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트레킹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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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트레킹 1

(참)이슬 3 1019
미국인 친구들과 간단히 인사를 했습니다.
뉴욕출신으로 80인 브라이언,나와 동갑인 82년 세스와 제임슨..
미국 젊은 넘들이라 그런지 매우 밝고 정신없습니다.
브라이언은 주위에 한국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한국사람하고는 처음 얘기해 보는거라고  말을 건넵니다.
약간 긴장됩니다.저 말투속에는 한국인을 멀리했다는 의미로 들렸기
때문이죠..
상황이 안 좋습니다.
덴마크나 호주 영국애덜하고 얘기할때 제가 못 알아 듣는 부분이
있으면 한국은 미국식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발음이 약간 틀리다라고
하면서 위기를 모면하곤 했었는데 이들은 미국에서 온 넘들이라
이젠 핑계댈것도 없습니다.
차를 타고 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시장에서 가이드하고 점심 도시락도 사고 저녁에 요리해 먹을 장거리도
샀습니다.
그렇게 장을 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나에게 인사를 합니다.
누군가 하고 봤더니 아침에 도착한 숙소 가이드 였습니다
앞글에 보면 제가 타고간 픽업트럭에서 내려 준 숙소 있었잖아여..
그곳 트레킹이 비싸다며 뛰쳐나왔었는데..
그 사람이 저에게 얼마에 트레킹 했냐고 묻습니다.
너네 숙소보다 더 비싸게 했다라고 말이 목까지 올라왔으나
자존심 상해서 못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걔들은 '거봐라..우리 숙소가 더 싸잖아.'
라고 말할게 분명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냥 너 여기서 볼줄 몰랐는데 또 보게 돼서 반갑다며 악수까지
해줬습니다.뭐 동문서답이죠..ㅋㅋㅋ
위기 모면 한답시고 생각해낸 겁니다.
그런데 고산족 옷을 입은 할머니가 자꾸 나보고 물통 넣는 주머니를
사달라고 합니다.
물통주머니가 필요한것도 아닌데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물통하나
샀습니다.(20바트)
할머니 덕분에 그 가이드는 다른데로 갔습니다.
한숨 돌렸습니다.
다시 차에 올라탔습니다.
차에서 양키친구들이 묻습니다.태국어 전공하냐구여..
그 할머니하고 얘기하는걸 그들이 봤나 봅니다.
그냥 책보고 여기와서 공부했다니깐 서로 가르쳐 달라고 난리입니다.
하도 길을 잃어 버려서 길 묻고 오른쪽 왼쪽 건너고 뒤쪽 이런거는
잘 알아 듣습니다.
그리고 나이 이름 가족관계 물어보는거..주워들은게 있어 이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영어 못하는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면 어쩌나 걱정 많이했는데
그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오니 저또한 마음이 풀립니다.
늙은 가이드는 자전거를 내려 주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라고 합니다.
우리 4명하고 젊은 가이드 한명 이렇게 다섯명이서 신나게 자전거를 탑니다.
체인이 약간 고장나서 제임슨이 체인을  만졌더니 손이 더러워졌습니다.
땅에 고인물이 있어 그곳에서 손을 씻는걸 브라이언이 보자 난리 난리
칩니다.
물이 더러운데 그곳에서 손 씻어다며 병에 걸릴거라면서여..
뭐 그런거 가지고 저렇게들 난리인지..
물수건 하나 건네 줬더니 좋다고 닦습니다.그들은 무슨 알코올이 함유된
스킨같은것도 가지고 있습니다.
답례로 그걸 뿌려줍니다.저 또한 좋다고 연신 손을 비볐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주는 걸 보면 그리 막되어먹은 넘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달렸습니다.
초등학교 이후에 자전거 타본적이 없는데 굴러가는걸 보니 뿌듯합니다.
오르막길입니다.
남들 다 올라가는데 저는 도저히 페달을 밟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올라 갔습니다.
제임슨이 내 자전거를 보더니 기어를 낮추라고 합니다.
자전거에 뭔 기어가 있었나 하고 봤더니
숫자 적혀 있는 동그랗게 생긴게 있습니다.
그걸 낮추니 페달이 쌩쌩 돌아갑니다.
집에 자전거 운동기구가 있는데 그거하고 같은 원리였습니다.
왜 그걸 이제야 봤는지..약간 쫄팔렸습니다.
그 후로 제임슨이 오르막길을 가면 기어를 낮추라 하고 내리막길이면 기어
높이라면서 신경 써 줍니다.
나머지 두 녀석은 사진찍느라 정신 없습니다.
에궁..쟤들은 언제 철이 들런지..
가이드가 빨리 오라고 해도 두녀석은 사진찍어야 된다며서 기다리라 합니다.
따가운 햇볕에 자전거를 타니
땀도 많이 흘리고 전 이미 녹초가 되었습니다.
가이드가 마을 하나를 구경시켜 줍니다.
그곳에 이쁜 아이가 있었는데 가이드가 이들에게 작은 돈을 주면 이들은
사탕을 사먹을수 있다고 합니다.
'전 가난한 배낭여행자랍니다.그돈이면 저도 사탕 사먹을수 있어여'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제임슨이 400바트 정도를 꺼내 줍니다.
허걱..400바트면 제 3~4일 숙박비입니다. 역시 미국넘들은 돈이 많나 봅니다
그들을 뒤로하고 산을 올라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는 자전거 탈때부터 배가 고팠습니다.
근데 이제야 밥주면 뭘 하냐구여..지금 상황으로는 너무 지쳐서
밥 떠먹을 힘도 없다구여..
하루 세끼 정확히 챙겨먹는 나지만 그날 만큼은 점심을 거의 남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산을 올랐습니다.
이제부터는 각자의 배낭을 메고 각자의 물 2~3개씩을 들고 산을
올라야 합니다.
여기서 제가 또 한가지 어리석은게 있습니다.
트레킹갈때 전 최소한의 짐만 가져간다고 짐을 꾸렸는데 작은 보조가방에는
부족하더라구여..
그래서 작은 보조가방에 필요없는 물건을 킵하고 중요한 짐들을 큰 배낭에
담았죠..
배낭안에는 샴푸 린스 목욕용품에 바지 반팔 손전등 슬리퍼 카메라
수건 얇은 이불까지 있었습니다.
산을 타는건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 짐은 얼마 되지 않는다 생각했고
또 다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에 별 생각을 안했습니다.
그냥 메고 있을때는 잘 몰랐는데 그걸 메고 산을 오를려고 하니 그 무게가
엄청 났습니다.
아차!내가 실수했다 생각이 그때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어쩌겠습니까..
그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를 수 밖에여..
산을 한시간 쯤 올랐을 겁니다.
경사가 거의 90도 경사에다가 비가 왔는지 상당히 미끄러웠습니다.
거기에 길게 자란 풀숲을 뚫고 가자니 벌레가 다리에 붙고
긴풀들 때문에 팔이 긁히기도 합니다.
전 도저히 못 올라 가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산을 오르는것도 어느정도지 이건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짐도 무겁고 이미 자전거 탈때부터 힘을 다 쓴지라  더군다나 이렇게
경사가 심할줄은 몰랐습니다.
자꾸 내가 뒤쳐지자 젊은 가이드가 내 뒤에서 기다려 줍니다.
앞서가는 양키넘들은 그 순간에도 사진찍느라 정신없습니다.
늙은 가이드가 다 왔다며 나보고 힘내라 합니다.
양키넘들에게 지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이를 악물고
다시 산을 올랐습니다.
저는 물통3개가 있었는데 산을 오르면서 2개는 다 마셔버렸습니다.
물통이 무거워서 짐을 줄일려는 의도였고 또 땀을 너무 많이 흘러서
자꾸 목이 타서 물을 계속 마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또 산을 오르는데 숨이 막혀 왔습니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졸음이 쏟아집니다.
그냥 이곳에다 저를 두고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내가 왔던길을 그냥 되돌아 가겠다고..돈은 환불받지 않을
생각이니 걱정하지 말라고..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전 한마디 말 조차 할수가 없었습니다.너무 힘들어서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거든여..
나중에 들은 얘긴데 졸음이 쏟아지는건 이미 탈진한 상태라 합니다.
아침에 도착해서 아침,점심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트레킹을 시작했으니
탈진할만 합니다.
상황이 심각해 보였는지 제임슨이 가방을 대신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그 전부터 lee가 힘들어 보인다면서 짐을 들어주겠다고 했는데
그들 손을 빌리기 싫어 계속 거절을 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은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죽기 일부직전 이었으니깐요..
제임슨이 물에다가 분홍색 가루를 넣어 줍니다.
약은 아니지만 몸에 노폐물을 걸려주고 피로를 풀어주는 거라고 합니다.
살아야 되겠다는 정신력으로 목이 마를때마다 그 물을 마셨습니다.
몇번의 고비를 넘기고 그물의 효과를 봤는지 작은 마을에
무사히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1000피트 더 높은 마을로 가야 되지만 내가 자꾸 뒤쳐지고
그들이 사진찍느라 시간 보내는 바람에 날이 어두워져서 오늘 밤은
이곳에서 묶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양키넘들도 힘들었는지 더이상은 못 가겠다고 합니다.
밤에 일어난 일든은 다음 여행기에 올리겠습니다.
너무 길어져서 읽는 분들도 힘드실 것 같아서여..

아래 사진은 작은 마을에서 찍은거였구여..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동네라서 그런지 여러 물건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 아래 사진은 미국 친구들 사진이구여..




 



3 Comments
사빈 2003.06.26 21:29  
  트레킹 -_-;; 저도 힘들었지만 재미났슴 짐을 너무 많이 들고 산을 올랐는데 장장 다섯시간 반을 산을 올랐거던요,,,영국 여자애 셋중 둘은 넘어지고 까지고 물도 다 먹고난후 계곡물을 가이드가 떠줜는데 먹는 물이라면서 무지 달았던기억 ,,, 담날 내려오면서 비가 와서 배낭도 다젖고 배낭 안에 옷도 다 젖어서 호텔서 다 펼쳐 말렸던 기억 비가오면 다덜 잘 미끄러더군요 ㅋㅋ오랜 동안 내 기억에 남을 트레킹이라고 생각합니다,,,산을 내려 올때 그 가이드 해준 여자애가 고마워서 오백밧 팁을 줫던 기억,,,아,,,치앙마이 여자들은 왜들 이뿐지,,,,
^^* 2003.06.27 15:23  
  아잉 빨리빨리~ 근데..영맨 맞아요?ㅋ 늙어보면인당..왜국사람들은 나이들수록 젊어보이고 어리면 늙어보인다는~
(참)이슬 2003.06.27 21:00  
  사빈님은 가이드가 여자였나봐여..여자 가이드가 있는지는 몰랐어여..전 트레킹때 혼자만 여자여서 좀 불편하기도 했었거든여..아..팁이여?합쳐서 500인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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