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만난사람 5-군인이 되겠다는 카약족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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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만난사람 5-군인이 되겠다는 카약족청년

스따꽁 1 925
나이소이에 있는 카렌족마을-롱넥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정면과 왼쪽에 올렸다 내렸다 하는, 주차장에 있는 바가 설치되어 있다.
오토바이 기사는 왼쪽으로 안내했다.

입장료를 내는 곳에서 250밧을 지불했다.
그곳부터 혼자 들어갔다.

아침 9시가 넘은 시간, 외부인은 없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이었다. 그들은 아직 손님맞을 채비가 덜된듯 했다.
엽서에서 볼수 있는 이쁜 아가씨들은 보이지 않고, 부지런한 아줌마몇명이 있었다.
혼자라서... 어색했다. 방해꾼같이 느껴졌다. 남의 집에 숨어들은 불한당 같았다.
"나는 이 마을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을수 있는 권리를 250밧이나 주고 샀어!"
용기를 내어 가까운 아줌마에게 다가갔다.
먼지앉은 조잡한 물건들을 내게 팔기위해 필사적이었다.
엽서에 있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자기 딸이라고 했다.
아줌마는 엽서에 없다.
엽서를 한장 샀다. 10밧.
그리고는 아줌마의 사진을 한장 찍었다.
더이상 사진을 찍지 못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곳에 학교가 있었다.
아직 수업전이었다. 교실 뒷벽 밖에서 몰래 한장 찍었다.

학교 뒷쪽으로 올라가니, 언덕위에 성당이 있다.
애꿎은 성당과 언덕에서 바라본 마을을 찍었다.
성당 앞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마을을 둘러본다던가, 사진을 같이 찍는다던가, 그런걸 돈으로 살수 있는게 아니잖아!
돈을 내고 들어왔다는게, 더 큰 벽으로 느껴졌다.
2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하는 생각을 했다.
마을에 들어온지 10분도 되지 않았다.

한 청년이 다가왔다. 이름은 죠셉이다.
같이 마을을 내려다보며 쭈그리고 앉아 얘기를 나눴다.

이 마을에는 200명 정도가 산다고 했다.
입구에서 정면쪽으로 들어가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산다고 했다.
캠프라고 했다. 난민촌인가보다. 그곳은 외부인이 들어갈수 없다고 했다.

그는 나의 빈약한 사전지식조차 헤집어놨다.
내가 정신없어하자 표를 그려줬다.

마얀마에 총을 들이대고 싸우는 소수민족들은,
카레니(Karenni), 카렌(Karen), 카친(Kachin), 샨(Shan), 몽(Mong)이라고 한다.
카레니(Karenni)족이 세분화되어
카요(Kayaw), 카얀(Kayan), 카약(Kayak), 카렌(Karen)으로 또 나뉜다.

내가 카렌마을이라고 알고 있는 이 공개된 마을은, 카레니(Karenni)족이 산다고 했다.
롱넥은 카렌이지 않냐고 했더니, 카얀(Kayan)족이라고 했다.
그러면 빠동족은 또 뭐지?!?..
그리고, 조셉은 카약(Kayak)족이었다.

이 종족들의 차이가 뭐냐고 물었더니, 다른 언어와 다른 종교라고 했다.
카레니는 태국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카레니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그들의 언어와 영어, 수학,과학,등등을 배운다고 했다.
그의 말이 모든 카레니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인지는 알수 없다.

죠셉은 12살, 92년에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미얀마에서 탈출했다.
내년에는 미얀마로 돌아갈꺼라고 한다.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데?"
"미얀마군이 날 죽일꺼야"
"죽는데 왜 가?"
"총을 가져갈꺼야. 그러면 괜찮아" 
그의 웃음진 얼굴은 싸늘해보였다.
"여기 태국에서 살면 평화롭게 살수 있잖아"
"카레니는 아무데도 못가. 방콕도 갈수 없고, 치앙마이도 갈수 없어. 우리는 여기서 떠날수 없어"
"그래도 아무도 안 죽이잖아"
"미얀마에 돌아가서 엄마랑 여동생이랑 보고싶어"
"......"
"그리고 군인이 될꺼야. 총을 갖고 가서"

죠셉이 사무실에 일하러 가야한다고 해서 같이 일어섰다.
그는 조금씩 다른 전통복장을 하고있는 사람들이 각각 무슨종족인지 설명해주었다.
엽서에서 볼수 있는 곱게 화장을 한 이쁜 롱넥아가씨들이 물가에서 씻고 있었다.

나는 그가 뜻을 이루기보다는 오래살기를 그의 신에게 빌었다.
죠셉의 바램과 어긋나더라도...

<카레니마을의 성당>
신부님은 매홍손에서 한달에 한번 찾아온다고 한다

<성당이 있는 언덕에서 바라본 카레니마을>
1 Comments
머마이퉁 2015.03.11 03:45  
십년이 더 지난후 우연히 스따꽁님의 글을 보게 되는군요... 뭔가 담백한 절제미가 있는 글이군요. 타임캡슐을 열어보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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