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얘기 그 두번째 7 - 앙코르 왓, 그 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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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의 여행얘기 그 두번째 7 - 앙코르 왓, 그 위대한 유산.

BINA 4 1167
+:+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

아침부터 후덥지근 하다.
방콕에서도 물론 더웠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넘의 동네는 왜이리 더운지 모르겠다.

글로벌에 있던 한국인을 다 모아서 10명이 되었다. (참고로 모두 여자..)
미니버스 (하루에 35 $)를 빌려서 다니기로 했기에 경비가 많이 절약됐다.
글로벌에서 빵과 차로 아침을 먹고 출발~~!!

앙코르 왓 유적은 시엠리엡에서 차로 5분 정도 되는 거리 쯤 있었는데 가는 날 아침에 티켓을 사야 한다. 티켓에는 사진이 들어가는데 티켓 판매소에서 무료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준다.
기념이 되는 사진이니 특별한 포즈로 찍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사진찍어주는 아저씨가 정말 재밌다~!!)

앙코르 왓 내에 티켓 검사는 곳이 군데 군데 있으니 꺼내기 좋은 곳에 가지고 다니고 절대 절대 잊어버리면 안된다!
우리 모두는 3일권 (40 $)을 끊었다.

처음 우리가 간 곳은.
툼 레이더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서 있었다는 그 곳.
따 프롬 이었다.

너무나 거대하고 웅장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입벌리고 서서 감탄만 했다.
내심 속으론 앙코르 왓이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우리나라도 돈 많이 벌었을텐데...
-_-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역시나 인기지역인 영화촬영지,
10명 모두 사진기를 들고 포즈 잡고 사진을 찍어댔다.
단체 관광객이 우르르 몰려와서 사진만 줄줄이 찍고 나가는 걸...진정한 여행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저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이 든다.

앙코르 왓에 대해서 아무것도 공부하고 오지 않았던 나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했다면 내 가 본 앙코르 왓은 한심한 것이 되는것이고.
그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보았다 해도 그 것 또한 평생에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며, 눈으론 앙코르 왓을 보면서 마음속으론 다른 생각을 했다면 그 또한 앙코르 왓과 나의 추억들을 만나게 한 것이니 어떤 것이든 다 좋은 거였다.

그 위대한 유산을 내 젊은 날인 20대 중반에 경험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나는 감사했다.

한 할아버지를 만났다. 이름은 말콤,
사진을 찍어주다가 인사하게 되었는데 오스트레일리아의 아티스트 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실례가 안되면 스케치를 보고 싶다고 하자 흔쾌히 보여주셨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얼굴, 전통의상...들이 스케치북 가득하다.
말콤 할아버지는 50일 동안 앙코르 왓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할거라고 했다. 정말 부러웠다....(사실 눈물나게 부러웠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일행을 놓쳐버렸다.
단체 관람(?)인데 우리때문에 다른 분들이 기다리게 되었다.(죄송합니다~ 꾸벅꾸벅)

두 번째로 간 곳이 박세이 참끄롱.
규모는 작은 탑 같은 곳인데..계단이 참 많이 가파르다.
유적 내의 대부분의 계단은 신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간은 네 발로 기어올라가게 되어 있다고 한다. 진짜 계단을 올라가면서 밑을 보면 아찔 하다.
의외로 고소공포증이 있다던 kala는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 무진장 고생했다.

다음으로 간 곳이..내가 유적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바욘...
그 높고 넓은 유적이 사람으로 들썩거리긴 하지만...
하나 하나 의 얼굴마다 다른 미소가 어쩌면 그리고 예쁘고 편안한지...
그 곳 사이사이에 누워서 잠 든 사람들도 있었다.

앙코르 톰과 문둥이 테라스, 코끼리 테라스 까지 둘러보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그 유명하다는 평양 랭면,

우리의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는 우리가 타기 5분전엔 에어컨을 틀어주어서 차안에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평양 랭면으로 들어서자 그 시원함이란....
물냉면 6$  로 캄보디아 내에선 상당히 비싼 편이었지만 그 맛은 정말 예술이었다. (지금도 생각하니 침이 고이는군요 ㅠ.ㅠ)

반찬으로 나온 오이무침과 삶은 땅콩, 이름모를 시원한 차..모든게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평양랭면 언니들의 친절함과 그...잊을수 없는 목소리...

점심시간대여서 그런지 손님이 하나 둘 씩 들어온다.거의 대부분이 한국사람인듯 하다.

냉면을 정신 없이 먹고 있는데 갑자기 "리 국화"언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곡명은 "반갑습니다"~~

지애 미애 자매는 놀래서 숟가락 떨어뜨릴 뻔 했다고 하고...
정말 우리도 놀랐다.

웬지 눈물이 날려고 그런다.
같은 민족이란 것 이 무엇인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웬지 마음이 찌릿 하면서 눈물이 날려고 한다...

계속해서 우리는 "앵콜"을 외쳤고 '아침이슬', '휘파람' 으로 이어지는 공연이 시작되었다. 우리 테이블에서 왕언니가 답가를 불렀고 다른 테이블에서도 아저씨 한 분이 노래를 부르셨다.

즐겁고도 웬지 가슴아팠던 점심 식사시간이 끝나고.
약속시간을 꼭 지켜서 우리를 데리러 온 버스 아저씨....

오후의 일정은 '톰 마논' 보수중이었던 '챠노싸이 떼보라' '프리야깐' '니악뽀안' 그리고 "앙코르 왓"에서 일몰을 보는 것이었다.

참 빡빡하게도 둘러보았다.
한국인 가이드를 만나면 몰래 설명도 듣고,
사정이 안되면 영어로도 들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사원을 위해 희생했을까..
지금에 와서야 위대한 유산으로 남겨져 캄보디아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고 하지만..저러한 유산을 남길 수 있었던 조상을 가진 민족이 왜 지금은 못사는 나라로 낙인찍혀버리고 말았는지...
안타까운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깨끗한 일출, 일몰은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구름이 상당히 많고 사진으로 찍어서 파는 것 처럼 깨끗한 일출, 일몰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진풍경이라고 한다.
해질녘의 앙코르 왓은 마치 세 3세계 같았다. 희미한 보라색의 구름 아래 펼쳐진 그 넓은 사원의 모습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처럼 보였다...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고 압싸라 뷔페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글로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야외식당이었는데 바우쳐를 10$ 에 끊어서 갔다.
뷔페식과 함께 압싸라 댄스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평소 같으면 눈을 반짝이며 음식을 퍼다 날랐을텐데 아쉽게도 난 너무 더워서 식욕을 잃은 상태였다.
게다가 그 안에서 파는 물은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무진장 비싸다.
물은 셀프서비스 라고 한바가지를 퍼다 마셔도 아무 눈치도 안보이던 한국의 식당이 그리웠다.

맥주용 얼음을 녹여서 물로 만들어 먹었다 -_-;;;

고기요리도 있었는데 캄보디아의 고기요리는 물소고기로 만든것이라 무지하게 질기다. 진짜 고무를 씹는 느낌이었다.
과일만 주구장창 퍼다 먹기 시작했다.

압싸라 댄스가 시작됐는데 춤이 너무 느려서 속이 터진다.
손가락 끝의 움직임..발 끝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열심히 추고 있는 무용수한텐 미안했지만. 속 터졌다 -_-;;;

저녁을 먹고 나와서 왕언니 일행과 블라인드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일인당 한 시간에 3 $, 모든 마사지 사들은 장님이다.

우리는 장님 특유의 그 고요하고 정적인 마사지가게를 상상했는데
우리가 잘못 간건지..너무나 희한한 곳이었다.
Japan식 마사지라고 하는데 마사지 사들끼리 뭐라뭐라 시끄럽게 떠들면서 온 몸을 간지르듯 마사지를 해 주는데 정말 적응이 안된다.
나중엔 손을 모아 두두두두 두드려주곤 끝났다고 한다.

아 정말 심신으로 릴랙스가 전 혀 안되는 곳이었다.

여전히 숙소는 덥다...
잠깐 나가서 스타마트에 가서 에어콘 바람을 쐬고 돌아와서 잤다.

다음날 새벽,
여전히 강행군이다.
오늘은 유적에서 30 K정도 떨어져 있다는 반띠아이쓰레이, 반띠아이 쌈레를 시작으로 돌기로 했다.
프랑스 사람들이 이 반띠아이 쓰레이에 열광을 한다고 한다.
가장 여성적인 유적이라고 하는 반띠아이 쓰레이는 다른 유적들에 비해 그 조각이 정말 너무나도 정교하고 아름답다.

이 곳에서 말콤을 다시 만났다.
말콤은 개인 가이드와 함께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쉽지만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했더니 자신이 직접 그린 새에 관한 일러스트북을 선물로 준다. 아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다.

점심은 바욘 레스토랑에 가서 먹었는데
옆에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어마어마하게 시키는 바람에 볶음밥, 카레가 주 메뉴였던 우리 테이블은 소외당하고 말았다.

니악뽀안과 어제 대강 둘러보았던 앙코르 왓을 세세히 둘러보고 일몰을 보러 프놈바켄으로 갔다. 5시 30분쯤 되면 이 곳은 일몰을 보려는 사람들로 드글드글 하다. 제대로된 계단도 없지만 모두들 죽어라 하고 올라간다.
그치만..ㅠ.ㅠ 올라가자 또 탑이 보인다.
죽어도 거긴 못 올라갈거 같아서 옆으로 돌았다.

역시 어제처럼 구름사이로 가려져 일몰이 보인다.
저무는 해에 물드는 하늘이 아름다웠다.
글로벌에 도착해 씻고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이상하게도 아무리 피곤해도, 아무리 더워죽겠어도...
나는 밤만되면 말짱해진다 -_-;;;;
다들 오늘은 너무너무 피곤하다고 쉬고 싶단다.
어쩔수 없이 혼자 나왔다.

글로벌 입구에 모토기사들이 모여 있다. 가서 말을 걸었다..
"오늘이 캄보디아에서 마지막 날이라 구경좀 하고 싶은데..어디 갈데 없을까??"
했더니 한명이 "No problem!!" 이러곤 타라고 한다.

나와서 구시장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고 간다.
구 시장에서 과일을 조금 사고 별 다른 할 일이 없어서 맥주나 조금 사서 숙소로 돌아가야겠다고 했더니 모토 기사가 "맥주 좋아하냐"고 묻는다.
끄더끄덕했더니 ok 하고선 어느 길거리 맥주가게로 데려간다.

그 곳에서 앙코르 맥주를 두개씩 마셨다.
평소 배부른 맥주는 별로였는데 오늘따라 맥주가 물 처럼 잘 들어간다.
모토 기사의 이름은 heng 헹?? 재밌는 이름이네..
헹은 무지하게 어리게 봤는데 나보다 오빠였다.
뭘 좋아하냐고 묻는다.

나? 음주가무를 좋아하지~~!! 그랬더니 또 다시 No problem! 이러더니 맥주 값도 자기가 척척 계산하고 어디론가 가자고 한다.
따라 간 곳은 그 곳의 "나이트".

외국인들도 많고 현지인들도 많다.
이런 곳이 있었네...이름은 기억이 잘 안난다. 강 근처였던거 같다.
거기서 또 춤추며 놀며 맥주 대자 세병을 마셨다.
12시가 넘어 피곤하기도 해서 숙소로 돌아가자고 했더니 알았다고 한다.
계산은 내가 할께..그랬더니 no!를 외치곤 자기가 또 계산한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넌 내일 돌아가니까..."...

오토바이를 타고 글로벌로 돌아오는 길에 내일 아침 일출을 보러가는게 어떠냐고 한다. 그래서 5시에 약속을 잡았다.
달리면서 헹이 말한다..
"난 니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걸 알아..왜냐면 너는 한국인이고 나는 캄보디아 인이니까.."  -_- 켁!
그냥 모토기사와 손님의 관계면 좋으련만 왜 또 이런 대답할 말 없는 얘기를 들어야 하는지.
약간 우울하다.

글로벌 문 앞에서 얼마나 주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헹이 전화기를 건네준다. 엥? 나도 한국에 전화기 있어!! 이러니까 내일 아침 전화로 깨워줄테니 가지고 있으란다. -_-;;; 그..그래 고마워.
결국 아무것도 안받고 헹은 가 버렸고 나는 웬지 내가 잘못한것 같다는 생각만 하면서 방으로 올라왔다.

kala, 미애 지애 자매와 한잔씩 하려고 맥주를 잔뜩 사왔는데 모두들 곯아 떨어져 있다. 내 몫의 맥주를 들고 나가서 달빛을 보며 마셨다..
오늘 맥주발 끝내준다 -_-;;;;

다음날 새벽. 어김없이 헹이 전화를 했다.
전화벨 소리에 왕언니가 깼다.
일출 보러 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하면서 어제 일을 말했더니 왕언니..아무래도 혼자나가면 위험할것 같다면서 같이 가시겠다고 한다.

밖으로 가보니 헹은 미니버스를 끌고 왔다. -_-;;;
그 미니버스에 왕언니, 나, 헹 이렇게 셋이 타고 일출을 보러 갔다.

어디로 가냐고 했더니 "서 바라이"로 간단다.
유적 표시는 되어 있는데 서 바라이는 바다처럼 큰 호수다.
캄캄하고 사람 없는 곳에 도착해서 물소리만 듣고 있으니 정말 해는 뜨는것인지....차 뒤에서 꺼낸 아이스박스에 앉아서 일출을 기다리는데 정말 춥다.
왕언니의 권유로 점퍼를 걸치고 왔는데 나시티 입고 왔으면 얼어죽을 뻔 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6시 반이 넘어서자 하늘이 점점 밝아오기 시작한다.
선명한 일출은 역시 아니다...
헹이 "today no good!" 이런다. 그래도 아름다워...하니까 고개만 젓고 있다.
왜 어제처럼 말도 안하고 웃지도 않지?? 하니까.."오늘 니가 방콕으로 돌아가니까." 한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한국에 꼭 와..아니면 내가 다시 캄보디아에 올께...하고 말 할 수도 있었지만 그냥 말하지 않았다.
숙소에 돌아오니 7시 20분이 넘은 시간.. 들어가서 짐 정리 해서 나오기 빡빡한 시간이다.

왕언니에게 부탁해서 헹에게 전해주라고 하고 5$ 을 주었다.
내가 주면 또 안 받는다고 할 테니까..

+:+ 시엠리엡을 떠나다. 그리고 사건...+:+

글로벌에서 12$을 주고 카오산까지 연계해서 간다는 버스를 예매했다.
버스가 조금 늦게 왔는데 글로벌 사장님이 여직원에게 마구 욕을 해대서 기분이 많이 상했다. 버스가 늦은건 여직원 잘못이 아닌데.. 우리에겐 계속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하면서 여직원에겐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한다.
여직원은 게속해서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버스까지 바래다 주었다.
오히려 우리가 미안했다.

출발 하고 중간 중간 작은 마을에서 섰는데 아이들이 정말 예뻤다.
작은 팬케이크와 과일들을 팔고 있었는데 자기 물건을 팔아주지 않아도 웃으며 손을 흔든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예쁘게 포즈도 취한다.

국경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국경을 넘으니 여행사 사무실이 있고 그 안에서 기다리란다.
한시간이 넘게 기다렸는데 우리보다 나중에 온 사람들은 미니버스로 보내면서 우리에겐 계속 기다리라고만 한다.

같이 온 일본인 남자애가 돈을 더 내고 표를 사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여행사 문제로 우리가 산 티켓으로는 국경까지밖에 올 수가 없으니 300B 짜리 티켓을 다시 끊어야 한다고 한다며...
자기도 따지고 싶은데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힘내라고 하면서 가 버렸다.

왕언니들에게 얘기했더니 말도 안된다고 하신다.
국경에 가서 경찰에게 얘기를 하고 다시 캄보디아로 넘어가서 그 쪽에서 여행직원을 만나보려고 했지만 어느새 우리를 태우고 왔던 버스는 사라지고...
힘이 빠진다.

다시 태국쪽으로 넘어와서 글로벌에 전화를 했다.
글로벌에서는 이런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조취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3시간이 넘게 기다려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왕언니가 글로벌에 전화를 해서 개인적으로 방콕까지 갈테니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다. 글로벌 사장님은 만남의 광장에 연락해서 환불해 주겠다고 했고 결국 올 때와 마찬가지로 아란야프라텟, 북부터미널을 거쳐 카오산에 도착했다.

9시가 넘은 시간이었고 일찍 방콕에 와서 쉬려고 했었는데 정말 지쳐버렸다.
기분 좋게 캄보디아 여행을 마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만남의 광장에서 모여서 사장님께 얘기하자 그런 연락을 받은적 없다고 해서 또 한 번 황당했다. 만남의 광장쪽에서 글로벌로 연락을 해서 한사람당 250 B씩 환불을 받았다.

왕언니들과 함께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기다리는데 만남의 광장 카운터에 있던 분이 인상을 팍 쓰면서 " 저기요! 여기는 카운터거든요!" 이런다.
뭐 우리만큼 짜증나는 일이 있었나부다...하면서 비켜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왕언니들이 짐 가지러 올라간 사이 어떤 서양여자가 공중전화가 어디있냐고 묻더라. 그 카운터에 앉아있던 분이 "I don't know!!!!" "밖으로 나가서 찾아봐~!!" 하는데 그 표정이 전에 카오산 팰리스의 체크인 하는곳에 앉아있던 그 넘과 흡사하다.

"나 여기 있기 싫어. 나가서 기다릴께" 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kala 가 따라나오면서 씩씩댄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카운터의 여자분이 " 쟤 싸아가아지 없 다"고 했단다. 내 생 전 남한테 그런 말 처음 들어봤다.
평소에 엥간한건 뭐든 그냥 넘어가는 나다. 들어가서 정말 싸아가아지 없는게 뭔지 보여줄까..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역시 엥간한 나라서 그냥 넘어갔다. ^----^;;
그리고 이렇게 글 올리는 걸로 복수(?) 한다.

한국인 업소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할 말은 없구 나에겐 그 곳도 방콕에 있는 수 많은 다른 여행사나 다름 없는 곳이다. 같은 민족이 하는 곳이니 앞으로 번창하고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직원 한명때문에 이미지 망쳐지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나와서 "싸왓디 카오산 인" 의 에어컨 더블룸에 체크인을 했다. (610 B)
그리웠던 에어컨 바람을 실컷 쏘이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하자마자 "너 죽은 줄 알았다! 어쩌면 그렇게 연락이 없냐!!"
그러면서 홍콩에서 괴질이 발생했으니 홍콩 절대 절대 들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 춘권도 먹고, 팟타이도 먹고~ 로띠에 과일까지...
방콕에 돌아오자마자 되 살아나 버린 내 식욕을 원망할 수 밖에...

카오산의 밤은 여전히 번쩍거리고 시끌 벅적하다.
간만에 느껴보는 그 밤거리가 오늘은 즐겁기만 하다.


::: 반띠아이 쓰레이의 살아있는 듯한 조각

::: 서 바라이에서 본 일출..
4 Comments
레아공주 2003.04.02 08:12  
  비나님 글을 읽으면요...ㅋㅋㅋ 왜 제가 여행갔을때의 그런 모습을 기억할까용? ㅋㅋㅋ 저도 참 엥간하답니당
히스테리박 2003.04.02 13:48  
  여전하군요..글로벌과 만남..힘들더라도 갠적으로 국경을 넘는게 속 편합니다..여행기 잘 보고 있어요^^&
카오산 2003.04.02 17:17  
  매일 한 편 씩 올려줘....!!
여행 이야기가 다 떨어지면.....
지어 내서라도 올려줘.....
하하....농담이고요....너무너무 재미 있어서요...
야채군 2003.04.05 20:28  
  요즘 바쁘신가...암튼 빨리 새로운 얘기 올려 주세요...글구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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