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7일차 (태국 - 꼬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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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7일차 (태국 - 꼬피피)

광팔이 0 855
2002년 10월 8일 (태국 - 꼬 피피)

 이날도 전날 모닝콜을 부탁해서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볼 계획 이었지만, 야간 잠수로 인한 피로 때문에 해가 중천에 다 뜨고 난 뒤인 8시 45분 경에 일어났다. 이제 꼬피피에서의 재미있었던 추석을 마무리 할 때가 됐다. 오후 1시 30분에 여기서 나가는 배를 타고 크라비로가서 거기서 고속버스를 타고 야간 이동으로 방콕으로 올라간다. 오전에는 로달람 비치에서 굿바이 수영과 썬텐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이날 역시 날씨가 맑고 물도 좋았다. 해변가에서 썬텐을 즐기는 서양인들이 몇몇 있을 뿐, 한 여름 휴가철에 우리나라 동해안, 해운대, 대천 해수욕장 같은 혼잡함 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솔직히 우리나라 휴가철에 해수욕장 가면, 너무 많은 인파들 때문에 짜증만 나기 일쑤다. 또 바가지에, 잡상인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쓰레기들... 스트레스 풀러 쉬러 갔다가 오히려 짜증만 나고, 스트레스를 받고 돌아오기 일쑤다. 정말 여기는 한적하고, 그런 것들이 없어서 너무 좋다. 군대 마치고, 여기 또 오고 싶다. 11시 경에 숙소로 돌아와서 짐 다 챙기고, 샤워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  5박 6일간 잘 쉬고, 스킨스쿠버도 즐기고, 씨카약 타고, 원없이 바다를 즐겼다. 이런 파라다이스 같은 곳을 떠나려니, 너무 아쉬웠다. Jungle's Hill Cottage에 머물면서 친하게 지냈던, 까무잡잡한 청년과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데, 이날 호객행위 때문에 볼일이 있어서 아침에 배타고 크라비로 나갔단다. 얼굴이나 보고 가려고 했는데, 무척 아쉬웠다. 그래서 그 청년의 여자친구의 언니로 보이는, 여종업원한테 '잘 지내라, 나는 여기를 떠난다. 너하고, 여기 있는 식구들 덕분에 5박6일간 잘 지냈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거든 군에 간다. 군대 마치고, 여기에 꼭 다시 오겠다. 부디 여자친구랑 잘돼기 바란다. 2005년에 다시 보자'는 내용의 간단한 쪽지를 다소 어설픈, 영작 실력으로 적어서 건네줬다.
 내가 5박 6일간 머물렀던 Jungle's Hill Cottage는 다소 외진 곳에 있고, 바닷가 바로 옆이 아닌게 흠이지만, 정글속에 있어서 분위기가 좋고, 밤이 되면 시원해진다. 또 시설도 괜찮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가까운 곳에 Viewppoint가 있어서 운동삼아 등산하기도 좋고, 로달람 비치가 걸어서 5~6분 정도면 나오기 때문에 바닷가가 그리 멀지도 않다. 또 종업원들도 괜찮다. 모든 손님들에게 친근하고, 스스럼없이 대해주고 친절하다. 서비스도 그만한 요금이면 괜찮다. 피피에 와서 청까오나 찰리비치 리조트 같은 해변가에 있으면서 무난한 숙소를 못구했다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숙소를 떠나서, 똔사이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여기서 머무는 동안 하루도 안거르고 찾아갔던 로띠 소녀들 한테도 가서 마지막으로 타이 팬케이크에 과일 쉐이크 이빠이 팔아줬다. 그걸로 점심을 떼웠다. 걔네들 한테도 잘 있으라고 인사하고 '잘 지내라. 난 여기를 떠나면 한국으로 가서, 군대간다. 군대 전역하면 여기에 또 놀러올게. 타이 팬케이크 많이 팔아서 부자 돼라. 한국와서 이거 팔면 돈 많이 벌 수 있을거다. 2005년에 또 만나자. 안녕.' 내용을 어설픈 영작으로 적어서 전해주고, 왔다. 부디 많이 팔아서 부자되길 바란다. 진짜 우리나라에도 타이 팬케익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바나나, Honey, 쵸코, 요거트... 다들 맛있다. 누구 우리나라에 와서 사는 태국인 있으면, 타이 팬케이크 노점상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제법 돈좀 벌텐데...

 배시간이 가까워지자 똔싸이 선착장으로 이동. 선착장은 피피로 들어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들어오기전에 크라비 짜오파 선착장에서 산 티켓을 내고, 선승. 1시 30분이 되자. 똔싸이 부두를 출발했다. 이번에 갈때는 답답한 객실대신, 확트인 선상에서 바닷바람을 쐬면서 시원하게 갔다. 환상의 파라다이스 피피섬이여, 안녕. 전역후에 그 기념으로 다시 이곳에 올 것이다. 반드시... 그때는 혼자가 아닌, 나만의 아름다운 이브와 함께... 수영장물 같은 똔싸이만의 아름다운 풍경이 점점 멀어져 간다. 피피섬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을 뒤로 하고, 아쉽지만 방콕으로 떠나야 했다. 배가 떠난지 40분 정도 지나자, 날이 흐려지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쩔수 없이 답답한 객실로 들어가야 했다. 빗줄기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굵어진다. 오후 3시에 크라비의 짜오파 선착장에 도착했다. 강한 빗줄기 때문에 크라비강의 물살이 세졌다. 배에서 내려서 지난번에 피피로 들어오기 전에 환전했던 싸얌 상업은행 환전소에서 남은 US Dollar T.C 100$ 짜리를 환전했다. 여기에서 환전한 액수가 피피섬내의 환전소에서 환전한 것 보다 더 많다. 똑같은 싸얌 상업은행에, 똑같은 아멕스 100불짜리 여행자 수표인데도, 피피섬에서 환전을 하면 환율이 안좋다. 피피섬의 싸얌 상업은행 환전소에서 환전을 했었는데, 여기서 했던거하고 약 30밧 정도 차이가 났다. 피피섬은 환율이 좋지 않다. 단돈 몇십 밧이라도 아끼는 짠돌이 여행자들은 미리 피피섬에 들어가기 전에 짜오파 선착장의 싸얌 상업은행 환전소에서 미리 환전을 하고 가기 바란다.

터미널로 가기 위해 뚝뚝을 탔다. 여기 뚝뚝도 요전에 핫야이에서 말레이시아로 넘어갈 때 탔던 다마스처럼 생긴 미니 봉고차 였다. 차체가 워낙 조그만해서 많은 짐을 가지고 타기엔 다소 불편하다. 하지만 썽태우 요금은 100밧이 넘는다고 해서, 돈 아끼려고 그냥 뚝뚝을 탔다. 짜오파 선착장에서 크라비 버스 터미널 까지는 20밧 이었다. 약 20분 정도 소요됐다. 터미널에 가니까 방콕, 핫야이, 꼬사무이, 푸켓, 쑤랏타니 등 여러군데로 가는 노선별 고속버스들이 즐비했다. 나는 방콕으로 가는 24석짜리 vip우등석 고속버스를 탈 생각이었다. 자리는 많았다. 터미널 매표소에 들어가서 24석 vip 있냐니까 자리 충분하단다.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는 Lignite Tour사의 고속버스 였다. 고속버스도 회사가 여러 가지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999, 민간기업인 Lignite Tour, 그 외의 여러 가지들... 24석 우등고속이라고 전부다 999가 아니다. 나중에 알게된 얘긴데, 999보다 Lignite Tour의 서비스가 훨씬 좋고, 버스 기종도 훨씬 신형이어서 쾌적하단다. 똑같이 710밧 이라는 비싼 요금이 라면 999보다 민간회사가 훨씬 낫단다.

 터미널에 들어가면 좌측이 민간회사, 우측에 다소 우중충 하고, 구석진 곳에 있는 곳이 999 매표소다. 차 출발 시간 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남았다. 터미널의 조그만 식당에서 태국식 고기 반찬과 양념이 된 것으로 배가 고파서 식사를 했다. 양념이 엄청 매워서 열이 다난다. 혀가 부은거 같다.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는데, 여기도 화장실 이용료를 받는다. 태국은 말레이시아처럼 화장실을 거의 그냥 이용하는데, 유독 터미널이나, 기차역, 휴게소만 1~2밧 정도의 요금을 내고 이용해야 한다. 그렇게 돈을 내고 이용을 하면 깨끗하기나 하면 좋은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돈을 받고 있는 만큼 깨끗하게 청결하게 관리를 해야 할텐데, 지저분하고 시설도 안좋고 악취가 풀풀 나는데, 돈만 받아먹으니, 돈내고 들어가기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든다. 돈을 받는 만큼 제대로 관리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먹은거 소화시키고, 이리저리 삐대다가 차 출발할 시간이 다 됐다. 기다리고 있던 승객들이 하나 둘씩 짐을 가지고 차에 올라탔다. 외국인은 나하고, 스웨덴에서 온 부부 한쌍. 이렇게 셋 뿐이었다. 나머지 20명은 전부다 현지인 들 이었다. 가격이 비싼 축에 들지만, 대부분 현지인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저렴한 조인트 티켓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이 버스는 KL에서 핫야이로 넘어올 때 탔던 Srimaju 보다 더 편하게 좋은거 같다. 좌석이 뒤로 이빠이 젖혀지고, 담요도 있고, 에어컨도 엄청 빠방하다. 버스도 벤츠사에서 나온 최신형 기종 이었다. 배낭같은 큰 짐들은 아랫칸의 트렁크에 모두 행선지가 적힌 딱지를 붙인채 분류하여 실린다. 종점이 방콕이고, 방콕에 가면서 두군데 정도 정차해서, 사람들을 내려준다. 또 정원 24명의 손님이 터미널에서 다 탄게 아니라, 가는 도중에 두 번정도 정류장 비슷한데 서서 현지인 손님들을 태운다. 고속버스 안에는 짧은 치마를 입은 이쁜 현지인 안내양 아가씨가 정성껏 서비스를 한다. 승객들에게 생수, 펩시콜라 각각 한 병씩, 폴로사탕 1개, 빵 1개씩 간식으로 나누어 준다. 또 가다가 3시간 정도 지나서 휴게소에 정차. Lignite Tour전용 식당을 이용해서 그 회사 고속버스 승객들에 한해 저녁식사가 제공된다. 안내양이 식당으로 승객들을 안내해주고, 손님들에게 물도 따라주고, 밥도 퍼준다. 비행기 서비스에 버금간다. 방콕에서 남부지방, 북부지방을 혹은 그곳에서 방콕으로 장거리 이동하려는 사람은 편하게 가고 싶으면 Lignite Tour 사의 우등석 고속버스를 추천한다. 서비스도 좋고, 우리나라 우등고속버스 보다 좌석도 더 편하다.

 저녁식사 메뉴는 똠얌꿍, 흰 쌀밥, 카우카무, 닭튀김, 쏨땀 등 태국식이었다. 맛도 괜찮다. 30분 정도 휴게소에 머물다가 다시 고속버스는 방콕을 향해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TV로 부산아시안 게임 축구 태국과 북한의 8강전 경기를 중계했다. 북한이 0-1로 지고 있었다. 태국인들 엄청나게 환호하고 있다. TV를 틀었을 때가 게임종료 5분전 이었다. 내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다녀오니까 게임은 끝났다. 북한이 태국한테 0-1로 졌다. 이 버스안에는 밑에 칸에 화장실이 있어서 비어 있으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용변을 보고 양동이에 담긴 물을 바가지로 퍼서 끼어 얹으면 된다. 다른 조인트 티켓 버스하고 같다. 태국에는 이렇게 장거리 버스에 대부분 화장실이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장거리 고속버스는 화장실이 없어서 불편한 점이 있다. 어두운 밤길을 밤새 달려서 고속버스는 방콕으로 향했다. 버스 좌석이 넓고 편해서, 편안히 갈 수 있었다. 이제 방콕에서 며칠 지내다가, 정해진 비행기편으로 귀국. 여행을 마무리 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 지출 내역 : 913 B
이날 사 마신 물, 음료수 : 80밧
뚝뚝(찌오파 선착장 - 크라비 고속버스 터미널) : 20밧
로띠(바나나. 허니 + 햄.치즈 + 코코넛 쉐이크) : 80밧
Lignite Tour 고속버스(VIP 24석) : 710밧
화장실 이용료 : 3밧
휴지 : 10밧
점심밥 : 3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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