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이의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이야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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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이의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이야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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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피로연에서 배터지게 먹다

루앙프라방 시내는 내가 걸어서 다닐 정도로 작다. 씨앙통이라는 거리는 길 한쪽으로 늘어선 작은 규모의 사원들과 상점들 그리고 가정집들 ,,너무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나의 주특기 어디서든 기웃거리기..이러다보면 현지인들의 관심을 받는것은 물론이고 때만 잘 맞추면 한끼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

사원에서 젊은 스님들과 얘기를 나누고 살고 있는 방에도 들어가보았다. 재밌는 것은 한국축구팀 사진이 걸려있는거다. 안정환이 짱이란다. 한평 정도의 방에 없는것이 없다. 이렇게 단촐하게 사는 스님이 잠시 부러웠다. 난 너무 많은 것을 이고 지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거리에서 정말 오랜만에 한국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니 맘이 편해진다. 갑자기 한국사람을 만나서 얘기하면 정말 지독한 수다쟁이가 된다. 이것을 한비야는 언어설사라고 했다.^^ 동의한다 언어설사~~~~

저녁에는 숙소 주인이 결혼식에 가자고 해서 약속이 되어있다. 나와 캐나다 통역사. 그리구 독일 무슨 선생님이라는 여자 둘이 나의 동행이다.
축의금 2 달러를 분홍빛 봉투에 넣어서 준비하고 숙소를 나섰다. 3월에만 나의 친구 동료의 결혼식이 5건이 있었다. 물론 4건은 못갔다. 그런 주제에 라오스까지 와서 남의 결혼식을 간다고 생각하니까 무지 찔린다. 미안하다 나의 친구들....

결혼식 순서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들어가는 입구에 하트모양의 축의금 넣는 함이 있고 그 옆에는 신랑 신부 그리고 가족들이 죽~늘어서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위스키를 따라준다 무조건 먹어야한다나? 아마도 축복해 주는 의미인것같다.

주례도 없고 간단한 소개와 순서로 식을 마치고 준비된 부페식을 한다. 난 여기서 2달러 본전빼려고 밥을 두 그릇 먹었다.ㅋㅋㅋ사실 너무 배가 고팠었다.
그리고 수백명 되는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라오스 전통춤을 춘다 ,손을 배배 꼬면서 추는 춤이다. 이럴줄 알았다면 전통의상 비슷하게라도 입고 갈걸 결혼식에는 어울리지 않는 반바지와 티셔츠 ...아무리 배낭여행자라도 너무 성의없는 옷차림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여유롭다. 어떤 아저씨랑 파트너가 되서 춤을 춘다.. 어색하면서도 재미있는 그런 밤이다.^^

내일은 라오스를 떠나는 날이다. 6시간만에 가는 스피드 보트와 1박2일을 가는 슬로보트중에 난 슬로보트를 택했다. 여행이 끝나가는것도 아쉬운데 시끄러운 스피드를 타고 도망치듯 달아나는 것이 아쉬워서이기도 하다.
첫날은 그렇게 배를 오래타는 줄 모르고 먹을것을 하나도 준비하지 못해 배를 쫄쫄 굶었다. 옆에 그래도 아는 얼굴이라구 매튜라는23살 아가씨.. 캐나다 출신 유치원교사의 바나나를 야금야금 뺏어 먹으며 그나마 버텼다. 염치도 없지...ㅋㅋ

배를 하루에 10시간씩 이틀을 탄다 . 하루밤은 중간에 빡뺑이라는 곳에서 자게된다. 여기서는 매튜와 같이 잤다. 나무로 지은 정말 웃긴집이다. 하긴 1500원이면 하루밤 견딜만 하다.

사실 난 너무 갈등했다. 슬로보트냐 스피드냐....

스피드를 타면 너무 고생스럽다고 하고 슬로보트는 너무 지루하다하고..그렇지 않아도 귀가 얇은 내게 남들의 이런 조언들은 나를 더 혼동스럽게한다.
혼자 여행중에는 모든것을 나혼자 결정해야한다. 그 결정에 대해 책임도 전부 나의 몫이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과 많은 대화화 갈등을 하게된다.
사실 난 내가 이렇게 여행을 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고 때로는 내가 이 정도로 담이 컸나 하는 생각도 했다. 또 어떤 때는 너무 바보같아서 실망스럽기 짝이 없을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모든것이 다 나의 모습들이다. 좀 더 나를 객관적으로 보게된다. 못마땅하고 실망스러워도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나를 냉정하게 알아가기도 한다.

이틀동안 느린 배를 타고 국경에 도착했다. 이런 ! 라오스를 떠나기전에 라오스 돈을 다 써버린거다. 국경근처면 태국돈이 통하겠지. 물론 통한다. 하지만 난 너무 큰 돈을 가지고 있다. 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 사면서 10만원 수표 내는 꼴이니..
허둥지둥하는 나를 그래두 친구라고 같이 배타고 온 사람들이 도와 준다.
물론 나도 일본인들처럼 국경을 넘자마자 수박장사 아줌마한테 급하게 바꿔서 모조리 다 갚았다. 아니 좀 더 준 것 같다.그래도 상관없다. 도움을 받은게 어딘데....

급하게 국경을 넘고 보니 참 싱겁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라오스 태국 이렇게 마주보고 있다. 건너다 본 라오스는 나에게 아쉬움만 남긴다. 몇일 더 있다 올걸 ....그냥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거기 더 있어서 좋은거랑 여기서 새로운 기대를 가지는 거랑 나에게는 비슷한 크기이다. 힘들게 건넜으니 바로 대도시로 가기보다 이 국경마을 태국의 치앙콩이란 곳에서 하루 정도 쉬자.

일전에 홍익인간에서 얼핏 주워들었던 SP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아!!!!!! 게스트 하우스로 가는길이 내가 어렸을 때 우리 할머니댁 가는 길과 느낌이 너무 닮았다. 역시 추천할 만하다. 방도 깨끗하고 정원 좋고 특히 주인아저씨 정말 좋다. 일하는 사람들 정겹고 그래서 난 여기에 이틀 있기로 맘 먹었다.

이제 나의 여행도 거의 끝나간다.
치앙마이로 가서 몇일있다가 방콕으로가서 3일정도 있다가 이제 가고싶기도 하고 가기싫기도 한 나의 조국 대한민국으로 가는거다.사실 가기 싫은 마음이 더 크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까 하루하루가 모두 아쉬운 시간들이다.
내일은 동네 한 바퀴 돌고 낮잠자고 숙소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야지.

인터넷도 안하고 핸드폰도 없고 연락올 때도 할 곳도 없는 이 곳에 있으니 참 단순해지면서도 순수해진다. 말도 안하고 떠난 나를 누가 찾기나 찾을까? 내 핸드폰이 안된다는걸 몇명의 사람이나 알까. 갑자기 외로워진다.
그래두 괜찮다고 그냥 스스로 위로하고 강한척한다.

깜찍이 샘 화이팅!!!!! 빠쌰!!!!!


15일
씨앙통사원 입장료;5000k
푸시 입장료;8000k
점심:볶음밥+크로와상=14,000k
엽서15장:25,000k
귀여운 노트3권:12,000k
마사지 (적십자):32,000k
슬로보트 비용:150,000k
아이스크림:1000k
작은 상추쌈몇개;2000k
사탕:4000k
축의금;20,000k

환전-30$

16일
숙소비 100,000k(2일)
빨래:10,000k
툭툭:5000k
빡뺑 숙소비:12,000(둘이서 나누워서 냈으니 원래는 25000k)
아침식사(바케트샌드위치):9000k
저녁식사:18,000(쏨땀,찹쌀밥,맥주한병)
닭국물국수:6,000k
비스켓:12,00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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