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일로일로에서 세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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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일로일로에서 세부까지

Soohwan 4 970
사실 일로일로에서 세부까지 인상에 뚜렷하게 남는것이 많지 않다.

일로일로에 한국인 어학연수생들이 꽤 있다고 들었는데도 저녁 식사를

하러 들어간 곳 식당에선 외국인을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었다.

세부에서는 펜팔친구를 만나 저녁을 같이 먹고 다음날 같이 구경을

다녔는데 몇가지 기억들이 새롭다.

먼저 필리핀인들의 모든 생활이 대부분 백화점 안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

필리핀의 백화점은 보통 5층정도 건물안에 영화관이며 식당등이 상주

하고 있어 젊은이들도 주로 백화점에서 만나 돌아다니며-밖은 더우니까-

데이트를 한다고 한다.

높이는 5층정도지만 연평이 꽤 넓다. (따라서 건물이 우리나라처럼

호리호리하며 높지는 않지만 길이가 백미터는 족히 되는 듯 하다)

세부에서도 바닷가가 멋지려니 생각했는데 그런 좋은 바닷가는 호텔안에

있던지 아니면 인근의 산타페에 가면 '슈거비치'(백색 모래사장)가 있다

고 한다. 그래서 갔던 곳이 샹그릴라 호텔.

택시를 타고 갔었는데 필리핀 친구를 보더니 무슨일로 왔느냐고 경비원

(필리핀 백화점, 호텔,공항등에 들어갈때 총을 들고 서 있는 경비원들이

검색을 하며 마닐라의 한 백화점의 안내문에는 '경찰도 검색을 받아야 하

며 총을 휴대한채 출입할 수 없다'고 되어 있었다) 묻는다.

은근히 꿀리기 싫었던 나는 예약하러 왔는데 호텔이 좋은지 살펴보러

왔다고 했다. 사실, 샹그릴라 호텔이라고 하면 여기서 거의 최고급 호텔

이지만. 여기 하룻반에 200불정도 된다. 이 얘기듣고 심장이 콩닥콩닥

거린거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원래는 택시에서 내려 해변을 좀 걷다가 점심먹고 오려고 했는데 택시

에서 내리자마자 고급호텔답게 안내하는 사람이 다가온다. 이때, 운전사

아저씨가 아까 경비원 아저씨한테 무슨 말을 들었는지 호텔종업원에게

뭐라 얘기하고-예약하러 온 손님이라고 얘기한듯,아저씨가 오버하는

바람에 나중에 예약취소 안될까봐 전전긍긍했다-우리는 본의 아니게

리셉션으로 갔다.

그냥 둘러보고 나가겠다고 말해도 됐었지만, 옆에 계속 다른 이들로

부터 눈치를 받고 있는 필리핀 친구를 위해서라도 '그냥 구경만 하고

나가께요'라고 말하기가 싫었다. 결국 당일 예약을 취소하면 어떤 요금

도 청구되지 않는다는 말을 확인하고 신용카드를 떨리는 손으로 건넸다.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날짜 계산이 하루만 잘못돼도 금액의 50%가 청구되

고(숙박하지 않아도)그리고 예약 하루 전날인가 취소하면 전액을 지불해

야 했었다.

세부의 해변은 호텔에 딸려 있다는 느낌 때문에 그다지 별 감흥이 없었

다. 단, 필리핀 친구는 파라다이스라며 아주 좋아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말하는데 우리 필리핀 사람들

은 그렇게 생각 않해"

"돈이 많이 도움이 되긴 하는것 같은데.."

"미국인들은 쇼핑하는법을 몰라서 그래. 우린 쇼핑하는법을 알고 있거든.

돈이 있으면 행복도 살 수 있는거구" 하면서 웃는데 금전지상주의적인

사고방식이라기보단 가난한 가운데서도 유머가 있는것으로 들렸다.

샹그릴라 호텔이 이 곳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는 호텔 셔틀

버스를 타고 시내로 오면서 다시 느꼈다.

창밖을 보았는데 사람들이 한결 같이 버스와 그 안에 탄 사람들을

쳐다 보았다. 심지어 백화점에서조차 주차관리인이 셔틀버스 승객이 보

다 편히 내릴수 있도록 앞에 서 있는 택시들을 모두 보내기도 했다.

부의 상징 그 자체인것 같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필리핀에서 난 언제나 행복했던 것 같다.

처음가는 나라였다 점도 있었지만 여행의 시작이었다는 점이 더욱 크게

작용했었던 것 같다.

보라카이에서의 아름다운 해변들, 리와 에이디, 친철한 사람들도 역시 마

음 한켠에서 필리핀의 좋은 추억들로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시퀴홀섬은 조금은 다른의미로, 약간의 신비스러움과

함께  생각이 되는곳이다.

4 Comments
M.B.K 2003.06.09 09:54  
  필리핀의 빈부 격차... 가진자에 대한 부러움 동경?? 많은걸 생각하게 해 주지요... 외국인이면 대우 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
푸잉조아 2004.06.01 04:34  
  저두 세부 상그릴라에서 5일을 머물렀는데요. 졸라비에서 만난 34살된 친구를 호텔에 데리고 왔는데 늦은 시간에 아이디카드보고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푸잉조아 2004.06.01 04:35  
  그리고 출입도 정문이 아니라 후문으로 들어오게 하고 아침 일찍 나가게 하더라구요..첨엔 참 의아헸는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까지 하는지 이해가 좀 않되었습니다. 같은 현지인끼리..그렇다고 여자도 아니고 남자였는데...
푸잉조아 2004.06.01 04:36  
  암튼 로비에 있는 바에서 맥주 마시는데도 바텐더들이 조금은 눈치를 주는것 같더라고요...이해할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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