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5일차 (태국 - 꼬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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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5일차 (태국 - 꼬피피)

광팔이 0 801
2002년 10월 6일 (태국 - 꼬 피피)

 이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속옷으로 수영빤스를 입고, 숙소를 나섰다. 피피섬에서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8시까지, Hippo Diving Center로 가야 한다. 이날 코스는 Bida Nai에서 오전 다이빙을 하고 점심때 Maya Bay에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오후에 Maya Corner에서 다이빙을 한후 복귀 하는 것이다. Hippo에 가니까 이날은 한국인 다이빙 객들, 스노쿨링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일하게 한 명 있는 한국인 강사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다. 전날 카운터에서 나를 반갑게 맞이한 이쁘장한 서양여자가 내 발에 맞는 핀, 내 몸에 맞는 Wet suit, 다이빙 장비를 챙겨 줬다.  Wet suit가 한 번에 몸에 안맞아서 맞는거 고르느라고 세 번을 입었다 벗었다 했다. Wet suit 자체가 물에 젖어 있고, 몸에 딱 달라붙이 때문에 한번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는게 제법 빡시다. 장비를 고르고 나서 이날  코스에 동행할 여자 Dive Master가 장비 결속 및 체크를 해줬다. 나는 얼마전에 사무이섬에 Advanced를 따긴 했지만, 다이빙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서, 장비를 다루는게 익숙치 않았다. 레귤레이터, Air Tank, BCD를 결속하고, 수레에 담아 어제 스노쿨링 갈 때 탔던 노란색 배에 적재했다. 스노쿨링 여행자들, 다이빙 객들을 태운 배가 전날과 마찬가지로 8시 30분에 똔싸이 부두를 출발했다. 나는 스웨덴에서 온 Steve라는 청년과 한 팀이 됐다. 우리 둘을 인솔할 여자 다이브 마스터는 스웨덴에서 온 Caroline 이라는 젊은 아가씨였다. 통통하게 살이 쪘지만, 귀엽게 생겼고, 가슴과 힙이 빵빵한 풍만한 몸매에 글래머였다. 또 애교도 있고 상냥한 아가씨였다. 우리팀이 잠수할 코스와 수심등을 유창한 영어로 브리핑 했다. 물론 나는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여기서는 바위 밑에 거북이가 잠자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으며, 레오파드 상어, 트리거 피쉬, 복어 등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같은 팀은 Steve는 두달째 해외여행 중이며, 여기서 Openwater를 땄단다. 또 스키타는거, 스노보드 타는거 좋아 한단다. 이번 여행에서 스웨덴 사람들을 진짜 많이 만났다. 스웨덴 사람들은 영어를 상당히 잘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영어가 국어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기 때문에 중, 고등학교 이상만 정상적으로 나오면, 영어는 기본적으로 다 한다. 북유럽에서는 영어가 사실상 공용어나 마찬가지다. 30분 정도 어제 갔던 길로 항해해서 Bida Nai에 도착.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차분히 입수했다.

 이날은 컨디션도 괜찮고, 호흡조절도 잘 됐다. Caroline의 통제에 따라 공기를 빼고 천천히 물 속으로 잠수했다. 꼬사무이에서 차웽비치에서 호흡조절, 부력조절이 잘 안돼서 숨이 가빠지고, 물위로 몸이 뜨지 않았다. 물이 정말 맑고 깨끗했다. 형형색색깔의 열대어들, 사방에 우거진 산호들, 해초들... 별주부전에 나오는 용궁이 바로 이런 곳일까? 바위밑에 거북이가 자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또 한 6m 정도 밑에는 얼룩무늬의 레오파드 상어 한 마리가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저런걸 수중 카메라로 찍어야 하는데... 시중에서 파는 1보통 1회용 수중카메라로는 다이빙 중에 찍을 수가 없다. 수압 때문에 플래시가 터지지 않는다. 좌우간 모두들 수중카메라나, 비디오 카메라에 담고 싶은, 그냥 보고 지나가기에는 아쉬운 광경들 이었다.  이날 이 순간을 위해 월드컵 기간 중에도 그 더운 땡볕에 삽질하고, 무거운거 나르고, 흙먼지 마셔가며 뺑이를 쳤었던 것이다. 내겐 더 없이 행복하게 힘들게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순간 이었다.
월드컵 4강 신화보다 나를 더욱 감동시킨 순간이다. Fantastic! Dynamic! Erotic! 카타르시스의 절정이다. 흐음~...
 Caroine의 인솔을 따라 약 40분 간 잠수를 하고, 물위로 천천히 부상. Bida Nai에서 오전 다이빙을 마쳤다. 꼬사무이에서 Advanced 실습 갈 때 갔었던, Sail Rock보다 더 좋은 포인트 였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Hippo 호는 Maya Bay로 이동, 점심 식사 및 휴식시간을 가졌다. 전날처럼 물은 맑고 깨끗했고, 수영장을 방불케 했다. 2001년에 SES의 꿈을 모아서 뮤직비디오 촬영 배경이 됐던 곳이라 더욱 감격적이다. 정말이지 여기를 떠나기 싫다. 수영과 스노쿨링, 또 씨카약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석회암 지형, 바다밑에 깔린 산호들, 떼지어 몰려다니던 열대어들, 수영장을 방불케하는 에메랄드빛 열대바다...
파라다이스, 무릉도원 그 자체다.
점심식사로 카우팟 꿍이 나왔다. 전날처럼, 파인애플 먹다 남은거 바나나 껍질을 물에 던져서 물고기 먹이 주기 놀이를 하구 놀았다. 먹이를 향해 여기저기서 떼거지로 달려드는 물고기들이 참 귀엽다. 이 날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왔다. 스노쿨링을 하는 커플도 몇몇 있었다. 또 부부가 함께 여행을 온 사람들도 있다. 한국인중에 나 혼자 솔로라 다소 뻘줌하다.
나중에 애인 만들면, 여기 또 와야 겠다.  태국인 여자 친구라도 하나 만들어서 같이 올 걸 그랬나 보다. 내가 물에 들어가서 헤엄치고 놀고 있는데, Caroline이 장난으로 파인애플 한 조각을 내가 있는 쪽으로 던졌다. 물고기가 여기 저기서 달려든다. 내 피부에 난 모기 물린 상처자국을 물고 가는 놈도 있었다. 사람들이 위에서 다 쳐다보고 웃는다.  Caroline은 장난기가 다분한 귀여운 여자다. 또 친절하고 상냥하다. 영어를 못해서 작업을 못들어간 것이 아쉽다. 1시까지 환상의 낙원 Maya Bay에서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일정을 위해, Maya Corner로 출발.

2차 다이빙도 무리없이 잘 됐다. 호흡조절, 부력조절, 몸상태 아무 문제 없었다. 여기서는 레오파드 상어를 보지 못했다. 산란기가 되면 성질 예민해지고, 사람한테 꼬장부린다는 트리거 피쉬, 겉 보기에 징그러운 퍼퍼 피쉬...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물고기가 사람을 공격하는 2001년 낭유안 오픈워터 실습 갔을 때 있었던 비상사태도 없었다. 30분 정도 지나니까 공기가 50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후에는 오전보다 공기를 조금더 빨리 썼다. Caroline의 다이브 컴퓨터로 약 37분을 잠수하고, 물 바깥으로 상승. 이날의 다이빙을 모두 마쳤다. 2001년에는 내 시력에 맞지 않는 업소에서 빌려주는 보통 마스크를 써서 시야가 다소 안좋았고, 실감나게 못 본것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내 시력에 맞게 도수를 넣어 마스크를 주문. 충분한 시야를 확보,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거의 15만원 이상 주고, 비싼돈 투자한 보람이 있었다. 다이빙을 마치고 배위로 올라와서 쉬는데 스노쿨링을 하러 온 한국인 커플 중 여자가 배멀미 하고 속에 탈이 나서 오후에 스노쿨링을 못했다. 안색이 다소 안좋아 보였다.

오후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짖궂은 프랑스 아저씨들 두명이 배 뒤꽁무니에 매달려서 스쿠루 때문에 거품이 일고 물살이 빗발치는데 들어가서 누가 오래 버티나 시합하고, 포즈까지 취해가며 사진찍어 달라고 하며 장난치고 놀고 있었다. 졸라 웃겼다. 나도 그게 재미있어 보여서 Wet suit를 벗고 수영복만 입은 채로 그들을 똑같이 따라서 배 뒤꽁무니에 매달려서, 입수했다. 물도 왕창 먹고, 거센 물살 때문에 수영빤스가 반 정도 벗겨졌다. 엉덩이가 다 드러났다. 주위의 폭소를 자아냈다. Caroline이 그걸 내가 맡긴 1회용 카메라로 찍어 부렀다. 그 프랑스 아저씨들, 마스터 Caroline, 스웨덴 청년 Steve 다들 배꼽을 잡고 박장대소, 포복절도 하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웃겼다. 간만에 코믹쇼를 보여줬다. 나중에 귀국해서 그거 찍은거 친구들이 보고 다들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오후 2시 30분 경에 똔싸이 부두로 귀환, 이 날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Shop에 가서 빌린 장비 다 반납하고, 로그북에 이날 잠수기록을 적고, Caroline에게 싸인을 받았다. 이때 Hippo Diving Center 사장 아저씨를 만났다. 상당히 허풍이 있고, 화통한 아저씨 였다. 92년에 여기를 오픈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영화 '비치' 때문에 여기가 많이 알려지면서 한국인, 중국인들이 엄청 늘었다고 한다. 미지의 파라다이스를 서양사람들이 발견해놓으면, 일본인들이 개발으르 해서, 훼손을 시키기 시작하고, 한국인, 중국인 들이 떼거지로 몰려 들어서 다 물흐리는게 공식이란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인거 같다. 여기도 많이 알려지면서 편의 시설도 많아지고, 관광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점점 오염이 되고, 푸켓이나 파타야, 꼬사무이처럼 흥청거리는 환락의 분위기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유명해져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상당히 양호한 듯 하다. 기왕에 여기온거 다이빙을 후회없이 해보기로 했다. 다음날 밤에 Night Diving을 하기로 했다. 다음날 저녁 7시까지 여기로 오면 된다. Night Diving은 1300밧. 들린 김에 Night Diving까지 값을 치루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이빙을 하고 나니까 체력소모가 상당히 많다. 숙소에서 몸을 씻고, 발코니의 등받이 의자에 몸을 기대고 썬텐으로 남은 오후 시간에 휴식을 취했다. 6시경에 피피섬의 석양을 보러 Viewpoint에 올라갔다. 올라갈때는 숨을 헐떡 거리고, 땀으로 샤워를 했지만, 정상에 올라가니까 시원하고 상쾌했다. 로달람 비치는 썰물때라 물이 100m바깥으로 다 빠져나가서 산호들이 다 드러나고, 갯벌이 됐다. 지는 태양이 똔싸이만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피피의 Sunset을 보기 위해 Viewpont에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라 왔다. 한국인 커플 여행객들도 많았다. 7시 30분쯤에 해가 다 내려가서 어둑어둑 해지자, 조심조심 Viewpoint를 내려왔다. Viewpoint. 날씨가 맑은 낮에는 똔싸이만의 푸른 바다와 흰색의 요트들, 수영장 같은 로달람의 에메랄드 빛 바다, 거기서 떠다니는 씨카약들...
저녁에 해질녁에는 붉게 물드는 바다, 갯벌이 된 로달람만, 낮과 저녁 모두 때에 따라 변하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한 낮, 동틀녘, 해질녁 모두 올라와 보면 볼거리가 충분하다.

똔싸이 쪽의 상가를 돌면서 이거 저거 구경하는 것도 재미 있다. 길거리에 널려 있는 타이팬 케익, 과일쥬스 노점상, 웨스턴 바들, 다이브 숖들, '헬로 마사지!'하고 호객행위 하는 타이 마사지 아줌마들, 해산물 식당앞에 진열돼 있는 꽃게, 랍스터, 새우, 킹 피쉬, 상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여기 온김에 씨푸드도 먹어볼까 했지만, 같이 맛나게 먹을 사람도 없고, 혼자 먹으면 너무 비싼거 같아서 씨푸드는 구경만 하고 먹지 않았다. 이날 저녁도 카우팟 꿍으로 한끼 배를 채웠다. 낮에는 다이빙을 했더니, 엄청 피곤했다. 이날이 피피섬에서의 최고 하이라이트의 날 이었다.

* 지출 내역 : 1515 B
아침식사(브리야니, 치킨 한 개): 30밧
물, 간식거리, 로띠, 음료수 : 135밧
저녁식사(카우팟 꿍) : 50밧
Night Diving(Hippo Diving Center) : 130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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