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의 5일간의 여행 - 마지막날 또다시 한국으로
방콕에서의 5일간의 여행 – 마지막날 다시 느끼는 상념들.
오늘도 어김없이 귀를 찢는 전화벨 소리에 일어 났습니다. 저쪽에서는 사장님께서 골프 안가냐? 라고 물어보십니다. 어제 와이프와 이야기 하며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래며 마신 씽 맥주가 과했나 봅니다. 더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애구 오늘도 그냥 두분이 다녀오세요. 와이프랑 쉬렵니다.
그리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품에 안겨 있는 와이프는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새근새근 잘 자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참 편해집니다. 천사. 침흘리고 자는 천사. 크크
어김없이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제와 비슷한 시간. 오늘의 아침은 어제 그제와 느낌이 사뭇 다르군요. 아직 며칠간의 즐거움이 몸에 배어있고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왠지 느껴지는 서운함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래도 아침은 맛있게 먹어야지 하며 아내를 깨워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오늘도 여전한 메뉴에 많은 사람들. 호텔에서의 조식 부페는 항상 내 기분을 즐겁게 합니다. 매일 같은 메뉴들이긴 하지만 왠지 즐거움과 기대로 설레이게 하고요. 오늘도 비슷한 방식으로 아침을 넉넉히 먹었습니다. 달걀 프라이와 토스트 등등.. 예전에는 달걀을 먹을때면 항상 케첩 또는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었는데.. 태국에 다녀온 후로는 항상 태국 간장을 뿌려 먹습니다. 태국에 가면 계란이 있는 곳에 가면 조그마한 병에 간장이 담겨 있는데 이것과 계란을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참 좋더라고요. 지금도 사와서 집에서도 항상 그렇게 먹습니다. 이날도 간장을 뿌린 계란 후라이의 맛을 느끼면서 만족한 식사를 했습니다.
오늘도 늦은 시간에 아침을 먹으러 와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주위를 돌아보니 많은 여행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관광객들은 대부분 쉽게 구별이 가능하더군요. 물론 내 자신이 한국인이기에 느낌에 눈에 익어서 그렇겠지만 일반적인 여행객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행동 패턴이 있더군요..
일단 호텔의 식당에서 보이는 한국인의 모습중 하나는 주로 남자들이 행하는 부분인데 일단 옷차림으로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동네에서 자주 보는 모습들. 위에는 후줄근한 얇은 면티. 그리고 밑에는 츄리닝 비슷한 바지들. 그리고 샌달. 이런 모습들을 보면 대부분 한국 여행객들이더군요. 그리고 식사할 때 한발을 세워서 의자에 올려놓고 먹는 모습. 뭐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비슷하겠지만 왠지 한국의 거리나 식당에서 자주 보던 모습같았습니다. 그리고 왠지 식당에서 안어울리는 듯한 언바란스한 모습 등등.
또 자리가 많지만 호텔의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 주어도 굳이 자신이 좋은 자리로 가서 앉는 여행객들. 그리고 식성에 따른 취향이지만 밥과 양쪽에 김치만을 잔뜩 올려 놓고 먹는 모습들. 모두가 나름대로 여행과 식사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여행객은 한국인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굳이 나쁘다 좋다를 떠나서 한국인이기에 이런 모습이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은 나역시 한국인이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도 많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보입니다. 저들은 어떤 여행으로 왔을까? 얼마나 머물고 언제 또 떠날까? 저들은 내가 느끼는 것 처럼 태국의 것들을 느끼고 갈까? 저들은 또다시 방콕에 오기 위하여 고대하는 시간을 보낼까? 그리고 저들은 지금 저 음식들을 어떤 느낌으로 먹고 있을까? 이런 상념으로 어제 그제와 다른 느낌으로 말수가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그렇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옆자리의 여행객 3명이 눈에 들어옵니다. 언뜻 보니 한국여행객 같습니다. 중년의 보기 좋은 부인 두분과 그 중 한분의 딸로 생각되는 20대 초반의 아가씨. 세명이서 어떤 여행을 왔는지는 모르지만 즐거워 보여 제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물론 그분들의 생김새로는 정확한 국적을 알기가 힘듭니다. 왠지 한국인인 것 같다는 생각뿐. 이런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가 두번째 접시를 채우러 음식 앞에 다가 섰을 때 예의 그 아가씨 접시를 우연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가운데 놓인 카우팟. 그리고 양옆을 둘러산 배추김치와 오이김치.. 음. 역시 이분도 한국여행객이군…
자리로 돌아와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쪽분들도 한국인인가보다 하면서.. 그렇게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제 아내가 저쪽 분들 한국인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야기 소리가 잘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가 아니고 중국어나 뭐 다른 언어같다고. 외국인이라고.. 그래서 아닐꺼다 모습과 기타 정황증거 그리고 음식에 대한 취향으로 저분들은 틀림없이 한국인이라고. 아내는 요즘 김치는 모든 나라 사람이 다 잘먹고 일본인은 특히나 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등등.. 그래서 저도 귀기울여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잘 들리지 않고 간간히 작은 소리로만 울리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신경쓰고 들어보니 정말로 한국어라기 보다는 다른 언어처럼 억양과 인토네이션이 느껴지네요.. 정말 외국인인가? 한국인 같았는데.. 그래도 왠지 호기심도 나고 해서 자세히 왔다 갔다 하면서 들어봤습니다. 드디어 알았습니다. 정답은 한국인 맞고요. 그분들은 어딘지는 모르겟지만(제가 서울토박이라서 사투리를 잘 모릅니다.) 약간 강한 억양의 사투리를 쓰시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귀에 안들어 오고 귓가에 맴돌았나 봅니다. 그래도 모녀가 보기 좋은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면서 간간히 웃음짖는 모습이 좋아보이기만 합니다. 크게 떠들지도 않고 차분함이 느껴지는 모습으로요..
이렇게 호텔에서 마지막 아침을 먹고 천천히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사장님 부부가 올 때 까지는 시간이 충분하기에 둘이서 씻고 대충 가방 정리도 하고 남은 여유시간을 누리면서 사진도 찍고.. 또다시 한참을 지나서야 다시 올 거리를 눈에 담고자 길로 나가 거리를 배회했습니다.
오후가 되니 사장님 부부가 돌아왔습니다. 아직 점심 식사를 안하셔서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오시고 다시 모여 이제 몇시간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였습니다. 약 12시간의 방콕에서의 잔여시간. 길다면 긴 시간인데 왜 이리 남겨두고 보니 짧고 아쉽기만 한지.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내고 추억에 남은 시간을 보낼까. 고민고민. 막상 이제 떠난다고 생각하니 다들 마음이 무겁기만 한가 봅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은 많았는데 막상 마지막에 하려고 하니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결국은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사모님과 와이프의 압박에 못이겨 잠시 쇼핑을 하기로 하고 그리고 피로에 지친 몸을 풀고자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마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짐을 잘 싸놓고 체크아웃을 하러 갔습니다. 어제 밤에 혹시나 늦을지 싶어서 2시까지 체크아웃한다고 인포에 이야기를 해 놨기에 여유있게 내려갔습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로비에 맡긴다음 간단한 옷차림으로 시내로 나왔네요. 여전히 월텟으로 향했습니다. 짧은 여정인데도 그놈의 월텟은 자주만 옵니다. 이젠 지겨울때도 되었는데 월텟앞에만 서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제 와이프 입니다.
사모님을 위해서 월텟 나라야도 구경을 하고 Zen에가서 와코루도 구경하고. 저와 사장님은 영 따라다니지 못해서 여자분 두분이 구경하고있을 때 둘이서 다른데가서 다른 것 구경하고 놀다 왔네요. 길밖에도 나가보고. 그렇게 Zen에서 몇가지 선물들을 사고 이제는 타이 전통 맛사지를 받기위해 월텟 건너편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더운날 길을 가 건너가서 결국 사모님의 결혼반지 분실 사건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가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월텟 건너편 Seven 11에서 점심을 거른 저희부부와 점심을 간단히 한 사장님 부부는 컵라면을 한 개씩 먹고. 어떤것은 똠양꿍 라면, 어떤것은 팍치 냄새 풀풀, 그리고 구수한 돼지국물 맛 라면.. 다 맛있기만 합니다. 팍치 들어간 것 빼고. 만족감을 느끼며 마사지 가게를 찾아 헤메었습니다. 이곳엔 그런데 그리 맛사지 업소가 많지 않았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태고 있는 것은 발맛사지 업소.. 물어물어 골목에 있는 제법 커다란 맛사지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2시간 인당 400밧. 음. 좀 비쌉니다. 흥정은 전혀 안되네요. 할 수 없이 들어가서 다시금 피로를 풀었습니다. 좀처럼 저는 시원함을 못느끼겠습니다. 태국 방문시마다 받는 마사지인데 그리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서울에서 몸이 찌뿌둥할때면 항상 맛사지가 생각나고 한국의 맛사지 가격은 무시하지 못해 한번도 받지 못햇지만 태국에 오면 그 생각에 항상 맛사지를 받곤 했는데. 여전히 시원함은 느끼진 못하겠습니다. 오히려 발 맛사지가 더 시원한 것 같습니다.
맛사지 전 태국 밧트 전액을 모으니 1600밧. 팁 줄 돈이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1000원짜리를 두장을 주면서(그것도 2장 밖에 없어서) 대략 70밧 정도 된다고 설명을 하니 이 아주머니 안된답니다. 100밧은 주어야 한다면서. 입구에서 팁은 마음대로고 제가 느끼기에 따라 주는것인데 공식 가격으로 잡혀 있는지 원.. 결국 4명에 대한 팁으로 10달라를 주었습니다. 대략 420밧 정도 되니까요. 설명을하고 나누어 가지라고 하니 이제사 수긍을 합니다. 왠지 찜찜..
저와 몸이 유연한 제 와이프를 제외하고는 다들 예전에 받았던 맛사지보다 훨씬 시원했다고 만족을 하십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래도 15000원에 2시간동안 맛사지를 받았다는데 만족을 하면서..
사장님 부부가 살 것이 있다고 해서 빅C로 갔습니다. 이곳에서 사장님 부부는 쌀국수 몇봉지와 어장 몇 개, 그리고 저희는 수끼 소스 몇병, 그리고 기타 등등을 샀습니다. 이것들은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다음 태국을 방문할 때 까지 태국이 생각나면 그 그리움을 달래는데 한 몫을 할 것입니다. 가끔씩 해먹는 수끼나 제대로는 아니지만 태국 음식은 그 그리음을 조금이나마 달래기도 하고 기억 속에 넣어두었던 추억을 다시금 꺼내보는 기회가 되곤 하지요.
그렇게 간단한 식료품 쇼핑을 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또 뭘 먹을까나. 수끼를 먹자는 말에 모두 또 다시 반대를 합니다. 원.. 수끼는 나중에 저희 집에서 먹는다고 합니다. 그럼 다시 길거리에서 먹을까나? 월텟 건너편 빅씨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노점식당쪽으로 걸어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음식점 주인이 태국 운하를 흐르는 흙탕물에 음식 찌꺼기와 기름이 둥둥 떠 있는 설거지 통에서 설거지를 하는 걸 보더니. 그곳에서 음식을 먹기가 싫다고 합니다. 뭐 사람 사는건데. 그래도 도저기 그것을 보고는 먹을 용기가 나지 않는가 봅니다.
결국 다시 택시를 타고 수쿰윗 소이 5 앞에 푸드 센터로 왔습니다. 입구에 있는 푸드 센터로 외국인이 많이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또다시 두분은 꿰이띠오 남, 제와이프는 팟타이, 그리고 전 카우쑤워이와 느어 팟 남만 허이를 시켰습니다. 여자분들은 땡모 뽄 그리고 저와 사장님은 이제는 아쉬워 하게될 비아 씽..
매번 먹던 것을 먹어서인지 두분은 잘 드시질 않습니다. 면발이 센 야이라서 그런가? 제가 시킨 느어 팟에 밥을 드셔보시더니 맛있다고 좋아하십니다. 이게 태국에서 이번여행의 마지막 식사라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합니다.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하고 또 비행기 탈 때 취기가 있으면 안되기에 많이 마시지 않으려 했는데 자꾸 처음에는 씁씁함이 느껴지던 이 맥주가 자꾸 달게만 느껴집니다. 모든지 적응되고 좋을만 하면 떠나는 것인지 원..
그렇게 맥주를 둘이서 4병을 비우고야 일어섰습니다. 9시가 되었네요. 총총 호텔로 들어가 맡겨놨던 짐을 챙기고 사온 물건들을 가방에 집어넣고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좀 촉박하게 느껴졌지만 태국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눈에 넣어두고자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로 요청을하고.
며칠간 즐거움에 지나쳤던 거리들을 돌아가면서 바라보니 왠지 서글퍼 지려고 합니다. 오고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올수 있는 곳이지만 또 이곳에서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왜 이렇게 울적한 기분이 드는 것일까요? 얼마전 금강산에서 그리운 가족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하염없이 목놓아 울던 이산 세대들의 마음은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왠지 아주 가까운 가족을 두고 떠나는 것과 같은 마음입니다. 언제 다시 오려나?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찾을수 있을까? 자꾸만 가기가 싫어지고 이곳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옆자리에 앉은 아내가 계속 제 손을 잡고 절 바라보는 것이 느껴지지만 왠지 아내쪽으로 얼굴을 돌리기가 싫습니다. 아무런 말 없이 창밖을 응시하고 있으니 아내도 덩달아 서글퍼 지고 안쓰러워 지나 봅니다.
이제 저 앞에 돈 므앙 공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 여행은 모든 것을 다 하고 가면 다시는 올수 없을꺼야. 아쉬움을 뭍어 넣고 떠나야 그 아쉬움을 다시 찾기 위해서 돌아오지. 이제 서울에 가면 다시 더 열심히 노력하고 부지런히 일해서 또 다른 모습 지금보다 더 발전한 모습으로 더 여유있게 찾아와야지….
이런 상념에 사로 잡혀 있을 때 기사가 어떤 청사냐고 묻습니다? 오잉? 모르겠는데.. 싱가폴 항공이 어떤 청사지?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싱가폴 항공이라고만 이야기 했습니다. 이 기사분 알아 듣는지 모르는지 모조건 갑니다. 2청사냐? 그래 1청사 지나가다 보니까 없는거 같다. 2청서 오케이. 불안해서 잠시 차가 멈추었을 때 문을 열고 경찰에게 물었습니다. 2청사 맞답니다.
택시에서 내려 짐을 부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함소리. 싸우는 소리. 언뜻 들으니 한국어입니다. 어떤 분이 또 어떤 문제로 싸우고 계신지. 음.. 생각하기도 귀찮습니다. 서둘러 수속을 마치고 여행복장을 다시 한국의 날씨에 맞는 복장으로 그리고 출근복장으로 갖추기 위해서 화장실로 갔습니다. 화장실 앞에는 예전의 그 단체 관광객들인지 연세드신 분들이 바닥에 주저 앉아서 삼삼오오 모여 아마도 가져왔다가 남은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소주 PET를 꺼내놓고 드시고 계셨습니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즐기는 여행을 하고 계시는 분일텐데 왜 내 눈에는 좋은 모습으로 비치지는 않는지.
애써 외면하고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화장실 칸은 모두 차있고 제 앞에 어떤 분께서 부지런히 문을 노트하고 다니십니다. 무척 급하신가 봅니다. 이분도 모습은 한국분인데.. 한 사용자가 나오자마자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가고 문을 잠급니다. 이윽고 들리는 소리는 우리나라 술집 화장실에서 자주 들었던 술이 과해서 구토하는 소리. 결국 그분은 과한 음주로 구토를 하시러 화장실을 그리 급히 찾으셨나 봅니다. 다시 또 씁쓸해 집니다. 그리고 줄을 서있는데 제 뒤에 오신분. 어 자리가 없네. 에잉 여기서 입자. 그곳에서 옷을 훌렁훌렁 벗으시더니 옷을 갈아 입으십니다. 답답하기만 합니다.
왜 언제나 이곳에 오면 이런 모습을 봐야만 하는지. 나 자신부터 반성할 것이 많지만 다른 분들도 반성해야 할 것이 많은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 특히 동남아의 단체여행객에 대한 눈살 찌푸리는 행동에 대한 일침을 가하긴 하지만. 저역시 또다른 시각으로 보면 비난받을 소지가 많을수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술을 그렇게 많이 시켜놓고 먹는 것은 우리 밖에 없더라고요. 물론 술에 취해서 불쾌한 행동은 안한다고 생각하지만서도요. 서로서로 이제는 주의하고 남을 의식한다기 보다는 배려하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태국의 마지막 구역을 지나 면세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드디어 출국시 면세점에서 와이프가 봐두었던 것들에 대한 요구가 시작됩니다. 면세점에 어서 가자. 여기가 인천공항 보다 좋다고 했는데 왜 이리 빈약해 보이냐 등등. 결국 필요한 것을 다 나열합니다. 무슨 무슨 화장품이 떨어졌고 뭐가 뭐가 싸고. 등등.. 결국은 비행기 시간이 다 되었다는 핑계로 겨우 마스카라 하나를 사고 서둘러 Gate 쪽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사장님 부부는 사장님이 좋아하는 술을 몇병 사셨고(저도 한병 선물로 받았습니다. 키키) 역시 사모님이 사시고자 하는 물건은 시간을 핑계로 역시 부랴부랴 Gate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이곳 방콕의 돈므앙 공항은 공항 검색대가 면세 지역을 지나서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Gate쪽으로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가 힘들지요. 물론 나오려고 하면 나올 수는 있지만요. Gate 앞에 앉으니 왠지 시간이 다되었는데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 사람들의 구성이 이상합니다. 대부분 백인들만 구성되어 있네요. 오호 우리나라가 이렇게 인기가 좋아져서 외국인이 많이 방문을 하는구나..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자세히 보니 스위스 에어네요.. 그러고 다시 보니 보딩패스에 출발시간이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 느립니다. 아마도 연결 관계 등으로 한시간 지연 출발을 하나 봅니다. 미리 확인안한 것이 후회되네요. 아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시간을 면세점에 있었다면…크크
알고도 그런 것 아니냐는 여자분들의 질타를 뒤로하고 여유있게 앉아서 쉬었습니다. 사장님 부부는 피곤이 겹치셨는지 벌써 졸기 시작하십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인천에서 같이 출발하신 단체 여행객 어르신들이 역시 삼삼오오 모여 남은 술 및 면세점에서 산 술과 안주를 앞에 놓고 술판을 벌이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공항 앞에서 소리를 지르시면서 싸우셨던 분도 옷이 엉망이 되신채로 나타나십니다. 같은 일행이신가 봅니다. 역시 술에 취해 계셨구요..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고 트랙에 올랐습니다. 앉아서 내다보는 돈므앙 공항의 모습이 도착할 때 환했던 모습과는 많이 틀려보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공항 건물과 활주로는 쓸쓸하기 까지 합니다. 이윽고 비행기가 이륙하고 이제는 정말로 다시 돌아갑니다. 아쉬움을 남긴채로. 다시 곧 오겠다는 다짐과 함께..
비행 기간동안은 자다 먹다를 반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시 자는 잠. 그리고 간간이 깨어서 식사. 등등 지나간 시간을 다시한번 되내이면서 잠든 아내를 바라보며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싱가폴 항공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불쾌함의 연속이 었습니다. 싱가폴 항공에는 두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을 하였는데 우리쪽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국인 승무원은… 마지막 여정에 끝을 불쾌감으로만 남게 하였습니다. 내국인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와 표정. 말투. 뭐하나 달라고 해도 짜증나는 듯한 대꾸. 타자마자 있던 베개에 오물이 묻어있어 바꾸어 주길 요청했는데 대꾸 없이 미안하다는 이야기 하나 없이 옆에 있던 빈자리 베개를 건네어 주며 꼭 내가 오물을 묻힌것에 대한 질타하는 듯한 표정, 뭐를 달라고 해도 들은둥 마는둥 반응이 없고. 또 사장님은 출근을 위해 면도기를 하나 달라고 하니까 화장실에 있는데 왜 여기서 달라고 하느냐는 듯한 말. 그리고 결국 마지막 내리기 직전에 가져다 주고. 꼭 뭐 기념품으로 가져갈려는 듯한 사람에 대한 표정 등등.. 돌아와서 이야기를 하니 사장님 부부와 제 와이프 다들 그런 느낌을 받았더군요. 외국인에겐 극히 친절한 그 표정. 오해겠지만 아쉬움만 남습니다.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석연치 않고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챙피함. 시간이 지나면 많이 바뀌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다시 인천엘 도착했습니다. 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다시 사무실로 바로 출근을 했습니다. 아내는 사무실 근처에서 택시를 태워 보내고. 그렇게 아무런 일 없듯이 다시 업무에 복귀를 했습니다.
즐거움과 아쉬움이 남는 여행을…
오늘도 어김없이 귀를 찢는 전화벨 소리에 일어 났습니다. 저쪽에서는 사장님께서 골프 안가냐? 라고 물어보십니다. 어제 와이프와 이야기 하며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래며 마신 씽 맥주가 과했나 봅니다. 더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애구 오늘도 그냥 두분이 다녀오세요. 와이프랑 쉬렵니다.
그리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품에 안겨 있는 와이프는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새근새근 잘 자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참 편해집니다. 천사. 침흘리고 자는 천사. 크크
어김없이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제와 비슷한 시간. 오늘의 아침은 어제 그제와 느낌이 사뭇 다르군요. 아직 며칠간의 즐거움이 몸에 배어있고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왠지 느껴지는 서운함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래도 아침은 맛있게 먹어야지 하며 아내를 깨워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오늘도 여전한 메뉴에 많은 사람들. 호텔에서의 조식 부페는 항상 내 기분을 즐겁게 합니다. 매일 같은 메뉴들이긴 하지만 왠지 즐거움과 기대로 설레이게 하고요. 오늘도 비슷한 방식으로 아침을 넉넉히 먹었습니다. 달걀 프라이와 토스트 등등.. 예전에는 달걀을 먹을때면 항상 케첩 또는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었는데.. 태국에 다녀온 후로는 항상 태국 간장을 뿌려 먹습니다. 태국에 가면 계란이 있는 곳에 가면 조그마한 병에 간장이 담겨 있는데 이것과 계란을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참 좋더라고요. 지금도 사와서 집에서도 항상 그렇게 먹습니다. 이날도 간장을 뿌린 계란 후라이의 맛을 느끼면서 만족한 식사를 했습니다.
오늘도 늦은 시간에 아침을 먹으러 와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주위를 돌아보니 많은 여행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관광객들은 대부분 쉽게 구별이 가능하더군요. 물론 내 자신이 한국인이기에 느낌에 눈에 익어서 그렇겠지만 일반적인 여행객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행동 패턴이 있더군요..
일단 호텔의 식당에서 보이는 한국인의 모습중 하나는 주로 남자들이 행하는 부분인데 일단 옷차림으로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동네에서 자주 보는 모습들. 위에는 후줄근한 얇은 면티. 그리고 밑에는 츄리닝 비슷한 바지들. 그리고 샌달. 이런 모습들을 보면 대부분 한국 여행객들이더군요. 그리고 식사할 때 한발을 세워서 의자에 올려놓고 먹는 모습. 뭐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비슷하겠지만 왠지 한국의 거리나 식당에서 자주 보던 모습같았습니다. 그리고 왠지 식당에서 안어울리는 듯한 언바란스한 모습 등등.
또 자리가 많지만 호텔의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 주어도 굳이 자신이 좋은 자리로 가서 앉는 여행객들. 그리고 식성에 따른 취향이지만 밥과 양쪽에 김치만을 잔뜩 올려 놓고 먹는 모습들. 모두가 나름대로 여행과 식사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여행객은 한국인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굳이 나쁘다 좋다를 떠나서 한국인이기에 이런 모습이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은 나역시 한국인이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도 많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보입니다. 저들은 어떤 여행으로 왔을까? 얼마나 머물고 언제 또 떠날까? 저들은 내가 느끼는 것 처럼 태국의 것들을 느끼고 갈까? 저들은 또다시 방콕에 오기 위하여 고대하는 시간을 보낼까? 그리고 저들은 지금 저 음식들을 어떤 느낌으로 먹고 있을까? 이런 상념으로 어제 그제와 다른 느낌으로 말수가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그렇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옆자리의 여행객 3명이 눈에 들어옵니다. 언뜻 보니 한국여행객 같습니다. 중년의 보기 좋은 부인 두분과 그 중 한분의 딸로 생각되는 20대 초반의 아가씨. 세명이서 어떤 여행을 왔는지는 모르지만 즐거워 보여 제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물론 그분들의 생김새로는 정확한 국적을 알기가 힘듭니다. 왠지 한국인인 것 같다는 생각뿐. 이런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가 두번째 접시를 채우러 음식 앞에 다가 섰을 때 예의 그 아가씨 접시를 우연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가운데 놓인 카우팟. 그리고 양옆을 둘러산 배추김치와 오이김치.. 음. 역시 이분도 한국여행객이군…
자리로 돌아와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쪽분들도 한국인인가보다 하면서.. 그렇게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제 아내가 저쪽 분들 한국인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야기 소리가 잘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가 아니고 중국어나 뭐 다른 언어같다고. 외국인이라고.. 그래서 아닐꺼다 모습과 기타 정황증거 그리고 음식에 대한 취향으로 저분들은 틀림없이 한국인이라고. 아내는 요즘 김치는 모든 나라 사람이 다 잘먹고 일본인은 특히나 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등등.. 그래서 저도 귀기울여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잘 들리지 않고 간간히 작은 소리로만 울리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신경쓰고 들어보니 정말로 한국어라기 보다는 다른 언어처럼 억양과 인토네이션이 느껴지네요.. 정말 외국인인가? 한국인 같았는데.. 그래도 왠지 호기심도 나고 해서 자세히 왔다 갔다 하면서 들어봤습니다. 드디어 알았습니다. 정답은 한국인 맞고요. 그분들은 어딘지는 모르겟지만(제가 서울토박이라서 사투리를 잘 모릅니다.) 약간 강한 억양의 사투리를 쓰시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귀에 안들어 오고 귓가에 맴돌았나 봅니다. 그래도 모녀가 보기 좋은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면서 간간히 웃음짖는 모습이 좋아보이기만 합니다. 크게 떠들지도 않고 차분함이 느껴지는 모습으로요..
이렇게 호텔에서 마지막 아침을 먹고 천천히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사장님 부부가 올 때 까지는 시간이 충분하기에 둘이서 씻고 대충 가방 정리도 하고 남은 여유시간을 누리면서 사진도 찍고.. 또다시 한참을 지나서야 다시 올 거리를 눈에 담고자 길로 나가 거리를 배회했습니다.
오후가 되니 사장님 부부가 돌아왔습니다. 아직 점심 식사를 안하셔서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오시고 다시 모여 이제 몇시간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였습니다. 약 12시간의 방콕에서의 잔여시간. 길다면 긴 시간인데 왜 이리 남겨두고 보니 짧고 아쉽기만 한지.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내고 추억에 남은 시간을 보낼까. 고민고민. 막상 이제 떠난다고 생각하니 다들 마음이 무겁기만 한가 봅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은 많았는데 막상 마지막에 하려고 하니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결국은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사모님과 와이프의 압박에 못이겨 잠시 쇼핑을 하기로 하고 그리고 피로에 지친 몸을 풀고자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마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짐을 잘 싸놓고 체크아웃을 하러 갔습니다. 어제 밤에 혹시나 늦을지 싶어서 2시까지 체크아웃한다고 인포에 이야기를 해 놨기에 여유있게 내려갔습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로비에 맡긴다음 간단한 옷차림으로 시내로 나왔네요. 여전히 월텟으로 향했습니다. 짧은 여정인데도 그놈의 월텟은 자주만 옵니다. 이젠 지겨울때도 되었는데 월텟앞에만 서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제 와이프 입니다.
사모님을 위해서 월텟 나라야도 구경을 하고 Zen에가서 와코루도 구경하고. 저와 사장님은 영 따라다니지 못해서 여자분 두분이 구경하고있을 때 둘이서 다른데가서 다른 것 구경하고 놀다 왔네요. 길밖에도 나가보고. 그렇게 Zen에서 몇가지 선물들을 사고 이제는 타이 전통 맛사지를 받기위해 월텟 건너편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더운날 길을 가 건너가서 결국 사모님의 결혼반지 분실 사건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가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월텟 건너편 Seven 11에서 점심을 거른 저희부부와 점심을 간단히 한 사장님 부부는 컵라면을 한 개씩 먹고. 어떤것은 똠양꿍 라면, 어떤것은 팍치 냄새 풀풀, 그리고 구수한 돼지국물 맛 라면.. 다 맛있기만 합니다. 팍치 들어간 것 빼고. 만족감을 느끼며 마사지 가게를 찾아 헤메었습니다. 이곳엔 그런데 그리 맛사지 업소가 많지 않았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태고 있는 것은 발맛사지 업소.. 물어물어 골목에 있는 제법 커다란 맛사지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2시간 인당 400밧. 음. 좀 비쌉니다. 흥정은 전혀 안되네요. 할 수 없이 들어가서 다시금 피로를 풀었습니다. 좀처럼 저는 시원함을 못느끼겠습니다. 태국 방문시마다 받는 마사지인데 그리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서울에서 몸이 찌뿌둥할때면 항상 맛사지가 생각나고 한국의 맛사지 가격은 무시하지 못해 한번도 받지 못햇지만 태국에 오면 그 생각에 항상 맛사지를 받곤 했는데. 여전히 시원함은 느끼진 못하겠습니다. 오히려 발 맛사지가 더 시원한 것 같습니다.
맛사지 전 태국 밧트 전액을 모으니 1600밧. 팁 줄 돈이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1000원짜리를 두장을 주면서(그것도 2장 밖에 없어서) 대략 70밧 정도 된다고 설명을 하니 이 아주머니 안된답니다. 100밧은 주어야 한다면서. 입구에서 팁은 마음대로고 제가 느끼기에 따라 주는것인데 공식 가격으로 잡혀 있는지 원.. 결국 4명에 대한 팁으로 10달라를 주었습니다. 대략 420밧 정도 되니까요. 설명을하고 나누어 가지라고 하니 이제사 수긍을 합니다. 왠지 찜찜..
저와 몸이 유연한 제 와이프를 제외하고는 다들 예전에 받았던 맛사지보다 훨씬 시원했다고 만족을 하십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래도 15000원에 2시간동안 맛사지를 받았다는데 만족을 하면서..
사장님 부부가 살 것이 있다고 해서 빅C로 갔습니다. 이곳에서 사장님 부부는 쌀국수 몇봉지와 어장 몇 개, 그리고 저희는 수끼 소스 몇병, 그리고 기타 등등을 샀습니다. 이것들은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다음 태국을 방문할 때 까지 태국이 생각나면 그 그리움을 달래는데 한 몫을 할 것입니다. 가끔씩 해먹는 수끼나 제대로는 아니지만 태국 음식은 그 그리음을 조금이나마 달래기도 하고 기억 속에 넣어두었던 추억을 다시금 꺼내보는 기회가 되곤 하지요.
그렇게 간단한 식료품 쇼핑을 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또 뭘 먹을까나. 수끼를 먹자는 말에 모두 또 다시 반대를 합니다. 원.. 수끼는 나중에 저희 집에서 먹는다고 합니다. 그럼 다시 길거리에서 먹을까나? 월텟 건너편 빅씨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노점식당쪽으로 걸어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음식점 주인이 태국 운하를 흐르는 흙탕물에 음식 찌꺼기와 기름이 둥둥 떠 있는 설거지 통에서 설거지를 하는 걸 보더니. 그곳에서 음식을 먹기가 싫다고 합니다. 뭐 사람 사는건데. 그래도 도저기 그것을 보고는 먹을 용기가 나지 않는가 봅니다.
결국 다시 택시를 타고 수쿰윗 소이 5 앞에 푸드 센터로 왔습니다. 입구에 있는 푸드 센터로 외국인이 많이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또다시 두분은 꿰이띠오 남, 제와이프는 팟타이, 그리고 전 카우쑤워이와 느어 팟 남만 허이를 시켰습니다. 여자분들은 땡모 뽄 그리고 저와 사장님은 이제는 아쉬워 하게될 비아 씽..
매번 먹던 것을 먹어서인지 두분은 잘 드시질 않습니다. 면발이 센 야이라서 그런가? 제가 시킨 느어 팟에 밥을 드셔보시더니 맛있다고 좋아하십니다. 이게 태국에서 이번여행의 마지막 식사라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합니다.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하고 또 비행기 탈 때 취기가 있으면 안되기에 많이 마시지 않으려 했는데 자꾸 처음에는 씁씁함이 느껴지던 이 맥주가 자꾸 달게만 느껴집니다. 모든지 적응되고 좋을만 하면 떠나는 것인지 원..
그렇게 맥주를 둘이서 4병을 비우고야 일어섰습니다. 9시가 되었네요. 총총 호텔로 들어가 맡겨놨던 짐을 챙기고 사온 물건들을 가방에 집어넣고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좀 촉박하게 느껴졌지만 태국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눈에 넣어두고자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로 요청을하고.
며칠간 즐거움에 지나쳤던 거리들을 돌아가면서 바라보니 왠지 서글퍼 지려고 합니다. 오고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올수 있는 곳이지만 또 이곳에서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왜 이렇게 울적한 기분이 드는 것일까요? 얼마전 금강산에서 그리운 가족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하염없이 목놓아 울던 이산 세대들의 마음은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왠지 아주 가까운 가족을 두고 떠나는 것과 같은 마음입니다. 언제 다시 오려나?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찾을수 있을까? 자꾸만 가기가 싫어지고 이곳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옆자리에 앉은 아내가 계속 제 손을 잡고 절 바라보는 것이 느껴지지만 왠지 아내쪽으로 얼굴을 돌리기가 싫습니다. 아무런 말 없이 창밖을 응시하고 있으니 아내도 덩달아 서글퍼 지고 안쓰러워 지나 봅니다.
이제 저 앞에 돈 므앙 공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 여행은 모든 것을 다 하고 가면 다시는 올수 없을꺼야. 아쉬움을 뭍어 넣고 떠나야 그 아쉬움을 다시 찾기 위해서 돌아오지. 이제 서울에 가면 다시 더 열심히 노력하고 부지런히 일해서 또 다른 모습 지금보다 더 발전한 모습으로 더 여유있게 찾아와야지….
이런 상념에 사로 잡혀 있을 때 기사가 어떤 청사냐고 묻습니다? 오잉? 모르겠는데.. 싱가폴 항공이 어떤 청사지?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싱가폴 항공이라고만 이야기 했습니다. 이 기사분 알아 듣는지 모르는지 모조건 갑니다. 2청사냐? 그래 1청사 지나가다 보니까 없는거 같다. 2청서 오케이. 불안해서 잠시 차가 멈추었을 때 문을 열고 경찰에게 물었습니다. 2청사 맞답니다.
택시에서 내려 짐을 부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함소리. 싸우는 소리. 언뜻 들으니 한국어입니다. 어떤 분이 또 어떤 문제로 싸우고 계신지. 음.. 생각하기도 귀찮습니다. 서둘러 수속을 마치고 여행복장을 다시 한국의 날씨에 맞는 복장으로 그리고 출근복장으로 갖추기 위해서 화장실로 갔습니다. 화장실 앞에는 예전의 그 단체 관광객들인지 연세드신 분들이 바닥에 주저 앉아서 삼삼오오 모여 아마도 가져왔다가 남은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소주 PET를 꺼내놓고 드시고 계셨습니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즐기는 여행을 하고 계시는 분일텐데 왜 내 눈에는 좋은 모습으로 비치지는 않는지.
애써 외면하고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화장실 칸은 모두 차있고 제 앞에 어떤 분께서 부지런히 문을 노트하고 다니십니다. 무척 급하신가 봅니다. 이분도 모습은 한국분인데.. 한 사용자가 나오자마자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가고 문을 잠급니다. 이윽고 들리는 소리는 우리나라 술집 화장실에서 자주 들었던 술이 과해서 구토하는 소리. 결국 그분은 과한 음주로 구토를 하시러 화장실을 그리 급히 찾으셨나 봅니다. 다시 또 씁쓸해 집니다. 그리고 줄을 서있는데 제 뒤에 오신분. 어 자리가 없네. 에잉 여기서 입자. 그곳에서 옷을 훌렁훌렁 벗으시더니 옷을 갈아 입으십니다. 답답하기만 합니다.
왜 언제나 이곳에 오면 이런 모습을 봐야만 하는지. 나 자신부터 반성할 것이 많지만 다른 분들도 반성해야 할 것이 많은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 특히 동남아의 단체여행객에 대한 눈살 찌푸리는 행동에 대한 일침을 가하긴 하지만. 저역시 또다른 시각으로 보면 비난받을 소지가 많을수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술을 그렇게 많이 시켜놓고 먹는 것은 우리 밖에 없더라고요. 물론 술에 취해서 불쾌한 행동은 안한다고 생각하지만서도요. 서로서로 이제는 주의하고 남을 의식한다기 보다는 배려하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태국의 마지막 구역을 지나 면세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드디어 출국시 면세점에서 와이프가 봐두었던 것들에 대한 요구가 시작됩니다. 면세점에 어서 가자. 여기가 인천공항 보다 좋다고 했는데 왜 이리 빈약해 보이냐 등등. 결국 필요한 것을 다 나열합니다. 무슨 무슨 화장품이 떨어졌고 뭐가 뭐가 싸고. 등등.. 결국은 비행기 시간이 다 되었다는 핑계로 겨우 마스카라 하나를 사고 서둘러 Gate 쪽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사장님 부부는 사장님이 좋아하는 술을 몇병 사셨고(저도 한병 선물로 받았습니다. 키키) 역시 사모님이 사시고자 하는 물건은 시간을 핑계로 역시 부랴부랴 Gate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이곳 방콕의 돈므앙 공항은 공항 검색대가 면세 지역을 지나서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Gate쪽으로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가 힘들지요. 물론 나오려고 하면 나올 수는 있지만요. Gate 앞에 앉으니 왠지 시간이 다되었는데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 사람들의 구성이 이상합니다. 대부분 백인들만 구성되어 있네요. 오호 우리나라가 이렇게 인기가 좋아져서 외국인이 많이 방문을 하는구나..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자세히 보니 스위스 에어네요.. 그러고 다시 보니 보딩패스에 출발시간이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 느립니다. 아마도 연결 관계 등으로 한시간 지연 출발을 하나 봅니다. 미리 확인안한 것이 후회되네요. 아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시간을 면세점에 있었다면…크크
알고도 그런 것 아니냐는 여자분들의 질타를 뒤로하고 여유있게 앉아서 쉬었습니다. 사장님 부부는 피곤이 겹치셨는지 벌써 졸기 시작하십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인천에서 같이 출발하신 단체 여행객 어르신들이 역시 삼삼오오 모여 남은 술 및 면세점에서 산 술과 안주를 앞에 놓고 술판을 벌이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공항 앞에서 소리를 지르시면서 싸우셨던 분도 옷이 엉망이 되신채로 나타나십니다. 같은 일행이신가 봅니다. 역시 술에 취해 계셨구요..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고 트랙에 올랐습니다. 앉아서 내다보는 돈므앙 공항의 모습이 도착할 때 환했던 모습과는 많이 틀려보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공항 건물과 활주로는 쓸쓸하기 까지 합니다. 이윽고 비행기가 이륙하고 이제는 정말로 다시 돌아갑니다. 아쉬움을 남긴채로. 다시 곧 오겠다는 다짐과 함께..
비행 기간동안은 자다 먹다를 반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시 자는 잠. 그리고 간간이 깨어서 식사. 등등 지나간 시간을 다시한번 되내이면서 잠든 아내를 바라보며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싱가폴 항공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불쾌함의 연속이 었습니다. 싱가폴 항공에는 두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을 하였는데 우리쪽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국인 승무원은… 마지막 여정에 끝을 불쾌감으로만 남게 하였습니다. 내국인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와 표정. 말투. 뭐하나 달라고 해도 짜증나는 듯한 대꾸. 타자마자 있던 베개에 오물이 묻어있어 바꾸어 주길 요청했는데 대꾸 없이 미안하다는 이야기 하나 없이 옆에 있던 빈자리 베개를 건네어 주며 꼭 내가 오물을 묻힌것에 대한 질타하는 듯한 표정, 뭐를 달라고 해도 들은둥 마는둥 반응이 없고. 또 사장님은 출근을 위해 면도기를 하나 달라고 하니까 화장실에 있는데 왜 여기서 달라고 하느냐는 듯한 말. 그리고 결국 마지막 내리기 직전에 가져다 주고. 꼭 뭐 기념품으로 가져갈려는 듯한 사람에 대한 표정 등등.. 돌아와서 이야기를 하니 사장님 부부와 제 와이프 다들 그런 느낌을 받았더군요. 외국인에겐 극히 친절한 그 표정. 오해겠지만 아쉬움만 남습니다.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석연치 않고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챙피함. 시간이 지나면 많이 바뀌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다시 인천엘 도착했습니다. 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다시 사무실로 바로 출근을 했습니다. 아내는 사무실 근처에서 택시를 태워 보내고. 그렇게 아무런 일 없듯이 다시 업무에 복귀를 했습니다.
즐거움과 아쉬움이 남는 여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