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2일차 (태국 - 꼬피피)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2일차 (태국 - 꼬피피)

광팔이 0 1148
2002년 10월 3일 (태국 -꼬 피피)

 지난 9월 22일 태국을 떠나서 열흘 동안 말레이 반도 종단 코스로(KL-싱가포르-말라카-KL) 여행을 했다. 그때 내려갔던 똑같은 코스로 해서 다시 역순으로 태국으로 들어갔다. 새벽 4시경에 고속버스는 태국과의 국경과 가까운 휴게소에 들러서 손님을 내려준다. 버스 기사가 승객들의 여권을 모두 걷어간다. 승객들 몇몇은 음식점에 들어가서 아침식사를 하기도 했다. 환전소가 있어서 남은 16RM을 태국돈으로 바꿨다. 한 180B 정도 나왔다. 거기서 한 시간 반 정도 쉬다가 다시 버스 기사가 걷어간 여권에 태국 출입국 카드를 기재해 가지고 와서 승객들에게 나눠 주소 창룬의 국경 검문소로 출발했다. 다시 승객들을 내려주고, 버스는 국경을 넘어가서 대기하고 있었다. 출국 심사대에서 여권보고 스탬프 찍는 아저씨가 내 여권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하는 거다. 참 좋은 아침이다. 다시 버스에 올라타고 말레에시아 국경을 통과, 태국의 싸다오로 들어왔다. 거기선 버스 기사와 갑자기 나타난 안내자들이 여권을 보고 국적별로 분류시켜서 따로따로 입국심사대에 서게 한다. 나하고 뒤에 있던 일본사람 몇 명하고 같은 심사대에 줄을 서게 한다. 여기서도 짐검사는 없다. 깔끔하게 끝나서 좋다. 이른 아침에 말레이시아에서 태국으로 넘어가는 차들이 정말 많다. 말레이시아 국민차 Saga Proton도 많이 보였다. 핫야이 시내에 들어가면 Saga Proton이 많이 다닌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원래 타고온 고속버스에 다시 승차. 40분 정도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더니, 태국시간으로 7시 40분 경에 핫야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보다 태국이 1시간 느리기 때문에 시계를 한 시간 앞으로 돌려놔야 했다. 터미널에 내리니까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현지인 삐끼들이 어디 갈거냐고, 자기 여행사 버스 이용하라고 따라 붙는다. 나는 다 쌩까고, 크라비로 가는 1등석 고속버스(999회사)를 알아보러 매표소에 갔는데, 여기서 크라비로 가는 차는 11시에 한 대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차를 타면, 이날 피피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탈 수 없기 때문에 크라비에 하루 머물러야 한다. 나는 이날 피피섬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 차를 안타고 다른 걸 알아보기로 했다. 그 때 내 주위에서 어슬렁 거리던 현지인 삐끼가 나한테 오더니, 어디서 오느냐고 묻는다. 내가 피피섬 간다고 하니까, 따라오란다. 따라간 곳은 터미널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현지인 여행사 였다. 거기서 제시한 봉고차+배의 조인트 티켓 가격은 400밧. 배 티켓 가격은 헬로 태국에 나온대로 200밧 이었다. 그런데, 봉고차 요금이 200밧. 미니버스 가격이 1등석 고속버스 가격(170밧) 보다 30밧 더 비싼 것이다. 그래서 좀 깎으려고 했지만, 절대 안된단다. 오전 9시에 출발하면 오후 1시에 크라비 짜오파 선착장에 도착해서 피피섬으로 들어가는 이 날의 마지막 배를 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보다 더 안 좋은 봉고차 인데도 그냥 그걸 돈 더주고 타야 했다. 이날 피피섬으로 들어가려면 그렇게 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크라비로 가는 터미널 고속버스는 11시에 출발하는데, 11시가 되기 전까지 할 일없이 기다리기도 뭐하다. 사실 여기서 170밧 주고 고속버스를 타도, 터미널에서 크라비 선착장까지 썽태우(100밧 정도)나 뚝뚝(20밧 정도)을 이용해서 가야 하니까. 계산 하면 그게 그거다. 이게 오히려 낫다.

티켓을 끊고, 짐을 여행사 카운터에 맡겨두고, 옆에 있는 식당에 가서 카우팟 꿍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역시 내 입에는 카우팟 꿍이 딱이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는 대부분 나시고랭, 치킨 라이스, 브리야니 등으로 식사를 했는데, 태국식 카우팟이 더 괜찮은 것 같다. 여기 태국으로 다시 돌아오니까 고향에 돌아온 것 같다. 아침밥 먹고 쉬다가, 9시5분 정도 돼서 크라비로 출발하는 봉고차가 왔다. 봉고차는 이 숙소, 저 숙소를 돌아다니면서, 크라비로 갈 예약 승객들을 다 태우고, 9시 40분 경에 핫야이를 떠났다. 봉고차창 밖으로 보이는 핫야이 시내는 사람들도 많고, 북적이는 대도시였다. 백화점, 호텔 들도 많고, 유흥업소 간판도 많다. 여기는 말레이시아하고 가까운 국경도시여서 이슬람 복장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또  Saga Proton차 들도 많이 지나다닌다. 두주불사는 매덕스와 같이 5일전에 여기를 거쳐갔다.

 나중에 귀국해서 들은 얘긴데, 두주불사는 여기 들리는 길에 예쁜 태국 아가씨들이 화끈한 서비스를 해주는 성인 맛사지 업소에 가서 재미를 봤다고 한다. 정말 못말리는 색골이다. 팟퐁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내 그럴줄 알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휴게소에서 한 번 정도 쉬는 시간, 점심 먹는 시간 포함해 3시간 30분 후에 봉고차는 크라비의 짜오파 선착장에 도착했다. 오후 1시 10분 이었다.

 짜오파 선착장 앞에 상가들이 즐비했다. 그곳은 크라비 강가에 위치한 곳으로 피피섬으로, 아오낭 .라이레 해변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곳이다. 거기서 배를 타면 강 하류로 내려가서 바다로 가는 것이다. 선착장 바로 앞에 싸얌 상업은행 환전소가 있어서 여행자 수표 100$을 태국돈으로(4265B) 환전했다. 표 받는 사람한테 보트 티켓을 보여주고, 승선하려는데, 피피섬에서 나오는 티켓을 미리 끊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걸로 끊어달라고 했다. 가격은 200밧. 날짜는 상관없지만, 시간은 꼭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는 것만 가능하다.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는거 타면, 방콕까지 가는 터미널 고속버스 시간대에 맞춰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좋다. 미리 표를 사놔서 어떻게 남은 돈을 쓸건지, 계획을 짜기가 한 결 편해졌다. 또 그날 나가는 사람이 엄청 많아서 표를 못살 일도 없을 것이고... 피피로 가는 배는 부산 해운대, 태종대 유람선과 비슷한 크기의 선박이다. 쑤랏타니에서 코싸무이로 들어가는 카페리 하고는 달리 이건 크기가 작기 때문에 파도가 조금만 쳐도 배가 많이 흔들린다. 재미있다. 객실안에는 성능이 안좋은 에어컨이 나오고, TV를 틀어 준다. 좌석은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고 높이가 제법 높은 편이어서 앉아있기 불편하다. 객실안에 들어가 있기 보다는 비가 오지 않는다면, 갑판위에 앉거나 서서, 바닷바람을 맞아가면서 시원하게 가는게 훨씬 낫다.

 승객들을 태운 Express Boat는 짜오파 선착장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 후인 오후 3시에 에메랄드 빛 바닷물에 보트가 여러대 떠 있는 피피섬의 똔싸이 부두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 보이는 곳이 피피 카바나 호텔이었다. 또 바로 옆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Hippo-Diving Center가 있다. 나는 애초에 계획했던 청까오 방갈로로 이동했다. 그런데 가보니까 방이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피피 카바나, 똔사이 빌리지 모두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알고 보니, 이때부터 성수기로 접어들기 시작하기 때문에 오전에 섬에 들어오지 않으면, 해변가에 위치한 마음에 드는 숙소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10월부터 피피섬에 가는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크라비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배를 타기 바란다. 그래서 여행사에 알아봤는데, 침대, 선풍기와 욕실에 다 딸리고 가격도 300밧 인데가 있었다. 피피섬에서 300밧이면 숙소값이 그리 비싸지 않은 편으로 판단되어 거기서 제시하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다소 왜소한 체격의 현지인 청년이 리어카를 가지고 와서 나와 다른 스페인에서온 아저씨의 짐을 싣고서 숙소로 안내했다. 따라간 곳은 Viewpoint 올라가는 입구 옆에 위치한 Jungle's Hill Cottage 였다. 해변가 하고는 좀 떨어져 있는게 흠이지만, 가격도 비싸지 않고, 시설도 괜찮고, 방 내부가 깔끔하고 쾌적하다. 또한 정글이 우거진 곳이라,  공기도 좋고, 저녁이 되면 시원해진다. 또 야자수들이 우거져서 주변 경관도 멋있다. 자연을 벗하면서,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다. 해변가도 그리 멀지 않다. 5분 정도만 샛길을 따라가면, 로달람 비치에서 수영을 할 수 있다. 그 숙소는 헬로 태국에 나와 있지 않은 곳이다. 해변가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그렇지, 숙소시설, 청결도, 서비스 ,가격 다 괜찮다. 청까오나 찰리 비치 리조트에 방이 없다면, 여기를 추천하고 싶다. 여기서 3일 정도 머물기로 하고, 3일치 숙박비로 900밧을 지불했다. 숙소잡고, 짐 다 풀고 하니까 저녁 5시 30분 정도 됐다.

여긴 섬이라 모기가 많으니까 모기약을 뿌릴 필요가 있다. 안 그래도 꼬사무이에서 모기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해서 엄청 많이 물렸는데, 그 물린데 가려운걸 못참아서 계속 긁다보니, 상처가 많이 났다. 가뜩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인 나는 여름에 피부가 자주 가려워서 고생을 하는데, 모기에 왕창 물려서, 계속 긁다보니 피부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았다. 그래서 약국가서 칼라민 로션, 에프킬라를 샀다. 피피섬에 와서도 약값을 쓴다.

이번 여행에서는 약값으로 그것도 물가가 좀 비싸다 싶은 지역에서 약값을 많이 써서 그것이 지출이 늘어나게 된 원인이 아닌가 싶다. 이날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특별히 다른거 안하고 방안에서 일찍 취침했다. 전날 잠도 제대로 못자고, 국경넘고, 태국 들어오자 마자 또 봉고차 타고 장시간 이동, 배타고 피피섬으로... 바쁘게 보낸 빡신 여정이었다.

* 이날 쓴돈 : 2330 B
피피행 조인트 티켓(봉고차 + 익스프레스 보트) : 400밧
익스프레스 보트 예매(꼬피피 - 크라비) : 200밧
숙박비 3일치(Jungle's Hill Cottage) : 900밧
아침식사(카우팟 꿍 , 음료수) : 35밧
점심식사(카우팟 꿍, 음료수, 물) : 35밧
이날 마신 음료수 : 35밧
1회용 카메라 : 285밧
인터넷 : 40밧
국제전화 : 50밧
약(칼라민 로션, 살충제) : 185밧
물 두병 : 45밧
로띠, 바나나 쉐이크 : 50밧
성인 잡지 : 70밧
0 Comments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