이구 안그래도 허리를 비틀고 팔을 꺽는다는 둥의 얘기를 듣고 갔던터라 약간의 긴장감은 있었는데 그 경고문을 보니 도저히 신혼여행가서 신랑이 허리 다치고(?) 올순 없으니, 그냥 오일 맛사지를 받았었는데. 무지하게 실망을 했었다. 시원하지도 않고 그냥 오일만 슬슬~

뭐 그땐 그랬고 이번 여행은 혼자 떠난 시도 부터가 용감했으므로 나는 거칠것이 없고 못할 것도 없고 예전에 맛사지 안받았던게 내내 아쉽기도 했고 또 시원하고 좋다는 얘기도 하도 많이 들었고 그런데 ""정말 정말 정말 시원하고 좋았다. 눈물나게 시원하고 서울에서 혼자 외로워하고 있을 신랑도 생각나고 같이 있었으면 둘이 손붙잡고 눈물을 흘렸을지도... " 자기야 너무너무 시원해서 좋다 그지?..." 아쉽다.

일단 맛사지로 피로를 풀고 바나나 팬케익으로 허기를 채우고
근데 이 바나나 팬케익이 맛있고 든든하긴 한데 나는 단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 좀 달다.
카오산 길 중간에 있는 곳에서 먹었는데 내겐 너무 달아서 하루종일 속이 미식미식거렸다.
나처럼 단맛을 싫어하시는 분은 동대문 앞에서 파는 곳으로 가세요. 거기는 단맛이 좀 덜해서 먹기 좋습니다.

W씨가 앙코르를 가는데 일정이 맞으면 같이 가자고 한다. 자기는 베트남비자만 받으면 바로 출발할거라는데 이 베트남 비자가 2~3일은 걸리는 거라 약간의 차질이 생긴다.
내 보름간의 일정은 치앙마이 5일, 앙코르 5일, 해변(꼬사멧이나 피피)5일 인데 내일은 캄보디아로 출발해야 돌아오는 다음날 주말시장을 들릴수가 있다.
하지만 W씨와 나는 잘 통했고 또 재밌는 사람이고 거기다 나는 아직 캄보디아 일행도 못구했고 그곳만은 혼자서 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킬링필드의 기억이 너무 쎄게 남아있는 탓에...
결국 나는 주말시장을 포기하고 하루 늦게 출발하는 걸로 W씨는 거금을 주고 하루만에 나오는 급행 베트남비자를 받는 것으로 해서 우리의 동행은 이루어졌다.

일행도 구했고 방콕에서 하루라는 시간이 생기니 여유롭다.
태국에 왔으니 꼭 왕궁을 가야겠다는 W씨를 BAR에 들어가서 맥주를 한잔하자고 꼬셔서 말리고 오후 늦게 우리 셋은 야시장을 찾아 돌아다녔다.
야시장.. 그냥 야시장을 무작정 찾아 걷고 또 걷고 그러다 보니 우연찮게 꽃시장도 지나고 차이나 타운도 지나고 야시장(무슨 시장인지는 잘 모르겠음)도 구경하고 유명한 수박쥬스도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절대 바가지의 두려움때문에 타보지 못할거 같던 툭툭이도 흥정해서 탔다. 모든 것이 얼떨결이였다.

다음날 왕궁의 미련을 못버린 W씨는 왕궁구경을 가겠다하고 하루여유가 생긴 나는 B씨와 깐짜나부리 투어를 신청했다.
밤 비행기를 타야하는 B씨와 이미 치앙마이에서 트래킹을 한 나는 깐짜나부리 투어만 신청하고 코끼리와 대나무땟목은 신청하지 않았다.
분명 트래킹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은 방콕에 먼저 도착시켜준다는 얘기를 듣고 확인한 후에 신청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함께 움직인다고 다른 사람들 트래킹 끝날때까지 차안에서 기다리란다. 예상소요시간은 1시간이라며... 어차피 시간은 같으니 B씨는 추가 요금을 내고 트래킹을 하겠다고 혼자서 멀뚱멀뚱 차안에서 기다리기도 뭐해서 울며겨자먹기로 나도 다시 코끼리타고 땟목타고...
깐짜나부리 투어는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또 그냥 그랬다.
전쟁박물관도 시시했고, 죽음의 열차도 그냥 시시했고, 이곳 태사랑 사람들이 의아해 할지 모르지만 나는 여행내내 태국이 그냥 그랬다.
하지만 물위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하루 자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폭포도 멋있었구. 그날이 또 무슨 국경일이라고 현지인들이 모두 폭포로 소풍을 나온듯 했다. 와글와글 시끌시끌 아이들은 참 활기차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홍익에 돌아오니 W씨가 일행을 3이나 더 구했고 60밧이라는 경이적인 가격에 버스표를 구했다고 입이 함박이다.
일본인인척 했냐고 한국인은 그런 가격에 안된다는데 의아해했더니 한국인이라고 말했단다. 가격도 여러번 확인했고 또 돈도 지불했단다...
참, 희한하게 잘 풀리는 여행이다.
잠시후 B씨는 공항으로 출발했고 W씨와 나는 카오산 쇼핑을 시작했다.
깐짜나부리에서 내 샌달이 끊어져서 슬리퍼를 사야했고 카오산티셔츠와 싸롱을 하나씩 샀고
여지없이 BAR에서 CHANG 맥주를 한잔씩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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