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보라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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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보라카이

Soohwan 0 918
보라카이에서 하룻밤을 자고 스노쿨링을 하고 오니까 비어있던

옆 방갈로에 새로운 사람들이 왔다.

'Hello'하면서 인사를 하니까 반갑게 인사하며 이름이 Adrian(그런데 Ad

로 불렀다), Lee라고 하며 영국에서 왔다고 한다.

그리고는 한명이 앞에(30초거리) 있는 수퍼에 가서 맥주를 사오더니

나한테 준다. 흠..그렇담 안마실 수 없지.

이런 저런 얘길하다 음악얘길 했는데 내가 비틀즈를 좋아하고

씨디를 갖고 다니면서 듣는 다고 하니까,

"오, 비을즈! 씨디!예!" 하더니 방으로 뛰어들어가서는 자기 MP3를 갖고

나오면서 녹음하게 씨디를 빌려줄 수 없겠느냐고 물어본다.

흔쾌히 좋다고 하고 빌려 주면서 런던에서 왔냐고 하니까 저지에서

왔다고 한다.

"저지? 저지가 어디 있는거야? 뉴저지라면 몰라도."

"저지는 영국 남부 끝에 있는 섬인데 사실 영국보단 프랑스가 더 가까와."

"근데 네 억양에 런던 억양이 배어 있는것 같아"

"하하..어떤애는 나보고 호주에서 왔냐고 물어보기도 한다니까.

아마 호주에서 몇달 생활하다 보니까 호주 억양이 조금 섞인것 같아"

옆에 있던 리한테 "근데 네 억양은 Ad하고는 많이 틀린것 같아"고 하니까

"부모님이 북부 출신이셔서 북부 억양이 좀 섞였서"

사실 개인적으로 영국억양에 대해 관심이 많은 터라 얘기했는데

얘기는 자연스럽게 영국에 대한 얘기로 옮겨갔다.

이들에 따르면 영국 북부와 남부 사이에도  지역감정이 있는데 그렇게

심하진 않고 대부분은 북부가 탄광촌이 많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반면

남부가 잘살고 실업률이 낮은데서 오는거라고 하며 서로를 두고

농담식으로 많이 얘기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영국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신사적이지 않다고 하자 그건 옛날일이라며 자기도 런던을 가면

(한번 가봤다고 한다)몸을 사린다나?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Lee가 나를 보고 '이제 네차례야'한다.

그러고 보니 한명씩 돌아가면서 맥주를 사왔었구나.

3시간 정도지나 한 7시쯤 되었을까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한다.

방갈로 바로 앞에 있는 '니기니기누누'엘 갔었는데 Ad는 계속

'니기니기노노누누'라며(코맹맹이 소리로) 혼자 키득키득 거린다.

옆에 있던 Lee가 ,

"너도 좀 지나면 알겠지만 Ad는 뇌의 link가 끊어져 있는 애니까 

니가 이해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물론 장난으로)

세상에 만나본 사람들 중에서 Ad같은 사람은 처음 봤는데

약간은 무례하게 행동하지만 -그럴때면 Lee가 "Ad, 빨리 저사람들한데

미안하다 그래"라며 한마디 한다, Ad는 사과를 바로 한다. Lee를

가리키며 '쟤가 시켜서 어쩔수 없이 하는 거예요" 말과 함께.-

대부분 악의가 없기에 사람들이 좋아한다. 일례로 우리가 묶었던

방갈로 사람치고 Ad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오후가 되면 Lee와 Ad의

방갈로에는 필리핀인 삐끼, 역시 필리핀인인 다이버 강사(Ad는 그를

Master(선생)로 불렀는데 처음엔 왜 그렇게 불렀는지 몰랐는데

다이버 마스터 자격증을 따서 그렇게 부르는 거라고 했다)그리고

방갈로에 묶고 있는 여행객(한국인 포함)들 2~3명이 모여 맥주를 마시면

서 얘기 꽃을 피웠다.

Lee는 나중에 태국에서 다시 만나 여행을 같이 했고 Ad는 연락이 뜸하다

몇주전 연락을 받았다. 다니던 BMW를 그만두고 다시 동남아로 떠났다고,

지금은 중국에 있다고 하던데.

Lee는 내년에 태국의 코사무이에 방갈로를 공동운영할 거라고 하면서

지난주에 안부 소식을 묻는 편지가 왔었다. 

너무나 그리운 Lee와 Ad.

언젠가 다시 만날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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