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 얘기 그 두번째 4 - 여전히 정겨운 북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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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의 여행 얘기 그 두번째 4 - 여전히 정겨운 북부마을~

BINA 8 1274
+:+ 치앙마이 +:+

치앙마이역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전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무려 두시간이 넘게 오바된 시간이다 이런 이런 -_-;;;

기차역에서 내리니 현지인보다 여행객이 더 많은것 같다 우글우글 대면서
치앙마이 표지판 앞에서 약속이나 한 듯 사진을 한장 씩 찍고.
밖으로 나왔다.
가방을 뒤져서 어렵게 구한 헬로태국 북부편을 끄집어냈다.

또 무수히 많은 여행사 껀더기들이 붙는다.
kala 양은 그 곳에서 트래킹을 신청하겠다고 한다.
TAT 마크가 있는 자격증(?) 같은걸 보여주면서 상당히 뿌듯해 하길래
kala 는 그 곳에서 트래킹을 신청했다.
난..?? 안했다. -_-;;

그 곳에서 트래킹 하는 사람들이 묶고 있는 숙소에서 하루 있는게 어떠냐고 꼬신다.
치앙마이 게스트 하우스 라는곳인데 나잇바자와도 가깝고 시내 딱 중심부에 있다고 한다. 지도상으로 보니까 위치는 그럴듯 하다.
가격도 둘이 합쳐서 150B 무지 싸다.
 
우선 빨리 짐을 풀고 싶어서 그러겠다고 했다.
픽업 버스가 나와있다.
난 앞좌석에 탔는데 운전사 아저씨 - 이따가 한시에 이 버스로 시내 구경을 하는데 무료로 해 줄테니 꼭 오라고 한다.
꼭 꼭 꼭 "한시" 와 "무료"를 강조하면서 어디서 많이 듣던 우산공장 얘기를 한다.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서자 아저씨 "한시에 만나~~!!"이러면서 간다.
우산을 어떻게 만드는지..내가 과연 궁금한가??
별로 안 궁금한거 같다.
ㅡ.ㅡ
체크인을 하고 올라간 방은...
정말 다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싸이즈 다른 침대는 시트가 푸욱 꺼져있었고
옷장이나 화장대로 구색은 맞춰 놓았지만 거의 길거리에서 주워온 수준이었다.

다행인 것은 공동욕실이 그나마 좀 깨끗한 편이었단 거다.
하루만 있자.. 따악 하루만~~!!
이러고 빨리 씻고 나와서 잘 때만 들어가기로 했다.

왓 우몽과 왓 쑤언덕을 돌아보기로 하고 우선은 점심을 먹으러
J.J 베이커리로 향했다~~!! ^0^
역시나 작년에 한번 와 봤다고 길 잘 찾는 나~!!
조오기가 타패 게이트고~ 그럼 그 뒤에 J.J 베이커리~ 유후!!

그런데
J.J 베이커리 이름이 바뀌어 있다.
Zest 베이커리로 -_-;; 뭐 그래도 그 자리에 빵 집이 있다는 것 만으로
웬지 마음이 놓인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내가 주문한 것은.....-_- 팟 타이 -_-;;;;
원래 다른 샌드위치를 먹을려고 했는데 이넘의 입이 나도 모르게
팟타이 를 외쳐버린거다.
그래그래 팟타이 중독 맞어...

암튼 카오산보다 5배는 비싸게 주고 먹은 팟타이였지만 만족할만한 맛이었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나와서 뚝뚝을 흥정했다.
왓 우몽과 쑤언덕을 들려서 오는데 두명이 170 B ok~
왓 우몽은 듣던대로 희한한 분위기의 사원이었다. 사람도 없고 무우지~한적하다.
신발을 벗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약간 퀘퀘한 냄새와 함께 불상들이 보인다.
뭐가 푸드덕 날라가는데 박쥐 같다 ㅠ.ㅠ
kala 는 기겁을 하고 밖으로 나가고... 혼자 동굴안에 있으려니 바로 앞에 입구가 보이는데도 웬지 등골이 오싹하다.

위쪽으로 올라가서 탑도 보고 완전 뼈 밖에 안남은것 같은 불상도 보고 나서
사원 뒷쪽으로 난 길로 향했다.
큰 호수가 있고 그 안에 정원과 조그마한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비둘기를 무지하게 싫어하는 kala 또 안가겠다고 하고 -_-;;;
나 혼자 그 다리를 건너 오리와 비둘기들이 득실대는 정원으로 갔다.
현지 대학생으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다리위에서 식빵을 잘라 던지는데 웬 괴물같은게 받아먹는다.

아니 저게 뭐지!!!
자세히 관찰했다. 식빵을 던지면 수 없이 많은 더듬이 같은것들이 보인다.
책을 보니 "메기" 란다. 무지하게 많은 메기들이 모여서 그 더듬이만 물 위로 보이니 정말 무슨 징그러운 생물체처럼 보인다.
아웅 징그러워....

누군가 옆에서 식빵을 내민다.
착하게 생긴 남학생이 나에게 던져보라고 한다. ^^ 감사해요~!!
바로 발 아래로 떨어뜨려서 그 메기떼 들을 조금더 감상하고 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뚝뚝으로 향했다.

어떤 스님이 지나가길래 옆으로 조금 피했다.
스님이랑 옷깃이 스치는것 조차 안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갑자기 이 놀라운 스님.

나에게 말을 건다 -_-;;;
한국말도 한 마디 "안녕~" 이러면서...
자기가 한국에 있는 스님들에게 책을 보냈는데 다 다시 돌아왔다고 하면서 주소좀 확인해 봐 줄수 있냐고 한다.
거 참...신기한 스님일세.

주소를 보니 한국어로 제대로 써 있기는 한데..
어떤 절의 주소 같다. 그 절에 그 스님이 사는지 안 사는지 불교도 아닌 내가
어찌 안단 말입니까.....
주소는 맞는거 같은데 책이 왜 돌아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했더니 이메일 주소를 적어주면서 혹시 이 주소가 확인이 되면 자기에게 메일을 달라고 한다..
오호 이 스님..인터넷도 한단 말이야~!! 놀랍군.
어쨌든 그 스님의 말에 의하면 내가 자기의 한국인 여성 친구로 첫번째 라니 나에게도 첫 태국스님 친구가 생긴건가...

스님과 인사를 하고 나와서 왓쑤언덕으로 향했다.
치앙마이가 아무리 북부라지만...정말 무지하게 덥다.
왓 쑤언덕에도 역시 사람은 없다 -_-;;; 수 없이 많은 하얀 탑들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정말...너무 아름답다는 생각과..
정말 죽음으로 덥다는 생각과...-_-;;;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자마자 우리는 시트가 꺼졌던 말던 상관안하고 침대에 늘어져 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보니 kala 의 트래킹 오리엔테이션이 있다고 한다.

친구가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사이 나는 나가서 빠이로 가는 버스티켓을 예매했다. 내일은 드디어 우리가 처음으로 헤어지는 날이군..

kala 가 돌아와서 함께 나잇 바자로 갔다.
나잇바자를 조금 구경하다가 깔래푸드센터로 들어가니 마침 전통무용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해산물 볶음 요리와 볶음밥종류의 요리와 버블티에 디저트로 과일까지 200 밧도 안되는 가격에 먹으면서 전통무용공연까지....

무용도 좋지만 음악이 참 예술이다.
특히나 실로폰 같이 생겨서 나무로 만들어진 그 악기에서 나는 소리는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저녁을 든든히 먹고 치앙마이 특유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돌아다니다가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찍어주는곳을 발견했다.
옷 입고 화장까지 다 해준다. 전통의상 입는데 정말 허리 쨍겨서 죽는줄 알았다. 치렁치렁한 귀걸이에 머리 장식에~~
메이크업 해 주는 애가 이쁜 오빠(?) 였는데 -_-;;; 난 얼굴 마주대고 있는 게 무지 민망한데 이 오빠는 진짜 애교 많게 손님을 대한다. ㅡ.ㅡ;;;

우리나라 스타샷 찍어본 경험이 있기에 아저씨가 잡아주는 민망한 포즈도 다 소화해 냈다.ㅋㅋㅋ
사진은 하루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난 CD로 받았다.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서 kala 의 트래킹 짐을 꾸리고 나서 트래킹 후에 나이스 아파트먼트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고 잠이 들었다.


+:+ PAI +:+

kala 의 트래킹 출발시간은  9시, 나의 빠이 픽업버스시간은 9시 30분..
체크아웃을 하고 과일 요거트로 아침을 먹었다.
kala양이 먼저 가고 곧이어 나의 버스도 왔다. 버스안엔 아직 아무도 없다.
곧이어 어떤 서양 할아버지가 탔다. 성격좋아보이는 할아버지~
역시나 혼자 여행을 다니는 여행자끼리 만나면 말이 많아지는것 같다.
영국에서 온 이 할아버지는 Rob 이라고 하는데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만큼 젊어보인다.
차례차례 버스에 탄 다른 여행자들도 다들 한마디 하는 사람들이라 작은 미니버스 안은 무쟈게 시끄러웠다.

Pai 까지 가는 길은 정말 험했다. 포장된 길이었지만 차 멀미 안하는 나 조차 멀미가 날정도로 길은 구불구불했다..
정확하게 4시간을 가서야 빠이에 도착했다.

4 시간동안 같이 고생한 사람들과 헤어져 Rob 할아버지랑 나는 같은 숙소에 체크인하기로 했다. 문제는 롭 도 나도 빠이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는거다.
무조건 감각만 믿고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기억을 되살린 결과..강 근처에 숙소가 있다는 말이 생각나서 롭에게 말했더니 롭이 ok 한다.
강 근처에 수 많은 방갈로가 있는 곳으로 갔다. 하루에 80B 인데 거의 이건 고산족 마을 수준이다.
롭 도 나도 깔끔한 숙소에서 편하게 쉬고 싶었다.
게스트 하우스 주인에게 물어보니 괜찮은 곳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한다.
조금 걸어 "pai in the sky" 라는 게스트하우스로 갔는데 무지하게 깔끔하구 예쁜 방에..핫샤워에 free 커피와 차, 물과 휴지와 수건까지...감동~!! ^-^
하루 200B 에 롭은 10호, 나는 9호~이웃 사촌이 되었다. 롭도 대단히 만족하는 눈치.

짐을 풀고 나와 마당 끝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있으려니 롭도 간편한 복장으로 나온다.
우선 함께 늦은 식사를 하고 마을을 돌아보기로 했다.
얘기 도중에 알게 된 건데 롭의 큰 딸이 나와 같은 나이랜다.
그 때 부터 나는 롭에게 "daddy"라고 불렀다. ㅋㅋㅋ

버스터미널 근처 식당에 들어가서..여기서 내가 시킨것은...??
여지없이 팟 타이...이럴 수가..또 팟타이를 시키다니...ㅠ.ㅠ
이 식당에선 땅콩을 갈아주지 않고 그냥 통 째로 넣어줬다.

마을 구경을 하고 엽서를 사서 숙소로 돌아와 테이블에 앉아 엽서를 썼다.
어둑어둑해 지고 굳나잇 인사를 한 후 숙소로 들어왔는데...
잠이 안온다.

롭이 내가 밖에 나가는걸 알면 걱정할까봐 살금살금 나와서 눈에 띄는 맥주 바 로 들어갔다. 하이네켄 한병을 시켜놓고 앉았다.
옆 자리엔 우락부락한 서양 청년이 잔뜩 취해 있다.

바의 아가씨가 그 청년에게  " where is your girl-friend?" 한다.
이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이 청년 신세한탄을 하는데..
들어보니 여자친구가 변덕이 심하단다. 어떤 날은 무지 잘해주고 그 다음 날은 헤어지자 하고 그 다음날은 미안하다 그러고 또 잘해주다가...뭐 과장됐겠지만.. 이 남자 참 안됐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술취해서 신세한탄 하는건 어느나라나 같단 생각도....

맥주로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오니 롭의 방엔 벌써 불이 꺼져있다.
테이블에 앉아서 하늘을 보니..정말 우르르 떨어질 것처럼 많은 별들이 하늘에 한가득이다....정말 말 그대로 셀 수 없을것 같다...
별을 보다가 조금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처음으로 혼자 침대를 쓰니까 웬지 허전한것도 같다....^^

 :::사진은 나잇바자에서 찍은거구요..
    저렇게 찍는데 드는 비용은 500B 입니다~

 ::: my daddy in Pai - Rob
8 Comments
나도할래요 2003.03.28 18:24  
  한장 찍어주는데 오백바트에요? 아...비싸다....
BINA 2003.03.28 18:30  
  12장 찍어줬어요~ ^^
2003.03.28 20:32  
  어쩜~ 이런 경험도 좋으네요.
12장 전부 의상이 틀린 거에요?
궁금 궁금...
BINA 2003.03.28 21:44  
  의상은 똑같구요~~ ^^ (12번 갈아입을려면 죽을꺼얌..)
포즈만 다르게~~ 스타샷이랑 똑같아요~! ^^
은정양~~ 2003.03.29 00:53  
  이뿌당~~~
히스테리박 2003.03.29 12:48  
  오모모..넘 이뿌당..사진 좋네요..ㅎㅎ
2003.03.29 19:43  
  Rob아저씨  참 젊어 보이네여.
백인들은 보통 나이보다 늙어보이던데...
인상도 좋구..
M.B.K 2003.03.30 19:35  
  근데 빠이 하늘에 그렇게 별이 많아요?? 주변에 불빛이 없는 모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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