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핼담 7편 -피피섬에서 다이버가 되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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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핼담 7편 -피피섬에서 다이버가 되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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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피피섬에서 다이버가 되다 (상)-






1월 22일 수요일




엊저녁의 화교 기사가 안내한 호텔에서 자고 일어났다. 저렴한 곳이어서 아침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식당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기사 아저씨는 부득불 자기가 아침에 우리를 데리러 오겠노라고 했었었다.

어차피 선창까지는 이동을 해야 하니 그러라고 했는데 이 아저씨는 우리를 어디 으슥하고 지저분한 포구로 데리고 갔다.

이미 지난번에 한번 피피를 들어갔던 터라 우리는 여기가 아니라며 깨끗하고 큰 다른 선창으로 가자고 했다. 묘하게 일그러지는 아저씨의 얼굴..... 게다가 배삯까지 750 바트라고 하니 이것 참 짜증나서...(이미 500 바트 인거 다 아는데...)

결국 여기서 타도 된다는 걸 싫다고 우겨서 원래의 선창으로 갔다.

근데 여기서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 크고 말짱한 항구에 배표 끊는 데가 없는 거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아줌마 아저씨들이 꼭 야바위꾼 마냥 표를 700 또는 800에 끊으라는 거다.

결국 안사고 표 파는 데가 어디냐고 따지며 버티다가 550 바트에 표를 끊었다.

50 바트면 한국 돈으로 1500 원인데 이만큼 프리미엄을 더 준 것이 됐다.

나중에 들으니 보통 700 정도에 시내에서 항구까지 실어다 주는 조건으로 여행사에서 끊어준단다. 기사가 우리를 데려가 표를 알선하면 기사에게 일정액이 주어지기 때문에 우리 기사도 악착같이 집에 안가고 우리 표 끊는 일에 자기 얼굴을 내밀고 싶어한 거고...
커넥션과 커미션의 나라가 아닌지 태국은.....

하여간 표를 끊고 지난번 탔던 배를 탔다.




지난주에 비해 날씨도 더 맑고 바다도 잔잔했다.

피피는 지금 아주 상태가 좋다고들 한다.

3시간을 항해하여 작은 피피에 도착하였다.

지난번처럼 작은 배들로 갈아탄 여행자들은 이제 옥빛 물속으로 뛰어 들거다.

작은 피피를 한바퀴 돌아 큰 피피의 돈사이만으로 배는 미끄러져 들어갔다.

우리는 짐을 들고 예정했던 피피 호텔로 갔다. 2000 바트에 방 두개를 빌렸다.

방은 깨끗했고 마음에 들었다.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지난번 보아둔 가바나 호텔 옆으로 들어가 정글 레스토랑으로 갔다. 건너편 만이 바로 눈 앞에 펼쳐져 아름다웠다. 야자수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았다.

새우복음밥과 샐러드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다. 값도 적당하고...

이제 배를 빌리러 갈 요량으로 히포 다이버 샾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웬 한국인 아저씨가

입구에 앉아 계셨다. 인사를 나누고 나니 샾의 사장님이시다.

하문수 사장님 영어로 하면 HMS 이걸 풀면 하마‘s 그래서 히포 다이버 샾이란다.

우리보고 얼마나 있을 거냐고 물으셔서 2박 3일 이랬더니 다이버 자격증을 따 보라고 권한다. 난 솔깃했다.

안그래도 여기 오기 전에 자격증을 따 가지고 오면 좋을 걸 하고 여러번 생각했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못했는데 여기서 따면 다이빙도 하고 라이센스도 받고 일석이조가 아닌가!

전 세계 어딜 가도 이 라이센스가 있어야 제대로 바닷 속 구경을 할 수 있지 않은가!

주저하는 영감 친구 부부를 달래서 신청을 했다. 특히 친구 분은 아예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더 주저했다. 수영을 못하는 이유는 숨쉬기가 안돼서 힘든 건데 스킨수쿠버는 공기호스를 물고 하는 거니까 염려 없다고 계속 하자고 권했다.

드디어 오케이 !




참 에피소드 하나!

아! 이 하사장님이라는 분이 우리보고 자꾸 ‘연세가 있으셔서 좀 힘드시기는 할텐데...’ 뭐 어쩌구 하면서 자꾸 우리를 노인네 취급이시다.

우리 영감 결국 한마디

  “ 아니, 사장님은 연세가 어찌 되시길래 우리보고 연세가 많다고 하십니까?”

  “ 아 저요? ??년 개띱니다.”

  “ 그럼 저랑 같으신데 뭘 짜꾸 연세가 어쩌구 하십니까?”

  “ 에이~ 더 되 비시는데..... 어디 도민증 한번 까 보입시더?”

둘은 거기서 주민증록증 까(?) 봤다. 동갑이었다.

서로 보고 경악한다

  ‘ 아니 내가 저렇게 늙었단 말인가!!’

결국 그곳에 한국사람 태국 사람 불러 누가 더 늙어 보이는가 물으니 결과는 1:1

다시 경악하고 탄식한다.




하여간 결과적으로 우리는 저 옥빛 바다를 뒤로 하고 흑흑...

창문도 없이 에어콘만  들어오는 골방으로 들어가 세시간 동안 교육용 비디오를 시청했다. 졸리면 커피를 마셔가면서....총 다섯장에 해당하는 교재를 요약해 논 비디오였다.

다보고 나니 어느새 저녁 . 저녁을 먹고 그래도 밤바다일망정  남국에 바다에 몸을 담가보자 하고는 의기투합해서 수영복 입고 수건 들고 바다로 나섰다.

막상 바닷가에 가보니 물! 바닷물이 없다! 어디 간 거야? 내 바닷물.......

아~~ 바다는 일킬로도 더 머얼리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여기도 썰물이 있었던 것.....

아뿔사! 어쩐지 다른 사람들은 옷 제대로 걸치고 유흥가 쪽으로 가더라니만.....

할 수 없이 밤 바닷가를 산책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9시.

아! 깜빡했네.....멋진 열대의 밤바다에 빠져 그만 내가 수험생이라는 사실을 .....

이제부터 수험공부를 해야만 한다. 내일 있을 이론 시험에 통과하려면....

통과 못하면 사진도 찍을 필요 없고 라이센스도 날아간다.

두툼한 교재를 펼쳐놓고 앉으니 막막하다. 단 하루밖에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밤 12시가 넘어서 겨우 3장까지 보고나니 졸려서 더 이상 못하겠다.



1월 23일 목요일




아침에 남편이 공부하라고 깨워서 일어나니 6시였다.

4장을 펼치니 수학시간이다. 예를 들어 바닷속을 20미터 깊이로 50분간  잠수하고 난 뒤 2시간을 쉬었다가 다시 잠수 할 때  얼마나  오랜 시간 어느 정도 깊이로 잠수 할  수 있나 계산하는 표를 보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잠수가 여러 차례 거듭되면 이게 좀 복잡해진다.

하여간 설명 없이 책으로 이해 할려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렇게 고교시절 배운 수학을 써 먹는구나...그 때 좀 잘 할 걸.....

하여간 아침 먹을 때까지 4장 통과.




아침을 먹고 다이빙 샾으로 가서 오전 교육을 받았다.

장비 교육을 받고 바로 바다로 들어갔다.

장비가 꽤 무겁다.

공기통과 레귤레이터를 조립하고 잠바 (BCD)를 입고 물안경에 스노클을 장착해 쓰고 핀을 들고 바다로 걸어 들어갔다.

바닷 속에 들어가니 장비가 가벼워져 살 것 같았다.

발 닿는 곳에서 완전히 잠수하여 여러 가지 물속에서 일어 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습을 했다.

물안경에 물 빼는 법, 레귤레이터 바꿔 무는 법, 그러면서 물 안 먹는 방법 등등...

처음에는 공기를 자주 마시고 내쉬니 목이 말라 죽겠다. 그래서 깊이 들이쉬고 내쉬니 아마 폐 깊은 곳의 축축한 공기가 기도를 통과해서 인지 목마른 게 해소됐다.




물 밖으로 나와 잠시 쉬고 나서 배를 탔다.

장비를 배에 싣고 피피레이(작은 피피섬)의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

가면서 샾측이 준비한 수박과 파인애플을 실컨 먹었다.

바이킹 동굴 쪽의 작은 만으로 갔다.

첫 번째 다이빙에서는 아까 낮은 물에서 배운 것들을 수심 12미터 정도의 깊이에서 반복을 하였다. 잠바도 벗었다가 다시 입기도 하고......

퍼핑(잠수하면서 귀의 압력 평형을 위해 코를 잡고 ‘킁’ 하며 힘을 주는 동작으로 매 1미터 마다 실시함)이  잘되어 귀도 아프지 않았고 모든 게 순조로웠다.

이미 작년에 대학후배로부터 오리엔테이션을 받아둔 덕에 아주 쉬웠다고나 할까....

바닷 속의 예쁜 물고기들과 산호초들이 반겨주는 통에 내가 깊은 곳에 들어왔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겠다. 따라서 두려움도 없었다.

난 물에서 동작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데 숨쉬기가 안돼서 50 미터 이상 가지를 못한다.

근데 숨쉬기가 해결되니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30 여분 잠수를 하고서 밖으로 나와 이번에는 유명한 마야베이로 가서 샾측이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주변에는 숱한 다이버들이 스노쿨링을 즐기고 있었다.

아~ 스노쿨링에서 그치지 않고 다이빙을 하게 된게 얼마나 좋은지....

그래도 스노클링도 재미있다.

쉬는 시간에 스노클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 봤다

지난 겨울에 후배에게 배운 스노쿨 이용법이 무척 도움이 되었다.

사실 제대로 스노쿨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저 떠서 돌아다니기는 해도  잠수까지는  거의 못한다들...

흰둥이나 노랑둥이나 검둥이나 할것 없이.

스노쿨 하나만으로도 파도없는 잔잔한 바다에서는 수심이 5 미터가 넘어도 겁이 안난다.

숨을 자유롭게 쉴 수 있으니까.

낮은 곳에 바다는 햇빛이 반사되어 더 투명하고 물고기도 더 화려하고 예쁘게 보인다.

대충 잡아도 30여종은 됨직하다. 얼마나 색색으로 자태를 뽐내는지..혼자 보기 아깝다.

만의 한쪽 끝으로 헤엄쳐가니 바닷속으로 동굴이 있고 파도에 의해 큰 구멍이 나 있다.

이쪽에서 저쪽을 바라보니 수십만 마리의 작은 멸치 떼 같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 속 한가운데로 헤엄쳐 들어갔다.

마치 나를 에워싸고 환영의 춤을 추는 듯 해 황홀하다. 나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웠다.




휴식시간이 끝나자 공기통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장비를 챙겨 다시 잠수했다.

이번에는 유연하게 발차기 하는 것 숨 깊게 들이쉬고 내쉬는 것에 주력하며 물속으로 헤엄쳐 나갔다. 물속을 아직 두려워하는 친구 부부와 비교적 익숙한 우리 부부를 체인징 파트너 해서 짝을 지워준다.

어찌나 손을 세게 잡는지 손등이 아파서 ......ㅎㅎ

혼났다. 신랑 친구라 구박도 못하고

바닷 속을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노라니 내가 한 마리 물고기가 된 것 같다.

두개의 절벽 사이로 갈 때는 새가 된 것도 같고.....

별로 사람을 겁내지 않는 물고기 때문에 바닷속에 친근감이 더해진다.

얕은 바위 언덕이 나오면 숨을 좀더 깊이 들이 마심으로써 고도를 조정 가볍게 넘기도 하고 좀 가라 앉고 싶으면 숨을 깊이 내쉬며 머리를 숙이면 가라앉는다.

물속에서의 움직임이 점점 더 자유로워지는 기분이 들어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오후 잠수를 아쉽게 마쳤다.

물 밖으로 나오니 해가 지려고 한다.

준비된 과일과 커피를 맛있게 먹었다.

석양을 보기 위해 배는 평화로이 떠 있었다.


간판에서 일본인 여자 강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중에 이곳에 우연히 들러 처음 다이빙을 배우고 여러 가지 코스를 거쳐 강사가 되어 호주에서 한 일년 일했고 일본에 잠시 있다가 이곳을 잊지 못해 다시 왔단다.

일본인 특유의 조용함과 겸손함을 지닌 꽤 괜찮은 여자였다.

이렇게 사는 수도 있구나......

  ‘그래 꼭 공부가 다는 아니야.’

그러는 사이 해는 지고 우리는 피피돈으로 돌아왔다.




저녁을 뒤로 미룬채 시험부터 보자고 하였다.

우리를 담당한 강사 재키 군은 우리가 시험을 통과 못하면 소용없으니 사진도 찍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시험지 문제는 총 90문제.

주관식과 객관식이 섞여 있다.

시험지를 붙잡고 앉아 고개를 숙이니 갑자기 육지 멀미가 나기 시작한다.

배에서는 멀쩡했는데 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배에 탄 것처럼 속이 울렁울렁 하는 거다.

아니! 이런!!

하여간 시험을 치고 채점을 하고 나니 모두들 겨우 통과!

틀린 문제 같이 복습하고 나니 밤 10시!



우리의 합격을 자축하기위해 그럴싸한 레스토랑을 찾았으나 모두 문을 닫는 시간이었다.

빠에서도 술은 되지만 음식은 끝이란다. 대나무 통에 들어있는 찹쌀 밥과 타이식 샌드위치로 속을 채우고 맥주와 쥬스를 시켰다.

그나마 처음으로 모기떼의 공격을 받아 오래는 못 있겠다.

게다가  너무 피곤했다.

숙소로 돌아와 골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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