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의 5일간 여행 - 4. 셋째날 또다시 벌레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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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의 5일간 여행 - 4. 셋째날 또다시 벌레를 먹다

Frankia 3 1250
방콕 여행 셋째날 – 끌려다니는 쇼핑 그리고 또다시 벌레를 먹다

어제 마신 술이 좀 과했나 봅니다. 그래도 오늘은 사장님 부부와 골프를 하지 않기로 해서 마음을 편하게 그간 모자란 잠을 잤습니다. 와이프도 어제 오랜 도보 여행으로 많이 피곤했는지 제 품에 안겨서 일어날 줄 모르네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늦잠과 여유인 것 같습니다. 항상 주중에는 출근 때문에 잠이 모자란다고 느끼고(물론 그렇다고 일찍 출근하는 것은 아닙니다. 9시 출근시간에 맞춰 나가본적이 1년동안 10번이나 되는지 모르겟습니다.) 남들 쉬는 휴일에는 그전날 술도 마시고 아내랑 TV도 보고 놀면서 1시 2시가 넘어서 잠이 들어도 꼭 7시 30분에서 8시면 어김없이 일어납니다. 아내를 깨우기 미안해서 한시간 정도는 혼자서 TV도 보고 놀다가 그 이후에는 자고 있는 아내를 괴롭혀서 일어나게 만들지요. 밥달라고 칭얼거리면서..

오늘은 밥 할 필요도 없고 누가 깨울 이유도 없어서 둘이서 실컷 잠을 잤습니다. 자다보니 어김없이 배꼽시계가 일어나라고 알람을 울려대더군요.. 8시. 한국시간으로는 10시니까 우와 진짜 많이 잤다. 아내는 여지껏 제 품안에서 비몽사몽 얼굴을 파묻고 있네요..

인나라.. 밥무그러 가자. 일단 일어나서 간단한 세면(눈꼽 떼기. 입가에 흐른 침 닦기)과 치카치카를 하였습니다. 가서 밥먹고 사장님 부부 오실려면 시간이 많으니까 둘이서 나가서 놀자. 키키.

식당엘 도착하니 오늘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빈자리가 거의 없더군요. 군데 군데 보이는 친근한 얼굴들.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인들 많이 오는 호텔이라고 하더니만 많은 여행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제와 비슷한 패턴으로 아침을 먹고. 어김없이 입에 맞는 음식들로 오늘도 과식을 했습니다. 게다가 시간적 여유가 많다고 느끼니 천천히 그리고 마니마니 음식을 먹었습니다. 늦게 먹으니까 이따가 점심 안먹을 수도 있으니까 많이 먹어두자. 둘이서 신나게 먹었습니다.

느긋하게 호텔앞 마당도 거닐고 6층 수영장도 잠깐 구경하고. 이곳 수영장은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정말 조그마하고 목욕탕 수준이더군요. 음. 접영 스트록 2-3번하면 끝에 가 닿을 정도입니다. 그 옆에 사우나도 있었습니다. 얼마인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혹시 필요하신 분은 이용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다시 방에 올라와서 이제 뭘 할까 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어디가서 뭐하고 놀지? 와이프랑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 하다가 침대로 옮겨서 누워서 이야기 했습니다. 어디 갈까? 시내 나갈까? 아니면 BTS타고 주말시장에 가볼까? 이렇게 이야기를 잠깐 한 것 같은데..

귀를 울려대는 전화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 저쪽에서는 사장님께서 ‘뭐하냐? 밥먹었냐?’ 얼른 시계를 보니 허걱 12시입니다. 이런 그새 잠이 들었나 봅니다. 사장님 부부는 벌써 라운딩을 마치고 점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침을 늦게 먹었는데요. 그냥 편하게 골프장에서 드시고 오시죠?’ 그러겠다고 하십니다. 오늘도 피곤하실 테니까 낮에는 쉬시고 6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시 눈꼽떼고 샤워하고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어디갈까? 울 와이프 당연히.. ‘월텟’ 이런 저번에 그렇게 신혼여행때 월텟을 자주 갔으면서도 또 가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 가자. 뭐 가고 싶은데 가는게 제일 좋은거니까. 택시를 타고 월텟으로. 음. 40밧. 싸다. .

월텟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나라야를 찾아갑니다. 신혼여행때 와본게 다인데 잘도 찾아 갑니다. 일단 나라야에 들어가서 한번 쓱 둘러봅니다. 물론 들어가기 전에 뭐 살꺼 아니고 그냥 구경만 하려고.. 저번 신혼여행때 와서 본인이 쓸 것. 주위에 여자들 선물할 것 해서 나라야에서 한보따릴 산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엔 절대 안산다고 구경만 하고 바로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남자들 구경은 5분을 채 넘기지 않는데. 여자들 구경은 무슨 시간이 그렇게 걸리는지. 나라야 안쪽은 복잡해서 밖에서 다른 물건을 구경하다가 외부로 나가 담배도 한대 피고 들어왔는데 여전히 와이프는 많은 인파속에 뭍혀서 보이질 않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들어가 보니 사지도 않을 것을 걸쳐보고 펼쳐보고 있습니다. 결국 애기 사진 넣을 조그마한 액자 7개를 사가지고 나왔습니다. 역시 나라야 안에는 많은 한국의 여인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바구니를 들고 물건들을 쓸어담고 있네요.. 나라야 유행이 지났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이쁜 디자인과 특히나 저렴한 가격은 한국 쇼핑객들에게 매력이 넘치는 조건인가 봅니다.

몇군데 구경을 하고 다시 Zen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곳에서 어제 로빈슨에서 본 아버지 드릴 옷도 보고. 이것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이 있어서 남국의 정취와 정열이 느껴지는 것으로 하나 사두고. 이뻐보이는 왕골로 된 손가방도 두개 사고. 그외 와이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충분한 Eye-shopping을 하였습니다. 저는 벌써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똥꼬에 힘이 들어갑니다. 역시 남자와 여자는 기본적인 것이 다른가 봅니다. 어제 4시간에 걸친 골프에는 하나도 힘든 것을 모르고 다녔는데 잠깐 한두시간의 쇼핑에 끌려다니는 것만으로도 벌써 지치기 시작입니다. 와이프는 정반대고요.. 왜 시간이 흐를수록 힘이 더 나는지 원..

충분히 먹은 아침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그리도 고대하면서 오게된 여행이고 또 그 중에 태국의 음식 또한 하나의 즐거움을 차지하기에 한끼도 버릴수가 없어서. 와이프와 전 간단히라도 식사를 하기 위해서 월텟의 푸드코트를 찾았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눈으로 보면서 골라서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그곳에 진열되고 요리되는 음식들을 보면 왠지 태국에서의 즐거움이 배가되는 느낌입니다.

한국에서도 푸드코트를 많이 가보았지만 왠지 한국에서는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겟더군요. 푸드코트가 서민들이 많이 먹는 음식은 한군데 모아서 조금 저렴하게 즐기는 곳이긴 한데. 한국에서는 항상 보던것만 보이고. 또 그 맛또한 전문 음식점보다는 무척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그렇다고 일반 식당과 비교해서 결코 싸지도 않는..

하지만 태국에서의 푸드코트는 일단 국내에서는 고급 태국음식점에가야만 보고 먹을수 있는 음식이 지천으로 깔려있고. 그리고 그 액수 또한 상상이상으로 아주 저렴하게 먹을수 있다는데 큰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음식맛이야 일반 식당과는 조금 떨어지긴 하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푸드코트를 좋아합니다.

이곳에 오면 그네들에게는 미안한 점도 있지만 먹고 싶은 것을 두개정도 시켜서 양이 많을 경우 반정도만 먹어도 금전적인 부담이 없기에.. 먹고 싶은 것을 두개 또는 둘이서 세개 등으로 시켜서 맛을 보곤 합니다.

이번에는 아내는 음식을 죽 둘러보다 역시 제일 당기는 것이 팟타이인지. 그 앞에 줄을 서있고. 저는 뭔가 다른 것을 먹어보기 위해 이곳 저곳 기웃거렸습니다. 대부분 맛을 본것이고 아침을 충분히 먹어서인지 그리 구미가 당기질 않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군데 뭔가 탕수육 소스처럼 걸죽한 전분이 들어간 소스에 여러가지가 들어가있는 것을 봤습니다. 처음보는 것이고 해서 물어보니 생선튀김을 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한번 먹어 보기 위해서 도전..

커다란 라면 그릇만한 곳에 한가득 퍼주고 흰밥도 한 그릇 퍼 줍니다. 40B. 싸긴 싸네. 음식을 받으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음식을 건네주는 손이 한군데 재빨리 들어가더니 뭔가를 한움쿰 쥐어 그릇에 넣어줍니다. 허걱. 뭐냐고 물으니 팍치랍니다. 애구애구. 씁슬히 웃으니 음식 주시는 아주머니 뭐가 그리 좋으신지 연신 웃음만 보내십니다. 쩝.

자리로 돌아와 와이프와 마주앉아서 제일 먼저 걸쭉한 소스에 들어가 있는 팍치를 숟가락으로 건져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팍치 찾기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것은. 분명 생선 튀김이라고 했는데 생선튀김 같은 것과 어울려 선지덩어리. 그리고 각종 이상한 것들이 들어있네요. 음..

조심스럽게 맛을보니 생각했던 맛과는 영 딴판입니다. 느낌이 탕수육 비슷해서 그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팍치의 기운과 생선의 부조화. 그리고 소스의 느끼함까지. 이번엔 실패입니다. 아내는 팟타이를 먹긴 하는데 다른곳 보다 그리 맛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리 배도 고프지 않고 음식도 입에 아주 잘 맛질 않고 해서 조금씩 밥과 같이 먹다가 나중엔 남찜만 뿌려서 먹고 1/3 정도를 남겼습니다. 다른것을 먹어 볼까 하다가 길거리에서 꼬치랑 다른 것 사먹고 또 저녁때 맛있는 것을 먹기로 하고 망고로 입가심을 하고 푸드코트에서 나왔습니다.

이제 월텟을 벗어나서 와이프와 거리를 걸어서 구경을 하기로 헀습니다. 빠뚜남 쪽으로 걸어가며 길거리의 노점과 식당도 보고 운하에 배들어 오는 것도 보고. 더워서 걷기에 힘이 들긴 하지만 즐겁고 신나는 기분만은 어쩔수 없습니다.

걸어가다 보니 나이럿 시장이 보입니다. 맨 왠쪽에 Dragon, 중간에 One One 그리고 오른쪽으로 navy. 세 레스토랑이 붙어 있는곳이 나이럿 시장입니다. 어제 갔던 뻐쿵빠오와는 다르게 이곳에는 호객행위가 장난이 아닙니다. 지나갈때마다 앞에 늘어서 있는 삐끼들이 온갖 호객행위를 합니다. 뭐 어쩌구 저쩌구. 그러더니만 지나갈려니 명함 하나를 주면서 20% Off라고 프로모션을 합니다. 모든 음식에 20%를 깍아주겠답니다. 대충 이야기를 듣고 지나가면서 슬쩍 가격표를 보니 어제 뻐꿍파오보다는 훨씬 쌉니다.

어제 뻐꿍파오에서는 Tiger-Prawn이 1 Kg에 680밧 정도 한거 같은데. 여기서는 500 밧이고. 게다가 20% 깍아주면 결국 400밧이네요. 음 무지 싸군. 어제 여길올걸.. 길도 가깝고. 값도 싸고. 음. 아쉽다. 쩝…

그렇게 걸어서 판팁 플라자 까지 갔습니다. 이곳은 처음 오는 곳인데. 헬로 태국에서 방콕의 용산전자상가라고 한 것 처럼 들어가는 입구부터 전자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니. 그리고 역시 젊은 층의 사람들이 많더군요. 잠시 판팁 플라자 앞에서 층계에 앉아서 숨을 돌리고 길 건너 빠뚜남 시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정말로 동대문 시장처럼 복잡하기 이를데 없고 물품도 많은 것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더군요.

여기서 물건을 받아다가 한국에 가서 팔면 음 괜찮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신혼여행때 와이프가 입겠다고 가져온 이브닝 드레스에 코디한 빨간색 샌들이 한국에서 30000원을 주고 산것이라는데 그때 파타야 Big-C에서 300밧인가 팔리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이곳의 특색있는 신발들을 가져가 팔면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복잡한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지치기도 하고 호텔에서 사장님 부부와 약속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택시를 타려했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는 택시타기가 무척 어렵더군요. 차도 많지가 않고. 그래서 다시월텟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나라야판 앞쪽으로 지나서 택시를 타기 위해 걸었습니다.

그때 그 앞에서 그토록 찾았던 노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많은 태국 배낭여행자들이 그리도 극찬을 한 로띠.. 4번의 방콕 방문동안 한번도 이것을 먹어보지 못했고. 신혼여행때 한번 발견을 했으나 바로 앞의 여인이 마지막 한 개를 주문해 버린 상태여서 결국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그 로띠.. 이번 여행에 꼭 한번 먹어보고 아내에게도 먹어보게 하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길거리를 다닐 때 두리번 거리며 찾았는데 수쿰윗에서도 찾을수 없었던 로띠를 이곳에서 팔고 있더라고요..

반가운 마음에 아직 배가 꺼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끌고가 한 개를 주문했습니다. 엄청난 기대와 함께.. 야.. 신난다. 이게 바나나 로띠야. 안에다가 바나나 썰어넣고 부쳐주는건데 그렇게 맛잇대. 기대되지? 주문을 하니 움푹 들어간 철판 같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통안에서 동그랗게 미리 반죽되어져 있는 덩어리를 하나 꺼내더니 주물주물 그리고 판에 탁탁 쳐서 아주 얇게 펴더군요.

반죽을 주물러서 해주시는 아저씨. 손을보니. 왠지 음식에 정감이 안갑니다. 아무래도 우리네 한민족 손은 하얀데 그네들 손은 아무래도 피부빛깔이 어둡고 하다 보니 꼭 기름작업 등 작업자의 손과 같은 손으로 하얀 반죽을 주물러서 펴고. 조리를 하니. 영. 와이프 조용히 아저씨 손보라고. 기분이 찝찝하다고 중얼댑니다. 괜찮다. 다 사람먹는 거야..

바나나를 하나 까서 숭숭 썰어서 넓게 펴고 미리 팬에 구워지고 있는 반죽을 잘 덮습니다. 그리고 위에다가 버터 한덩어리 올리고.. 음 냄새 좋다. 그때 한 여자게 제게 말을 겁니다. 이게 얼마냐고? 잉? 내가 어떻게 알아? 주인장한테 얼마냐고 물으니 20밧이랍니다. 다시 여인에게 20밧이라고 영어로 알려주고. 이 아가씨 이거 맛있냐고 묻데요. 그래서 이거 아주 유명한거다. 밀가루 반죽해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건데 무지 맛있다고 하더라. 아가씨 그 말에 힘을 얻었는지 하나 주문해 달라고 합니다. 하나 주문하고. 저보고 어디서 왔냡니다. 일본에서 왔냐고? 한국사람입니다. 라고 하니. 이 아가씨 제 와이프를 슬쩍 보더니. 한국 여자들은 정말로 참 이쁘다. 크크. 그 아가씨도 그리 밉상은 아니지만 평범한 얼굴이 었지만. 그냥 듣기 뭐해서 아니다 너도 참 이쁘다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왔냐고 물으니 혼자 왔답니다. 이번이 2번째 방문. 며칠간 있냐고 했더니 주말을 이용해 왔다고 어제와서 내일 간답니다.

오호. 난 이번이 4번째이고 와이프랑 쉬러 왔다.(와이프란 말에 힘 팍팍 주었습니다. 옆에서 와이프가 듣고 있기에 작업들어간다는 느낌을 안주기 위해서) 방콕이 어떠냐고 했더니 이사람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싸서 온답니다. 가깝기도 하고 물가가 무척 싸기에 주말에 잠시 다니러 왔다고. 그리고 제가 느끼는 방콕에 대한 느낌 주절주절.. 제 음식이 다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주문을 하면 번갯불에 콩 볶듯이 빨리 해줄텐데. 이 장사는 세월아 네월아 합니다. 천천히 스티로폴 그릇을 꺼내서 로띠를 꺼내고 칼로 자르고 천천히 용기에 담고 연유를 뿌리고(조금만 뿌려달라고 했지요. 설탕은 No) 뚜껑을 닫고 이쑤시개 몇 개 쿡쿡. 숨넘어 갈 듯 합니다. 어서 먹고 싶은데 원 느리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아가씨에게 이거 무척 다니까 알아서 뿌려라. 그리고 맛있게 먹고 남은 태국에서의 시간 즐겁게 보내라. 빠이빠이.. 이제 드뎌 로띠를 먹을 시간입니다. 음화화.. 기대만빵. 길을 걸으며 아내와 하나씩 입에 넣었습니다. 음. 고소함과 달콤함 그리고 바나나의 달콤 상쾌함.. 맛있다. 그런데 솔직히 기대를 많이 해서인가 감격스럽지는 않더군요. 아내랑 몇조각을 더 먹고 나머지는 사장님 부부를 위해 남겨놓았습니다. 이렇게 로띠를 처음 먹엇는데 기대만큼은 아니더군요..

결국 택시를 못타고 르 메르디앙 호텔 앞에선가요? 150밧에 간다는 뚝뚝 기사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이것이 어제 내가 mr. Water가 되었다고 물로 보나) BTS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사장님 부부는 이른 기상과 운동으로 돌아오신 후 녹초가 되어 계시고 가져온 로띠를 맛보신다음. 좀 이야기 하고 쉬다가. 다시 밤을 어떻게 보낼지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 전에 낮에 우리 둘이 놀아다닌 이야기를 하고. 특히 어제 뻐꿍파오와 비교해서 오늘 본 나이럿 시장에서 파는 해산물이 훨씬 싸더라 등등..

일단 시간이 늦어 저녁을 어떻게 먹을까 고민했습니다. 마땅히 생각나는데가 없더군요. 그래도 태국에 왔는데 수끼 함 드실래요라고 했더니. 모든 분들이 거절을 하시더군요. 수끼는 한국가서 더 잘 먹을수 있는데 뭐하러 여기서 먹냐고. 저하고 제 와이프가 수끼를 좋아해서 태국 여행을 갔다 올때면 수끼 소스를 몇통사가지고 와서 한달에 한두번씩 수끼를 먹거든요. 저장기간이 2달 밖에 안되는 이유로 한통만 따놓고 나머지는 냉동보관하면서. 그렇게 가끔 먹고 사장님 부부도 초대해 대접을 했더니 태국에서의 수끼는 그리 매력을 느끼지 못하시나 봅니다.

그럼 다이도몬 가실래요? 바이욕 타워에 가서 드실래요? 태국 정찬 드실래요? 결국 해산물을 좋아하시는 사장님. 나이럿 시장으로 낙찰… 다시 해산물을 먹으러 나이럿 시장으로 갔습니다.

여전히 호객행위가 많군요. 세곳을 둘러보고 가장 적극적으로 한 가운데 One One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어제 못 먹은 Tiger Prawn 1킬로 바비큐 400밧. 전복 0.5 킬로(커다란것 4개) 3개는 칠리 마늘 소스 볶음 한 개는 사시미 750밧. 생굴 3개 270밧. 이렇게 주문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역시 쌩쏨 1병, 콜라, 라임, 물, 얼음을 시키고. 어제 그렇게들 맛있게 먹은 팟붕파이댕도 하나 시켰습니다.

조금 앉아 있다 보니 이런.. One One과 Navy는 냉방이 되지 않고 대형 선풍기만 있습니다. 선풍기 가까운곳에 앉다 보니 처음엔 시원한 듯 한데 조금 지나니 선풍기 바람이 부담스럽기만 하고 자꾸 바람에 눈이 말라 따갑기 까지 합니다. 더위를 타시거나 하시는 분은 Dragon이 더 좋을 듯 합니다. Dragon은 얼마전까지는 다른 두곳과 마찬가지로 오픈되어 있었는데 얼마전에 주위를 막아서 에어컨으로 냉방을 하더군요.

먼저 생굴이 나왔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굴을 못 먹어서.. 태사랑에서 본 것과 같은 모양으로 나오네요. 굴위에 얼음을 치우고 마늘튀김이랑 라임즙을 뿌리고 같이 나온 소스를 뿌려서 먹도록 했습니다. 모두들 굴 맛에 만족한 듯한 느낌입니다. 아주 맛있다고 좋아하시네요. 제가 먹지는 못하지만 제가 주문한 것을 맛있게 드시고 만족하시니 저도 즐겁습니다.

그리고 전복 사시미 한접시. 그리고 전복 요리 한접시. 새우 바비큐 한접시. 다들 맛있습니다. 전복 요리도 맛있고. 새우는 어제 먹은 바다새우구이 보다 민물 새우인 Tiger Prawn이 간도 맞고 훨씬 향도 강하고 해서 맛있습니다. 냠냠..

그렇게 야채 볶음 하나를 더 시키기고 술도 하나 더 시키고. 만족스럽게 즐겼습니다. 이곳은 어제의 뻐꿍파오와는 달리 현지인들이나 조금 저렴하게 먹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습니다. 가족단위로도 많이 오는 것 같고요. 아무래도 분위기나 음식의 맛은 뻐꿍파오가 훨씬 상위하지만 가격대비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로는 이곳이 더 좋더군요..

계산서를 요청하고 흐믓하게 있었습니다. 대략 어제보다 절반정도니까.. 음.. 반값이면 되겟군.. 그런데 계산서는 2000밧가량… 음. 20% 할인인데도? 결국 20% 할인은 해주지만 이 할인 쿠폰은 해산물에만 국한되는 것이고 음료나 등등은 독립된 가게에서 운영하는 듯합니다. 해산물 값은 1300 – 1400밧 정도되는데. 술과 음료수는 하나도 할인이 안 되는군요. 어제보다는 싸게 먹엇지만. 적은 금액은 아니더군요. 물론 서울에서 먹었으면 꿈도 꾸지 못할 가격이지만요. 

다들 만족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진도 한장 찍고. 2차는 월텟앞에 노천비어바로 가기로 하고 천천히 시간과 거리를 음미하면서 걸었습니다. 가는길에 있는 노천 식당에서는 메기 또는 가물치 구이를 놓고 현지인들이 술을 곁들여 마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음. 저렇게 먹어도 맛있겠다. 다음번에는 저렇게 해야지…

월텟앞에 도착해서 노천비어바로 가려고 하다가 피곤한지 숙소 근처로 가자고 하십니다. 다시 택시로 수쿰윗 소이 7로. 그곳에 있는 노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소이 7의 아마리 블레밧 앞의 노천식당에 자리를 잡고 비아씽과 간단한 안주거리를 시켰습니다. 음. 이럴땐 뭔가 마른안주가 딱인데. 이곳엔 마른안주를 시킬만한 것이 없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즐겁게 이야기 하다가.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지난번 왔던 때로 돌아갔습니다. 그때 노천에서 벌레를 파는 행상이 있어서 그곳에서 벌레튀김을 사 먹은 기억.. 그때 4-5종의 벌레들(자벌레, 땅강아지, 물장군, 바퀴벌레 비슷한 것들 등등)을 보고 신기하기도 해서 그중 가장 그래도 모양이 괜찮은 자벌레를 한봉지 사서 먹은 기억이 나네요. 그때 저희 사장님과 저만 먹고 다른 직원들은 도망가서 결국 못먹엿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보니 길 건너편 골목의 노점상들이 눈에 띄더군요. 사장님이랑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봤습니다. 역시. 그곳엔 벌레튀김을 파는 곳이 있더군요. 젊은 여자들이 한봉지씩 사서 갑니다. 꼭 우리가 길에서 번데기를 사서 걸어가면서 먹듯이 그네들도 그렇더군요. 어떤 아가씨는 엄청 커다란 벌레(물풍뎅이인지 커다란 매미 만한 것, 한 개 10밧)를 사서 먹기도 하고요..

음. 별별 벌레가 다 있습니다. 땅강아지, 번데기, 물장군, 물풍뎅이, 사마귀 같은 큰거, 메뚜기 등등. 무척 신기하기만 합니다. 차마 커다란 벌레는 못 사고. 땅강아지 10밧과 물장군 10밧 치를 사서 가져왔습니다. 양은 무지 많습니다. 땅강아지 30마리정도. 물장군 20마리 정도. 사가지고 돌아와 식탁에 늘어놓으니 사모님과 제 와이프 기겁을 합니다. 무슨 몬도가네를 보는 양.. 처음엔 저역시 손이 가기가 좀 어렵더군요. 그래도 사왔는데. 맥주를 한모금 마시고 땅강아지를 입에 넣었습니다. 의외로 맛이 좋더군요. 고소하고 파삭하고. 게다가 겉에 뿌려준 간장이 입에 맞습니다. 사장님은 까맣게 윤이 나는 물장군을 입에 넣고 씹습니다. 연거푸 맛있다고 하시면서. 그걸 보신 사모님. 기겁을 하십니다. 제 와이프는 오늘부터 뽀뽀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한번 드셔보라고 정말 맛있다고 드리니 사모님 놀라서 들고 잇던 맥주잔을 떨어뜨려 깨뜨리시네요. 제 와이프에게 들이대니 얼굴을 돌리고. 물장군은 조금 단단하고 씹는 맛은 좀 더 있었는데 계속 씹으니 단단한 키틴질 껍질이 남아서 뱉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벌레를 보고 여자분들이 진정이 안되는지 조금더 먹고 아직 많이 남은 벌레를 남기고 일어섰습니다.

담날 골프를 위해서.. 사장님 부부는 들어가시고 제 와이프와 저는 슈퍼로 갔습니다. 가서 제 동생이 좋아하는 라면도 몇꾸러미 사고 쌀국수 해먹을 스프(다시다)도 맛대로 사고, 어포 몇 개와 기타 필요한 것을 사고. 그리고 마지막 밤을 보낼 맥주캔도 3개를 샀습니다.

호텔에 들어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 편히 앉아서 맥주를 땄습니다. 비아씽.. 첫날 와서 마신 이 맥주는 왠지 쓴 맛이 많았는데 며칠 사이에 있다보니 이 맥주가 벌써 입에 맞고 맛있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맥주 캔 3개를 다 마시고 모자란 듯 하여 미니바에 있는 맥주 2개까지 꺼내먹고야 아내와 같이 잠이 들었습니다. 음.. 오늘이 마지막 잠을 자는 밤인데. 왜 이리 허전해지는 걸까요..  쿨쿨
3 Comments
요술왕자 2003.02.28 17:56  
  음.... 한마리에 10밧짜리 커다란 벌레가 물장군입니다. 물장군이 원래 비싸거든요... 따라서 물장군이라고 생각하신 10밧에 20마리 들은 것은 다른 벌레인듯합니다. 딱딱했다는 것으로 보아.... 까만색이 었다면 물방개인듯...
Frankia 2003.02.28 18:10  
  아 마쓰미다 마꼬요.. 물방개. 들었는데 까먹었네요. 담번에 가면 물장군에 도전해 볼까하는데. 아직은 자신이 없네요
요술왕자 2003.03.01 13:27  
  그리고.... 딱딱한 벌레들을 먹을 때는 등껍질, 다리, 머리 등을 떼어 내고 드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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