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신비스러운 섬 시퀴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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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신비스러운 섬 시퀴홀(3)

Soohwan 1 837
그 하루동안 참 많은 얘기를 들었다.
(앞의 글 참조)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숙소로 돌아온 나는 아직도 바다속 혹은 시퀴홀

어딘가에 묻혀 있을 보물에 대한 생각에 좀 흥분한 상태였다.

숙소에 돌아온 후로도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필리핀 주인에게 내가 들었

던 얘기를 해주자,

"사실, 내동생도 거기에 관심이 많지. 내동생이랑 얘기해보면 재미있을꺼

야" 하며 저녁 동생이 돌아오면 얘기해 보라고 한다.

저녁시간.

한국에서 사가지고 간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읽고 있었는데

단어도 어렵고 내용도 안들어와서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동생이 돌아

왔다.

내가 인사를 하며 "In fact,..."로 얘기를 꺼냈다.

"그런 보물얘기가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아"

"그 얘기 대부분은 사실이야" 동생이 약간 지친듯 말한다.

"사실 오늘도 스캐너로 발견한 곳을 계속 파다 돌아오는 길인데..."

동생이 들려준 얘기 또한 무슨 영화속 얘기 같았다.

동생말에 따르면 스캐너(탐지기)로 거의 보물이 묻혀 있을 법한 곳을

발견했다고 한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 스캐너의 지시계가 훨씬 더 높은

수치를 가리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그곳이 벽에 막혀 있다는 거야. 다시 말해서, 그 안쪽에

보물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지"

"주인 허락을 받고 들어가면 안돼?"

"허락? 자기땅에 보물이 묻혀 있는데 누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려 하겠

어? 사실, 거기는 집이 아니라 현재 수녀원이거든. 아마도 수녀원측에서

도 보물에 대해 알고 있는게 틀림없어. 들은 얘기로는 수녀들이 낮시간에

땅을 일군다고 하는데, 내 생각엔 보물을 찾고 있는 걸꺼야.아니, 어쩌면

벌써 찾았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그곳에 보물이 있는건 확실하다며 자기는 다른 몇곳을 더 찾아보

고 한 1년정도후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으면 그만 두겠다고 한다.

1년이 훌쩍 넘어버린 지금, 그가 보물을 찾았을지 궁금하다.

다음날은 숙소를 선창장 부근으로 옮기고 전날 돌아오다가 길에서 만난

전직 선원이었던 사람을 다시 만났다. 약간 폐인처럼 보이는 사람이었는

데 자기 친구가 하는 조그만 식당엘 데려갔다. 식당에는 친구로 보이는

사람들 두세명하고 식당주인부부 그리고 나를 구경하러온 이들부부의

딸들이 있었다. 맥주를 마시면서 역시 묻는 질문은 '뭐하는 사람이냐',

'결혼했냐?', '왜 결혼을 아직까지 안했냐?', '필리핀 여성과 결혼하고

싶은가'하는 것들을 계속 물었다. 한 30분정도 지났을까.

이윽고 구석에 있는 노래방 기기를 끌고 오더니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

는데 모두들 왠만한 가수는 저리가라 싶을정도로 잘부른다.

주인집 아저씨는 꽤 많이 연습을 했는지 가사도 안보고(자세히 들어보니

가사를 좀 많이 바꿔서(?)부른곤 했다)눈을 지그시 감고 부르는데

탐존스의 딜라일라를 부른다. 목소리도 우렁찬게 꼭 탐존스가 같아서

"완전히 탐존스 빼다 박은것 같네요"라고 하자 탐존스가 누구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가수를 잘모르고 그냥 부르는거던지 아님 필리핀

에서 리케이크가 된 건거라고 생각했다.

보홀에서도 터미널에서 오토릭샤(가만,이게 맞는 말인가? 인도랑 헛갈

리네...쩝.)를 하고 있는 폴의 집에 초대된 적이 있었는데 일단은 집이

꽤 좋다는 점에 놀랐고 식사후에는 일종의 디저트처럼 노래방 기기의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게 생활화 됐다는점에 놀랐다.

음주가무하면 우리나라가 어디가서도 빠지지 않는데 필리핀 역시

그런면에서 상당히 우리랑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마닐라에서 밤마다 듣던 라이브밴드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밴드의 독창적

인면은 떨어지는 것 같았지만, 노래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죽여줬다'.

여행할때 지겹도록 듣던 Shaggy의 'You are my Angel'을 잘부르던

밴드가 있었다. 아마도 Malate에 있었던 Bedrock이 아닌가 싶은데

다시가서 음악을 듣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1 Comments
M.B.K 2003.06.09 10:06  
  필리핀 사람들 주로 질문이 필리핀 여자와 결혼하는거 어떻게 생각하냐... ^^  아바의 노래도 무쟈게들 좋아하구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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