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면 떠나야지......고산족 마을서 하룻밤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바쁘면 떠나야지......고산족 마을서 하룻밤

hoan 2 845
우리나라에서는 길을 잃어 버리지 않는다
처음 가는 산이라도 대강 지도 한번 읽어 보면 대강 길이
어찌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고
도심도 그렇다
유럽은 지도가 자세하게 나와
지도만 있으면 안 가본 길도
사람들 데리고 자신있게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놈의 태국은 태양아래 있는 나라라구
 동서남북을 모르겠다
거기다 구름까지 있으면
몇시인지도 모르겠고
방향도 모르겠다

지도도 자세한 것 별로 없고
더 황당한 경우는 지도의 위쪽이 북쪽으로 해서 그려야 하는데
안 그런 지도도 봤다는 것이다.



저녁이 되가자 범이 밥을 준비한다
조용한 우리 일행
다들 밥만 기다린다

침묵

그래도 난 사람들에게 2박3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지 않냐고
하니 다들 웃어 준다
범이 밥 기다리는 동안 먹으라고 바나나 한송이를 준다
몽키 바나나 처럼 생겼는데 훨씬 크고 달다

해 질녁이 되어서야 밥이 나온다
밥상에 물통 잘라 초 바람막이를 만들고 양초를 피워 분위기 있는 테이블 세팅을 한다
그러나 모기의 주 활동시간이 해질녁과 새벽녁이어서
무척 간지럽다
긴팔 긴바지로 갈아있었지만
발목을 무는 것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

저녁 메뉴는 양파와 마늘을 갈아 만든 국, 밥 ,카레, 야채 볶음 2 가지이다
맛은 괜찬은데  밥을 한 그릇 다 먹을 때 해가 다 져 버렸고
우리들의 양초에 벌레들이 모여든다

밥 조금 더 덜어 카레에 비비는데
카레에 그릇에 떠있는 검은 것 초에 비춰보니 날 벌레 들이다

카레에 있는 것은 건져 냈지만
 
내 밥에 이미 카레와 비벼져

 부서져 섞여 버린 벌레들


우쒸

유치원에서 내가 배운 것중 30년 지켜온 것은 하나다

밥 먹을 때 힘 들여 고생하신 농부아저씨께 감사드리고

자기 밥은 남기지 않고 먹는다는 것

차마,

 카레에 비벼놓은 밥을

 이 고산족 앞에서 버릴수도 없고

꾸역꾸역 먹었다

나 밥 먹는 거 무지 빠르지만 참

 목구멍에서 안 넘어 간다

그 파리 같은 놈도 있을 거고 딱정벌레 같은 것도 있었고

참..........


카프카의 변신이던가
어느 날 아침 꺠어보니 한 마리 벌레로 내 자신이 변해버린 ......

난 카렌족 마을에서 한 마리 소로 변해 버렸다

밥을 먹는 건지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건지
 
인터넷에서 떠 돌던 엽기동영상 `노란 국물`의 주연 배우로 발탁된 것 같다

`몸에 좋은 거야 , 벌레튀김도 사 먹잖아` 하고 자위하여도

자꾸 속에서 우--욱 하고 올라온다

가까스로 내 밥그릇을 비웠다


범과 카랜족 아주머니가 식사 더 하라고, 맛 없냐고 한는데
맛 있지만 배 부르다고 대답했다...

식사가 끝나고
 범이 여러가지 수수깨끼도 내고 고산족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해준다
그리고 글에 많이 나온 문제의 할아버지도 나타났다
입에 이상한 담배를 물고 실팔찌 가지고

범이 우리에게 고산족 민속주 돌린다
아마 이과도주 한병 에 막걸리 소주잔  반 잔 섞으면 그런 맛이 날까
별 맛은 없다
그래고 한국사람라고 범은 많이 따라준다 `소주 ,소주 ` 외치며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이 길을 지나가고 소주를 먹었길래
범이 소주를 알까?

아마 내가 지난 다음 범은 `에세`도 알 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가져온 실 팔찌를 설명해 준다
영어로 하면 복잡한데 우리말로는 `부적` 이란 것이다

50 밧 이란다

아무도 안 사서 내가 삿다


50밧 건네주고 내가 묶으려고 하니 할아버지가 묶어 주신다
근데 한 5분동안 주문(?)왼다
대강 `천지신명이시여 이사람을 보호하시고 ~~ '이런 말이겠지
그리고 한 번 매듭 묶고
내 손목에 침 뱉고
또 주문외고 매듭지으며 침뱉고

그리고 들고 있던 담배 (시가 모양) 돌린다
나와 폴 범만 흡연자지만 호주청년들도 한 모금씩 빨아 본다
나는 한 모금 빨고 부탁해서  두어 모금 더 마셔본다
소문과 다르다

담배 맞습니다.
혹자는 대마초라는니 하는 소리가 있지만 담배 맞습니다.
아마 바나나 잎으로 싸서 좀 맛이 틀리겠지만 담배입니다.
혹시나 하고 범에게 `이거 마리화냐란 소리 있는데 담배다`하니
담배맞답니다
네덜란드 아저씨 담배 맞답니다.
(네덜란드, 마리화나를  길거리 불량배들 구석에서 피우는 거 아시죠?)

그리고 얘기 계속하는데 이번엔 이상한 소리가 난다
어떤 아저씨가 오셔서 민속악기 판다
피리같은데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거나 열어
음의 고저 (가락 ,멜로디)는 만들 수 없게 되어 있다
이건 좀 비쌋는데 ( 500밧이었던가) 네덜란드 아저씨 폴이 산다

소리는 이렇다

뿌--------------------

그리고 범이 밤 10정도 까지 수수께끼와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사람들 하나 둘 자러 들어 가고
(호주 청년들 담배도 NO ,술도 NO  말수도 적고
신학교 학생들인가??)

보면 흡연자 = 음주자 였다
범과 폴 나만 술을 마신다
시원한 창 맥주

솔직히 저녁으로 먹은 벌레가 목에 걸린 듯 해서
많이 마셨다

폴과는 정말 많은 예기를 나눴다
정치
종교
 섹스
 취미
직업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
남북문제
이산가족 문제
유고 내전
부시 성토

나의 영어실력에 폴이 놀라와 한다
나도 놀랐다

이런 주제로 SEMI NATIVE 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미스킴은 한국인들이 영어를 하는 것은
 학교에서 배워서 그렇다고 하지만
내가 들은 그녀의 발음은 어학연수 였다
난 학교다닐 때 잘 잤다는데....

그래도 태국인들은 영어를 아는 사람이 너무 없다
특히 치앙마이에는......

한국에서 술 마실때 술병을 안 치운다
그래야 내가 마신 술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하기 편하니까

그 습관대로 맥주캔을 하나하나 쌓아 올렸다

새벽2시가  다가오면서 폴과 내가 쌓은 맥주캔은

고산족 마을 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되었다

술이 많이 취해 잠자리고 갔다



P.S.
태국모기 가렵습니다.
수적으로도 많고요

한국 모기 더 가렵습니다
숫적으로는 모기때고요
태국서는 모기땜에 잠 못 잔적 없지만
한국에서는 모기때문에 잠 못잡니다

특히 회사에서 모기물리면.....

이름은 들어보셨겠지요

강자            서해안 모기
최강자            솔밭모기

이런 놈들에게 걸리면 사방으로 피 날립니다




 





 






 
 
2 Comments
푸린 2003.07.08 02:05  
  민속악기 소리가 쥑입니다.^^
^^ 2003.07.08 04:44  
  서해안 모기는 모기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br>
솔밭모기도 강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쎈 모기는 동해안 모기입니다. <br>
쬐그만 덩치지만 모포 3장을 가볍게 뚫습니다.ㅠ.ㅜ <br>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