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킷빈땅에서 프리허그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부끄러움이 많다.
종교적 배경때문이 아닐까 싶다.
히잡을 쓴 현지 여자분들은 다들 내가 신기한지
자기들끼리 귓속말로 이야기하며 웃고 지나간다.
먼저 다가가면 기겁한다 ㅋㅋ
제일 처음 안았던 첫 현지인은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남자였다.
한참 대화를 하다가 명함을 주는데
한국에서 유명한 회사라며..
보니까 AMWAY..
이거 그 유명한 다단계 회사가 아닌가..
자랑스럽게 회사자랑을 하는 그 친구에게
차마 다단계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대신 그냥 따스히 안아줬다.
미안해 친구 ㅠ
많은 이들이 또 물어본다.
이거 왜 하는거냐고.
난 또 대답한다.
no reason.
그냥 하고싶어서 한다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든 나라를 안아보고 싶다고
사랑을 나누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 포옹이 아닐까.
매달 조금씩 카드에서 빠져나가는 기부금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절실할지 모르지만
기부해놓고 어디에 쓰여지는지도 관심도 없는 기부금은
우리 스스로에게 좋은일 했다는 위안의 수단일 뿐일지도 모른다.
말없이 다가와 내게 포옹하던 몸이 불편하던 젊은 남자와
슬픈 표정으로 나를 꼬옥 안아주시던 백발의 할아버지
신기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던 사람들도
그 순간만큼은 정적이 흘렀다.
어떤이는 박수를 보냈다.
가끔 우리에게 필요한건
단지 한번의 따뜻한 포옹 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