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캄보디아- 치앙마이 깐똑쇼의 교훈.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태국과캄보디아-<5> 치앙마이 깐똑쇼의 교훈.

Hong G. 8 1209
2003년 3월 10일.

덜컹거리는 기차는 용케도 13시간을 달려 치앙마이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짐을 챙겨 기차에서 내리자. 저쪽에서 먼저 내려 우리를 기다리는 언니들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먼저 기차역에서 방콕으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예매해야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이틀 튀 방콕으로 돌아가는 침대칸 밤기차는
거의 모두 매진 상태 아닌가.
시간을 이리 맞춰 보고 조리 맞춰 볼 틈도 없이
좌석이 남은 표를 황송하게 예매하는 수 밖에 없었다.
내일 1박 2일 트래킹을 하고 내일 모레 방콕으로 바로 돌아가야 하는대.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오후 5시 기차였지만, 할 수 없이 표를 예매할 수 밖에 없었다.

치앙마이에서의 시작은 이렇게 돌아가는 표를 예약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일행은 기차역에서 나와 택시를 잡고, 치앙마이 시내로 향했다.
치앙마이는 방콕 북부에 위치한 곳으로,
방콕에 비하면 변두리 시골이라고 생각함이 쉽다.
그렇기때문에 방값이나 여러모로 식사비나 물가가 방콕보다 훨씬 싼 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쾌창한 날씨와 우리나라 10월 같은,
푸른빛 높고 맑음을 자랑하는 하늘이었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가이드 북에 추천되어져 있던
나이스 아파트먼트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DSCN4275.JPG
-이것이 바로 우리가 묵었던 숙소.
감히 말해보지만, 여행 내내 가격대비 가장 최고로 안락하고,
편한잠을 잘 수 있었던 숙소였다! 특히 치앙마이 장기 체류 여행자들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숙소이다. 왜냐하면, 오래 있을 사람에게는
더 방값을 할인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트랭킹을 해서 안타깝게 하루밖에 묵지 못했다.
다음에 치앙마이로 다시 날아가면 꼭 저 곳에서 다시 길게길게 묵으리-


간밤에 기차안에서 잠을 잤던 것이 아무래도 피로를 싹-
씻지 못한 것이 찝찝하게 내 머리와 가슴을 조여오고 있었다.
어쨋든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언니들과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DSCN4274.JPG
-트래킹 예약 걱정을 하며, 치앙마이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점심을 먹기전에 미리 내일 할 트래킹을 예약해야 했기 때문에,
머릿속은 복잡했다. 미리 짜여진 투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매 순간 선택에 의해 일정이 짜여지는 배낭 여행이기에,
숙소 한번 잡고 나서 다음날의 일정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러군대 여행사를 돌아다니다가 가격과 시간 조건이 맞지 않아
한창 헤매는 중이었다. 우리 기차편이 이틀 후 오후 5시였기때문에
보통 트래킹 마치고 돌아오는 다섯시 이후의 시간을
잡아 놓은 여행사들과 많이 트러블이 있었다.
우리가 예약하게 되는 여행사에서는 책임지고 트랭킹을
마친 후 우리를 그 시간까지 기차를 탈 수 있게 해줘야 했다.
운좋게 네번째로 들어간 여행사에서
그런 조건으로 일박이일 트래킹을 어렵지 않게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일인당 겨우 1000밧이라는 가격으로 계약을 잘 성사!시키고,
(주변 모든 여행사들이 1500밧 정도의 가격을 불러댔었다.)

곤양과 나는 저녁에 갈 치앙마이 전통 깐똑쇼 예약까지 했다.
깐똑쇼는 치앙마이 지역의 전통 공연을 보면서
저녁 식사를 하게 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일종의 관광 상품.

예약을 마친 후 곤양과 나는 시내의 사원들을 둘러보고,
저녁에 깐똑쇼를 보러 가기로 계획을 짰다.
우선 치앙마이 시내에 있는 사원들을 둘러 보러 나갔다.
치앙마이에는 많은 사원들이 있었다.

DSCN4320.JPG
-사원의 지붕 양식. 마치 뱀의 머리처럼 보이지 않는가.

DSCN4317.JPG
-태국의 사원에 들어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수도승들.

DSCN4313.JPG
-보존 상태 너무 심각한=_= 사원 내부 벽의 코끼리 장식

DSCN4293.JPG
-사원 내부의 부다를 모시는 중앙 사원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불상의 모습=_=
정말 보존 상태 심각하다. 금칠이 다 벗겨져서 공표영화에서나 볼법한
추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불상의 모습을 보라=_=
으아악- 우리나라 절이 얼마나, 반짝이는 곳인지 알 수 있다.
뭐, 그만큼 태국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보존법을 택한건지도 모를일이고,
아니면, 귀찮아서 혹은 여행자들이 너무 무자비하게 만져대서
보존할 방법이 없는건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간, 사원 내부에서나 외부에서나 제대로 잘 보존된 불상은 볼 수 없었다.*_*!
치앙마이에서도 이후 어떤 곳에서도=_=
(국립 미술관에서 본 그림들 보존 상태도 조각품 상태도 매한가지였음에=_=)

많은 사원이 있지만, 다 돌아 볼 수는 없는 일.
우리는 곧 깨달았다. 그 사원들을 모조리 보는 것은 지나친 무리라는 것을.*_*
곤양과 나는 쉬엄쉬엄 이것저것 먹어가며 사원으로 향했으나.
나의 컨디션이 급속도로 최악으로 치닫자 사원 하나 겨우 돌아보고,
쏜살같이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_*

저녁에 가볼 깐똑쇼를 기대하며, 나는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잠시 달작지근한 낮잠을 청했다.
단잠을 잔 후 살랑살랑 적당히 시원하고 예쁜 바람이 나의 컨디션을 회복시켜 주었다.

잠에서 깬 우리는 깐똑쇼가 열리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픽업 차를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타고,
드디어 깐똑쇼를 보러 슝-
차 안에는 서양인들이 제법 있었는대, 역시 동양인은 우리 뿐이었다.

이십분 쯤 차를 타고 가자, 왠 대궐 같은 곳이 눈 앞에 보였다.
"여긴가? 설마, 이렇게 큰대야?" 곤양과 난 서로 어리버리.
와 정말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우리가 차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전통 태국옷을 곱게 차려입은아가씨들이
우리를 가이드해주며, 안으로 우리들을 자리 안내해 주었다.

DSCN4374.JPG
-치앙마이 깐똑쇼를 하는 곳은 여러 곳이 있는대,
우리가 봤던 곳이 가장 크고 호화롭고 가격도 저렴했던 멋진 곳! 쁠럽쁠라.
바로 이것이 쁠럽쁠라 간판이다.

DSCN4366.JPG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들어가는 입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
*_* 중간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함으로, 신발을 맡기는 보관함 같은 곳이 있다.


ccanddok3.jpg
-이곳이 바로 내부의 사진.

이 곳 중앙에 무대가 있고, 그 무대 바깥으로 좌식 형태의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그리고 중앙 무대에서 식사 하는 공간의 중앙 지점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 무대에서 공연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관객들 코앞으로 까지 다가와서
관객들이 공연을 하는 것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정말 라이브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무대의 형태.
그래서 더욱 전통적인 춤과 음악이 생생하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분위기가 옛날 우리 나라 한옥의 어마어마한 기생집 정도의 느낌이랄까.
무대가 옆에 있고 그 앞에는 많은 방석들이 놓여져있고,
저마다의 손님들 자리에는 많은 음식들과 다양한 음료와 간식들이 나오고 있었다.

아아-
음식들도 하나같이 입맛에 잘 맞았다.
아무래도 전통 공연을 보며 식사를 하는 깐똑쇼는
관광 상품인만큼 외국인 입맞에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았다.
향신료등은 넣지 않고, 달작지근한 맛을 살린 모양이었다.

쇼가 하나 둘 시작 될때 마다,
'와 새롭다 신기하다' 뭐 이런것도 있었지만,
DSCN4339.JPG
'저건 우리나라 부채춤 같다.'

DSCN4361.JPG
'저건 우리나라 꼭두각시 놀음이랑 비슷해'

DSCN4350.JPG
-발과 팔 그리고 얼굴을 이용해 칼을 올리고 있는 공연 모습.

'저건 우리나라 나이트 차력쇼랑 똑같애 푸하하'

라며, 곤양과 나는 쉴새없이 그들의 문화와 우리나라의 문화의 유사함에,
놀라워 했고, 동양적인 무드에 흠뻑 젖은 서양인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들의 공연을 구경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ccanddok.jpg
-우리나라 마당극과 약간 비슷한 뉘앙스가 풍겨졌던 공연.
이날 했던 공연자들 중에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던 여자 주인공이 공연하는 모습.
발과 손 동작의 요염함을 보시라. 아아 정말 예쁘더라.

쇼의 진행도 원활하였고,
쇼의 설명은 태국어로 방송 된 다음, 바로 영어로 다시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쇼 내용 자체에는 대사가 없기 때문에,(주로 춤이나 악기 연주)

DSCN4332.JPG
-중앙 무대에서 춤이나 쑈를 펼칠 떄 배경 음악을 깔아 주는 악기 연주자들,
그들의 연주만으로도 공연으로 펼쳐지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관람하기 좋은 공연 이었다.
우리 나라 난타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할 수 있는 이유 중에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무언극이라는 것 아닐까.
물론 음악이나 뉘앙스는 한국적인 것이 깔리겠지만 말이다.

한번 생각해보았다.
우리 나라에도 치앙마이의 깐똑쇼와 같은 전통쇼가 있으면 어떨까.
내국인을 위한 것도 되지만,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것이 치앙마이 못지않게
대한민국에도 엄연히 있지 않은가.
아아 안타까웠다. 너무나도 잘 되어있는 깐똑쇼를 보며,
이들의 정돈된 관광 상품화에 부럽고 질투가 났다.


DSCN4331.JPG

맛있는 음식들을 먹은 후에는 음료도 나왔고,
떨어져가는 반찬들을 발견하는 서버들이 무섭게 달려와,
더 필요하세요? 라고 대단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더라.
방콕의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 서비스 수준보다 나았음.

피곤했던 몸과 마음은 그렇게 깐똑쇼에 홀린채.
우리를 치앙마이의 밤 기운에 취하게 만들었다.
쑈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은 분위기에 취해,
불 연을 만들어 하늘 위로 계속해서 뿌려 올렸다.

DSCN4369.JPG
-연을 직접 날리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DSCN4370.JPG
-불에 붙은 채 타 들어가며 하늘 위로 치솟는 연의 모습.

연에 불을 붙여 하늘 위로 올리는 의식 같아 보였는대,
외국인들은 신기하니까 재밌는지 계속해서 연에 불을 붙여 하늘로 올리드라.
나도 그런 불 연은 처음 보는 지라, 하늘 위에서 타 들어가며,
위로 위로 솟구쳐 가는 연을 보며, 여독을 쉬엄쉬엄 풀어나갔다.

그리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나이트 바자를(치앙마이 야시장)
다녀온 언니들에게 깐똑쇼의 감동을 이야기 해 주고 잠을 청했다.
포근한 나이스 아파트먼트의 방 안에서 어젯밤 덜컹 거리는 기차와는 정말 다른 편함 잠을 침대위에서 실컷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3/10 지출내역.

기차표 예약(치앙마이->방콕행-침대 이등칸 상단)(2)-1262밧.
뚝뚝요금-20밧.
1박 2일 치앙마이 트래킹 예약(2)-2000밧.
점심(쉐이크 각자 한개씩, 요리 각자 한개씩, 각각 20밧)-80밧.
숙소비(더블 에어컨룸-팬룸이 없었다-_-)-320밧.
과일쥬스(수박+파이애플-각각20밧)-40밧.
깐똑쇼(2)-500밧.
깐똑쇼 음료비(2)-140밧.
썽태우(사원에서 숙소로 돌아올때)-20밧.
우유(사원 가는 길에 목말라서)-10밧.

합계-4392밧.


8 Comments
idnone 2003.05.12 15:26  
  캬~~ 치앙마이 전경이 눈에 들어오는듯 하군요 <br>
거기 나이스 게스트에 얀 이라는 늠이 있는데, <br>
제거 거기서 살때, 칭구 먹기로 했습니다 <br>
그넘 얼굴이 안나온게 아쉽군요... <br>
글 잘 읽고 있습니당....
Hong G. 2003.05.12 15:44  
  아 그러세요? 나이스 아파트먼트 게스트 하우스 정말 너무 좋았어요. 주인 아주머니가 정말 지나칠정도로 친절하셔서, 방콕에서 온 우리들이 적응 못할정도.^*^
idnone 2003.05.12 15:51  
  님 홈피 방문했었는데 <br>
글을 남기려 열심히 적어 보았습니만, <br>
다 쓰고나서 꼬다리를 못찾아서리 링크에 결국 실패 했습니다. 거 글올리기 꼬다리 어데다 숨겨 놓으셨는지..쩝
Hong G. 2003.05.12 15:53  
  방명록 말씀이세요? *_* 고 아래 보시면 TO HONG G. <br>
라고 되어 있는 글씨 누르시면 돼요.^*^ 하핫.
idnone 2003.05.12 15:59  
  헛참 실시간 쳇 하는것 같내요 <br>
다녀 왔습니다~~ 왔고요 글 남겼습니당~~충성!!
Hong G. 2003.05.12 16:02  
  봤습니다 봣꼬요. 감사합니다.! ^*^ 충성.! <br>
요술왕자 2003.05.12 16:14  
  치앙마이엔 참 칸똑 식당도 많이 들어서네.... 그리고 불 매달아서 올리는 저 열기구 같은 건.... [콤 러이] 라고 합니다. 하늘로 띄운 후 소원을 비는 겁니다. 러이끄라통때 물위에 끄라통 띄우는 것 처럼 하늘엔 콤 러이를 띄우는 거죠....
육동성 2003.05.14 17:06  
  쿰 칸톡 입니다....쁠릅쁠라가 아니고요 <br>
치앙마이에서 제일 깨끗하고 좋은 곳입니다 <br>
전에는 실내에서 공연했으나 지금은 실외에서 하죠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