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태국-오픈워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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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태국-오픈워터 #4

토니 7 1001
쓰다보니 마치 제가 다이브 마스터쯤 되는양 우쭐대는 글이 되는 듯 함다.
말했듯이 저는 이제막 다이빙의 젤 초급단계인 오픈워터를 마친 새끼다이버에 불과하며 이글은 오픈워터를 함 해바바? 하며 갈등중인 민간인들을 위해 쓰기 시작한 글이니, 가끔씩 주제넘은 오바멘트가 나가더라도 고수님들은 걍 넘어가 주심 고맙겠슴다.


숙소를 옮겨야겠다고 이미 말해놨지만 갈데를 정해논건 아니다.
생각엔 오토바이 타고 여기저기 찾아보면 저렴한 에어컨룸을 찾을수 있겠지였다.
근데 일이 쉽게 풀렸다.
우리 강습조교인 다이브 마스터 호진샘이 본인의 에어컨방을 내 주겠다고 나선거시다.
방은 훌륭했다. 호진샘이 느므느므 깔끔해서 여자방처럼 정리가 돼있었다. 욕실도 따로 있었고 무엇보다 다이빙학교랑 가까운게 좋았다.

IMG_1192

호진샘은...
강사 바로 아래 단계인 다이브마스터로 여기서 향후 2년간 최고강사 코스까지 마친다는 포부로 계시는 분이다. 나이가 34세라 하시는데 액면상 그마저도 우린 너무 저렴하다 싶었다.
‘호진샘은 진실을 밝혀달라!! 삼십대가 확실한가!!’

물론 방세를 치뤘지만 이게 집주인이 정한 가격이 아니라 우리가 정한 가격이라 공개는 못하겠다. 바줌에 있던 우리 짐은 주주샘님과 호진샘님이 오토바이로 옮겨주신다..

저녁은 호진샘 차려준 맛난 삼겹살(이 양반 요리도 장난 아니다) 먹고 집에서 맥주파티를 연다. 잠시 후 왠 아자씨 한분 들어오시는데(오늘 등장인물 절라 많다)... 한눈에 다이버 강사구나 알았다.
한국인 이목구비에 현지인 피부칼라...다이버 강사 구분하는건 일도 아니다.

에릭 선생님
건국이래 최고의 스타강사랜다.. 출국전 다이버아시아 카페에서 확인한바, 수많은 에사모 회원을 거느린 인기 절정의 샘님이라길래 난 사실 절라 잘 생긴줄 알았다.
머 안 생기셨다는게 아니고... 기대가 컸던 탓에 약간 의외다..머 그런 얘기다.
정작 이분의 진가는 ‘말빨’에 있었다. 밤새 진행된 이분의 토크에 마눌과 난 몇 번이나 뒤집어져야 했다.

요 에릭 샘님은 호준샘님의 다이버 스승으로 고 담날까지 우리와 같이 살았다.
다시 말해, 호준샘님의 하우스 메이트였고, 호준샘님은 에릭샘님이 방빼기도 전에 우리에게 방을 내주신거시다...오 재빠르시기도 하시다... (사실은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오픈워터 2번째 날.
오늘은 처음으로 바다에 나가는 날이다.
해변에서 장비 착용하고 스노클로 숨쉬며 다이빙 포인트까지 헤엄쳐간다. 약 8m 수심에서 두 번에 걸쳐 잠수하고 다시 헤엄쳐서 나오는, 제대로 노가다 뛰는 날이다.

해변에서 헤엄쳐 가야할 다이빙 포인트까지의 거리는 200m 정도인데 감 안오는 사람은 그냥 ‘절라 멀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머든 처음은 어렵다.
어제 풀장물속에서 ‘땅위랑 다를게 없다’고 계속 되뇌었다면 오늘은 바닷속에서 ‘어제의 풀장이랑 다를게 없다’고 계속 되뇌인다.
한번 들어가 보니 오히려 물속이 수면보다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갈 때 이퀄라이징만 제대로 해준다면..
이퀄라이징은 귀에 통증이 오기전에 먼저 해주는게 중요하다. 책에는 1m마다 해주라는데 수중에서 내가 몇m를 내려갔는지 알게 머냐. 지금 내려가는 중이면 걍 막 하는 거다.

난생 처음 호흡기로 호흡하며 바닷속을 유영하는 기분, 처음으로 코앞에서 펼쳐지는 바닷속 생태계..... 그걸 글로 표현하는건 무모한 짓이다.
이전에 난 그랬다. 그런거 테레비에서 다 봤다구, 스노클하면서도 쫌 봤다구... 사실 tv에서 본거랑 다르지 않다(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나,
tv에서 봤던 그 수중 생태안에, ‘내’가 있다. 나는 이제 예쁜 생선들 구경하는 넘이 아니라 걔들과 함께 있는 넘이 된거다. 나한텐 제법 감동적인 사건이었다.

겁쟁이 마눌도 사고 한번 안치고 용감하고 즐겁게 다이빙을 마친다.

돌아가는 길(다이빙 포인트에서 해변으로 헤엄쳐가는)은 멀고도 험했다.
원래 오픈워터 첫날 강습중에 ‘지친 다이버 끌기’라는 스킬을 배우는데 이게 실전이 되버린다. 지친 마눌 끌기.
전일부터 주주샘님한테 지적당했던대로 마눌은 핀(오리발)질이 안된다. 당최 나가질 않는거다. 그러니 노동대 성과비 떨어질 수밖에...

여행전 꼭 가겠다고 찍어논 식당중 안델센 레스토랑이란 데가 있다.
유명한 데는 아니고 후기 쓰신분중 단 한분(Bina님)만이 추천한 곳인데 이곳을 주목한 이유는 메뉴에 있다.
서울에선 비싸서 못 먹어본 퐁듀가 그것이다.

근데 이분이 위치정보를 느므느므 어렵게 주셔서, 우리가 푸켓 도착하여 만나는 사람마다 거기 아냐고 물어보고 다녀야 했다.(아는 사람 없었다)
집에 오니 에릭샘님 짐싸고 있다.

“샘님 안델센 레스토랑 알아여?”
“우리 여친이 가봤데는거 같은데....”
귀가 번쩍해서 “어디에여? 어디에여?”
“내가 쩜만 이따가 통화해서 물어바 주께여”
잠시후 샘님 국제통화....완전 위성 GPS....

“와 샘님 여친 어케 알아찌? 혹시 BINA 아냐 BINA?”
"???......BINA 마자여"

재수 열라 좋은거다....
태사랑에서 단 한사람만 알고 있는 정보를 졸라 찾던 우리가 그 분 애인과 같은집에서 살고 있었다니......

7 Comments
이개성 2003.12.05 23:27  
  안델센레스토랑 위치를 공개해라!!!!!!!! 나도 비나님 글을 보긴 했지만 이해가 안되여........토니님은 다음장에서 상세하게 공개하라! 공개하라!!
토니 2003.12.06 03:54  
  쩜만 기둘려주세여.. 담편에 위치정보 나감다
한소영 2003.12.06 18:25  
  거시기.. 사진이 안보이는디... 사진 보고시퍼요~
BINA 2003.12.08 19:54  
  아..제 설명이 많이 부족했군요...ㅠ.ㅠ <br>
<br>
그리고 제가 보기에..에릭샘님의 진가는 출중한 외모에도 있다고...생각하는데...ㅎㅎ 죄송합니다.
BINA 2003.12.08 20:02  
  참! 토니님 글 너무 재밌네요~ <br>
담 편도 기대하고 있어요~~ ^^
토니 2003.12.08 21:17  
  비나님..샘님 외모에 대한 언급은 넝담이예여..^^ <br>
알죠? 절라 잘 생기셨죠..증말 아주 징글징글하게 잘생기셨죠...^^
Julia 2003.12.10 02:53  
  어쩌다 나의 kinky rabbit 야그가 샤샤샥.. <br>
전 출중한 외모의 샘님이 없어서 맘 고생이 심했다는... <br>
가르친걸 다시 물어볼때는...이퀄라이징 바로 햇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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