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보라카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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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보라카이(2)

Soohwan 1 889
Lee는 31살로 은행의 Money broker였고 Ad는 26살로 정비소에 일하는

친구인데 서로 모르고 지내다가 Lee가 pub에서 친구들에게 맥주를

마시면서 동남아 여행을 간다고 말한게 Ad한테도 전해졌고 Ad가 먼저

Lee를 찾아 갔다고 한다. 그 이후로 줄곧 여행을 갔이 다니는데

일정이 꼭 같은것은 아니고 출발이 갔다던지 중간에 한달 여행을

같이 한다던지 하는식인 것 같았다.

이들은 하루 시작부터가 좀 요란하다.

Ad말로는 자기들은 아침에 모닝콜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얘길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모닝콜은 다름 아닌 바나나 파는 아저씨.

약 9시쯤 아저씨가 밖에서 이들 이름을 부르면 십중팔구는 Ad가 문을

발로 "뻥"차고 "It's a beau~tiful morning!"라고 외치면서 나온다.

그 다음엔 보는 사람마다(특히 여자들한테)

"Hello, Boracai number one! You look beautiful this morning!"하고

말을 던진다. 하루는 바나나 아저씨한테

"You look really handsome today"

"(바나나 아저씨 웃고 계심)"

"Do I look pretty like you?"  여기서 나도 웃었지만 안에서 자고 있던

Lee가 뭐라고 했는데 잘 못들음.

바나나 아저씨가 '굿','굿'하자

"No You are lying. 'Cause I don't shave yet" 하더니 잽싸게 면도하러

들어가더니 면도후에 나보고 pretty하게 보이냐고 재차 묻는다.


일단 바나나를 받으면 문 앞 베란다에 있는 빨랫줄에 바나나를 거는데

왜그러냐고 하니까  'real jungle' 이라나. 그러면서 바나나 하나를 '뚝'

따서 먹는다. 영국인이라 그런지 커피포트와 다양한 차를 가지고 다니

면서 그걸로 아침을 먹고 보통은 12시쯤 컵라면을 먹고 난 후 저녁을

먹기 전까지 맥주를 마신다. 날씨가 흐린날 달리 할 일이 없기에 같이

마셨는데 의외로 술이 안 취한다. 아마도 천천히 얘기하면서 마셨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저녁은 거의 '니기니기누누'에서 먹었는데 먹고 나면 꼭 종업원에게

"이 식당 주방장한테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서 제일 훌륭한

요리였다고 꼭 전해주세요"라는 말을 신신당부하고 어떤경우는 계산할

때 자기말을 전했는데 확인해 봐야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옆에 있는데 바에서 '윙윙'이라는 칵테일을 마시면서 서빙을 하는

중국계 필리핀인인 Flora에게 늘 찝쩝댔는데 하는 말이

"Flora, 어떻게 그렇게 예쁠 수 가 있지?"

"여행 다니면서 만나본 여성들 가운데 Flora 네가 제일 예뻐"등이다.

사실 끈적끈적하게 추근대는게 아니고 그냥 말만 하는거라 하루는 Flora

가 "Ad 너도 내가  본 남자중에서 제일 잘 생겼어" 하자 Ad 왈

"Flora,내가 그런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알아?(사실 굉장히 잘생겼

다, 남자인 내가봐도)"하며 킬킬 웃는다.


또 한번은 스노쿨링을 갔이 간 적이 있었다.

배를 빌려서 했는데 Ad는 작은 보트를 젖는 필리핀인에게 captain을

연발하며 경례를 하는둥 혼자 신나했는데 아침에 보았던 덴마크 여자

애들 3명을 보자 우리한테 우리의 목표를 드디어 포착했다면서 그 다음

부터는 그녀들만 졸졸 따라다녔다. 녀석이 말은  좀 그렇게 해도

수줍음이 많은건지 실제로 말은 건네지도 못한다. 내가 "Ad, 너는

다 좋은데 결정적인 순간에 너무 수줍어해"하자 진지하게 "정말 그렇게

생각해?" 하더니 Lee 한테가서 저 녀석이 나보고 수줍음을 많이 탄다고

했다며 막 우는 소리를 한다.

스노쿨링을 끝내고 돌아가려는데 닻이 무언가에 걸렸는지 안 움직이고

captain이라 불리운 아저씨가 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다들 스노쿨링하고 지쳐서 누워 있었는데 Ad가 벌떡 일어나더니 하는말

"보물이다! 밑에 보물이 걸린게 틀림없어! 먼저 갖는 사람이 임자야!"

그러더니 물안경만 쓰고 쨉싸게 다이빙을 한다. 이윽고 나오면서

"보물이 아니라 닻이 바위에 걸렸어. captain 제가 처리하고 올께요(경례)"


그 날 저녁.

Adsms  나이트를 가서 보라카이 number one을 꼬시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저녁 식사후  칵테일을 몇 잔 마신후 나이트로 출발.

다들 조금은 취해 있었는데 우리가 있던 곳에서 나이트가 걸어 가기에는

좀 멀었기에 릭쇼를(자전거) 타고 가기로 했다.

Ad가 흥정하겠다고 나섰고 나와 Lee 그리고 친하게 지냈던 필리핀인

삐끼 세명은 뒷 자석에 올라 탔는데 흥정이 잘 안돼나 보다.

갑자기 Ad가 릭쇼 운전사를 벌썩 들더니 우리 옆에 앉히더니 자기가

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Lee가 "crazy"하고 중얼거리고 Ad는 신이 났는

가는길에 1명을 더 태웠는데, 어른들 5명을 태우고 가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이트 클럽에 다다를 무렵 끙끙 대면 " Not a fun any more"하면서

죽을 힘을 쓴다. 우리는 "Ad, 힘내!"를 연신 외쳐댔고.

결국 Ad는 나이트에(야외) 오더니 쓰러져서 잤고 못놀겠다며 먼저 돌아

갔다.  Lee도 상당히 많이 취해서 오는길에 비틀거리다 해변에서

한번은 넘어졌는데 일어나려고 바둥바둥 대는 모습을 보고 내가 꼭

바퀴벌레 뒤집어 놓은것 같다고 하니까 새로 나온 바퀴벌레 춤이라나?


이들에게 여행한 곳 중 어디가 좋았냐고 하니까 말레이시아 해변이 좋았

고 버마(미얀마)도 한달에 100불정도 안 쓸 정도로 저렴해서 좋았다고

한다. 제일 싫었던 곳은 어디냐고 하니까, 없단다.

가는 곳 마다 다 재미있다나.

내가 인도 여행을 할 거라고 하자 볼 것이 많은 곳이라며 자기들끼리

"어디서 뭐 생각나? ", "아, 거기서~~"하는걸 보니 감회가 새롭나 보다.

인도가 위험하지 않냐고 하니까 별로 안 위험했다면서  Lee가 태국에 가

서 다시 얘기하자고 한다.

단, 캄보디아에 가게 되면 밤에 조심하라고 했던 얘기가 생각 난다.

보라카이에서 일주일을 머물고 다음은 일로일로로 떠났다.

이들이 며칠 더 있다 가자고 했는데 어차피 여행의 만남이 그런것이겠

거니 하고 떠났는데 돌이켜 보니 며칠 더 묶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 Comments
L 2003.06.07 17:47  
  그분들 참, 넘 웃기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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