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얘기 그 두번째 6 - 휴식..그리고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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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의 여행얘기 그 두번째 6 - 휴식..그리고 캄보디아.

BINA 4 1049
+:+ 일행을 만나다 +:+

정신없이 졸다 깨다 하다보니 어느 새 방콕이다. 중간에 분명 아유타야에서 섰을터인데 그것도 모르고 졸았다. 일정을 바꿨든 안 바꿨든 아유타야는 못 갔을 운명이었군...

'버스야 늦게가라' 그렇게 속으로 무진장 기도했건만 정확히 새벽 5시에 북부터미널에 떨어져 버렸다. 아주 처언처언히이~ 화장실을 다녀오고 세븐일레븐을 들락날락해도 시간은 겨우 15분을 지났을 뿐...

어찌되었든 카오산으로 가 보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카오산에 도착해 비 인기지역부터 돌기로 했다.

아침부터 끈적끈적 한것이 불쾌지수는 높아만 가는데...
카오산을 뱅뱅 돌아도 반겨주는 곳이 없다.
기다리란 말 뿐이다....

두시간이 넘게 우리는 숙소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다.
카오산 메인거리로 결국 돌아와....
보이는 곳에 닥치는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카오산 팰리스 호텔 (나중에 알고보니 비추천 업소이다..비추천 당할만 하다)
체크인하는곳에 말똥말똥하게 생긴 애가 있길래 들어가서 방 있냐고 물었다.
열라 건들건들한 표정으로 ~ full~
이라고 하는데 그 얼굴.. 정말 엥간한거 참고 넘어가는 내가 열이 확 받을 정도였다. 무슨 거지 보듯 했던 그 태도란...써글넘 같으니.

바로옆에 별로 안 좋아보이는 *** 호텔로 갔다.
이름이 neith...였던거 같은데 경비원 아저씨가 있는 곳이다..
30분만 기다리면 방이 있다고 한다. 더 이상 움직이기도 싫고..또 다른 곳 갔다가 카오산 팰리스의 그런 '싸아가아지이'를 한 번만 더 만나면 못말릴 상황이 벌어질 거 같아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분을 삭히고 있었다.

더블룸 360밧 팬 룸이었는데..(이 호텔 에어컨룸 없음..왜 이름만 호텔인지 알겠져??) 겨우 하나 난 방이 4층..ㅠ.ㅠ
올라가 보니 사방이 건물들로 막혀 있어서 그런지 무지하게 덥다.

우선...잤다.
정말 숨이 막힐듯한 더위에 그리 오래 잠들진 못했지만...
아침부터 그렇게 더운 곳 처음 봤다.

오후가 되서 미적거리면서 일어나서 캄보디아로 움직일 준비를 했다.
우선 만남의 광장에 가서 티켓을 물어보니 300B 이라고 한다.
만남의 광장 사장님(추측)은 마음 편하게 가려면 그냥 개인적으로 국경을 넘는게 나을거라 하신다.

다른 여행사에 가서 가격을 알아봤다. 한사람당 150B 달라고 하기에 OK 하고 바우쳐를 끊으려 하는데 이름을 말하니 "Korean?"  그러더니 300B이란다.
같은 값이면 만남의 광장에서 끊지 -_-;;;;
우리는 너네들이 커미션 받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을꺼라고 말해도..그 사람들이 안믿을거란다....

어딜가나 한국 사람은 300B 이상이다.

한 여행사에선 들어가니까 다짜고자 여권을 보자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왜? 나 한국사람인데.. 한국사람이랑 유러피안이랑 가격이 다른거 알고 왔다. 얼마에 해 줄꺼냐?" 했더니 민망한듯 웃으면서 400B인데 380 B까지 해 준다고 선심쓰는 척 헛소리를 하길래 그냥 나와버렸다.
자꾸만 태클이 걸리니까 이곳 저곳 다 가기 싫어진다....

다시 만남의 광장으로 돌아갔다.
이왕 같은 값이고 여행사 버스로 가기로 했으니 말 통하는데서 끊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다..
만남의 광장에 가니 우리보다 먼저 오신 손님들이 있다. 여자분 세분인데..
자매로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과 조금 더 젊어보이는 분 한분.
도미토리 체크인을 하고 계셨다.
"우리 내일 캄보디아로 갈껀데........어쩌고 어쩌고..."

앗?? 순간 나도 모르게 "내일 캄보디아 가세요??"
그리하여 그 분들과 함께 개인적으로 국경을 넘기로 어찌어찌 얘기가 되었다. 내심 걱정하고 있었던 차에 일행이 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지경이었다.

저녁을 먹고 또 그냥 자기 아쉬워서 기억을 되살려 조이럭 클럽으로 갔다.
맥주 보다는 데낄라가 한잔 마시고 싶었다. (평소 본인은 데낄라 사랑해 주심)

현지인으로 보이는 청년들 한 테이블.
서양인 한테이블.. 그리고 혼자 앉아있던 여자분 한분....
우리까지 들어서자 작은 조이럭 클럽이 full 이 된다.

데낄라를 주문했는데 웬 칵테일이 나온다...아쉽지만 그거라도... ^^;;;
옆의 여자분을 은근슬쩍 관찰하다가 서로..."한국...분이세요??"
나이도 비슷하고...왜 혼자 계시냐 했더니 남자친구랑 같이 왔는데 남자친구가 다른 일행과 만나서 팟퐁을 간다해서 혼자 왔다고 한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데...
얘기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니 정말 10년묶은 수다까지 다 떨었던거 같다.
홀짝 홀짝 마신 칵테일이 바닥 날 때 쯔음..

하이네켄 한 병이 온다..
뭐에여? 그랬더니 앞 테이블에 앉은 현지인 청년...느끼한 미소~

조이럭 클럽 안은 금연이라 흡연자는 야외 테이블에 나가서 해결하고 들어와야 한단다. 밖에 나와 담배 하나 물고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고 파수멘 요새의 야경도 보고...그러고 있는데 아까 하이네켄을 시켜준 느끼한 청년과 또 귀여운 한 청년이 밖으로 나온다.
대화가 시작됐는데 느끼한 청년(choky)과 귀여운 청년(kitti)은 lawyer 이고 친구들과 한 잔 하러 온거라 한다. 명함을 주길래 받았다. choky 는 베이비 복스 도 알고 안정환도 알고 안정환의 부인도 안다.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애였다. 그리고 자기가 한국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한국가면 꼭 안부를 전해달라길래 진지하게 듣고 있었는데 누구냐고 했더니 "전지현" 이랜다 -_-;;;;;
Kitti 는 이름이 키티...내가 좋아하는 고양이 캐릭터 이름...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안다고 하면서 태국에서 키티는 오너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나도 태국 이름 하나 만들고 싶다고 했더니 어떤 동물을 좋아하냐고 묻는다.
고양이가 좋다고 했더니 고양이는 메오..메오라고 알려준다.

들어가서 또 다시 수다를 떨다가 밤이 깊어 가게를 나왔다.
모두에게 Good Bye 를 하고 나오는데 키티가 따라나온다. 실례가 안되면 이메일을 알려줄 수 없겠냐고 하는데 무지무지 수줍어 한다. 왜 안되겠냐고 하면서 적어 주고 한국말도 몇마디 써 주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여전한 찜통.....
이불을 주지도 않았지만 필요도 없을것 같다. ㅡ.ㅡ
아침 5시 30분...알람시계가 없어도 눈은 잘만 떠진다.


+:+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로 +:+

짐을 들고 어제 약속한 장소로 갔다.
일행이 늘어있다. 아주머니들이 도미토리에서 일정이 같은 자매를 만나 합류시켰다고 하신다. 우리까지 총 7명...든든한 숫자다.

북부터미널까지 택시 두대에 나누어 타고 가서 (한 대당 100 B)  아란야프라텟 까지 버스로 갔다. (버스비 164 B) 터미널에선 뚝뚝을 타고 국경까지 (50 B) 국경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 을 무지하게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방콕에선 서양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여기선 동양사람이 압승이다.
다른 분들이 비자가 없어서 비자를 맡기고 그 사이에 시엠립까지 가는 차편을 연구했다. 글로벌에서 차량을 가지고 온 분이 계셔서 그 분에게 말해서 택시 두 대를 대절했다. 말이 택시지...그냥 승용차였다. (택시 한대에 1200 B)

여행사 티켓보다 개인적으로 국경을 넘는것이 경비가 더 들긴 한다. 그렇지만 정말 마음은 편했다.

국경을 걸어서 넘어 택시로 향하는 길...
듣던대로 아이들이 하나 둘씩 달라붙기 시작한다. 택시를 대절해 주신 분이 조심 하라고 얘네들이 소문의 그 소매치기 아이들이라고 주의를 주신다.

정말...무섭긴 했지만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원 밧, 원 밧을 외치면서 달려 들다가 언제 어느 새 가방을 뒤져간다는 그 아이들이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아이들이었다.

개 중에는 보기 안 쓰럽게 마른 아이들도 있고 정말 주먹만한 애기를 업고 나온 아이도 있어서 너무나 너무나 맘 이 아프다.

택시 안에 오르자 창문을 두드려 가며 "원 밧"을 외친다...
한 명에게만 주면 수 십명의 아이들이 몰린다고 한다. 정말 그럴 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이라곤 택시 안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이 그렁할 정도로 악을 써대는 아이들의 눈을 피하는 것밖에는 없었다.

택시가 출발하고 나서도 내내 마음은 안 좋다.

시엠리엡으로 가는 길은 정말 험 하다...치앙마이에서 빠이 갈 때 내가 불평을 했었던가...그 길은 양반이었다.
길이 직선도로긴 하지만 도대체 왜 그렇게 패인곳이 많은지 정말 경치를 감상할래야 어지러워서 할 수가 없고 그냥 차 안에 앉아서 진동을 느끼며 눈을 감고 있는게 상책이었다.

중간에 점심을 먹으러 들른곳이 시소폰이었지 싶다.
어느 식당에 내려 볶음밥과 음료를 2불에 먹었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안먹어요? 했더니 알아서 먹는단다. 중간 중간 아저씨가 도로비를 두 번정도 낸거 같다. 그리고 타이어도 한 번 갈았다. 점심 먹고 나서 또 그 비 포장에 여기저기 구멍난 도로를 들썩대며 달리니 먹은 밥이 막 올라올려그런다 -_-;;;
먼지 때문에 앞이 안보일 정도고 길이 어찌나 험한지 군데군데 타이어에 문제가 생겨서 서 있는 차량도 보인다. 계속해서 길은 일 직선이었다.....

해가 질 무렵 시엠리엡에 도착했다.
글로벌로 꼭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같이 온 일행들이 다 그 곳에서 있겠다고 하고 다음 날 앙코르 왓도 같이 돌아보기로 해서 우리도 글로벌에 있기로 했다. 7명 모두 한방에서 지내기로 했는데 방이 넓어서 침대 하나를 더 들여놓자 가능해졌다. 완전 도미토리가 되었다.
일행들이랑도 친해졌는데 우선 왕언니로 불리던 아주머니 (이 분의 아들이 나와 동갑이랩니다), 그리고 왕언니 동생분~, 왕언니 자매와 인천공항에서 만나 같이 오셨다는 은정언니, 또 제일 늦게 합류한 지애, 미애 자매...
같은 방을 쓰진 않았지만 앙코르 왓을 같이 다닌 수영언니...까지.
여고 기숙사 같기도 하고 너무 재미있다.

글로벌엔 한국어를 참 잘하는 청년(?) 소년(?) 이 있다.
" 나 한국어 쪼끔 할 줄 알아요~" 아리랑 티비를 보고 배웠다고 한다.
얼굴은 탤런트 배도환 닮았다.

저녁을 구시장에 가서 먹기로 하고 나갔는데 아무리 걸어도 구 시장은 커녕 구멍가게도 안보인다. 15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30분은 넘게 걸어도 시장 비스무레 한건 안 보인다. 결국 포기하고 과일 조금 사서 돌아왔다.
오면서 너무 더워서 얼음물이 무지 먹고싶었는데 캄보디아에 진짜 냉장고 흔치 않다. 번듯한 슈퍼마켓도 찾기가 힘들다

다행히 캄보디아에 있던 내내 우리가 사랑해 주었던 주유소 근처의 "스타마트"~를 찾아냈다.
여기 무지하게 시원하다. 아이스크림 한개 씩 물고 그 안에서 더위를 식혔다.

더워서 저녁이고 뭐고 별 생각이 없다.
에어컨 룸 이었고 가운데 선풍기까지 있었지만 시원하진 않고 미적미적한 바람만 나온다.

더워 더워를 외치며 오늘도 이불 없이 잠이 들었다.

::: 캄보디아 국경에서...

::: 시엠리엡 거리에서 찍은 일몰.
4 Comments
권세현 2003.03.31 10:21  
  비나님 얘기는 정말 너무 재밌어요..
기다렸다가 읽을 정도라니까요..훌쩍 떠날 수 있었던 님이 부럽기도 하고..
레아공주 2003.03.31 13:39  
  ㅋㅋㅋ 그 친구가 프롬이예여~ 정말 귀엽져?아직도 자기가 안정환이라고 해요?
한쉥 2003.03.31 14:00  
  우헉 밑에사진 진짜 불난거 같다....멋져요~
BINA 2003.03.31 23:14  
  아..이름이 프롬이었구나...
여전히 자기가 안정환이라고 하더군요.
누나 누나 하면서 따라다녀서 정말 귀여웠는뎅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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