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캄보디아- 방콕적응완료!치앙마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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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캄보디아-<4> 방콕적응완료!치앙마이로.

Hong G. 7 1037
2003년 3월 9일.

아침 햇살이 눈에 들어오기 전,
닭들이 외쳐대는 고함 소리에 일어나보니 아침 이른 시각.

한국에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듯 여행 내내 곤이와 난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아침밥을 먹기 위해 카오산 로드로 향했다.
오늘 계획은 아침밥을 먹어준 뒤 가볍게 국립 미술관과 국립 박물관 정도를
구경해주고,
쑤쿰윗에 있는 월드 트레이드 센타에 가서 점심을 먹고,쇼핑을 해주고,
(쑤쿰윗은 방콕 카오산 로드에서 택시로 한 이십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이다.)
적당한 시간에 시간 맞춰 훨람퐁 역으로 가는 것이었다.
7시 기차로 우리는 오늘 치앙마이로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 빠듯한 계획을 수행하시 위해서는 우선 배를 채워야 했다.

카오산 로드의 어느 식당으로 들어가 대충 볶음 국수로
입맛에 맞지 않는 이상한 재료들로 배를 위로한 다음.
우리는 국립 미술관으로 향했다.
입장표를 끊고 들어간 국립 미술관에서 첫 작품을 보고 느낀 점.

정말 관리가 소홀! 하다는 것.
조각상이나 그림이 헤져서 너덜거리는 것도 있었으며,
비에 젖었는지 습기 찼는지 곰팡이 처럼 얼룩덜룩 한 것도 있었다.

아아-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_=
거울이라도 해놓지. 너무해 국립 미술관이라면서.
그래도 몇점의 마음에 드는 그림들은 부지런히 찍어 두었다.

DSCN4208.JPG
-거울 보는 아낙네 정도의 제목을 가진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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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나의 시선을 화악- 잡아끈 작품.
슬픈 표정으로 보라색 멍울진 이 그림이 좋아서 쳐다보고 또 쳐다 보았음.

이곳 저곳 구경하고.
건너편 건물(국립 미술관 내에 두개의 건물이 있다.) 전시를 보다 소스라치게 놀란 점.
바로 뱀의 허물을 천정에서부터 바닥까지 길게길게
몇백마리 정도 될 법한 허물들을 죄다 방 하나에 빙그르르 돌려가며 걸어 놓은 것.

DSCN4225.JPG
-천정 저 위쪽 끝부터 벽을 타고 아래까지 뻗어있는
길고 긴 뱀의 허물들.
방 전체에 빙그르르 돌려져가며 수백개정도 걸려있다.
처음에는 뭔가 하고 어리둥절 쳐다보다가 뱀껍질인 것을 알고는
진심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오싹-

DSCN4221.JPG
-확대편=_=

DSCN4223.JPG
-요건 뱀껍질로 돌돌 말아진 미이라를 가운데에 놓고,
그 주변에 뱀 잡는 지팡이 같은 것들로 장식해 둔 것.
이것도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 받았으니 국립 미술관에 떡- 하니 있는 것이겠지만,
참 엽기적이었다=_=

구경하고 사진찍고, 그러다가 다시 고파진 배를 움켜쥐고 밥을 먹기 위해 가야했다.
숙소로 잽싸게 돌아가서 배낭을 짊어 메고,쑤쿰윗으로 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월텟(월드 트레이드 센타를 태국에선 줄여 월텟이라 표한다)으로 향했다.
흥정하려고 카오산 로드 내에 미리 들어와 있는 택시들보다는,
일반 거리에서 잡아 타는 미터 택시가 훨씬 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도로변으로 나와 월텟까지 가는 택시를 탔다.

방콕 도로 사정은 우리나라 종로 광화문 일대의 출퇴근 시간을 생각하면 된다.
하루종일 그렇게 도로 사정이 안 좋다.
차들은 어찌나 빵빵 거리며 끼어들기 일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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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택시들과 버스.

우리는 월텟에 도착 하자 마자 윗층 푸드코너로 가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정말 쌀국수 맛이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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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었던 월텟의 쌀국수.

아침에 못다 채운 배를 톡톡히 채워 준 다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갈 수 밖에 없는 나라야 매장으로 갔다.
월텟 나라야 매장에서 여행 중 가장 많은 한국인을 같은 공간안에서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한국 말소리.
아 정말 예쁜 물건들이 너무 싼값에 있으니까 나처럼 평소에 나라야에
'나'자에도 관심없던 사람도 눈이 뒤집히더라.
이것저것 살펴보고 이것 저것 둘러메보고 많은 아이쇼핑 끝에
적당량을 사가지고는 훨람퐁역으로 향했다.

치앙마이로 트래킹하러가는 길인대
예상치 못한 쇼핑 여파에 짐만 더 불어나서 걱정이긴 했지만,
훨람퐁 역에서 삐끼들도 잘 무리치고 우린 기차를 드디어 타게 되었다.
(훨람퐁 역에 들어서면 이층에 많은 여행사 간판들이 수 없이 즐비해 있다.
치앙마이로 향하는 여행객들을 기차역 입구에서부터 눈치채고,
트래킹 예약과 호텔 예약을 접수하는대, 가격면이나 흥정면에서,
기차역보다는 치앙마이에 도착해서 직접 하는 것이 나을 거라는 판단에 곤양과 난,
삐끼분(=_=좋은 분이었음)을 뿌리치기 난감했으나 잘 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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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훨람퐁 스테이션!

DSCN4264.JPG
-기차역 맞은편의 허름허름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건물들.
코카콜라의 간판과 펩시의 광고 간판이 나란히 보인다.
태국의 방콕은 세계 어느곳보다도 펩시와 코카콜라의 경쟁 접전지!

우리가 타게 된 기차는 치앙마이역까지 무려 13시간을 가는
침대칸 기차이다.
에어컨이 빠방하게 나오기 때문에 잘때에는 추울 지경이엇고,
그때 타이 항공 기내에서 가지고 온 담요가 매우 유용하게 쓰였다.

기차 안에서 주는 저녁 식사는 물론 우리 돈내고 사먹는 밥이었으나,
가격에 비해 맛은 별로였다=_= 그래도 배고픈 이상 꾸역꾸역 잘 쑤셔 넣어 먹었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배가 고플 것을 예상하여,
어제 미리 편의점에서 봐둔 군것질거리를 꺼내 나와 곤양을 시도때도 없이 배를 채웠다.
그 군것질 거리에는 바나나 말린것, 무화과 말린것 등등 뭐이런류의 간식들이었다.

우리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려는 시간 쯔음,
우리 맞은편 자리에 한국인 여자 2명이 야유타야 역에서 탑승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서로 말 맞추고 맘 맞추고, 그렇게 알게 된
유정언니와 은경언니. 언니들은 80년생, 깐짜나부리 유적지를
돌아보고 치앙마이로 우리처럼 트래킹을 하러가는 길이라고 했다.
일정 얘기를 들어보니 치앙마이에서 머무르는 날수가 우리와 같았다.
이 얼마나 반가운가. 물론 성수기에 태국에서는 질리도록 보게 될 한국인이겠지만,
3월달에 같은 대학생 언니들을 만나게 된 건 정말 인연아닌가!
근대 더더욱 웃긴 것은 언니들이 기차칸을 잘못 알고 탑승 한 것이었다.
승무원이 표검사를 하더니 언니들은 우리와 다른 아래등급 칸이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아쉽게 작별을 고했으나,
내일 아침 치앙마이에 도착하면, 같이 만나서 택시를 타고 숙소를 잡으로 가자고 합의를 봤다.
잘자요~라는 인사와 함께 언니들은 옆칸으로 이동했다.
신기하지 않은가. 우리들이 치앙마이에서 함께 트래킹 할 수 있었던 인연의 고리는,
언니들이 착각해서 오른 기차칸으로부터 시작 된 것이다.

아홉시가 지나면,
승무원들이 윗층 침대를 내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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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로 가는 침대칸 기차안의 내부 모습.!
저 가운데 보이는 사다리가 위층 침대로 올라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

아래층 침대는 변신하기 전, 보통 기차안의 의자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의자 두개를 이어 붙이면 곧 침대로 변신한다.
윗 층 침대는 아랫층 침대와는 달리 내려줘야 한다.
다소 좁긴 했으나, 그럭저럭 잘 만했다.
다만, 기차가 심하게 느리고 심하게 덜컹 거리는 지라,
골이 좀 지끈 거렸을 뿐.

훗, 하지만 이정도의 흔들림이란, 훗날 캄보디아에서 겪게 되는
도로 사정에 비하면 세발의 피라는 것을 이때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난생 처음 기차 안 침대에서 잠을 청하며,
이튿날도 무사히 지나가고 있었다.


지출내역.

치약-12밧.
아하 음료수(2)-26밧.
아침밥(토스트40밧,새우볶음밥60밧,물10밧)-110밧.
미술관 입장료(2)-60밧.
택시비(카오산->월텟)-110밧.
점심비(월텟 푸드센타->쉐이크 두잔이랑 식사)-100밧.
기차 간식(망고말린것50밧,바나나말린것25밧,쥐포튀긴거100밧)-185밧.
택시비(월텟->훨람퐁역)-130밧.
꼬치비(훨람퐁역앞에서 사먹은 것)-25밧.
음료수비-34밧.
저녁비(기차안에서 한끼 식사,세트A볶음밥)-150밧.

합계-942밧.
7 Comments
요술왕자 2003.05.12 15:41  
  1. 오홋... 저건 옌따포..... 저게 입에 맞으셨담 말씀이십니까~ <br>
2. 흐흐... 두 여자분이 올라탄 역은 깐짜나부리가 아니라 아유타야였겠죠.... ^^ <br>
Hong G. 2003.05.12 15:46  
  아 맞아요. 야유타야역. 헤헤^*^ 옌따포라 함은 월텟에서 제가 먹은 쌀국수 이름인가요? 저는 정말 맛있었는대.^*^
고구마 2003.05.12 15:49  
  아...옌따포를 맛있게 드신 홍님..you win!!
Hong G. 2003.05.12 15:54  
  국물이 정말 담백하고 맛있던대*_* 이상한 음식이에요? <br>
너무 배고파서 다 맛있었어요 전. 훗^*^ 아 근대 똠양꿍은 =_=;
요술왕자 2003.05.12 16:10  
  아뇨 이상한 음식은 아닌데....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맛은 아닌거 같아서요.... 옌따포라고 하는 붉은 열매로 만든 붉은 무엇인가...를 넣어 국물이 저렇게 빨간거죠.... <br>
하긴 저 아시는 어떤 분도 저게 국수중에서는 젤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 <br>
그대신 저는 똠얌꿍을 좋아합니다. 참 사람 입맛은 가지가지 인듯... ㅋㅋㅋ
nam 2003.05.21 19:10  
  똠얌꿍에 한표!
아부지 2003.05.22 13:56  
  타이항공 담요 가지고나오시면 안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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