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치앙마이에서 한달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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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치앙마이에서 한달을 보내고

Soohwan 2 1780
치앙마이에서 내가 묶었던 곳은 사눅 게스트하우스로 하루에 45바트하는
아주 저렴한 곳으로 주로 장기여행자들이 묶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 난 이태리인 파뵤와 일본인 다께와 아주 친해졌다.
사실 이들때문에 일주일 머문다는게 한달이 된 것이다.
치앙마이에서 일주일동안은 나도 시내구경이며 도이수텝등 관광을 하고
나머지 시간들은 주로 태국어 공부를 했다.
내가 구입한 책은 방콕포스트에서 출판한 'Basic Thai'라는 책인데
처음 태국어를 배우는 사람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인 것 같다.
이 책에 있는 내용만 마스터해도 왠만한 대화는 가능하니까.
치앙마이는 내가 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 되었는데, 나는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집값을 알아 보기도 하고 외국인으로서 생활비가 얼마나 들지도 계산해 보곤했는데 대략적으로 방3개에 화장실하나 딸린 중산층
집이 5천만원정도 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는 더 싼 편이었고.
생활비는 한국 음식 안먹고(난 한국음식 못먹어도 그리 큰 영향이 없다)
살면 만바트면 한달 생활비가 될 것 같기도 하고. 태국인들에게 물어보니
한달 이삼천바트 쓴다고 하던데.아무튼 돈 빨리빨리 벌어서 평생 태국에서 가이드북 쓰면서 사는 날이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태국어는 파뵤와 나 다께가 같이 배웠는데 파뵤가 좀 나은 편이었고 그다음이 나였다. 우리는 각자 하루에 한두시간씩 공부를 하고 나중에 모여
서로 배운 단어를 물어보고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는 등 지금 생각해도
꽤 학구적인 분위기였다.
그리고 자기전, 파뵤는 요거트를 먹어야 소화가 잘된다며 매일 세븐 일레븐엘 갔는데 새벽 한시나 두시 조용한 거리를 걷는게 꽤 재밌었다.
세븐 일레븐에 가서 우리는 경품이 걸려 있는 퍼모스트사의 요거트를
먹으면서 세븐 일레븐의 종업원들과 얘기를 하고 하루에 배운 실력발휘를 하곤 했다. 매일 새벽에 간 우리는 이들과 상당히 친해졌고 파뵤는 가끔 이들과 술을 마시기도 했다. 이때를 통해 아마 태국어 기초를 배운것
같다. 그리고 주말이면 우리는 외국인이 거의 없는 'bossy'나 'redbug'에가서 춤도 추고 거기서 만난 태국사람들과 얘기 하기도 하고...
하루는 디스코 영업시간이 끝나 나와서 다께를 기다리고 있는데 왠
태국 여자애가 다가오더니 뭐라뭐라 하는데 대충 자기네들과 함께 하지 않겠냐는 뜻인것 같다. 내가 외국인걸 알자 오히려 더 반기는 눈치다.
그녀는 방콕 출신으로 치앙마이에서 뷰티케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잠깐 그녀가 차를 가져온다고 하며 가고 우리는 횡재했다면서 감격(?)해 하고 있었다. 그녀가 모는 차는 푸조. 생전 처음 타본다.
우리는 식당으로 가서 카오톰(죽 비슷한 것)을 먹는데 엠이라 불리는 이 친구가 너무 취해서 그날은 일찍 헤어지고 이후 몇번 더 만났는데 머랄까
자유분방한 성격인 것 같았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 저녁.
우리는 경기장 근처에 있는 힌두템플로 갔는데, 왜냐하면 예배가 끝나고
나면 푸짐한 저녁식사가 공짜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곳에 두번 갔는데
파뵤는 8시20분에 가는게(예배는 7시반부터 8시반까지)제일 좋다며 예배가 끝나기전에 아슬나슬하게 도착하곤 했다.(이때 가야 과일하고 우유를 준다^^)식당엘 내려가니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독일여자애들 2명도 자리를 잡고 달(인도음식)을 열심히 먹고있다. 우리가 싸구려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여행자들은 어쩔수 없다며 웃던 기억이 난다.

사눅게스트 하우스는 방이 아주 조야하고 지저분하기 때문에(싱글이다)대부분 투숙객들은 밖의 테이블에 앉아 있던지 아니면 돛자리를 깔고
누워서 책을 보던지 한다. 그래서 여행자들끼리 더 친해지는것 같기도 하다. 하루는 길을 걷고 있는데 위에서 말한 독일여자애들이 페인트통을 들고 서 있는걸 봤다.
"야,니네 여기서 뭐해?아르바이트하는거야?"
"아니,그냥 할일이 없어서 자동차 정비소 건물 내부 페인트칠 해 주는 중이야. 한번 구경해 볼래?"
따라 올라가니 코끼리며 달이며 꽤 잘 그린것 같다.내가 엉덩이를 가리키며 여기다 보디페인팅을 해달라고 하자 키득키득 웃으면서 생각해 보겠단다. 아무튼 좀 유별난 애들이었다.

치앙마이에서 태국인과 가깝게 지내면서 느낀건 이들이 체면중시 사상이랄까. 예를 들어 나이트에서 만난 태국여자들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면 열이면 열 다 주지만 전화를 하면 바쁘다는 둥의 핑계를 대며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내 생각엔 상대방의 면전에서 무안을 주기보단 상대방 체면도 살려주면서 나중에 전화왔을때 역시 거짓말을 하더라도 상대방의 체면을 어느정도 배려해 주는 것 같았다.
들은얘기로 체면을 손상시키는것(태국어로 씨아 나)이 굉장히 큰 실례라고 한다. 직설적인 한국인에 비해 훨씬 좋은 방법 같아 좋았지만 사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애간장이 탈 일이 많을 것 같았다. 직접적으로 얘기를
안하고 거짓말을 하더라도 자기 체면을 세우려고 할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태국에서 한국에서 모은돈으로 사업하지 않고 사는 경우엔
이러한 사고방식이 인생을 여유롭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 Comments
요술왕자 2003.02.21 16:44  
  아... 싸눅... 인터넷 카페 많이 있는 길에 있는 거 맞죠..? 싱글이 49밧? 방은 괜찮나요?
Soohwan 2003.02.21 18:54  
  위치는 바나나 GH에서 조금 올라오면 있구요, 주변에 인터넷 카페 2군데가 있었어요.(시간당 15바트,20바트 했던것 같아요)방가격이 49바트가 맞는것 같구요 2층에 있는 화장실이 딸린 방은 59바트했던것 같구요.
1층에 있던 제 방은 널찍하고 깨끗했었는데(침대는 좀 불편함)2층에 있는 애들말로는 벼룩이 있는 방도 있다고 하네요.(정보적는 책에 몇호실에서 나온 벼룩이라고 붙여 놓은 경우도 있으니까요)그리고 참고로요 Top North GH근처에 있는 Backpackers GH도 하룻밤에 50~70바트선이었고 오픈한지 얼마 안돼서 방과 화장실(특히 화장실)이 깨끗했어요.주인은 영국인 할아버지와 태국인 아내가 같이 운영하고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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